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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소통 주목받는 ‘소셜오디오’ 서비스

‘인싸 앱’ 클럽하우스, 어떻게 이용할까?

황지영 | 316호 (2021년 0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출시 1년이 채 안 된 소셜오디오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실시간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는 수평적 특성 덕에 강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이용자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 셋째, 초대만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폐쇄성이 사람들의 포모(FOMO)를 일으킨다. 하지만 클럽하우스는 검색 기능이 약하고, 실시간 참여밖에 안 된다는 점, 정보 보안의 이슈 같은 한계도 가진다. 기업은 브랜드를 스토리텔링하는 공간으로 클럽하우스를 활용하면서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의 부상에 대응해야겠다.



‘인싸’ 판단의 지표가 된 클럽하우스

요즘 클럽하우스(Clubhouse)라는 애플리케이션이 화제다. 초대를 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다 보니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지가 소위 ‘인싸’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5월 비공개 베타 서비스로 시작된, 출시 1년이 채 안 된 소셜오디오 서비스다. 2020년 12월만 해도 사용자 수가 60만 명 선이었었는데 ‘라이온 킹’ 오디션을 진행하는 방이 주목을 끌면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클럽하우스가 알려지는 모멘텀이 됐다. 이후 오프라 윈프리,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브래드 피트 등 기업 CEO와 셀럽들이 가입하면서 인기가 폭발했다.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앱 트래커 ‘앱 애니’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60만, 전 세계적으로는 800만 회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한편 트위터 역시 2020년 12월17일, 자체 오디오 앱인 스페이시스(Spaces)의 베타 버전을 론칭했다. 트위터의 스페이시스는 트위터 유저들이 음성 기반 미팅룸(live conversation)을 만들고, 그 안에서 다른 이들의 대화를 듣거나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페이스북도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앱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경우 룸즈(Rooms)라는 비디오 기능이 있는데 이와 차별화된,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클럽하우스가 힙하디 힙한 앱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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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이뤄지는 수평적 소통의 매력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사람들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특성 덕에 더 친밀감이 느껴지고 소셜(social)하게 느껴진다. 오디오 기반이다 보니 쉽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일반인이 오디오 DJ가 된 것처럼, 아이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원하면 불특정 다수와 함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주제도 다양하다. 커리어 조언, 정보 공유, 성대모사, 심지어 24시간 스타벅스 매장 음악을 듣는 방도 있다.

둘째, 이용이 쉽고, 콘텐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클럽하우스 방은 스피커, 모더레이터(Moderator), 리스너(listener)의 세 유형의 참여자가 존재한다. 방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사람은 모더레이터가 되는데 리스너로 참여한 사람이 ‘손들기’ 기능을 누르면 모더레이터가 스피커로 지정해줘 발언을 할 수 있게 한다. 리스너들도 마치 예전에 라디오가 한창 유행했을 때처럼 듣다가도,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땐 쉽게 스피커가 될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다른 매체나 서비스보다 훨씬 낮다. 운영자 입장에서도 프로필 사진이 있긴 하지만 얼굴이 직접 노출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방을 운영할 수 있어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라이브 방송보다 심리적 부담이 적다.

셋째, 초대만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보니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는 폐쇄성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FOMO(Fear of Missing Out, 흐름을 놓치는 데 대한 불안 증상)를 일으켰다. 사실 별거 아닌 앱임에도 초대장 없이는 못 들어가다 보니 특별하게 느껴진다.

클럽하우스가 보안해야 할 점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검색 기능이 약하다는 것이다. 나에게 보이는 대화방들이 내가 연결돼 있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내가 연결이 많이 되면 될수록 더 다양한 방이 보이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노출되는 대화방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직접 검색을 하거나 이런저런 방을 돌아다니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방에 따라서 다소 횡설수설한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고, 원하는 목적에 맞는 콘텐츠를 찾기가 어렵다. 이런 면에서 의외로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다는 평가가 종종 보인다.

대화 내용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실시간 참여를 해야만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그런데 현재 앱 사용자들의 대화 내용과 개인정보 데이터가 중국 서버로 전송된다는 논란이 있었다. 클럽하우스의 사용자들은 앱에서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저장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오히려 클럽하우스 측에서 대화방에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이 발생할 경우, 증거로 남기기 위해 녹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입 시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름과 전화번호를 수집하는 이슈도 있다. 이를 토대로 앱에 가입할 신규 이용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저작권 이슈도 불거진다. 신간을 읽어주거나 음악 등을 틀어주는 대화방들은 사실 저작권에 위반되는 행위다. 이런 이슈들은 아직 1년이 안 된 신생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들이다.

