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관찰 방법론

단풍씨앗을 관찰해 헬리콥터가 나왔다 당연한 것일수록 의문을 가져라

양은우 | 145호 (2014년 1월 Issue 2)

 

 

오늘날 기업의 경영환경은 기술발전, 경제 세계화, 소셜네트워크 등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기술의 보편화는 기업들이 동일 제품군에서 비슷한 상품을 동시에 출시하는이종적 동종(heterogeneous homogeneity)’의 단계에 들어서게 만들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동일함이 차별화를 압도적으로 지배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서 다른 기업과 차별적인 제품을 필수적으로 개발해야 한다.1 그 결과 신제품, 신기술, 새로운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을 만들어서 혁신을 꾀하지 않고서는 생존마저 보장할 수 없게 됐다. 혁신과 차별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창의력과 창조성이다. IBM이 전 세계 60여 개 기업의 최고경영자 1500여 명에게성공적인 CEO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1위로 꼽힌 대답은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였다.2  (그림 1) 기업경영에서는 창의력과 창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의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 교수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그는 미래를창조적 계급(creative class)’이라고 이름을 붙였고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는 창의적 인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위크>지 또한개인의 창조성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무형의 가치(virtual value)’를 생산하는 창조적인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기업의 경영환경에서 창조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필수 역량으로 요구되고 있다. 관찰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중 하나인 창의성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지능이론가이자 창의력 연구의 대가인 길포드(Guildford)창의력이란 주어진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나 산출물을 표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기존 사물이나 현상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 주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관찰은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기초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관찰 프로세스

 

 

관찰은 좁은 의미에서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 깊게 잘 살펴본다는 의미로어떤 것을 살피는 행위 자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의미를 좀 더 확대해서 해석하면 발견과 이해의 과정까지 포함할 수 있다. 단순하게 쳐다보는 것을 넘어 대상을 전후좌우로 살펴보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며 숨은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이해한다. 이해는 원리에 대한 깨달음을 의미한다. 관찰은 무심히 바라보는 행위가 아니라 명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적극적인 행위다. 그래서 관찰에는 목적이 수반된다. 관찰의 목적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통칭해서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관찰은 대상을주의 깊게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숨겨진 의미를발견하고 미처 몰랐던 원리에 대해깨달음을 얻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찾는개선의 단계까지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단순히 관찰이라 하지 않고관찰 프로세스라고 이름을 붙여보면 관찰이 가진 힘과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그림 2>와 같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사물 중에는 사람이 자연을 관찰해서 깨달음을 얻고 이를 적용해서 만들어진 사례가 많다. 헬리콥터도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단풍나무 열매에는 보통 씨가 두 개씩 들어 있고 각 씨의 한 쪽으로 날개가 달려 있다. 이런 종류의 식물을 시과(翅果)라고 하는데 뿌리가 땅에 박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가급적 멀리 자손들을 퍼뜨리기 위해 이렇게 진화했다. 날개는 고무밴드처럼 긴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열매가 바람에 날리면 열매를 중심으로 양쪽의 날개들이 빙그르르 회전하며 날아간다. 헬리콥터의 날개는 바로 단풍나무의 씨앗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들어졌다.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과정을 관찰 프로세스에 적용해 보면 관찰발견깨달음개선의 단계를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

 

관찰 프로세스는 모든 단계가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깨달음이다. 깨달음이란 특정한 현상과 사물에 대한 유형을 찾아내고 그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두 지점에서 기압 차가 발생할 때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공기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게 바로 바람이다. 공기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는 느리게 흐르고 압력이 낮은 곳에서는 빠르게 흐른다. 결국 사물이 발현되거나 움직이는 기본적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그 원리를 기본으로 변형, 가공, 발전, 단순화 등의 응용과정을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 깨달음이 없이는 마지막 단계인 개선에 이르기 어렵다. 자연에서 바람이 부는 기본 원리를 응용해서 만들어진 기기가 바로 선풍기다.

 

통찰과 혁신에 이르는 열쇠, 관찰

 

 

