고전에서 배우는 발상의 전환: 리어왕

진실을 말해주는, 당신의 코델리어는 누구?

240호 (2018년 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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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로즈업

고대 브리튼왕국. 부국 강성한 나라를 다스리던 남부러울 것 없던 왕, 리어(Lear)
그에겐 고네릴(Goneril), 리건(Regan), 코델리어(Cordelia)라는 사랑하는 세 딸이 있었다.
나이가 들자 리어왕은, 세 딸에게 왕국을 물려주고 자신은 평화로운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나의 딸들아! 누가 나를 가장 사랑하느냐?”
“저는 말로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버지를 사랑하옵니다.”
“저는 오직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에만 행복을 느낍니다.”
온갖 아첨과 찬사를 늘어놓는 두 언니, 고네릴과 리건.
반면 솔직한 성격의 막내딸 코델리어는 오직 진심만을 말한다.
“저는 딸의 도리를 다하여 아버지를 사랑할 것입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남편이 있기에 그 사랑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감언이설에 빠진 리어왕은 자신의 전 재산을 고네릴과 리건에게 나누어 주고 막내딸은 가혹하게 추방해버린다.
그리고 두 딸에게 각각의 집에서 한 달씩 머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버지를 문전박대하는 고네릴과 리건.
얼마 전까지 자신을 너무나 기쁘게 했던 두 딸의 싸늘한 냉대에 노인은 배신감에 가슴을 치지만 때늦은 후회였다.
분노와 고통으로 얼룩진 노인은 절규한다. 그리고 불효한 두 딸을 저주하며 광야를 헤맨다.
“은혜를 모르는 자식을 두는 것은 독사의 이빨에 물리는 것보다 더 아프다.” -리어왕
한편 재산을 차지한 두 딸은 서로 질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큰딸 고네릴이 동생 리건을 독살하게 되고, 얼마 후 고네릴도 죄책감으로 자살하고 만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리어는 방랑 끝에 프랑스 왕비가 된 막내딸 코델리어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그녀는 리어를 따뜻하게 맞이한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코델리어마저 이웃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해 사형을 당하게 되고 리어왕은 막내딸의 주검 앞에서 울부짖으며 삶을 마감한다.
“왕도 한 인간에 불과하고, 인간은 한낱 동물에 지나지 않는구나!”

#2. 깊이 읽기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 싶어도 그것을 견뎌낼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새뮤얼 존슨(영국 시인 겸 평론가)
한 국가의 왕은 진실과 가식, 밝은 것과 어두운 것, 귀한 것과 천한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감언이설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진 어리석은 군주, 리어왕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는 더 이상 감언이설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과연 소중한 딸들과 왕국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까?
때로 돈과 지위의 힘을 내 것이라 착각하는 우리,
감언이설을 진심이라 착각하는 우리,
우리도 어쩌면 리어왕처럼 너무나 어리석은 존재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 곁에는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의 코델리어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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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즈니스 인사이트

경찰을 대표하는 프로파일러 출신인 표창원 국회의원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란 자신의 만족이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고통이나 피해, 그리고 누명, 자살 등에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법이 정신질환자들의 환자라는 상황을 참작해 주는 것과 달리 사이코패스는 인격 장애자로 분류하고, 판정될 경우 더 무거운 형벌을 부과한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모두 범죄자는 아니며, 이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기업에도 사이코패스들이 있다. 사무실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는 유능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면에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거짓말, 협박, 이간질, 감언이설 같은 어떤 냉혹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다.

리어왕의 두 딸 고네릴과 리건은 인격 장애를 지녔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두 자매는 아버지의 호의를 얻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마다하지 않았고, 결국 성공해서 목적을 이룬다.

경영자들이 리어왕처럼 감언이설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감언이설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패는 ‘겸손’이다. 로마시대 개선장군이 환호하는 군중 속을 행진할 때, 노예 한 사람이 뒤에 서서 ‘당신도 언젠가는 죽게 될 운명이니 교만에 빠지지 말라’는 뜻으로 ‘메멘토 모리’를 계속 외쳤다. 리더는 어느 순간 세상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간다고 착각해 자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만하지 않은 리더만이 감언이설로부터 자유롭다.

둘째, 누구에게든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항상 복수의 정보 채널을 열어 둬야 한다. 당신의 호의를 얻으려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믿을 만한 정보로 접근할 것이고, 당신의 신뢰를 얻게 된 후에는 차차 감언이설로 당신의 눈을 가리고 마음을 훔치려 할 것이다.

셋째, 동료나 부하직원들에게 ‘섬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섬김의 마음은 곧 사랑이다. “사랑할 때 우리는 주인의 자리에서 내려와 종의 자리에 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섬김의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결코 감언이설이 들어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 ceo@monaissance.com


필자는 삼성경제연구소 시절 대한민국 최대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만들었다. ㈜세라젬 사장일 때는 몸을 스캐닝한 후 맞춤 마사지하는 헬스기기 ‘V3’를 개발했다. IGM세계경영연구원장 시절에는 경영자를 위한 ‘창조력 Switch-On’ 과정을 만들었다. 2014년 2월 복잡한 인문학 지식을 ‘5분 영상’으로 재창조하는 콘텐츠 기업 ㈜모네상스를 창업했으며 한양대 경영학부 특임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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