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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석의 존재자체가 기내난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外

주재우 | 207호 (2016년 8월 lssue 2)

Marketing

 

1등석의 존재자체가 기내난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DeCelles, Katherine and Michael I. Norton (2016), "Physical and Situational Inequality on Airplanes Predicts Air Rage,”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43, 44-67.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해외여행은 즐겁지만 해외여행의 목적지까지 가는 비행은 괴로운 경험이다. 탑승구에서 비행기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탑승 후에는 사람들을 따라서 좁은 통로를 지나간 뒤 조그맣고 불편한 의자에 몸을 구겨 넣어야 하며, 이륙 후에는 좁은 의자에서 다리를 편안하게 펼 수도 없다. 주변 승객이 의자를 갑자기 젖히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참아야만 한다. 이런 힘겨운 탑승 과정과 불편한 기내 경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승무원이나 다른 승객을 신체적 또는 언어적으로 공격해서 비행 안전을 저해하는 기내 난동(air rage)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기내 난동은 일반적으로 탑승객이 많아서 기내가 혼잡하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탑승이 지연됐거나, 좌석이 지나치게 좁은 경우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비행기 기내도 위계질서를 가진 하나의 사회이며 계급 간 불평등(inequality)이 존재했다고 봤다. 그리고 기존의 경제학, 사회학, 범죄학 연구에서 계급 간 불평등이 반사회적 행동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다뤄지듯이 기내의 불평등이 기내 소란의 핵심 요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불평등과 기내 난동과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서 어느 대형 국제 항공사가 보유한 2010년 무렵 100∼500만 건의 비행 데이터를 분석했다(항공사 요청으로 조사 시기와 비행건수를 일부러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먼저 연구자들은 불평등을 물리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평등으로 구분했다. 비행기의 경우 1등석의 존재가 물리적 불평등을 발생시키고 탑승구 위치가 사회적 불평등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탑승구가 비행기 앞쪽에 있어서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먼저 탑승해 편하게 쉬고 있는 1등석 승객들을 보면서 지나쳐야 하는 경우 기체의 중간 부분에 탑승해서 1등석 승객들을 보지 못하는 경우보다 사회적 불평등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1등석을 가진 비행기에서는 이코노미석의 기내 난동이 1000회 비행당 평균 1.58회 발생했으나 1등석이 없는 비행기에서는 이 수치가 크게 떨어져서 1000회 비행당 평균 0.14회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를 탑승 지연에 따른 기내 난동의 가능성과 비교했더니 1등석의 존재 자체가 이코노미석 탑승자들에게는 9시간29분의 탑승 지연과도 같은 불쾌함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탑승구가 앞쪽에 있어서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먼저 앉아 있는 1등석 승객들을 지나쳐야 하는 경우 이코노미석과 1등석의 기내 난동의 가능성이 더욱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약 5시간58분의 탑승 지연과도 같은 불쾌함에 해당했다. 1등석에서도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옆으로 지나가는 경우 기내 소란이 증가했는데 흥미롭게도 두 좌석 등급에서 발생시키는 기내 난동의 양상이 달랐다. 이코노미석 승객들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폭발시키는 경우가 많았으나(emotional outburst), 1등석 승객들은 화를 내면서 타인에게 호전적 행동을 가하는 경우가 더욱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belligerent behavior).

이런 결과는 좌석의 앞뒤 길이, 좌석의 폭, 좌석 수, 비행시간, 이륙 지연 유무, 국내/해외 노선 여부, 기내의 승무원 공간 크기 등과 관계없이 관찰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비행기 기내의 공간 디자인에 관한 것이지만 위계질서를 느끼게 하는 사무실, 경기장 등 다른 공간에서도 적용해 생각해볼 수 있다. 기업 사무실의 경우 임원에게는 방을 배정하고 일반 직원은 큐비클에서 일한다. 운동 경기장에서는 비싼 좌석과 일반 좌석이 나뉜다. 특히 자신의 자리에 가기 위해서 더 나은 공간을 지나가야 하는 경우 물리적 불평등에 더해서 사회적 불평등을 강하게 느낄 수 있고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나의 큐비클로 갈 때 임원의 방 옆을 지나가야 하거나, 경기장에서 나의 좌석을 찾아갈 때 더 비싼 좌석을 지나가야 하는 경우다. 구성원의 반사회적 행동은 조직의 손해로 이어진다.

