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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시대의 변화를 넘는 대담한 도전을

문지훈 | 303호 (2020년 8월 Issue 2)
코로나19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부터 소비를 하고, 여가를 즐기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방식까지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까. 기존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리는 기업들로부터 위기를 기회로 삼는 혜안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브랜드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지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라는 문구로 익숙한 토스(Toss)는 사람들이 그간 금융에 느껴온 불편함과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등장해 단숨에 17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집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금융부터 바꾼다. 모든 것을 바꿀 때까지”라고 선언하는 데서 느껴지는 큰 포부의 힘이 결국 브랜드 가치로 이어진 사례다.

한편 고객 접점이 다변화되면서 시장은 진정한 ‘파편화’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고객들이 한 브랜드에 가지는 충성도가 낮아지는 환경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킬링 포인트’를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직거래라는 세분화된 니즈를 비즈니스로 구현한 사례다. ‘같은 동네’라는 지역적 공통점을 바탕으로 유사 지역 내 소비자들이 보다 손쉽게 검색 및 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온라인 거래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불신의 문제와 이동에 따른 불편 요소를 제거했다.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덕 중 하나다. 명확한 포부(ambition)에 기반한 고객 경험 변화를 통해 대담한 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브랜드들은 기존 가치사슬의 변화까지도 주저하지 않는다. SM엔터테인먼트는 ‘The Future of Culture Tech’라는 포부(ambition)를 수립하고 AI,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기술과 문화의 결합을 전담하는 어뮤즈먼트 기획부를 신설해 SKT, 네이버, 인텔 등 빅테크 기업들과 협업해왔다. 최근 네이버와 협업한 ‘Beyond Live’는 12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온택트’를 대표하는 공연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불안해진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소비자들이 선택한 것은 콘텐츠다. 6개월 전보다 무려 3.5배나 늘어난, 하루 평균 3시간26분을 영상 시청에 할애한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광고가 스킵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5초. 5초 안에 소비자의 관심을 캐치하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뻔한 이야기이지만 ‘공감’을 하고 ‘공유’를 하고 싶어야 한다. 최근 농심켈로그의 ‘첵스 파맛’이 화제다. 2004년 ‘초코 왕국 대통령 선거’ 이벤트에 파맛 첵스 ‘차카’가 출마했는데, 초코 첵스 ‘체키’를 제치고 몰표를 받은 바 있다. 중복 투표를 걸러내고 현장 투표를 추가한 끝에 초코 첵스가 최종 당선됐으나 누리꾼들은 이를 부정선거라 주장하며 파맛 첵스 출시를 요구했다. 그리고 올해, 농심켈로그는 누리꾼들이 그토록 바랐던 파맛 첵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약 6초 분량의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 수 24만 회, 댓글 3000개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최근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제8회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20’에 선정된 이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도전 정신으로 혁신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정의해 나갈 것이다. 변화에 앞서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브랜드들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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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인터브랜드 대표
필자는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SK텔레콤 전사 브랜드 전략 및 브랜드 체계를 구축하는 등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관련 계열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신한, KB금융그룹, 포스코건설 등 다양한 브랜드전략 수립 및 가치평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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