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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Planning

나는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갖추었나?

최효진 | 104호 (2012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은 ‘과연 내가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인재 채용 및 경력 계발 전문 업체인 HR코리아가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일대일 코칭 사례를 토대로 경력 관리 수준 측정 및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합니다. 직장인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실력을 갖춘 인재
 
직장인들의 경력에 관한 코칭을 하다 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떠나 경력 단절 상태에 놓인 직장인들이 고민을 하다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해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과 미팅을 진행하다 보면 공통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살아남은 조직원들과 자신을 비교해봤을 때 특별한 차이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난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자신이 있는데 기업에서의 잘못된 평가로 인해 퇴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의 이력서를 봐도 큰 문제점을 찾긴 힘들다. 모두들 비슷한 학교를 나왔고 큰 문제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근무태도가 눈에 띄게 안 좋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기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는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인들에게도 마찬가지 고민이다. 기업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사실 현 업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경쟁사도 부러워할 만한 최신 기술을 발명한다거나 연 목표를 훨씬 뛰어넘는 매출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는 매년 반복해서 일어날 수 없는 것이고 모든 직무에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 승진 피라미드에서는 매년 위로 직급이 상승하는 자가 있는 반면 탈락해 또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이들이 생긴다. 이들의 차이는 과연 어디서 생기는 걸까? 어떠한 인재가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는 것일까?
 
 
열정이란 그릇에 성격, 지식, 역량을 담아라
 
기업의 오너들과 만나 얘기를 해보면 원하는 인재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원하는 인재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처럼 일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들이 원하는 ‘나처럼 일해줄 수 있는 사람’이란 각 조직원들이 오너십(ownership)을 가지고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기업의 인사부서들마다 수많은 지원자들 속에서 이런 인재들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한다. 자체적으로 인적성 검사를 만들고 MBTI, Disc, 평판조회 등 그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입맛에 딱 맞는, 기대한 대로 입사 후 신속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구직자,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취업하려는 기업, 이직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 내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경력 기술서를 그럴듯하게 작성하고 면접을 대비해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곤 한다. 그러나 기업에서 자신의 진가를 몰라준다고 실망하는 경우가 생긴다.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 직장인들이 말하는 ‘자신의 진가’는 무엇일까? 바로 ‘타고난 성격’과 ‘전문지식’ ‘역량’, 그리고 ‘열정’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캐릭터(Character)는 개개인이 타고난 성격으로 직업에 대한 적성과 연결된다. 기업에서도 MBTI, Disc검사 등을 통해 후보자들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기업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를 가려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캐릭터는 본인이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직장인들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활발하고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사람이 영업직에서 반드시 실적이 좋다거나 꼼꼼하고 사물을 분석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재무나 R&D 분야에서 근무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다가 전문지식이 더해져야 한다. 전문지식이란 업무처리를 위해서 필요한 지식들을 말한다. 학력, 업무 노하우, 산업 분야에 대한 지식, 외국어 능력 등이 전문지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직장인들이 대학원 진학 등을 통해 학력을 높이거나 관련 분야 자격증을 따는 것도 이 지식층을 두껍게 만들어 몸값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성격에 맞는 직무를 택하고 관련 지식을 열심히 쌓더라도 끝난 것이 아니다. 여기에 바로 ‘역량’이 더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역량’이란 무엇인가? 역량’이란 전문지식과 어우러져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스킬들을 뜻한다. ‘기획력’ ‘분석력’ ‘리더십’ 등 요소들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의 열정이란 그릇에 담겨야 한다. 열정은 직업에 대한 태도와 자세로 나타나는데 아무리 가진 것이 많더라도 열정이란 그릇 자체가 작다면 전체적인 자신의 능력도 작아지게 될 것이다. 때문에 경력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세우고 끊임없이 스스로 동기부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중에서 ‘역량’이란 요소가 기업과 직장인들에게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그러나 ‘역량’은 수치화된 평가가 어렵다. 기업 입장에선 후보자들이 지닌 역량을 검증하여 순위를 매기기 어렵고 직장인들도 자신이 가진 역량을 기업에 명확히 증명할 방법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한다. 때 문에 지금까지는 기업, 직장인 사이에는 개인이 타고난 본연의 캐릭터와 지식수준으로 몸값을 매기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의 경력을 통해 역량 정도를 추정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에서는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의 종류와 질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이라면 이 ‘역량’을 보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어느 때보다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
 
