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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비물질적 보상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적으로 표현‘탁월한 장점’을 자세히 설명해줘라

이승윤 | 246호 (2018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물질적 보상은 분명 중요하고 단기간에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고취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그 효과가 길지 않고 금세 사라진다는 한계를 갖는다.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올리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1. 직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구체적으로 강점을 찾아라
2. 성과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라
3. 연령대나 개인별 특성에 맞게 맞춤형 보상을 활용하라
4. 연봉 책정의 근거와 절차를 공정하게 하라
5. 업무 에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휴가를 계획하라


한 마을에 노인이 살고 있었다. 동네 꼬마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노인의 집 앞에서 시끄럽게 놀았다. 소음을 참다못한 노인은 한참 궁리하다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내일 아침에도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놀면 내가 1000원씩 주마.” 다음 날 아침, 동네 아이들은 노인의 집 앞에서 신나게 놀았다. 노인은 아이들에게 1000원씩 나눠주며 다시 제안했다. “내일 아침에도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놀면 500원씩 주마.” 다음 날 아침, 노인은 아이들에게 500원씩 나눠준 후 또 한 번 제안했다. “내일 아침에도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놀면 10원씩 주마.” “10원이요? 에이, 시시해.” 아이들은 하나둘 그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아이들은 노인의 집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인이 예상했던 바가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앞의 이야기는 순수한 즐거움으로 놀던 동네 꼬마들의 놀이가 노인의 금전적 보상으로 인해 어떻게 변질되는지 잘 보여준다. 즐거움 그 자체로 행해지던 놀이에 액수가 줄어드는 방식의 보상이 가해지자 아이들은 흥미를 잃었고 결국 그만두기까지 했다. 사회심리학자인 드시(Deci)와 동료 연구자들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과업에 물질적인 보상이 주어졌을 때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업을 할 때 물질적인 보상이 주어졌을 때, 재미와 흥미가 더욱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보상의 종류나 액수를 미리 알고 있을 경우 과업에 대한 즐거움과 흥미가 36%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야기는 업무에 지급되는 금전적 보상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놀이를 하는 것처럼 업무 자체에서 즐거움과 흥미를 느끼는 직원에게 동기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금전적 보상을 지급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업무에서 느끼던 순수한 즐거움이 사라지고 오로지 돈 때문에 일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을까? 직원들의 동기를 강화한다는 명목 아래 업무와 금전적인 보상을 결부하는 일의 위험을 경고한 경영학자들이 적지 않다. 드시와 플래스트(Flast)의 연구를 보면 특정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은 사람은 보상이 사라졌을 때 그 행동을 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특히 보상을 받기 이전보다도 행동의 빈도가 더욱 줄어든다.

또한 일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주는 만족은 그 지속성이 강하지 않다. 사회심리학자인 슈워츠(Schwartz)와 샤프(Sharpe)는 ‘쾌락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는데 사람들은 좋든 나쁘든 현재 상황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적응한다는 내용이다. 즉 큰 금액의 보너스나 연봉 인상 등 상당한 규모의 물질적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그로 인한 즐거움과 행복은 한순간일 뿐이고, 효과는 금방 사라지고 만다.

동기유발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경영학자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rick Herzberg)에 따르면 업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돈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는 느낌, 가치 있는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인정받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여했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너스를 더 많이 받으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코노(Konow)와 얼리(Early)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을 물질적인 보상이 줄 수 있는 만족감을 과대평가하고, 의미 있는 일이나 소중한 사람들과의 유대관계 등이 줄 수 있는 만족감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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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보상이 매력 있는 이유

