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5.축구선수 이동국

'완벽하진 않지만 자기 관리로 팬심 자극', 20대의 좌절 딛고 질주하는 ‘38세 청년’

239호 (2017년 12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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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프로생활 20년, 사상 초유 리그 200골, 역대 2번째 최고령 국가대표 기록을 세운 38세 축구선수 이동국의 인기 롱런 비결

1. 드라마 같은 축구인생의 굴곡에서 나오는 ‘영웅’ 이미지
2. 가족들과의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
3. 철저한 자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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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적 이동국인가?’

지난가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국가대표팀이 졸전을 거듭하며 감독과 선수, 축구협회가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을 때, 전북 현대 모터스의 38세 공격수 이동국을 다시 국가대표로 선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동국은 1979년생으로 거의 20년 전인 1998년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노장 공격수다. 이젠 나이가 많아서 활동량이 떨어진다는 몇몇 전문가의 비판도 있었지만 이동국의 슈팅력, 그리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에 기대를 거는 축구팬들의 바람을 이길 순 없었다. 결국 이동국은 최종 예선 마지막 두 경기에 각각 교체선수로 투입됐고 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 데 힘을 실었다. 골은 넣지 못했지만 지지부진했던 경기 분위기가 그의 투입 이후 확 바뀌었다는 평가, ‘나이가 들어도 이동국의 움직임은 클래스가 다르다’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은 그를 ‘영웅’이라 불렀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돼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은 ‘이동국을 넘어서는 공격수가 없는 것이 한국 축구의 문제’라고 말했다. 대표팀엔 비판이었지만 이동국 개인에게는 칭찬이었던 셈이다.

국내 축구선수 중에 이동국만큼 인지도가 높은 사람은 없다. 운동선수의 인기를 가늠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인터넷 검색횟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축구선수는 영국 토트넘 핫스퍼스에서 뛰는 손흥민이다. 그다음이 이동국이다. 지난 1년간 주요 검색엔진 검색횟수로 보면 이동국은 기성용보다도 평균 15%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국가대표 선수 중에서도 입지가 탄탄한 구자철, 권창훈, 이재성 같은 선수들보다 4∼5배 가까운 검색 수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실력이 곧 그 사람의 가치인 스포츠 세계에서, 전성기를 훌쩍 넘겨 언제 은퇴할지 알 수 없는 선수가 이렇게 인기를 누리는 것은 예외적이다.

노장 이동국이 이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동국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인기 또는 대중성(popularity)’의 핵심과 비결에 대한 기업경영을 위한 교훈과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자주 볼 수 있는 축구 선수 이동국

이동국 인기의 근원을 이야기하면서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빼놓을 순 없다. 방송 출연 전에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으나 출연 직후부터 다양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5자녀와 함께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선, 딸 넷(겹쌍둥이 4자매)에 다섯 번째 아들을 키우는 부부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심심하기도 쉽지 않다. 프로그램의 특성도 이동국과 잘 맞았다. 다른 연예 프로그램처럼 전문 방송인 같은 입담을 과시할 필요도 없고, 스포츠 프로그램처럼 본인의 30년 축구인생에 대해 길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대신에 축구선수로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정한 아버지 이동국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무엇보다도 막내아들 대박이(이시안)의 인기도 선풍적이었다. 방송의 성공에 힘입어 이동국은 다정한 아빠, 그리고 남편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얻었다.

방송 출연으로 얻은 효과는 ‘다정한 아빠’ 이미지뿐만이 아니다. 방송 출연 덕분에 이동국은 더 훌륭한 축구선수가 됐다. 방송 출연으로 이동국의 인간적인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방송 출연이 어떻게 이동국에게 축구를 더 잘하게 만들 수가 있단 말인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은 familiarity heuristic(친숙성 휴리스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어떤 대상에 대한 평가나 결정을 내릴 때 항상 그 대상에 대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검토하고 논리적인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 상황에선 귀찮게 고민하는 것을 싫어하고 금방 이용할 수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편하게 찾고자 한다. 이러한 문제해결 방식을 휴리스틱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가용성(availability) 휴리스틱, 기준점(anchoring)과 조정(adjustment) 휴리스틱, 대표성(representativeness) 휴리스틱, 감정(affect) 휴리스틱, 메타(meta) 휴리스틱 등 다양한 휴리스틱을 활용한다. 휴리스틱을 사용하면 항상 정확하진 않지만 대신에 편하고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사람은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평가나 결정은 반자동으로 휴리스틱에 의존하게 된다.

