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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행동 변화 부르는 ‘리프로그래밍’

문용린 | 53호 (2010년 3월 Issue 2)

직원의 강점 지능 캐낼 환경을 조성하라
모든 능력이 마찬가지겠지만 다중 지능에서 말하는 강점 지능도 다양한 환경,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가짐, 정서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신체적 노력을 통해서 얼마든지 강점 지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는 <비범성의 발견(Extraordinary Minds)>이라는 책에서 교훈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사람이 있다. 그중 한 사람은 하루에 5가지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하루에 5가지 부정적인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 차이는 마음과 감정 그리고 신체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5년이 지나면 앞 사람은 9000가지 긍정적인 경험을, 뒤 사람은 9000가지 추가적인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돼 총 격차는 1만 8000가지로 벌어진다. 가드너는 이렇게 말한다.
 
“5세 아동의 마음은 어떤 측면에서는 미완의 상태지만 또 다른 많은 측면에서는 완성된 상태다. 우리 아이들을 5세 때까지 긍정적인 방향에서 탁월하게 키우고 싶다면 뇌와 생물학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 또 보통 사람 중 몇몇 사람만을 특출하게 만드는 경험들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해야 하며, 그 기회를 아이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후천적 노력이나 주변 환경 변화로 강점 지능이 변한 실제 사례도 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아낭(Anang)족이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아기에게 엄마는 노래를 불러주고 춤을 보여주며 아빠는 작은 북을 연주한다. 2세가 되면 아이들은 노래, 춤, 기악 등을 배우고 5세가 되면 수백 가지 노래와 악기, 정교한 춤을 익힌다. 아낭족은 모두 음악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타고난 게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다. 특이한 음악적 환경이 음악 재능을 고르게 개발시켜줬다.
 
자기 성찰 지능을 점검하는 리프로그래밍
아낭족의 음악적인 재능처럼 직원 내면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광맥을 끌어올릴 만한 방법은 없을까. 다중 지능 개발 프로그램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지르는 <당신 스스로 생각하는 당신보다 더 똑똑해지는 법(Outsmart Yourself)>에서 이를 제시했다. 기업의 인사관리(HRD) 담당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다중 지능 개발 기법인 두 가지를 소개한다.
 
라지르는 인간의 여덟 가지 다중 지능 중 자기 성찰 지능과 인간 친화 지능 등 두 가지 지능 개발에 역점을 뒀다. 오늘날 개인의 똑똑함보다는 타인과의 조화와 공존이 강조되고 있다. 자기 성찰 지능은 ‘나(자아 성찰하는 나)’를, 인간 친화 지능은 ‘타인(내가 친화해야 하는 타인)’을 다뤄 방향이 다를 뿐 모두 인간관계와 관련되어 있어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라지르의 여러 기법 중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은 자기 성찰 지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리프로그래밍 참조). 여덟 가지 지능 중 자기 성찰 지능을 중심으로 삼은 까닭은 자기 성찰 지능이 다른 지능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서 가장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지능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이뤄 형형색색의 개성으로 나타난다. 자아 성찰 지능은 다른 지능들의 개발과 발휘에 토대가 된다.
 
리프로그래밍은 이미 자기 내면에 고정관념의 형태로 굳어진 관점, 태도, 목표 등을 일부러 낯설게 만들어 숨겨지거나 가려진 이미지, 신념, 가치 등의 모습으로 드러내게 하는 방법이다. 리프로그래밍에는 세 가지 방식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데, 따로 실행해도 되고 세 가지를 순서대로 실행해도 무방하다.

이 방식에 따라 리프로그래밍이 진행되면, 마음속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자신 속에 감춰둔, 자기가 보지 못하는 자기 모습을 깨닫게 되어 통찰을 얻게 된다. 또 이 통찰이 마음과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에너지를 축적시킨다.
 
일기 쓰기는 강점 지능 반추해보는 리트머스 시험지
리프로그래밍 기법 이외에 자기 성찰 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은 일기 쓰기다. 어린 학생에게 일기 쓰기가 교육적으로 좋은 까닭은 자신을 통찰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그 조직원이 조직(회사)과 자신의 위치와 상황과 미래에 대해서 깊게 통찰하는 습관은 대단히 중요하다. 초등학생이 잠들기 전에 하루를 반추하며 일기를 쓰듯, 직원은 하루를 마감하면서, 회사와 자기 자신 사이에 발생한 하루 사이의 일들에 대해서 인지적으로 정서적으로 정리하면서,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 통찰을 얻게 된다.
일기 쓰기는 자기 성찰 지능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신을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또 일기 쓰기는 자기 성찰 지능을 다른 지능과 조화시키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일기에는 다른 사람과 있었던 일, 그 일에 대한 자신의 판단과 감정, 자신이 몰두하고 있었던 작업에 대한 사고 과정, 전문 분야에 대한 메모 등이 표현될 수 있다. 다중 지능의 관점에서 일기 쓰기는 그 사람의 강점 지능과 다른 지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할 수 있다.
 
일기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에 쓰는 게 좋다. 어렸을 때 쓰던 일기와 마찬가지로 맨 위에 제목을 달고 그날에 기억하고 싶은 일 세 가지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세 가지, 가장 힘들었던 일 세 가지를 적는 식으로 일기를 쓴다.
 
자기 성찰 일기를 응용해 미래 일기도 쓸 수 있다. 미래 일기는 미래에 자신에게 일어날 일이나 성취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겠다’, ‘○○ 자격증을 따겠다’ 등 미래의 커리어와 관련된 내용을 적는다. 그다음 반드시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난다고 상상한다. 항목을 한꺼번에 다 적을 필요는 없고 재미가 붙기 시작하면 그때 천천히 항목을 늘려가면 된다. 되도록이면 실현 가능한 일들 위주로 적는 게 좋다.
 
자기 성찰 일기를 쓰면 자신의 현재 강점 지능과 약점 지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고 능력 계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다. 또 일기를 쓰면 현재 자신의 정서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부정적인 정서를 지녔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또 자기 성찰 일기는 미래에 대해 설계하고 내면을 정화할 수 있게 한다. 다중 지능 이론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자기 성찰 지능을 계발할 수 있는 동시에 언어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적절한 활동이다.
 
리프로그래밍이나 일기 쓰기를 통해 개발되는 자기 성찰 지능은 회사라는 조직 속의 나를 통찰하는 계기를 줄 것이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 때에 힘을 내서 항해할 수 있듯이, 사람도 자신에 대한 통찰이 정확하고 깊을 때, 자신의 힘을 100% 발휘하려고 한다. 자아 성찰 지능이 잘 발휘되고 있는 직원이 많을수록 그 회사는 바른 경로로 나아갈 수 있다.
 
편집자 주 ‘공부를 못 했던 친구가 사업에 성공했다’ ‘우등생이었는데 지금은 별 볼일 없다’ 등의 얘기를 접해보셨을 겁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 따르면 특정 영역의 지능이 나빠도 다른 영역의 지능이 높으면 사회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은 지능지수(IQ)로만 규정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다중지능 전문가이자 <지력혁명>의 저자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의 글을 연재합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인사 담당자가 다중지능 이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실전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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