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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들

신완선 | 219호 (2017년 2월 Issue 2)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리서치 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말 펴낸 책 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위 질문에 대해 ‘삶의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기 때문에’(77.4%),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나라에 살고 싶어서’(68.1%),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서’(65.4%)를 차례로 꼽았다.

이처럼 여유 있는 나라, 복지가 있는 나라, 경쟁 스트레스가 적은 나라가 우리 국민이 희망하는 국가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들 모습은 회사 또는 가정으로도 확대 해석될 수 있다. 경제, 복지 및 문화 차원에서 모두 넉넉해질 것을 소망하는 것은 전 세계인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특히 우리가 이번 조사 결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려 70%를 넘어서는 응답 비율 때문이다. 현실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 모든 국민이 그런 희망에 가득 찬 국가를 만드는 여정에 동참해야겠지만 특히 공공 부문의 이해관계자는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공 부문의 미션인 동시에 국가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가 4년간 진행한 공공기관 개혁의 이슈들을 생각해보자. 기능조정, 비정상의 정상화,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등이 대표적이다. 자원 투입과 결과의 산출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이 투입을 줄이는 과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새로운 가치창출을 지향하는 성과연봉제조차도 각 기관의 성과급 총액 자체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결국 투입 자원의 배분 방식을 좀 더 치열하게 만드는 역할로 좁게 해석되고 있다. 더욱 바람직한 세상을 만들자고 추진한 일이건만 현실은 서로의 헌신을 먼저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공공정책 자체를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이 모든 정책들은 나름의 분명한 추진 논리를 갖추고 있다. 또 미래 가치도 충분히 설명됐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실행과정에서의 접근방식이 당초 목표를 지향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가다.

심리학이 제시하는 수평적 사고는 수직적 사고와 상반되는 개념이다. 수직적 사고가 논리전개를 통해 구멍 하나를 깊게 파는 발상이라면 수평적 사고는 다른 곳에 새로운 구멍을 파는 것과 같다. 그래서 수평적 사고는 창의성과 연계되며 혁신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공공기관 개혁 또는 혁신도 마찬가지다. 이제 수직적 발상에서 수평적 사고로 전환해 시스템 경영으로 발전해야 한다. 예컨대 임금피크와 성과관리제도는 미래 가치 창출로 새롭게 전개돼야 한다. 임금피크에 해당되는 인력은 새로운 역량을 위해서 재교육 대상자가 돼야 하며 성과연봉제 역시 진정한 성과관리가 가능하도록 자율경영체계와 연동시킬 필요가 있다. 단위 현안 과제의 실행 수준이 아니라 다른 기능과의 연동과 영향을 직시해 전체 최적화를 도모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의 기본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조직운영 모델은 우리 사회의 본보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러한 방향에 부합하는 벤치마크가 돼준다. 리더십이란 그런 것이다. 방향을 제시하고 더불어 나아가야 한다. 소수의 상식과 주관적 논리가 아니라 객관적 시스템 분석에 근거해 구성원, 더 나아가서 국민들이 동참하도록 수평적 영향력을 점검해야 한다. 리더는 희망의 상징이다. 새로운 정부에서의 공공기관은 국가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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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공기업학회장

필자는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을 지냈고 국제논문인 IJQI(International Journal of Quality Innovation)의 Executive Editor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얼 옵션> <굿타이밍: 선택과 결정> <컬러 리더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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