관찰 프로세스가 반복되면 통찰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통찰이란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보는 것으로 통찰의 역량을 통찰력이라고 한다. 통찰이 중요한 이유는눈에 보이지 않는 것(invisible)’눈에 보이게(visible)’ 만드는 능력 때문이다. 경쟁이 극심한 세상에서 남들이 볼 수 있는 것만 봐서는 경쟁자를 제치고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기회는 언제나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데 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통찰력은 한두 번의 관찰 프로세스를 통해 키워지는 것은 아니다. 반복된 경험과 노력, 훈련이 동반돼야 한다. 통찰은 관찰이 오랜 시간을 두고 경험과 만나서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관찰은 길러지는 힘이지만 통찰은 축적되는 힘이다. 오래 묵은 된장이나 간장이 형용할 수 없는 깊은 맛을 내듯이 시간이 흐르면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게 통찰력이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저서<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강조한 ‘1만 시간의 법칙과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이 말하는마스터리(Mastery)’ 모두 반복적인 노력, 훈련, 경험에서 얻어진 통찰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통찰력이 깊어지면분석적 사고보다는직관적 사고가 발달하는데 이는 창의적인 사람, 발명가, 예술가, 경영인 등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미저리> <그린마일> <쇼생크탈출> 등 베스트셀러를 쓴 스티븐 킹(Stephen King)이나 경영의 대가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 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Steve Jobs) 등도 직관적 사고의 힘을 강조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화학자, 의학자 83명 중 72명이 직관을 통해 위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직관적 사고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관장하는 우뇌의 영역에서 발생한다. 결국 관찰 프로세스가 반복되고 통찰력이 높아지면 직관적 사고가 늘어나면서 창의력은 증가하고 조직에서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조직의 창의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찰력과 직관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들이혁신에 이르는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혁신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 기존의 사고, 고정관념, 기존 패러다임 등이다. 혁신적인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꺼내와야만 하는데기존 사고의 틀의 철문은 생각보다 견고해서 쉽게 열거나 부술 수 없다.

 

관찰은 통찰력에 불을 붙이는 행위다. , 관찰 프로세스는 돋보기를 이용해서 통찰력이라는 다이너마이트에 햇빛을 쪼여 불을 붙이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통찰력에 불이 붙어야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할 수 있고 그 폭발력으로 기존의 사고와 틀, 패러다임이 깨지며 그 안에서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혁신적인 사고를 끄집어낼 수 있다. 결국 창의력이란관찰 프로세스를 통해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 직관적인 사고를 높이고 이것을 이용해 기존 사고의 틀을 깸으로써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루오션 전략으로 주목을 끈 프랑스 INSEAD의 김위찬 교수는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1) 대안산업에 대한 관찰 (2) 산업 내 전략적 그룹들에 대한 관찰 (3) 구매자 체인 관찰 (4) 보완적 제품과 서비스 상품의 관찰 (5) 구매자에 대한 상품의 기능적 또는 감성적 매력요소 관찰 (6) 시간 흐름에 대한 고찰 (7) 새로운 시장 공간을 위한 아이디어 착상 등 7가지를 강조했다.3  마지막 단계를 뺀 나머지 6가지는 모두관찰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관찰은 중요하며 혁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열쇠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는 높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끝없는 질문을 계속한 결과다. 가치 있는 창조의 과정은 늘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관찰해서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통찰력에서 시작된다. 세상을 바꾼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람들을 감동시킨 예술작품도 남다른 관심과 관찰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재료로 만든 것이다.

 



관찰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8가지 동인(動因), 와칭(WATCHING)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관찰 역량을 높일 수 있을까? 관찰은 습관적인 행위가 돼야 한다. 관찰은 무의식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며 저절로 몸에 배서 자연스럽게 체화돼야 한다. 관찰이 자연스럽게 체화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차별화된 기회를 가질 확률이 높다. 관찰은 단순히 사물을 보고 지나치는 게 아니라 관찰 프로세스를 마쳐야 의미가 커진다. 관찰 프로세스의 출발점인 관찰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모티브(motive)가 제공돼야 한다. 관찰 프로세스가 시작될 수 있도록 방아쇠 역할을 하는 동인은 8가지 요소로 구분해볼 수 있다. 8가지 요소의 머리글자를 따서와칭(WATCHING)’이라고 하겠다.

 

1. Wonder - 당연한 것일수록 의문을 가져라

 

관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당연하다고 여기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인간은 대체로 정해진 패턴에 따라 행동하길 좋아한다. 미국 노스이스턴대의 알버트 바라바시(Albert Barabasi) 박사팀은 5만 명의 휴대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개인의 이동 경로를 산출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어떤 사람이 현재 어디에 있을지 모를 때 평균 2곳 정도만 뒤지면 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다. 또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아맞힐 확률이 93%나 됐다. 아무리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이라 해도 80%를 밑도는 일은 없었다. 결국 사람 행동의 80% 이상은 정해진 습관을 따르는 것이다.4  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비슷한 업무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데 익숙하다. 새로운 일이 주어졌을 때 새로운 방식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익숙한 방식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동일한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저절로 생각은 멈추고 행동이 고착화돼서아무 생각 없이행동할 때가 많아진다. 쳇바퀴에 갇히고 고정관념이 강해져서 결국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진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일의 효율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삶에 젖어 들면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익숙함에서 벗어나야만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다. 익숙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 없이는 개선이나 혁신은 이룰 수 없다.

