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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時空 경계 무너지고 ‘관계(間)’만 남은 시대

오종철 | 265호 (2019년 1월 Issue 2)
백화점에, 대형마트에 분명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들의 양손은 가볍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몰캉스족과 몰링족들의 휴양 및 놀이 장소로 전락해버렸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소셜미디어다.

스마트폰이 텔레비전을 대체하며 세상이 뒤집어졌다. 사람들의 손안에 스마트폰이 쥐어지면서 산산이 부서진 매스미디어의 권력이 개인들에게 나눠졌다. 개인들이 소셜미디어 안에서 자신만의 영향력을 생산하고 유통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의 영향력을 소비하고 확산했다. 과거 매스미디어의 일방적 소비자들이었던 개인은 스마트폰만큼이나 똑똑해졌고 일방적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막강해진 권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만들어 낸 새로운 스타는 바로 ‘인플루언서’다. 이들은 자신의 일상과 라이프 스타일을 소셜미디어상에 공유하며 자신만의 팬층을 확보해나갔다. 이들은 이 공간을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등 ‘온라인 쇼핑몰’로도 활용한다.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셜미디어의 마케팅 플랫폼화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도래하며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 선진 사회로의 진입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갖게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취향을 갖게 되며 무조건 싸다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은 비싸더라도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구매한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자신보다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워너비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한다. 둘째,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작년부터 포스팅 내의 제품 이미지 자체에 제품 가격 정보 및 판매 링크를 바로 연결해 쉽고 빠른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고, 여러 결제 기업은 클릭 한 번에 모든 주문 절차가 이뤄지는 서비스들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셋째, 진심의 힘이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판매를 하지 않는다. 자신의 팬이자 팔로어들을 아낀다. 자신을 추종하는 소비자 그룹의 대표로서 자신의 소비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을 당당하게 제안한다. 그 진심을 아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인 충성구매로 관계를 이어간다.

필자가 설립한 스타트업 ‘파라스타’는 소셜미디어에서 데이터지능(Data Intelligence) ‘사이(PSAI)’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플루언서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시장 영향력으로 분석하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이다. 파라스타는 사이를 활용해 클로즈베타 테스트로 ‘1인 1마켓 서비스 플랫폼, 파라스타샵’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 물건을 판매 중인 인플루언서의 마케팅 능력을 분석한 후 가장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나 기업을 인플루언서와 매칭해준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한 여성 인플루언서는 10시간 동안에 3개 포스팅으로 건강 기능 식품 1만 개를 팔아치우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기업들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키워드는 ‘관계’다. 시공간(時空間)에서 ‘시(時)’와 ‘공(空)’의 경계가 무너지고 ‘관계(間)’만 남아 있는 시대다. 기업들도 소비자들과 관계 재정립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다.



필자소개 오종철 ㈜파라스타 대표
필자는 1996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 데뷔 이후 ‘오종철의 개그’를 ‘세상에 웃을 일 만드는 사람’으로 재정의하고 ‘소통테이너’라는 개인 브랜드로 다수 기업과 기관에서 연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는 스타 강사다. 2017년 5월부터는 소셜네트워크 커머스 플랫폼을 만드는 ㈜파라스타를 창업하고 대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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