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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Planning

'옷깃만 스쳐도...' 업무속에서 인맥을 넓혀라

최효진 | 125호 (2013년 3월 Issue 2)

 

 

편집자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은 ‘과연 내가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인재 채용 및 경력 계발 전문 업체인 HR코리아가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일대일 코칭 사례를 토대로 경력 관리 수준 측정 및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합니다. 직장인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모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고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 현명한 사람은 소매 끝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이 문구에는 일생에 한 번 만날 법한 인연이라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국내의 한 경제연구소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덕목으로 ‘대인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이 꼽혔다. 인맥관리를 잘해야 CEO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CEO가 되지 않더라도 CEO만큼이나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꿈꾼다면 인맥을 쌓아야 한다.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성공적으로 이직한 직장인을 만나 보면 대부분 양적이나 질적으로 상당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인맥 관리도 매우 철저했다. 커리어코칭을 할 때 듣는 직장인의 고민 중 가장 자주 접하는 것도 인맥관리와 관련된 내용이다. 직장인들의 고민은 현재 직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넓고 깊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인맥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구체적인 노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개인의 능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다. 거창하게 보일 혈연이나 학연이 없다고 해서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학연이나 지연은 인맥을 오용하고 부정이나 부패의 늪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직장인에게 필요한 인맥은 단순한 제 식구를 챙기거나 권력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다. 가치관과 공동 관심사를 바탕으로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자신의 실력과 가치를 키워 줄 수 있는 정보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경력관리의 네트워크다. 인간관계가 부실했다고 해서 의기소침해 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앞으로 어떻게 인맥을 활용하고 넓혀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인맥을 쌓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필자는 커리어코칭 등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들과도 훌륭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현재 자리에서 인맥관리에 힘써라

IT 솔루션기업의 조 이사(42)는 대학을 졸업한 뒤 중소 보안 소프트웨어업체에 입사했다. 서버에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업무특성 때문에 고객회사를 직접 방문하고 담당자를 만날 일이 많았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에서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할 때도 싫어하지 않고 전산 담당자의 요구를 들어줬다. 개인적인 친분 관계도 쌓았다. 이렇게 쌓은 인적 네트워크 덕분에 경영악화로 직장을 잃은 뒤에도 4년 이상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었다. 현 직장도 인맥을 통해 들어갔다.

 

구직자들은 새 직장을 찾으면 인맥관리에 신경을 덜 쓴다. 새로운 인맥을 넓히기는커녕 바쁜 직장생활로 친구를 만날 시간조차 없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은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다른 부서 직원을 포함해서 직장 동료, 거래처 담당자 등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인맥은 대부분 현재 업무에서 이뤄진다. 만일 직장을 잃어버린다면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거나 유지할 수 없다. 직장을 다닐 때 업계사정을 더 빠르게 파악하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용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실직한 상태에서 이전 직장의 동료나 거래처 사람들에게 갑작스럽게 접근하면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하려나” 등의 의심을 살 수 있다.

 

업무상 만나는 사람을 공략하라

외국계 소비재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 과장(33)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에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한다. 그의 인맥관리 전략은 별다른 게 없다. 그저 업무에서 만나는 사람을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업무로 얽힌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업계 동향과 다른 회사의 정보를 얻는다. 김 과장은 “업계 사람들은 한두 사람을 건너면 서로 아는 사이일 확률이 높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노하우는 첫 만남에서 상대방의 특징을 찾아내고 기억하는 것이다. 특징이 없으면 대화에서 기억할 만한 일을 찾아내기도 한다. 상대방은 자세한 부분까지 기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호감을 보일 확률이 높다. 기억력이 좋지 않을 때는 명함 뒤에 기억할 만한 단어를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별한 사연이 없을 때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보내는 것은 어렵다. 나이가 비슷하면 e메일 리스트에 등록하고 업계 동향 등 재미있게 읽을 만한 내용을 발견했을 때 보내는 것도 좋다.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통해서 부담 없이 보낼 수 있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연하장, 크리스마스 카드 등도 보낸다. 가끔은 가벼운 점심 약속을 잡을 필요도 있다.

 

외부모임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자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최 부장(40)은 퇴근한 뒤 야간 과정의 경영대학원에 다닌다. 최 부장은 최신 경영지식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입학했지만 부수적으로 인맥도 챙기고 있다. 최 부장은 젊을 때부터 다양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런 활동을 통한 커뮤니티가 본인의 업무에 다양하게 기여하고 있다. 그는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력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갈 때 기업은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요구한다.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정년이 짧아지고 명예퇴직이 늘어나면서 임원급 인사에게는 인적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진다. 임원급 이상의 채용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지식을 교류하는 온라인 포럼이나 스터디 등을 활용하면 업계동향은 물론 인맥에도 도움이 된다. 단 인맥을 넓힌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시간이나 자본을 무리하게 투자해서는 안 된다. 인맥활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인맥 관리는 장기전이다

동호회에 가입하고 모임에 나가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인맥을 쌓을 수 없다. 인맥을 쌓는 데도 선택과 집중의 자세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 방법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먼저 주변사람부터 챙긴다. 매일 마주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잊기 쉽다. 하지만 이들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만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인맥구축이 곧 바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연스런 관계를 통해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소개받을 기회도 생긴다. 뜻하지 않는 수확을 얻을 때가 많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공포심 때문에 새로운 인맥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성을 인식하고 꾸준히 노력과 투자를 하면 작든 크든 성과물을 만들 수 있다. 이직의 시기가 왔을 때 갈고 닦은 인맥을 통해서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필요에 따라 만난다는 느낌을 받으면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진심으로 대하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나만의 매력을 찾고 장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한두 번 만나거나 명함을 주고받았다고 해서 인맥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명합집에 꽂힌 수많은 명함을 보면서 인맥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0191choi@hrkorea.co.kr

최효진 대표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SK그룹 회장실 비서실장과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장 및 글로벌 사업 추진 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다이나믹 코칭 리더십> <그들은 어떻게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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