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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소프트웨어 혁신은 어떻게 기업 가치에 반영될까

정성훈 | 317호 (2021년 03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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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oftware Patents and Firm Value: A Real Options Perspective on the Role of Innovation Orientation and Environmental Uncertainty.” by Sunghun Chung, Animesh Animesh, Kunsoo Han, Alain Pinsonneault in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30(3): pp. 1073-1097,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보화 시대에 많은 기업이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소위 FANG이라고 불리는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소프트웨어 지적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특허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1년 구글은 2만여 개의 특허 자산을 보유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12년 AOL로부터 1000여 개의 특허권을 1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특히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 및 논리를 포함하고 있기에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그래서 1990년대 후반부터 기업들은 특허 포트폴리오 내에 소프트웨어 특허의 비중을 늘렸으며 ‘삼성 대 애플’로 대변되는 특허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소프트웨어 특허의 중요성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투자 업계에선 이러한 특허의 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가치를 측정하기가 모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 이유로 학계의 연구 또한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미국 산타클라라대와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기업이 가진 소프트웨어 특허가 어떻게 기업 가치에 반영되는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소프트웨어 특허를 바탕으로 한 기업 가치가 극대화되는지를 연구했다. 이는 왜 많은 글로벌 기업이 소프트웨어 혁신에 집중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줄 뿐 아니라 기업 및 정책 당국자들에게 소프트웨어 혁신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특허 상표청의 특허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내 600여 개 IT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특허를 계량화했다. 또, 기업의 특허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기존 지식에 의존하는지를 기준으로 기업이 얼마나 혁신에 ‘탐험(Exploration)적’인지, ‘활용(Exploitation)적’인지를 구분했다. 탐험적 혁신은 급진적이지만 성공했을 때 보상이 매우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다른 한편, 활용적 혁신은 기존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연구진은 기업이 속한 산업이 얼마나 경쟁적인지, 또는 변동성이 큰지에 대한 ‘환경적 불확실성’도 고려해 소프트웨어 특허가 각 기업의 재무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기업의 소프트웨어 특허 포트폴리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리얼옵션’을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리얼 옵션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하나가 아닌 복수의 대안에 대해 소규모로 투자해 기업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즉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경영 전략 기법이다. 리얼 옵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특허권 자체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특허를 신제품 출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혁신에 대해 보다 탐험적인 성향을 갖는 기업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특허는 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업 가치를 더욱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혁신에 대해 보다 활용적인 성향을 가지는 기업의 소프트웨어 특허는 경쟁이 덜해 독점적이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혁신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의 혁신 성향(탐험적 혹은 활용적인지)과 환경적인 요인(경쟁성과 변동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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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많은 기업이 소프트웨어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이런 노력이 어떻게 기업 가치에 반영이 되는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는 기업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가 기업의 고유한 ‘리얼 옵션’으로서 기업 가치에 중요한 자산임을 보여준다. 즉, 기업은 소프트웨어 특허를 통해 시장 상황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기업 전반에 깔려 있는 혁신에 대한 문화적 차이 역시 기업의 소프트웨어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교훈을 준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주저하지 않는, 탐험적인 기업은 다양한 경쟁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 및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대두되는 현재의 경쟁적 경영 환경에서, 기업들은 혁신을 대함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보다 과감하게 소프트웨어 특허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겠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야 하는 국내 기업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정책 당국자는 기업의 혁신적 성향과 환경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체계적인 IT 기업 육성 및 특허권 보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정성훈 산타클라라대 경영대학 교수 shchung@scu.edu
필자는 KAIST에서 경영공학 학사, 박사를 받고 삼성전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캐나다 맥길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 호주 퀸즐랜드대에서 조교수로 근무했으며,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산타클라라대 경영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핀테크,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정보기술 혁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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