 

미국 UC 버클리대의 언어학과 교수인 조지 레이코프(George P. Lakoff) 박사가 처음으로 언급한빨간 코끼리 법칙(일명 프레임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절대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을 듣는 사람의 머리에는 커다란 코끼리가 자리를 잡는다. ‘코끼리라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일한 이미지가 머리에서 반복되면 그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은데 이건 바로 프레임(frame)이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프레임정형화된 틀이기 때문에 이 틀을 깨부수는 것이 쉽지 않다. 프레임에 갇히면 이 프레임에 맞춰 모든 것들을 바라보고 이에 맞지 않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진실이나 사실을 알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프레임에 맞는 것만을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선풍기가 등장한 1882년 이래로 선풍기는 늘 비틀린 날개가 달린 형태였다. 이런 형태는 인위적으로 바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다이슨(Dyson)사는 이러한당연함에 의문을 품고 상식을 파괴해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들었다. 이 선풍기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혁신적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런 혁신적인 제품조차도 인위적으로 바람을 생성해서 내보내는 장치라는 점에서는 기존 선풍기가 없었다면 애초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아이디어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사고는 기존 사물, 현상을 잘 관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기존 사물이나 현상을 잘 관찰하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 혁신이 출발하는 것이다.

 

<스토리로 리드하라>의 저자 폴 스미스(Paul Smith)는 창의성과 혁신을 북돋우기 위한 가장 강력한 질문이만약에(what if)’라고 했다. 그 다음으로 강력한 질문은(why)’였다. 주위에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것들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와 함께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 거꾸로 생각하거나, 관점을 달리해서 보거나, 내가 옳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유연한 사고를 길러야 한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관찰력은 향상되고 이전에 미처 보지 못한 혁신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2. Assignment -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어라

 

관찰을 잘하려면 동기가 필요하다. 주역(周易)에는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變則通通則久)’라는 문구가 있다. 이 문구는곤궁하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뜻으로 문제가 있어야 변화하고 이 변화를 통해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말이다. ‘()’은 뭔가 꽉 막혀 있어서 답답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다. ‘()’은 막힘이 없고 거칠 게 없어서 시원스럽게 뚫린 상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집중적으로 해당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집중하게 되고 그런 노력이 쌓이면 문제해결에 필요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타이어다. 타이어는 고무를 원료로 만드는데 만약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처럼 평생을 고무연구에 매달린 사람이 없었더라면 자동차의 발전도 오늘날처럼 빠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천연고무가 가진 악취와 쉽게 녹아버리는 단점을 개선하고 탄력 있고 내구성이 있는 고무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연구에 몰두했다. ‘고무에 미친 사람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했다. 어느 날 고무에 황을 섞는 실험을 하다가 실수로 고무 덩어리를 난로 위에 떨어뜨리고 말았는데 천연고무에 열을 가하면 고무의 탄성과 내구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고무가황법이라는 고무제조 공정을 발견했고 이후 고무공업은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탄력 있고 내구성 있는 고무를 만들겠다는 문제해결에 대한 집념과 의지가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단 하루에 생산되는 정보의 양은 2003년 이전에 인류 전체가 생산한 정보량보다 많다. 이렇게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보니 미국의 사회과학자이자 경영학자였던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정보량의 폭증은 정보의 과부하를 초래했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주의(attention)라는 무형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정보의 풍요가 오히려 주의의 빈곤을 일으킴으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에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과장치의 역할을 한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그 문제에 대한 관찰과 몰입, 집중력을 높인다. 관찰역량이 높아지면 다음으로 뇌에서는 문제해결을 위한 의식의 몰입이 이뤄지게 된다. 뭔가에 몰입하면 평소와 다르게 높은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집중은 과제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으로 인해 저절로 생겨난다. 과제에 집중하게 되면 지적인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주어진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게 되며 결과적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5  뇌 연구에 따르면 몰입의 단계에서는 지적인 사고와 관련된 좌뇌의 활동 수준이 낮아지고 언어공간능력과 관련된 우뇌의 활성화가 일어난다. 이는 몰입의 단계에서는 의식적인 이성적 활동보다는 지적 경험에 의한 무의식적인 전문역량의 발현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분석적 사고에서 직관적 사고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몰입 이론의 창시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박사는 몰입에 대해의식이 경험으로 꽉 차 있는 상태다. 이때 각각의 경험은 서로 조화를 이룬다.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의식이 경험으로 꽉 차 있는 상태란 우리들의 생각이 허망한 것을 좇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의 해결을 결정하는 감정, 목적 등의 요소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사고영역이 계속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가 되면 평상시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고를 할 수 있고 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나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3. Trivial - 사소한 것을 유심히 봐라

 

인류와 개인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꾼 많은 발견과 발명품들은 모두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사소한 것은 대부분 사소하거나 쉽게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완벽함은 사소한 것들이 모여 이뤄지는 것이다. 큰 강물도 시작은 작은 샘물에서 비롯된다. 티끌이 모이면 태산도 이룰 수 있는 게 사소함의 힘이다. 경영학 구루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저서 <리틀 빅 싱(Little Big Thing)>에서 사소한 것에서 위대한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최종 현상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낳는다. 초기에 작은 오류는 최종 상태에서 어마어마한 오류를 일으킨다. 예측은

불가능해지고 우리는 뜻밖의 결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사소한 것 하나는 무의미하게 여겨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사소함을 간과하지 않고 집중해서 관찰하면 큰 발견을 이룰 수 있다.