친숙성 휴리스틱은 가용성 휴리스틱의 일종으로 사람들이 낯선 대상보다는 익숙한 대상을 편하게 느끼고, 또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 휴리스틱의 진화론적 설명은 매우 단순하지만 설득력 있다. 원시시대에 어떤 대상을 자주 보고 친숙하게 느꼈다면 그 대상이 아직 그 사람을 죽이려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대상은 안심할 수 있는 편안한 상대일 것이라는 결론. 하루하루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 자체가 최고의 가치였던 초기 인류에게 나의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익숙함보다 더 중요하고 좋아할 만한 특성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친숙한 대상에게 호감을 느낀다. 태도뿐만이 아니다. 대상의 우수성을 판단할 때도 사람들은 친숙성 휴리스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친숙한 것과 더 뛰어난 것은 항상 같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친숙함=뛰어남’ 등식을 이용해 대상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TV에 자주 나오는 의사, 변호사, 요리사 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친숙성 휴리스틱은 무의식적인데다가 강력해서 사람들은 종종 대상의 특성에 대해 전혀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공화당 후보 경선결과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경선에서 대부분 공화당 지지자들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후보의 공약들이 다른 경선후보들에 비해 비현실적이고 수준이 낮다고 봤다. 또한 그의 품행과 발언이 대통령 후보로서 매우 품위 없고 몰상식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이런 자극적인 행동과 상식 밖 발언들은 미국 미디어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러한 미디어 노출은 그 내용이 몹시 부정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반복적 노출과 친숙함 휴리스틱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동국이 출연하기 전부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었다. 프로야구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현역 선수가 이동국과 같은 수준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해외파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대중들이 그 어떤 해외파, 국내파 선수들보다 월등하게 많이 이동국 선수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이동국 선수를 다른 축구선수들보다 친숙하게 느끼게 됐다. 또 친숙함 휴리스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축구선수로서 이동국의 실력과 업적을 그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자신들이 잘 아는 이동국 선수가 잘 모르는 선수보다 축구 실력이나 업적도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방송 출연 이후 이동국 선수는 긴 공백 이후 잠시지만 국가대표에도 복귀할 수 있었고 K리그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는 역대 최고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과학적인 실증연구를 통한 비교 자료가 없어 이러한 최근의 평가가 꼭 친숙함 휴리스틱 때문이라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방송 출연 이후 축구선수로서도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선수 생활 후반부를 보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성공적인 방송 출연은 한 인간으로서, 또 축구선수로서 이동국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할리우드영화 주인공과 이동국의 공통점

방송 출연이 이동국의 인기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동국이 그저 운 좋게 방송에 출연하게 돼 저절로 인기가 높아진 것은 물론 아니다. 방송에 출연했던 운동선수들 중에도 이동국 같은 인기를 누리는 선수는 많지 않다. 대중성(Popularity)의 본질과 이유를 분석한 『Hit Makers(인기 제조기)』의 저자 데릭 톰프슨(Derek Thompson)에 따르면 이동국은 성공한 할리우드영화 속 영웅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특징 세 가지(relatability, inspiration, suspense)를 모두 가지고 있다.

첫째, 이동국은 팬들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relatable) 스타다. 대중은 완전무결한 신적인 존재보다는 자신을 대입하기에 좀 더 자연스러운 인간적인 모습의 주인공을 더 좋아한다. 경제적 걱정이 없는 성공한 축구선수지만 아빠로서 이동국은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 좋은 아버지지만 완벽한 아버지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도 많다. 축구선수로서 이동국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슈팅 능력과 동물적인 감각을 자랑하지만 완벽한 선수는 아니다. 공 다루는 기술이나 운동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심리적 부담에 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비슷한 연배인 박지성, 차두리 등 2002년 월드컵의 주역들처럼 해외에서 성공한 경력이 없는 것도 약점이다. 그러나 이 점은 동질감이라는 면에서 보면 오히려 장점이다. 어려운 한국프로축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대표 토종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국내 팬들이 해외파 선수들보다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둘째, 영웅은 감동(Inspiration)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주인공이 쉽게 탄탄대로를 유유히 걷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영화는 없다. 그런 영화가 있다면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성공한 영화에 나오는 영웅들은 예외 없이 크고 많은 역경을 극복한 끝에 적과 싸워 승리하거나 세상을 구원한다. “비운의 스트라이커”라는 별명은 이동국의 축구 인생을 잘 요약하고 있다.

