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gotiation Letter

브렉시트 못 막은 캐머런 사례의 교훈

251호 (2018년 6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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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할 때 우리는 보통 상대방이 나의 논리를 이해하고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반대로 때로는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고 상대방이 최악의 옵션을 선택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데 집중하는 협상도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영국 총리가 2017년 봄 겪었던 경험이 대표적이다. 그는 자기 당의 당원들과 영국 국민들에게 유럽연합(European Union·EU) 잔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납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6월23일, 근소한 표 차이로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라고도 불리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됐고, 이는 캐머런이 수상직에서 물러나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렸고 영국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와 마주하게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많은 영국인은 영국 경제와 유럽 경제 사이 거리를 둘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영국 수상직을 맡고 있던 캐머런은 2012년 보수당 우파로부터 국민투표를 시행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았다. 유권자들에게 EU에 잔류할지, 말지를 묻는 투표였다. 일간신문 ‘가디언’에 따르면 캐머런은 자국 내 EU 탈퇴를 원하는 움직임이 잦아들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영국 경제를 유럽의 혼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약들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 전술에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런던에 돌아온 캐머런은 탈퇴인지, 잔류인지를 결정짓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이 국민투표가 영국 국민에게 탈퇴와 잔류 단 두 가지 선택지만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EU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영국이 EU 내에서 강력한 협상 파트너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2013년 1월, 캐머런은 의회의 보수당원들은 물론 우익 독립 정당으로부터도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한다는 강력한 압박을 받았다. 그들은 EU를 통해 영국으로 밀려드는 난민들을 문제 삼았다. 이런 압박에 대해 캐머런은 2015년 선거에서 재당선된다면 증가하는 영국 내 난민 문제와 주권 문제, EU의 관료주의와 기타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이 외교 협상 후, 2017년 말까지 영국의 EU 잔류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015년 5월 열린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캐머런은 국민 총투표를 6월23일로 정했다. 그는 영국이 EU에 잔류할 수 있도록 활발한 캠페인을 펼쳤다. 압도적인 재당선으로 힘을 얻은 캐머런은 20개의 EU 구성국을 방문하며 정식 협상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영국 유권자들이 EU 잔류에 투표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EU와의 협상도 계속했다. 협상을 통해 영국은 또한 ‘초국가’를 표방하는 EU의 목표와는 별개의 새로운 경제 보호 체제와 약속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EU 리더들은 중소기업에 부과되는 세금과 관료주의적 장애물을 줄이는 데도 동의했다.

그러나 핵심이 되는 난민 문제에 대해서 EU 지도자들은 영국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영국으로 건너오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이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그 대신 협상 대표들은 영국이 이주노동자들에게 첫 4년 동안은 복지혜택을 주지 않도록 하는 ‘긴급 중단(Emergency brake)’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 협상이 끝난 후, 캐머런과 EU 리더들은 자신들이 광범위한 협정들에 합의했으며 많은 영국 국민이 ‘잔류’에 표를 던질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탈퇴’를 지지하는 이들은 캠페인 기간 동안 캐머런이 난민 문제를 적절히 다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투표 결과 캐머런의 캠페인은 실패로 드러났다.

브렉시트 투표는 사실 아주 쉽게 반대 방향으로 결론 날 수도 있었고, 실제로 거의 그렇게 될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머런은 패배했다. 이 사례는 큰 손해를 불러올 수 있는 결과를 피하려는 협상가들에게 다음의 세 가지 예방책을 제시한다.

01. 양보의 위험을 예상하라.
캐머런은 EU에 잔류하는 데서 오는 장점을 영국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서는 위험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자신의 자신감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02. 동맹과의 협상이 주는 한계에 대비하라.
캐머런은 영국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바를 얻어내기 위해 EU와 적극적으로 협상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시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난민 문제에 대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03. 내부의 여론에 유의하라.
영국의 많은 유권자는 캐머런이 EU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에게 당신이 이뤄낸 것을 알리는 것은 협상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종종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David Cameron, Brexit and the Art of Negotiation’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번역|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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