 

1994년 미국 뉴욕시장으로 부임한 루돌프 줄리아니(Rudolph W.L. Giuliani)는 악명 높은 지하철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무임승차를 철저히 단속하고 역사 곳곳에 무방비로 방치된 낙서들을 지우는사소한일을 시작했다. 언론과 시민은 줄기차게 이를 비난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뒤 뉴욕의 범죄율은 현격하게 줄었다. 이후 줄리아니 시장은 뉴욕시 전체를 대상으로 범죄 예방활동을 확대했다. 뉴욕 전체의 범죄율 역시 급속히 감소했다. 줄리아니 시장이 시작한 일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이런 사소함이 거대도시 뉴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거나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두면 사람들은 그 건물이 버려졌거나 사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돌을 던져 다른 유리창마저 깨뜨리고 이렇게 되면 온 건물의 유리창이 깨짐은 물론 이 건물이 이웃 건물들을 전염시켜서 일대가 슬럼가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필립 짐바르도(Philip G. Zimbardo) 교수도 비슷한 실험을 했다. 한적한 골목에 자동차 2대를 세우고 보닛을 열어 뒀는데 그중 한 대는 유리창을 깨뜨려 놓았다. 일주일이 지난 이후에 보니 유리창이 깨지지 않은 자동차는 멀쩡했지만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단 한 장의 깨진 유리창이지만 그 사소한 것을 관리하지 못하면 더 큰 재앙을 맞을 수 있다.

 

1931년 미국 보험회사의 관리감독자였던 하인리히(Herbert W. Heinrich)가 수천 건의 고객보험 상담을 분석한 결과를 통계로 정리한 게하인리히 법칙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심각한 사고 한 건이 일어나기까지는 29건의 경미한 사건이 있고, 29건의 경미한 사고 뒤에는 300건이나 되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징후들을 잘 파악하고 사전에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운다면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나하인리히의 법칙모두 사소한 문제를 그냥 지나쳐버리면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큰 사고를 막거나 큰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사소한 행동을 놓치지 않고 주의 깊게 살펴본 후 이것을 마케팅에 활용해서 성과를 거둔 기업들은 많다. 종종 주차장 티켓을 입에 물고 운전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차량들이 밀려 있거나 좁고 굴곡진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사람들은 뒤따라오는 차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무심코 티켓을 입에 문 채 운전한다. 서둘러 운전해야 하는데 두 손은 운전대를 잡아야 하고 티켓을 놔둘 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으니 하는 수 없이 티켓을 입에 물고 운전하는 것이다.

 

 

미국 리글리(Wrigley)사는 새로 만든 민트 맛 사탕인 엑스트라 폴라 프레시(extra pola fresh)라는 제품을 마케팅할 방안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티켓을 입에 문 채 운전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습관을 발견하고 이를 응용하기로 했다. 무심코 받아 든 티켓을 입에 문 순간 은은한 민트 향과 맛이 퍼진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사람들은이게 뭐야?’라는 관심과 함께 티켓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더욱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장에서 바로 그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주차티켓에 자사의 신제품을 활용해서 마케팅을 한 이후 주차장 인근에 있는 매장(Extra Polar Fresh)에서는 매출이 급증했다. 고객의 사소한 습관을 발견하고 주차 티켓에 민트 맛과 향이 나는 식용물질을 코팅해서 작은 변화만 줬을 뿐인데 매출이 급증했다. 결국 성공의 단초는 운전자들이 급할 때 티켓을 입에 문다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사소해서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 데 있었다.

