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가 되지 않으려면

240호 (2018년 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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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은 매년 선도적인 경영 사상가들을 초청해 동아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전략’을 주제로 2017년 12월6일 개최한 포럼에서는 2018년 새해 사업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주는 지혜와 통찰이 쏟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의미 있게 다가왔던 몇 가지 생각을 공유합니다.

추상적이었던 비즈니스 모델이란 개념을 9가지 요소로 깔끔하게 정리해 실무에 크게 기여한 경영혁신 연구자 알렉산더 오스터왈더는 이번 포럼에서 ‘칠면조 현상’을 소개했습니다. 칠면조는 매우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누군가(칠면조의 주인)는 그의 표현대로 ‘아주 다른’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계획은 보통 칠면조 삶의 정점에서 실행되곤 합니다. 매우 평온한 인생, 혹은 잘나가고 있는 그 순간이 바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변화는 연속적인(continuous) 양상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누적된 힘이 한꺼번에 폭발하며 단절적인(discontinuous) 모습으로 돌변합니다. 이는 지진 같은 자연현상이나 혁명 같은 사회현상에서도 자주 목격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도 비슷합니다. 기존 비즈니스 방식으로도 충분히 수익이 나고 있기 때문에 미약하기 짝이 없는 변화의 시그널에 무심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미약한 힘이 누적되다가 어느 순간 우리 산업이 통째로 와해되는 심각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명한 미래학자인 앤디 하인스 휴스턴대 교수가 이번 포럼에서 강조한 ‘먼 미래의 미약한 신호(weak signals of the distant future)’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런 칠면조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인스 교수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로봇에 시민권을 부여했다고 합니다. 이런 조치는 현재 우리의 상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극단적인 사례로 보이지만 미약한 신호들이 증폭되다 어느 한순간 단절적인 변화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비한 좋은 사례로 플랫폼 전략의 대가인 마셜 밴 앨스타인 보스턴대 교수는 맥코믹스파이스라는 조미료 기업을 소개했습니다. 양념이나 조미료를 파는 기업은 4차 산업혁명 같은 변화와는 가장 거리가 먼 분야에서 활동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조미료의 맛과 향을 분석해서 고객들에게 조미료 활용법을 알려주고 다양한 레서피를 고객들이 스스로 올려 수정하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플랫폼 모델인 고객 스스로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입니다. 덕분에 기존 사업의 확장 기회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나 콘텐츠 마케팅 등 신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반도 확충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가치 있는 지식이나 콘텐츠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적 사고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마케팅의 거장 필립 코틀러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화인지, 혁명인지에 대한 논란과 관련, “혁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동아비즈니스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음미하시면서 새해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좋은 통찰을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동아비즈니스포럼 오전 행사에 많은 분이 입장하시면서 불편을 유발한 점을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편안하고 유익한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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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58호 Delicious Strategy 2018년 10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