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gotiation Letter

신뢰받고 싶다면 ‘상대의 언어’를 사용해야

226호 (2017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협상 시 상호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신뢰를 형성할 만큼 충분한 여유를 갖고 협상에 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한의 거래와 양보, 적은 정보 공유를 통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협상은 리스크 회피는 가능할지 몰라도 중요한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짧은 시간에 빠르게 신뢰를 형성할 수 있을까.

1) 상대의 언어를 사용하라.
2) 평판을 관리하라.
3) 의존적 요소를 만들라.
4) 조건 없는 양보를 하라.
5) 양보에 이름을 붙여라.
6) 요구를 정확히 설명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Trust-Building as a Negotiation Too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신뢰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쌓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협상가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기를 기대할 만큼 여유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때로는 최소한의 거래(trade-offs)와 양보, 되도록 적은 정보 공유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법이 가장 쉽고 안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중요한 기회를 잃게 된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신뢰를 쌓는 기술은 협상가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신뢰를 키우는 첫 번째 단계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에서는 협상에서 자신이 믿을 만하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싶은 모든 협상가들에게 유용한 여섯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01 상대의 언어를 사용하라.

협상가들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이거나 전문 용어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말에 담긴 뉘앙스나 문화적 해석을 파악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시간을 들여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상대방에게 당신이 이 협상과 관계 형성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이것이 바로 신뢰 구축의 필수 단계다.

만일 실수를 저지른 상황이라면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전되기 전의 사전 작업으로 그 타격을 줄일 수 있다. 상대방의 관점과 수요, 이해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런 일들은 협상이 진전되고 관계가 깊어지면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대화 초반에 언급하라. 상대방도 이같이 이해하고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이면 더 좋다. 이런 희망을 표현해두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실수나 오해가 빚어졌을 때 양측이 배워가는 과정 중에 생긴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02 평판을 관리하라.

인생이 그렇듯 협상에서도 상대방은 당신을 실제로 만나기 전에 당신의 평판부터 듣는다. 부정적인 평판은 협상을 초반부터 결렬되게 만들 수 있는 반면 잘 관리된 평판은 협상이 고착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능력 있는 협상가들은 평판을 단순한 배경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

협상에서 평판을 도구로 사용하려면 당신과 상대방이 함께 알며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에게 당신의 성격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들을 일러두는 것이 좋다. 적절한 상황이 왔을 때 제3자가 협상 시작 전이나 중간에라도 상대방에게 해당 내용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03 의존적 요소를 만들라.

당신이 특정 인물에게 의존적일수록 그를 믿는 경향도 강해진다. 이 현상은 스톡홀름증후군이 발생한 상황에서 특히 심해진다. 스톡홀름증후군이란 인질이 자신을 붙잡아 두고 있는 범인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그의 말과 요구를 인질 구출을 위해 애쓰는 협상기관의 말보다 신뢰하게 되는 심리현상이다. 우리는 이러한 의존성이 주는 께름칙한 느낌을 떨쳐버리기 위해 우리가 의지하는 사람들이 본래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협상에서는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양측 모두 상대방이 필요하며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믿는 상황이라야 상호 간 신뢰도가 높아진다. 협상가로서 당신은 당신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이익과 협상이 지연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강조해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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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조건 없는 양보를 하라.

낯선 상대나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이와의 협상은 계산적이기 쉽다. 상대편의 양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 양측이 첨예한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과 협상을 할 때는 세부적인 이득과 양보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

상대방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조건 없는 양보는 그의 신뢰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당신이 이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 관계가 긴 기간 동안 양측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진정한 양보는 상대방의 약속이나 또 다른 양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양보하는 사람에게는 약간의 수고나 위험부담이 될 수 있지만 받는 이에게는 큰 이득이 되는 것이라야 한다. 조건 없는 양보는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이해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당신을 포지셔닝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05 양보에 이름을 붙여라.

말보다 행동이 주는 영향이 크긴 하지만 협상에서의 행동들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조건 여부를 불문하고, 협상에서의 양보는 상대방이 이를 양보라고 여길 때만 신뢰를 쌓거나 호의를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가 있다. 혜택을 받는 편은 종종 그 양보나 공헌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 이렇게 해야 자신도 이와 비슷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경우 양보가 부각되지 않거나 상대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결국 양보한 이가 억울한 기분을 느끼게 되거나 강경하고 비협조적인 전략과 태도를 갖게 될 수도 있다.

협상에서는 행동이 저절로 가치를 발하게 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상당한 양보를 했다면 정확히 당신이 무엇을 양보했고 그로 인해 희생한 것에 대해 상대방이 알게 하라. 이렇게 하면 상대방에 당신의 선의를 인지할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보답하고 신뢰감을 높여가도록 할 수 있다.



06 요구를 정확히 설명하라.

처음 만나는 이와 협상을 시작할 때 불행하게도 상대방은 당신의 의도와 동기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진다. 만일 당신이 더 좋은 조건을 위해 합의를 지연시켰다면 상대는 당신이 욕심이 많다거나 자신을 의도적으로 곤란하게 만드는 사람, 혹은 불합리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실은 당신은 그저 제시된 조건을 수용할 수 없는 조직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혹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스로를 가장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편, 상대방에게는 훨씬 엄격한 잣대를 댄다. 특히 나와 갈등 상황에 있는 상대에게는 더욱 엄격해진다. 따라서 협상에서 당신의 입장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고 상대방에게 당신의 요구사항들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일 당신이 최초로 조건을 제시했는데 상대방이 이것을 매우 극단적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는 신뢰를 약화시키거나 아예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 반대로 제시하는 조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면 신뢰는 유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

상대방이 능력과 미덕을 갖춘 사람이라는 믿음은 협상가로 하여금 협의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위험 부담을 기꺼이 지도록 하며 지속적으로 변하는 사회, 경제, 정치 환경에서 계속해서 합의된 내용을 따르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상대방의 마음가짐과 행동은 수익이나 안전성, 안정 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상호 신뢰는 필수적이다. 다행히도 위의 전략들을 통해 협상에 필요한 신뢰를 쌓아갈 수 있고 이를 통해 상호 간 최대 이익 달성을 꾀할 수 있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59호 Agile Transformation 2018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