 

4. Count Mistake / Failure - 실수나 실패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라

 

위대한 발명과 발견은 화려한 성공을 보장하지만 반대로 실패나 실수는 사람을 위축되게 만든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실패나 실수는 개인을 무능하고 실력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패나 실수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세상은 지금까지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면서 진화해왔다. 사실 성공보다는 실패나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더 많다. 실패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에디슨은 전구개발을 위한 실험에서 700번째 실패했을 때왜 포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나는 700번 실패한 게 아니라 작동하지 않는 700가지 방법을 발견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먼지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한 다이슨은 15년간에 걸쳐 무려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현대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리하게 만들어준 포스트잇(Post-it)은 강력한 접착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의 산물이며 전 세계 남성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비아그라(Viagra)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가 협심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실패의 부산물로 얻은 물질이다.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의 실패를 통해 교훈과 시사점을 얻고 성공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은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지만 실패한 사례도 다시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황금을 캐낼 수 있다. 실패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하타무라 요타로는 새로운 일이나 미지의 분야에 도전할 때 99.7%는 실패하고 단 0.3%만 성공한다고 했다. 그러나 99.7%의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0.3%의 성공도 얻을 수 없다. 다만 그 실패를 통해 실패의 원인을 관찰하고 분석해 같은 결과를 얻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실패와는 다르지만 실수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실수도 잘못한 이유를 발견하고 적극 분석해서 대응하면 개선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의 페니실린은 작은 실수에서 혁신을 도출해낸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시카고대의 폴 J.H. 슈메이커(Paul J.H. Schumaker)는 실수에서 얻는 깨달음의 중요성을 간판하고 저서 <빛나는 실수>에서 의도적으로 실수를 할 것을 권했다. 그는 (1) 애초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고 (2) 실수의 편익이 비용보다 훨씬 큰 새로운 통찰이 떠오를 수 있는 것을 찾아의도적으로실수를 하라고 조언하며 이를빛나는 실수라고 부르기도 했다. 변화가 빠르고 복잡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일에서 실수하고 통찰을 얻으며 이러한 통찰을 통해 게임을 바꾸고 의미 있는 편익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진다.

 

장자의인간세(人間世)’ 편에는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이 있다. ‘쓸모없는 것의 쓰임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데 속뜻은 세속적인 안목으로는 별로쓸모없어 보이는 게 오히려 큰 쓰임이 있다는 의미다. 장자가 길을 걷다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를 봤는데 가지가 무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꾼이 그 나무를 베지 않기에 까닭을 물었더니 쓸 만한 데가 없어 베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장자가이 나무는 쓸모없음으로 인해서 제 수명을 다 하는구나.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는 것의 쓰임새만 알 뿐 쓸모없는 것의 쓰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실패나 실수를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덮어버리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고 그 안을 잘 들여다보면 쓸모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실수나 실패는 위대한 발견과 혁신적인 통찰력에 이르는 원동력이 된다.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꾼 빛나는 발견이나 발명에는 의도하지 않은세렌디피티(serendipity)’ , ‘우연한 발견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쉽게 폭발하는 액체폭탄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던 노벨이 규조토에 흘러내린 니트로글리세린이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안전한 고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것도 우연의 산물이다. 위에서 언급한 플레밍이 푸른곰팡이로부터 페니실린이라는 물질을 추출해낸 것도 우연이다. 우연한 발견이 마술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의식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실패나 실수는준비된 마음가짐을 자극해 새로운 통찰력에 이르게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혁신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6

 



5. High Sense - 오감을 충분히 활용하라

 

관찰은볼 관()‘살필 찰()’의 결합으로사물의 현상이나 움직임 따위를 주의해서 잘 살펴본다는 뜻이다. ‘()’황새(?)’처럼 예민하게 본다는 말이다. 단어만으로 본다면 관찰은 시각적인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관찰은 단순히 보는 것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다. 인간은 시각을 포함해서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다른 동물 역시 이러한 감각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생존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할 뿐 인간처럼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사용하지는 못한다. 관찰 행위에 시각뿐 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면 더 큰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인공조미료는 세계인의 식탁과 입맛을 완전히 바꿔 놓은 혁신적인 제품이다. 인공조미료는 아내가 끓여주는 국물 맛을 혀의 미각으로 잘 관찰한 이케다 박사의 집념으로 탄생한 산물이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널리 애용되는 향수는 후각적인 관찰에 따라 탄생된 것이며 맹인에게 희망을 준 점자책은 자신이 맹인이었던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가 개발한 것이다. 모든 음악과 악기는 청각적 관찰에 따라 만들어졌다. 커피 역시 오감을 활용한 관찰의 산물이다. 커피는 원래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이름 없는 열매에 불과했다. 원주민들 사이에서 진통제나 각성제 정도로 활용될 뿐이었다. 기원전 7∼6세기 이디오피아의 칼디(Kaldi)는 염소들이 나무에 달린 빨간 열매를 먹고 흥분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먹어본 결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 열매를 따서 승려들에게 가져다줬지만 이들은 이 열매를악마의 유혹이라고 생각해 불에 태워버렸다. 그런데 열매가 불에 타면서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하자 승려들은 이 열매를 물에 우려내어 음료수로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자 피로감이 줄어들고 졸음이 사라지는 효과를 느꼈다. 이로 인해 커피는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됐다. 커피의 대중화 과정에서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감각) 등 모든 오감이 동원됐다.

