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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세대를 위한 ‘잡 크래프팅’

업무 경험 설계할 땐
조직 니즈-개인 가치 균형 맞춰야

백수진 | 295호 (2020년 4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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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경험 관리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직원의 긍정적 경험이 고객의 긍정적 경험을 이끌고 기업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은 ‘구성원이 조직 내에서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개인이 가지는 인식’을 말한다. ‘경험한다’는 것은 ‘시간을 사용해 실제로 해보거나 겪는다’는 의미다. 즉, ‘경험의 질’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직원 경험 관리는 구성원에게 그 시간이 자신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일터에서 직원 경험이 형성되는 영역은 어디일까? IBM은 직원 경험이 일어나는 곳을 [그림 1]과 같이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했다.1 사회적(관계), 물리적(근무 환경), 일(업무) 영역이다. 영역별로 직원 경험을 설계할 때의 방향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관계 영역에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상사, 동료와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해 지식과 노하우 공유, 직장 만족도를 개선한다. 둘째, 근무 환경 영역에서는 공간 운영 등을 통해 구성원이 긍정적 경험을 쉽게 접하고,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든다. 셋째, 업무 영역의 설계 방향은 구성원이 본인 업무에 자율성을 갖고 동기부여가 돼 조직의 전체 목적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113_그림1


그렇다면 직원 경험을 설계할 때 세 가지 영역 중 어디부터 고려하면 좋을까? IBM(2016)은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지점에서부터 경험 설계를 시작하라고 제언한다. 관계, 근무 환경, 업무 영역 중 직원 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은 바로 ‘업무’와 관련된 부분이다. 직원의 업무 경험 설계는 관계와 근무환경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직원의 업무 경험을 설계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잡 크래프팅이다. 직원들이 잡 크래프팅을 통해 그들의 강점을 발휘하고 가치를 실현해 일의 의미를 느낀다면 업무에서 긍정적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다음에서 구체적인 잡 크래프팅의 활용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업무 경험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잡 크래프팅으로 업무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첫 단계는 관찰과 분석이다. 현재 업무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스스로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를 자신의 역량과 선호도에 따라 업무 행동을 조정하는 것이다. 셀프 모니터링(Self-Monitoring) 콘셉트와 유사하다.

업무 상황과 경험을 관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양적인 조사 방법으로 잡 크래프팅 설문을 활용하는 것이다. 설문 내용은 과업을 추가하거나, 늘이거나 줄였는지, 필요한 자원을 구했는지, 관계 자원을 구축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매일(daily diary)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weekly diary) 주기를 정해 그 기간 동안의 본인의 행동 수준을 점수화해 [그림 2]와 같이 기록한다. 2 어느 방법을 택하든 시계열 관리가 중요하다. 일회성 조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신의 행동 수준의 변화 추이를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행동 수준은 매일 같지 않다. 잡 크래프팅 행동을 잘 수행하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활용해 각 개인의 업무 몰입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적인 잡 크래프팅 행동 요인을 밝히고, 이를 증진하는 방안을 수립함으로써 개인 맞춤형 잡 크래프팅 행동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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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의 조사 방식은 사전에 준비된 잡 크래프팅 설문 문항을 활용해 일상 수준에서 각 행동을 어느 정도 실시했는지 양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업무 경험을 ‘어떻게’ 수행했는지는 파악할 수 있으나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잡 크래프팅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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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계점을 극복하는 두 번째 방법이 질적인 조사 방법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경험의 내용을 조사하는 것이다. 일상 재구성 방법(Day Reconstruction Method, DRM)이라고 부르는데 대니얼 카너먼(2007)3 과 폴 돌런(2014)4 이 개인의 일상 수준의 경험을 조사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한 것이다. 일상 재구성 방법(DRM)은 일정 기간 동안 어떤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각 활동을 할 때 느낀 감정과 목적의식을 체크하고 평가함으로써 경험의 내용과 함께 경험의 질적 수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일의 의미를 가치, 성장, 영향력으로 구분해 점수를 매긴다. 이렇게 업무 경험을 기록하면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의미를 느끼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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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관리팀 A 직원을 예로 들어보자. [표 1]과 같이 지난 일주일간 일하면서 자신이 수행했던 행동 중에서 긍정적인 감정, 즉 유쾌하거나 즐거웠던 기분을 불러일으킨 업무 행동을 기록한다. 이 업무 행동이 자신의 일의 의미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점수를 매긴다. 일의 의미는 [표 1]과 같이 세 가지 요소로 나눈 뒤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 (가치) 해당 업무 행동을 수행하는 것을 얼마나 가치 있게 느꼈는가?
- (성장) 그 행동은 자신의 성장과 목표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가?
- (영향력) 그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고, 영향을 끼쳤는가?

각 질문에 대해서 느끼는 정도에 따라 1점에서 10점 중에서 점수를 체크한다. 해당 업무 행동을 매우 가치 있게 느끼거나 자기 성장 혹은 다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됐다면 10점에 가깝게 체크한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1점에 가깝게 체크하면 된다.

[표 1]에 따르면 A에게 긍정적 경험을 만드는 업무 행동은 ‘현황 조사하기’ ‘새로운 아이디어 내기’ ‘업무 소개하기’ ‘고객 불만 처리하기’ 등이다. 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행동은 ‘새로운 아이디어 내기’다. A는 그 행동이 ‘기여’라는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동료와 조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가치와 영향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2. 업무 경험을 강화하는 방안을 설계한다.

일상의 업무 경험 재구성을 통해 본인이 가치와 의미를 느끼는 업무 행동을 찾았다면 다음 단계는 긍정적 경험을 만드는 업무 행동 강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A는 조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리더와 협의해 [표 2]와 같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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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아이디어를 내는 행동을 강화하거나 발생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본부 사업계획 수립 워크숍 참석’ ‘조직문화 개선 TFT 활동 참가’와 ‘아이디어 도출 외부 전문 교육 수강’을 추진하기로 리더와 협의했다. 리더는 이 방안이 실제 실행될 수 있도록 A의 근무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관련 팀에 협조를 의뢰하거나, 교육비 지원 등을 제공한다. 조직 차원에서 직원의 긍정적 경험을 만드는 업무 행동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직원의 업무 경험을 설계할 때는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추가로 고려하도록 한다.5 먼저, 조직의 니즈와 개인의 가치 선호도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둘째, 구성원 개인의 업무가 조직의 성과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작동 원리를 잘 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구성원 개인의 경험이 조직문화와 잘 정렬되도록 설계돼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부가가치가 없는 불필요한 일을 제거하고 역량 개발을 병행하면 직원 업무 경험은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필자소개 백수진 SM&J PARTNERS 수석 연구위원 sjbaik@smnjpartners.com
필자는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앙대 인적자원개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LG패션, 멀티캠퍼스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중앙대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교육 컨설팅사인 SM&J PARTNERS에서 수석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 몰입’ ‘문제 해결 프로세스’ ‘퍼포먼스 컨설팅에 기반한 HRD 전략’이 주된 연구, 강의 분야다. 관련 논문을 저술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mnjpartne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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