물질적 보상이 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할 때도 많다. 개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하자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쟁사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해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며, 높은 연봉 수준과 성과-보상 간 연계가 명확한 기업은 재무적 성과가 좋다. 재미없고 지루한 과업을 할 때 물질적 보상이 동기 유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질적 보상이 이 같은 효과를 내는 두 가지 이유는 의식주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바탕이 되고, 더 고차원적인 욕구(예: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아지는 기분을 느끼는 등)를 만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물질적 보상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물질적 보상을 제시하면 일 자체에서 느끼던 즐거움과 흥미가 감소할 수 있다. 둘째, 물질적 보상은 쉽게 잊히고 효력도 금세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 자체에서 느끼는 자부심과 성취감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셋째, 물질적 보상이 일 자체를 보람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자신의 업무를 통해 타인과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물질적 보상으로는 채워지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물질적 보상은 직원들로 하여금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식과 역량을 키워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하지는 못한다. 경영학자 아귀니스(Aguinis)는 “조직이 성과 향상을 위해 오로지 돈에만 의존한다면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조직은 엄청난 돈을 퍼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질적 보상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내재된 한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질적 보상의 한계를 보완하려면, 물질적인 보상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질적 보상이 단기간에 바짝 성과를 올리는 데 효과가 있다면 일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일에 대한 의욕과 동기를 지속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업무의 의미, 그리고 가치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졸업생들에게 전화해 대학 발전기금을 모금하는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평소 주당 평균 1시간47분 통화, 주당 평균 411.74달러 모금 성과를 보이던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로 학생들이 찾아오도록 한 것. 학생들은 “여러분께서 최선을 다해 모아주신 대학 발전기금으로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그 후 직원들의 성과는 주당 평균 4시간20분 통화, 주당 평균 2083달러 모금이라는, 거의 5배 가까운 증가를 보였다. 자신이 하는 일이 그저 단순히 전화 돌리는 일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일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찾은 덕분이다.

먹고살기 위해, 퇴출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하는 일에서는 의미와 가치, 보람을 찾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수행하는 직무를 통해 더 큰 의미와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음을 깨달을 때 직원들의 직무 열의는 상승하고,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으며, 이는 업무 자체에서 찾을 수 있는 보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탁월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꼽히는 요소 중 하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목표의 유무다. 탁월한 기업은 성과 목표와 함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다. 세계 최대 유기농 농산품 체인점인 홀푸드마켓은 빈곤하고 낙후된 도시로 알려진 미국 디트로이트에 2013년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이 계획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고객 기반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볼 때는 성과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슬럼화된 디트로이트에 사는 시민들이 다른 식재료에 비해 가격이 비싼 유기농 식재료에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때 공동 CEO인 월터 롭은 홀푸드마켓이 왜 디트로이트에 진출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디트로이트 매장을 통해 빈곤 계층에게도 건강한 식재료에 쉽게 접근하고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는 의도를 설명했다. 홀푸드마켓은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디트로이트 매장의 식재료 가격을 좀 더 싸게 책정하기도 했다. 유기농 음식은 고소득층 백인들이 누리는 특권이라는 인식을 깨고 누구나 양질의 식재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는 홀푸드마켓의 경영이념과도 통한다. 다른 기업과의 차이는 경영 이념이 단순히 슬로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제로 실천해 나간다는 데 있다. 홀푸드마켓 디트로이트 매장에서는 나아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건강식과 조리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목표가 설정될 때 직원들이 열의를 가지고 업무에 헌신하며 몰두할 수 있는데, 이는 업무 자체가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업무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앞의 사례들을 토대로 각 직무에 적합한 방법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로 인해 도움을 받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거나 사회적으로 갖는 의미를 재정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니센(Niessen)과 동료들은 실직자들을 위해 재정적 지원과 구직 기회 모색,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 등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조사한 바 있다. 그들은 비록 적은 월급과 격무에 시달리지만 도움이 필요한 실직자들을 위해 일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더 큰 직무 열의와 에너지를 가지고 업무에 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직무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와 가치가 물질적 보상 못지않게, 또는 그보다 중요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연구 결과다. 그렇다면 관리자 입장에서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열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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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면밀히 관찰하고 강점을 찾아라