 

 

오감을 활용한 관찰은오감 마케팅으로 발전했다. 영국의 수제화장품 전문기업인 러쉬(Lush)후각시각청각촉각미각으로 이어지는 오감 브랜딩 방법을 마케팅에 활용했고 성공을 거뒀다. 매장 입구의 욕조에 향기로운 입욕제를 풀어 행인들을후각적으로 유인하고, 천연색소를 이용한 화려한 색상의 제품들로 고객을시각적으로 감동시키며, 빠른 비트의 음악을 들려줘서청각적으로 자극한다. 각종 제품들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게 해서 ‘촉각적’인 관찰이 가능하게 하고 마치 치즈처럼 생긴 제품을 매장에서 잘라줘서 간접적으로미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러쉬는 오감 마케팅을 통해 발전했고 2011년에는 영국제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청각적 관찰 역량은 특히 중요한 관찰 역량 중 하나다. 기업들은 모두소통(疏通)’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수직적인 소통이 원활해야 최고경영자의 경영방침과 의지가 말단 사원까지 왜곡되지 않고 전달돼 전 사원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또 수평적인 소통이 원활해야사일로 효과(silos effect)’로 불리는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협업체계를 구축해 최고의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경영진과 실무진이 엇박자를 내고 부서 간에는 오해가 쌓일 것이다. 소통이 잘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생산성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데 기본적으로 소통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청각적 관찰 역량을 높여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안 된다. 직장생활에서 힘든 문제 중 하나인사람 사이의 갈등역시 소통의 부재에서 올 때가 많다. 서로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지시, 불만, 오해 등이 쌓이면 갈등이 커지게 되고 구성원 간 갈등이 깊어진 조직은 좋은 성과를 낼 수 없게 된다. 기업에서 경청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6. Inconvenience - 생활 속의 작은 불편을 기회로 삼아라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이 살기 좋아졌다고 해도 아직 주변에는 사소하지만 불편한 게 수도 없이 널려 있다. 많은 발명품은 우연히 탄생된 경우도 많지만 대다수는 생활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불편한 것들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면 좋겠다는 필요가 생기고 이에 따라 고민하다 보니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불편은 발명의 할머니쯤 된다고 할까? 불편함이 곧 창조의 동인이 된 것이다.

 

유리는 쓸모가 많은 물질이지만 그만큼 불편함도 많다. 특히나 충격에 약해 잘 깨진다는 것이 흠이다. 안전유리가 발명되기 전에는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면 충돌에 의한 충격과 함께 산산조각으로 깨진 유리로 인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날 자동차 사고를 목격한 프랑스의 에두아르 베네딕투스(Edward Benedictus)는 깨진 유리창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고 깨지지 않는 유리 개발에 몰두했다. 오랜 시간을 안전유리 개발에 매달렸는데 어느 날 실수로 셀룰로오스를 담아둔 유리 플라스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나 유리 플라스크는 금만 갔을 뿐 멀쩡하게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플라스크에 담아둔 셀룰로오스 용액이 말라 붙으면서 얇은 막이 형성됐고 그것이 유리벽에 달라붙어 깨지지 않도록 보호해준 것이다. 베네딕투스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얇은 셀룰로오스 막을 삽입한트리플 엑스라는 제품을 개발했고 개인적인 부와 명예는 물론 인류의 삶에 기여했다.

 

세상에는 더 이상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어렵다고 생각할 만큼 많은 제품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대의 변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환경의 변화 등으로 불편함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따른 불편함과 독신자 및 고령 인구의 증가, 핵가족 및 맞벌이의 증가 등은 더 편리한 기능을 요구하는 수요에 따라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잘 들여다보고 불편함을 없애려고 노력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L사에서 만든포켓포토라는 손바닥만한 프린터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별도의 전송작업이나 기다림 없이 바로 인쇄하고 싶다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이 제품의 개발에는 소비자의 불편함이 담겨 있다. 스마트폰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PC로 전송하고 이후 프린터로 출력하거나 디지털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현상해주는 업체에 전송해서 출력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시간파괴에 대한 수요와 어디서나 편리하게 인쇄하고 싶다는 공간파괴의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제품이다.