셋째, 그의 축구와 삶은 할리우드영화 속 영웅들의 여정 같은 긴장(suspense)의 연속이기도 하다.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 선수 경기를 볼 때 느낄 수 있었지만 같은 팀 류현진 선수의 경기에선 느낄 수 없었던 그런 서스펜스다.

1998년, 19세의 이동국은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출장했다. 결과는 5대0 패배였지만 거침없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화려하게 중앙 무대에 등장한다. 이후 19세 이하 아시안컵 우승,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 스트라이커로 떠오른다. 축구선수로 거칠 것 없이 잘나가던 이동국은 23세 어린 선수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다.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나 2002년 월드컵 대표 팀 최종 엔트리 탈락. 모든 축구선수에게 꿈의 무대, 그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조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것이다. 월드컵이 끝난 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이동국은 대표팀 탈락 이후 아침마다 소주 한 병씩 마시지 않으면 괴로워서 하루를 시작할 수가 없을 정도였고 경기를 보지 않고 폐인처럼 지냈다고 고백했다. 엎친 데 덮친 격, 병역비리 의혹을 받고 있던 이동국은 200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실패로 군 면제를 받지 못하고 상무팀에서 군복무를 시작한다.

피하고 싶었던 군복무였지만 덕분에 상무에서 재충전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그는 다시 대표 팀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한다. A매치 33경기 14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대한민국이 2006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의의 부상이 찾아온다. K리그에서 입은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또다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고 만다. 주전 공격수를 잃은 대표팀도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이때 이동국의 나이는 27세. 축국선수로서 전성기를 맞은 나이이고 의심할 여지없는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였음을 생각하면 ‘실망’이나 ‘좌절’ 같은 한마디 단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을 견뎌야 했을 것이다.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2007년 해외 진출을 통해 축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기대하며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Middlesbrough)에 입단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2시즌 동안 FA컵과 풋볼리그 컵 등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경기에 투입돼 고작 1골씩밖에 넣지 못하고 퇴출당했다. 2008년 여름 한국에 돌아와 성남 일화에 입단하며 국내 무대에 복귀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당시 성남 감독이었던 신태용 감독(현 대표팀 감독)에게 떠밀려 나다시피 전북 현대로 팀을 옮긴다. 이때 이렇게 실패를 거듭하던 이제 서른 살 노장 이동국이 화려하게 부활해 각종 한국 축구의 기록을 갈아 치우고 한국 축구 레전드로 자리매김하리라 예상했던 사람이 있었을까? 이동국 본인은 기대하고 있었을까?

2002년 월드컵 탈락, 2006년 월드컵 직전 부상,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진 같은 일들만이 이동국이 극복한 어려움이 아니다. 그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2017시즌 K리그 최초 통산 200호 골을 돌파하고 어느덧 프로 데뷔 20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격렬한 축구에서 38세는 많은 나이다. 참고로 2002년 월드컵에 나간 대표선수 중 골키퍼를 제외하고 39세 이후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간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게다가 이동국은 단지 길게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K리그 통산 202골 중 70% 가까운 138골을 30세 이후에 기록했다. (표 1)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도에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출장 횟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10골이나 넣었다. 대한민국 어떤 축구 스타도 이동국보다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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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것의 특별한 조합

타고난 재능 덕분에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꾸준히 자신을 관리하지 않는 선수가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북 현대 팀은 훈련시간이나 식사시간에 늦으면 지각비를 걷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고참급 선수들이 지각비를 좀 더 자주 내는 편이라는 예상이 가능할 터. 하지만 팀 최고령 이동국은 한 번도 지각비를 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동국이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커다란 시련들을 견뎌내고 해낼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일들을 강한 의지와 꾸준함으로 해냈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로 이동국 선수를 역대 최고 선수로 꼽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박지성처럼 월드컵 4강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업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차범근처럼 최초로 해외 메이저 프로축구리그에 진출했다거나 국가대표 역대 최다 득점 기록(58골. 이동국은 33골)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선수의 대표 업적이나 업적 하나하나가 아니라 전체를 보면 그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특별한 업적을 쌓아왔음을 알 수 있다. (표 2, 3) 특히 K리그 통산 최다 골(202골)은 그의 인생업적이 독보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평범한 업적이 모인 특별한 축구인생 업적. 이동국을 역대 최고 선수로 꼽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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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은 내년에도 전북에서 선수로 뛸 예정이다.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영웅은 이제 보내주겠다’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대표팀 예비 명단에 그를 올려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국 자신은 국가대표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단지 나이 때문에 저평가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국가대표로 한 번 더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다음 시즌 이후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동국의 축구와 삶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편의 영화 같다.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ykim2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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