버킹엄(Buckingham)과 클리프턴(Clifton)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Now, Discover Your Strenths)』에서 ‘진정한 탁월함은 개인의 특유한 강점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약점을 보완하는 일은 두루두루 부족함이 없는 사람을 만들지는 몰라도 평범한 수준을 넘어 비범하고 탁월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강점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된 플리트 보스턴 파이낸셜(FleetBoston Financial) 사례가 흥미롭다. 이 회사는 자산 규모가 190조 원을 넘고 종업원 규모가 6만 명이 넘을 정도로 컸는데 지점의 평균 이직률이 25%를 웃돌고, 특히 고객접점 근무자들의 이직률이 40%에 달했다. 이직을 결정했거나 고민하고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직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연봉이나 인센티브 등 금전적 보상과는 별로 관련이 없었다. 이직을 생각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현재의 업무와 조직에서 성장과 발전 가능성을 더 이상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 있었다. 특히 고성과자일수록 같은 직무를 2년 이상 맡게 될 경우 이직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이들을 대상으로 승진이나 평균 이상의 연봉 인상 없이 단순한 직무 순환만 시도해도 이직률이 상당히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관리자들에게 직무 순환, 교육 훈련, 해외 근무 등 조직 내 다양한 경력 개발 기회를 만들고 홍보해서 직원들이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상사들은 첫째, 부하직원의 강점을 파악해야 한다. 탁월한 성과를 냈을 때 이를 무심히 넘기지 말고 그 직원의 어떤 점이 탁월한 성과를 내도록 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둘째, 파악된 강점을 바탕으로 부하직원이 스스로의 강점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때가 언제인지 직원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강점에 대해 풍부한 피드백을 준다. 마지막으로 직원이 가진 강점을 어느 곳에 어떻게 활용할 때 가장 빛을 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구상한다.

2.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적으로 표현하라

몇 해 전 구글 직원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었다. 그는 자신의 연봉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숫자에 0을 하나 더 붙이면 얼추 맞을 거라며 너스레를 떨다가 자신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했다. 회사에 가면 명예의 전당이라고 이름 붙여진, 커다란 벽면에 지금까지 성공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프로젝트 팀원들의 이름과 사진이 게시된 곳이 있단다. 한번은 자신이 팀원으로 참여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돼 명예의 전당에 게시되고 전 팀원이 당시 CEO였던 래리 페이지와 함께 명예의 전당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일에 대한 의욕과 열정이 샘솟는 느낌이 들며 이는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느끼지 못한 기분이라고 했다.

직장 내에서뿐만 아니라 공개적인 인정과 칭찬 전략은 외부 미팅이나 워크숍, 학회 등에 참석했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상사들 중에는 외부 미팅에서 자신을 내세우기에 급급해 동행한 부하직원을 소외시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동행한 직원을 고객이나 외부 전문가 집단에 소개하고 공개적으로 칭찬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매우 크다. ‘우리 부서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 등 좋은 평가를 담은 소개는 직원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한다. 외부인에게 직접 소개할 정도로 상사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인정한다는 생각은 업무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공개적인 인정 및 칭찬과 병행하면 좋은 것이 사적인 감사의 표현이다. 업무 성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자필 카드를 최고경영자에게서 받는다고 상상해 보자. 내가 이룬 업적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글귀는 그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의욕을 끌어올린다. 사람은 보통 칭찬을 받은 대로 행동한다. 누군가에게 “너는 말을 참 기분 좋게 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그를 만날 때는 기분 좋은 말을 하기 위해 더 애쓰기 마련이다. 이때 감사의 표현은 구체적일수록 효과가 크다.

3. 비금전적 보상은 맞춤형으로

비금전적 보상 시스템은 연령대나 개인의 특성에 부합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20대는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한다. 이달의 우수 종업원 표창장 등 업적을 달성한 즉시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한다.

자녀의 양육과 가사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30대 직원들에게는 근로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면 좋다. 업무성과가 뛰어난 직원에게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식이다.