 

 

 

 

인간관계 역시 불편함을 개선해서 보다 편안한 인간관계를 맺고자 하는 게 목적이다. 좋든 싫든 매일 사무실에서 마주쳐야 하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하는 사람이라면 서로 껄끄럽게 지내기보다는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다. 업무상으로 얽혀 있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껄끄럽다면 업무 수행과정이 상당히 불편하다. MIT 졸업생 중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공요인이 무엇이냐고 질문한 결과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겨우 15%에 불과했다. 나머지 85%원만한 인간관계와 공감능력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그림 7)

 

미국 스탠퍼드대의 마틴 루프(Martin Ruef) 교수가 766명의 기업가를 조사한 결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신제품 개발이나 특허 출원 등에서 3배나 성과가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인간관계는 성공적인 사회생활과 기업의 성과창출에 바탕이 되므로 기업 구성원 간의 인간적인 불편함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여기에는 관찰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일상 생활에서 불편한 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면 관찰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불편함의 크고 작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을 그냥 흘려 지나치느냐 아니냐에 있다. 무엇인가에 절실함을 느낀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 안에 불편함이 숨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7. New Experience -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익숙한 주변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관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남다른 관찰력으로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사람들이 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익숙한 환경은 미로처럼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익숙해진 주위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접해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있고 여기에서 본 것을 기존 환경에 접목해서 융합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우리의 뇌는 낯선 것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며 미지의 세계를 탐구, 해결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접하게 되면 뇌의 반응이 활성화되고 그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미국 조지아귀넷대(Georgia Gwinnett College)의 스티븐 플라텍(Steven M Platek)과 셸리 켐프(Shelley M Kemp) 교수가 수행한자기 자신과 낯선 사람을 봤을 때 뇌 반응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낯익은 사람을 봤을 때는 뇌의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반면 낯선 사람을 봤을 때는 뇌의 뒤쪽 중앙 부분이 활성화된다.7  이들의 연구가 관찰에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확대해서 해석하면 익숙한 것을 볼 때와 낯선 것을 볼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다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의 애덤 웨이츠(Adam Waytz) 교수에 따르면 갑자기 깨달음을 얻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유레카 모멘트(Eureke moment)’가 가능하도록 하는 영역이 있는데 이 부분이 뇌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낯선 사람을 볼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 같은 부분이다. 웨이츠 교수는 이 부분을디폴트 네트워크(default network)’라고 부르며 일이나 구체적인 목표에 집중하지 않을 때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는 디폴트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평상시 외부 자극으로부터 단절돼 여행하거나 구글의 ‘20% 타임또는 3M ‘15%처럼 기존 업무로부터 단절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8  즉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라는 것이다.

 

두 가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낯선 환경을 접하게 되면 자극을 받아 뇌의 뒷부분이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저서<공항에서 일주일을>에서독창적인 생각은수줍음 타는 동물(shy animal)’을 닮았다. 밖으로 잘 안 나오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낯선 곳에 가면 녀석도 그곳 세상이 궁금해 동굴이나 집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한다고 썼다.

 

낯선 경험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낸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제주 올레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번지점프는 남태평양 바투아누의 펜테코스트라는 섬의 전통 성인식 풍습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며 훌라후프나 요요 역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놀이기구를 그대로 문명세계에 가져와 전파한 것이다. 전 세계의 커피 문화를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된스타벅스는 유럽의 노천 카페에서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이런 문화가 미국에는 없음을 깨닫고 도입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다. 이 모든 것들이 새로운 환경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면 탄생될 수 없는 것들이다.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둔 현대카드는 새로운 것을 통해 얻는 통찰력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해마다 직원들이 세계여행을 떠나게 하고 있다. 현대카드 내부에서는 이를 인사이트 트립(insight trip) , 통찰력을 얻기 위한 여행이라고 부르고 있다. 해외의 유명 마케팅 전문회사와 디자인 회사는 물론이고 새로 지은 건물, 박물관, 갤러리, 콘서트 홀, 심지어는 성공한 식당이나 바, 가게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유명한 곳이라면 모두 방문 대상이 된다. 이런 여행을 통해 세계적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게 되고 결국 미래의 트렌드까지 내다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목적이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일종의 벤치마킹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 벤치마킹은 동종업계의 사례를 통해 자신에게 접목할 만한 유용한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진정한 벤치마킹은 이종업계에서 가져오는 게 더욱 창의적이다. 동종업계의 타사에서 배우는 것은 모방이고 표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간의 이질성이 크고 연관성이 낮을수록 이들에게 얻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업종에서 차용하고 사용할 때 더욱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연 잎 위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모습을 보고 연 잎이 물을 밀어내는 초소수성(super hydrophobic)의 현상을 응용해서 방수효과가 높은 직물을 만들거나 물을 밀어내는 코팅물질을 만들어 낸다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서 동일한 것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보는 것이 다르고, 기억하는 것이 다르며,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이런 차이는 관찰력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 새로운 것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상태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8. Grow Curiosity - 호기심을 키워라

 