 
역량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역량이란 무엇일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역량이란 것은 하나의 요소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또 이러한 요소들은 직장생활 속에서 노력 여부에 따라 개인들마다 차이가 벌어진다. <표1>은 대표적인 역량의 요소들과 질문들을 정리한 것이다. 질문들을 살펴보고 나는 어떠한 부분들을 잘 갖추고 있고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체크해보자.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도, 반대로 하나도 갖추지 못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또한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뛰어난 요소들은 제각각 다르다.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요소를 고르게 갖추는 것이다. 어느 한 요소만 월등히 뛰어나다거나 아주 형편없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조직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예전 직장에서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퇴사한 신입사원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담당부서 임원이라 면접에도 참가했는데 산업 분야 지식이 풍부해 보였고 질문에도 열정적인 대답을 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퇴사 이유가 궁금했다. 몇 년이 지나 HRKorea에서 이력서들을 살펴보다가 우연찮게 그의 이력서를 다시 보게 됐다. 예상외로 그의 이력서는 잦은 이직으로 경력사항만 해도 2장이 넘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눠보니 그는 조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조금만 힘들면 이직을 했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피하는 방법을 택했던 그는 이미 경력이 엉망이 돼 버렸다. 또 현재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A디자이너도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의상디자이너였다.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 창의적인 기획과 제품 디자인으로 여러 차례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지만 그녀의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바닥에 가까워 조직원들과 잦은 트러블을 일으켰고 그녀의 팀에는 언제나 퇴사율이 높았다.
 
새내기 시절을 지나 경력의 피라미드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본인이 지녀야 할 역량의 요소는 더욱 다양해진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을 얼마나 더 많이, 잘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가치가 평가된다고 할 수 있다. ‘그건 내 스타일이 아냐’ ‘난 원래 이런 사람인데’ 같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역량들은 사회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신의 것으로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위 요소들을 항상 기억하고 내가 부족한 요소들을 하루하루 채워가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스스로의 진단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스스로의 평가에 대해 관대한 편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난 충분한 것 같아’라고 평가해도 주변에서 보기엔 부족한 경우가 있다. 때문에 곁에서 생활하면서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조언자를 가까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언자는 어린 시절엔 부모님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직장 선배, 상사가 될 것이다. 특히 직장인들은 상사의 쓴소리를 나의 현재 역량의 정도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설문조사를 하면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직의 원인으로 항상 손꼽히곤 한다. 이는 쓴소리를 그냥 잔소리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유 없이 쏟아붓는 비난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나의 역량에 무엇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하는 좋은 충고들이다. 듣기 힘든 ‘상사의 쓴소리’에서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면 당신의 역량은 매일매일 발전하고 쓴소리의 횟수도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옛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은 포장기술이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좋은 모습만 보이길 원한다. 필자에게 경력 상담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직장인들도 대부분 자신의 좋은 면들만을 홍보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역량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겉모습만 잘 포장해서 많이 알려지고자 하면 단기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겠지만 결국 좋지 않은 향기가 주변 사람들에게 풍기기 마련이다. 주변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이러한 실망감은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단적인 예로 음식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음식점을 열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한 광고를 하면 일시적으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손님이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음식 맛이 형편없거나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면 더 빨리 망하기 마련이다.
 
결국 자신이 실력을 쌓고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포장기술이 아니다. 내가 갖춘 것보다 과대평가돼 좋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 현재 나의 가치보다 높이 평가되면 단기적으로는 나에게 많은 것이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곧 추락하고 만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0191choi@hrkorea.co.kr
 
최효진 대표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SK그룹 회장실 비서실장과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장 및 글로벌 사업 추진 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다이나믹 코칭 리더십> <그들은 어떻게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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