오디오 소셜 앱,
2세대 소셜미디어로 자리 잡을까

클럽하우스와 관련해 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오디오 소셜 앱이 제2세대 소셜미디어로 자리 잡을 것인가 일 것이다. 클럽하우스 CEO 폴 데이비슨(Paul Davison)은 한 인터뷰1 에서 사람 음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소통의 매개체가 음성인데 한동안 간과됐던 음성을 활용해 새로운 교류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진실한 대화, 감정을 드러내는 소통 말이다. ‘좋아요’나 ‘팔로워’가 중요한 다른 소셜미디어와 달리 비주얼 대신 대화와 연결에 집중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클럽하우스의 차별화된 점이다. 콘텐츠 크리에이션의 측면에서도 다른 소셜미디어보다 시간이 덜 들고,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서로 다른 업계 사람들과의 소통, 배움과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다.

과거 90년대 라디오에 이어 2000년 후반에 팟캐스트가 붐을 일으켰지만, 이후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비디오 콘텐츠가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오디오 콘텐츠의 인기는 다시 줄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오디오 콘텐츠 트렌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아마존은 2020년 12월, 미국 최대 팟캐스트 네트워크 원더리(Wondery)를 인수했다.2 실제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더리의 기업 가치가 3억 달러(3300억 원)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적어도 그 이상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얼마 전 한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Spotify)도 김렛(Gimlet)을 인수했고, 애플 역시 자체 팟캐스트 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카우트 FM(Scout FM)을 인수했다. 뉴욕타임스도 시리얼 프로덕션(Serial Productions) 등을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팟캐스트가 유튜브를 앞서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디오 콘텐츠의 부상은 어떤 면에서는 전 세계적인 뉴트로 트렌드로 볼 수도 있다. 목소리만으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마치 전화로 오랜 시간 대화하던, 그리고 그 시간이 아니면 사라지는 라디오 같은 감성 말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비디오로, 그리고 기록으로 남겨지는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소셜미디어에 피곤함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모든 것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도 커졌다. 클럽하우스 같은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의 부상은 녹음 자료가 남지 않고, 편한 분위기에서, 그렇지만 서로 존중하면서 토론하는 장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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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클럽하우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클럽하우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회사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페이스북은 인기 있는 서비스들을 빠르게 자기 버전으로 변화시켜 론칭하는 데 강점이 있는데다 이미 엄청난 규모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그런 점에서 경쟁 서비스들이 속속 론칭될 것으로 보이는 환경에서 클럽하우스가 얼마나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또 아직 클럽하우스 자체 내에 명확한 수익 모델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클럽하우스 CEO에 따르면 앞으로 더 다양한 커뮤니티 중심의 네트워크, 그리고 친밀감 중심으로 스케일업할 계획인데, 그 과정에서 모더레이터의 권한(empowerment)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중이다. 구독 모델이나 유료 멤버십, 개인별 수익화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유료 초대 기능을 도입해 특별한 미팅을 유료로 운영하는 것이다.

기업과 마케터가 클럽하우스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브랜딩과 홍보 측면에서다. 핀테크 기업 토스의 경우, 이승건 대표를 포함한 PO(Product Owner)가 채용 및 광고를 위해 방을 만들어 팀들의 유쾌한, 수평적인 분위기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토스에 취업하고 싶은 사람들, 토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업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홍보했다. 스타트업 클럽(Startup Club) 방의 경우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가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연결의 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특히 1인 기업은 클럽하우스 프로필을 꼼꼼하고 매력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비즈니스 가치를 상업성이 짙은 소통 방식이 아닌 더 캐주얼한 환경에서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공간이 클럽하우스이기 때문이다. 또 마케터라면 즉석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타인의 피드백을 받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즉, 클럽하우스에서는 어떤 주제의 소통도 가능한데, 그 주제를 자신의 기업과 브랜드 구축에 활용하는 데 거부감이 덜한 소셜미디어 형식이라는 점에서 마케터들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클럽하우스의 경우, 아직은 Z세대 이용자가 많지는 않다. 밀레니얼세대와 경험 많은 40대 전후 세대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라 Z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해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필요는 아직까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Z세대의 참여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의 경우 개인 오디오 방송 플랫폼 스푼라디오(Spoon Radio)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주 이용층이 Z세대다. 누구나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고, 부수입까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모르는 이들끼리 대화 나누기에 스스럼이 없는 경향이 강한 Z세대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런 세대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수평적 소통이 가능한 오디오 소셜 앱은 가까운 미래에 Z세대 소비자들과의 소통에서 중요한 소셜미디어 채널이 될 수도 있다.
  • 황지영 |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 마케팅 전공 부교수

    필자는 한양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유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소비자유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핀란드 알토대와 고려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으며 2017∼2018 UNCG 우수강의, 2017 우수연구자 강의상 등을 받았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에서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리테일의 미래(2019)』 『리:스토어(2020)』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2021)』 『잘파가 온다(2023)』가 있다.
    jiyoung.hwang.ret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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