관찰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물과 주변 현상,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호기심은 새롭거나 신기한 것에 끌리는 마음이다. 과거에 보지 못한 낯선 것, 과거에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에 대해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호기심이다. 인간은 새롭거나 신기한 자극에 노출되면 그 자극에 대해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발생하는데 이는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알고자 하는 것 간의 지식 차이(knowledge gap) 때문이다. 호기심은 일반적으로지적 호기심(epistemic curiosity)’감각적 호기심(perceptual curiosity)’으로 구분되는데 감각적 호기심은 시각, 청각 등 감각적 자극물에 의해 촉발되는 호기심이다. 반면 지적 호기심은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내는 행동을 촉진하기 때문에 과학적 발견과 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극심한 경쟁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요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창조성의 근간인 지적 호기심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호기심이 동기화되면 먼저 장기기억에 저장된 지식을 검색하는 내부정보탐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려고 하며 만약 내적 탐색으로부터 만족스러운 정보를 얻지 못하면 외부정보탐색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호기심은 매사에 각성하게 하고 호기심을 유발한 대상에 대한 주의를 높인다. 특정 대상에 대해 알려는 마음을 높이고 내부적인 탐색과 외부적인 관찰, 정보 입수, 분석 등을 통해 그것을 충족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궁금해 하던 것의 답을 스스로 깨닫게 됐을 때 보상과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9  그래서 호기심이 뛰어난 사람은 관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높으나 호기심이 부족한 사람들은 문제해결의 의지가 높지 않으므로 관찰력이 뛰어나지 않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호기심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성이라고 말했고 아인슈타인은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고 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천재로 기억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의학, 수학, 물리학, 천문학, 철학, 과학, 미술 등 전 분야에 걸쳐 보통 사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다양한 업적을 남겼지만 그의 업적은 대부분 뛰어난 관찰력에서 비롯됐다. 그는알고자 하는 욕망은 선한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며 자신의 관찰력도 호기심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호기심은 발견과 발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전자레인지는 현대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조리도구가 됐지만 그 발명 과정에는 남다른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퍼시 스펜서(Percy L. Spencer)는 진공관을 만드는 레이턴사에서 보조공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종종 간식으로 싸온 사탕이나 초콜릿 따위가 주머니에서 까닭 없이 녹는 것을 궁금하게 생각했다. 주위에 아무런 화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머니에 넣어둔 간식이 녹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낀 스펜서는 그 현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실험했다. 그 결과 진공관에서 발생하는 극초단파가 음식에 열을 가해 변형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응용해서 전자레인지를 발명했다. 스펜서 이전에도 진공관에서 발생하는 극초단파로 인해 간식이 녹는 사례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현상에 제대로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스펜서였고 그 결과 그는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됐다.

 

창조성을 높이기 위한 관찰력 향상 방안

 

관찰은 기업경영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활동이다. 구매부터 생산, 품질관리, 판매, 마케팅, 서비스, 연구개발, 재무 등 전 가치사슬(value chain)의 영역에서 관찰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는 없다. 기업경영에서 관찰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이 트렌드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고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의 핵심은 현재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읽어내는 것이다. 기업의 시각이 아니라 고객과 시장의 시각으로 기업을 바라봐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업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인정해주는 것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각자가 속해 있는 업종의 특성에 맞게 미래가치를 정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첫 출발점이 바로 관찰이다. 게다가 경쟁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는 차별화되는 제품, 서비스,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업이 창의적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창의의 수단 역시 관찰에서 비롯된다. 기업이 창의적인 집단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1)관찰력이 뛰어난 인재의 채용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인의 창의력은 관찰력과 비례한다. 그리고 개인의 창의력이 높아지면 집단의 창의력도 높아진다. 이를 결합하면 집단의 관찰력이 높아지면 집단의 창의력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조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에 관찰역량이 높은 구성원들이 많아야 한다. 관찰력이 높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학력과 학점 등 외형 위주의 선발 프로세스를 지양하고 관찰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항목들을 개발해서 채용 과정에 적용해야 한다.

 

(2)관찰 프로세스의 정착

 

 

<뉴욕타임스>의 기자인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가 저서 <습관의 힘>에서 밝힌 바와 같이관찰 프로세스가 기업의 핵심 습관(keystone habit)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핵심 습관이 바뀌기 시작하면 다른 습관들도 덩달아 바뀌고 개조된다. 그러니관찰 프로세스가 기업의 핵심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기업의 창조성은 덩달아 오르게 될 것이다.

 

 

 

(3)관찰력을 키우는 조직문화의 정착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관찰 역량은 후천적으로 길러질 수 있다. 비록 지금은 관찰력이 부족하다 해도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훈련을 거듭하면 그 역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 내부에 구성원들이 관찰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양은우 동성홀딩스 상무 selfdev@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산업공학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UIUC)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LG전자, 두산전자 등에서 경영전략, 신사업, 연구기획, M&A 등 기획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저서로는 <관찰의 기술> 등이 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