40∼50대는 성취지향적인 연령대다. 업적이나 공로를 치하하는 감사패를 공식적인 행사에서 수여하는 등 업적에 대한 공개적인 인정과 감사가 효과적이다. 건강에 관심이 큰 60대에게는 건강검진 비용이나 헬스클럽 이용권 등이 아이디어 보상이 될 수 있다.

적기에 제공되는 심리상담이나 코칭 등도 도움이 된다. 미국의 4대 서비스 회사로 꼽히는 한 회사에서는 팀장 473명을 대상으로 경영자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업무성과, 건강, 가족에 초점을 두고 일대일 코칭 세션 등이 1년에 걸쳐 진행됐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이직을 고민하던 60명의 팀장 중 2명만이 종료 후 실제로 이직했다.

4. 샐러리 북(Salary Book)의 활용

앞서 언급했던 홀푸드마켓은 말단 직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전 직원의 연봉이 적힌 샐러리 북을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과에 대한 피드백인 동시에 연봉 책정 기준과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명이기도 하다. 이는 회사의 정책과 절차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인데 상당수 회사가 서로 간 질투를 유발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보상 데이터를 비밀에 부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학계에서의 연구 결과들은 일관되게, 보상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여부가 보상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신이 받은 보상이 어떤 근거로 결정됐는지에 대한 정보와 보상에 대해 편하게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가 형성돼 있을 때 보상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 공통된 연구 결과다. 보상의 액수 자체보다도 앞의 두 가지 요소가 보상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 결과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상사나 동료, 직원들의 보상 수준을 추측한다. 그리고 그 추측은 틀릴 때가 많다. 직장인의 3분의 2는 자신이 받아야 하는 적정 수준의 보상보다 적게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홀푸드마켓처럼 파격적인 공개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사의 보상 정책과 절차를 신뢰하도록 하는 것은 업무에 대한 만족도와 몰입도에 큰 영향을 준다.

5. 효과적인 휴가 사용

휴가는 업무에 대한 중요한 보상 수단이다. 휴가를 단지 쉬는 기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업무 에너지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홀마크카드(Hallmark Card)는 직원들의 예술적 창의성을 중요시한다. 장기 휴가를 보내면서 직원들에게 예술적 에너지를 채워올 것을 권장하는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회사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 고객과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며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도 한다.

금융회사 웰스파고(Wells Fargo)는 직원들에게 4개월간 사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암 환자들의 모임이나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중동 지역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일 등에 직원들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중동지역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자 이들이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상당히 성공적이어서 유엔에서 주요 추진 사업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4개월간의 봉사활동은 단지 휴식이 아니라 더 큰 업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 텍사스대의 바텔(Bartel) 교수는 종업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기 전과 후,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관찰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종업원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공감능력을 기르고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보다 나은 조건과 환경에서 살며 일하는 자신의 상황에 감사하게 되고 이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 강화로 이어졌다.

물질적 보상 이상의 가치

물질적 보상은 만족감을 준다. 물질적 보상이 지나치게 적으면 업무 의욕이 생기기 어렵다. 하지만 물질적 보상이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해서 사람들의 의욕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행동경제학자 카너먼(Kahneman)과 디톤(Deaton)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연봉이 7만5000달러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사람들의 만족과 행복이 증가하지만 연봉이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만족과 행복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적 보상에 따른 만족이 어느 정도 채워진 후에는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고취시키고 몰입하게 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동력이 일에서 찾는 의미와 가치, 일을 통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의 경험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물질적 보상은 쉽게 잊히고 효력이 금세 사라진다. 순수한 즐거움으로 시작한 일이 돈 때문에 하는 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 일을 통해 성장하는 생명력을 경험하게 되면 그 효과는 단기간에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직장인 상당수가 무기력함과 에너지 고갈을 호소하는 시기일수록 물질적 보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요소들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이승윤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syrhee@hongik.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행동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수여하는 ‘최고박사학위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미국 UC-Irvine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직 내 에너지와 활력, 정서 및 감정, 긍정조직학, 사회적 네트워크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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