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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하는 힘의 위력

김남국 | 244호 (2018년 3월 Issue 1호)
특정 질병을 치료해주는 약은 많습니다. 매번 효능이 더 좋은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생 건강한 삶을 보장해주는 약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약은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오랜 기간 건강을 유지할 확률을 높여주는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나 잘 알려진 건강 상식(충분한 수면, 적당한 운동, 좋은 음식 섭취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경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됩니다. 기업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식이나 솔루션은 대단히 많습니다. 문제 해결 가능성을 높인 새로운 지식과 솔루션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건강한 기업을 만들어주는 만병통치약 같은 솔루션은 지금도, 또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경영에 대한 당연한 상식(고객 가치 추구, 공정한 인사조직 관리,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일본의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참의 창업자인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계속하는 힘(이아소, 2007)』이란 책을 통해 재능은 끈기에서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미래의 비범함은 오늘의 평범함이 누적돼 나온 결과일 뿐이란 설명입니다. 실제 전문성(expertise) 축적 과정을 연구한 학자들의 엄밀한 리서치 결과도 그의 통찰과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은 더 빠른 길로 가기 위해 수완과 요령에만 신경을 쓰다가 신뢰를 잃고 장기전에서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우직하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고 역설합니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할 때까지 계속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DBR이 창간 10주년을 맞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독자 여러분께서 DBR의 존재 이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특별한 비결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미디어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실행해왔을 뿐입니다. 지난 10년간 DBR은 객원편집위원과 독자패널제도 등 개방형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과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비즈니스적인 이유로 콘텐츠를 희생하지 않겠다는 창간 초기의 방침도 우직하게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고 콘텐츠 게재와 관련한 엄격한 기준도 계속 유지해왔습니다. DBR은 사회에 기여하는 건강한 미디어가 되기 위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실천해왔기 때문에 독자님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앞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

10주년 기념 스페셜 리포트는 독자 제안을 바탕으로 주제를 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경영학·경제학 분야의 대표적인 고전들을 선정해 현대 경영자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아봤습니다. 왜 고전이 고전으로 불리는지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 모두 콘텐츠를 만들면서 큰 행복감을 느꼈고, 독자 여러분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시리라 확신합니다. 스페셜 리포트 아이디어 기획에 참여해주신 정재민 독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창간 10주년을 맞아 인문학공장과 함께 ‘듣고 보다’란 주제로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소백산 눈밭에서 맨발 투혼을 불사른 예술가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DBR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님들과 콘텐츠 생산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립니다. DBR은 지난 10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뚜벅뚜벅 이 길을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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