 

본 연구 결과는 또한 소비자가 값비싼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려고 불평등을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국내 영화관들이 영화관 중앙의 좋은 좌석에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한 사례나 놀이공원에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는 빠른 패스를 도입하는 사례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위계질서에 굉장히 민감해요. 내가 이 사회에서 위에 있다거나 아래에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크게 바뀔 수 있어요.”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Finance & Accounting

 

이사회와 CEO, 정치적 성향 같으면 독립성이 떨어질까?

 

Based on “Birds of a Feather: Value Implications of Political Alignment between Top Management and Directors” by Jongsub Lee, Kwang J. Lee, and Nandu Nagarajan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May 2014, pp. 232-250)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영자의 기업 운영에 대한 감독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사외이사는 기업의 상무(常務)에 종사하지 않는 외부 인사를 일컫는다. 이들은 독립적인 위치에서 경영자의 직무수행을 감시하고 감독하며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경영자로부터 독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사회의 독립성은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사이의 학연 및 지연과 같이 눈에 보이는 연줄에 의해 위협받기도 하지만 제3자는 파악하기 힘든 네트워크로 인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이광준 연구위원과 플로리다대 이종섭 교수 연구팀은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사이에 존재하는정치성향의 유사성라는 무형의 끈에 주목했다. 선행연구들은 개인들의 정치적 성향이 그들의 선호체계가 깊은 관계를 보인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민주당 성향의 펀드매니저들은 사회적 책임에 무심한 기업들에게 투자를 꺼리는 반면 공화당 성향의 경영자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채택한다는 것이다. , 개인의 정치적 색깔은 이들이 가진 가치 체계와 선호도를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진 유사성이 그들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회학 이론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정치적 성향의 유사성이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경영자와 이사들 사이의 정치성향 일치도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손상시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지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의 개인적인 정치성향을 밝히기 위해서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에 보고된 정치후원금 자료가 이용됐다. 연구팀은 각 기업별로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의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는 정도를 0 1 사이의 값을 가지는 지표로 측정했는데 1에 가까울수록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사이의 정치성향 일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의 정치성향 일치도는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정치성향 일치도가 표준편차인 0.19만큼 증가하게 되면 기업 가치는 2.24% 감소했다. 정치성향의 유사성이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사이에 친밀감과 유대감을 증가시켜경영자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이사회 본연의 역할에도 영향을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연구팀의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다.

 

왜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이 같은 정치적 색채를 가질수록 기업가치는 감소하는 것일까? 연구팀은 추가 분석을 통해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의 정치성향 일치도가 0.19 증가하게 되면 총자산순이익률(ROA) 2.92% 하락하며, 경영자 보상과 성과의 관련성은 19%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의 친밀한 유대관계가 기업의 영업활동 성과를 저해하며 성과보상 체계를 왜곡시켜 기업 가치를 손상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경영자와 사외이사들의 정치성향 일치도가 높을수록 경영성과가 낮은 경영자들이 교체될 확률이 현저하게 낮으며, 회계부정이 일어날 확률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간의 유사한 가치체계 공유는 보다 신속하며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이와 반대로 경영자와 사외이사들 간의 정치성향 일치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손상시키며 경영자의 활동에 대한 감시기능을 약화시킨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등의 대규모 회계부정은 이사회, 감사위원회 및 외부감사인 등의 감시기구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사회가 경영자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한 대() 전제조건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거수기에만 그치지 않고 경영자의 기회주의적인 활동을 독립적이며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할 것이다.

 

※본 원고는 논문의 저자인 SEC 이광준 연구위원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보험회계, 조세회피 및 기업지배구조이다.

 

 

 

Business Ethics

 

여성임원 늘어날수록 CSR 활동 활발해진다

 

Based on “The Impact of Board Diversity and Gender Composition on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Firm Reputation”by Stephen Bear, Noushi Rahman, and Corinne Post(2010). Journal of Business Ethics, 97(2): 207-221.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평판(reputation)은 실제 이윤에 영향을 미친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할 뿐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을 손쉽게 영입할 수 있고 구성원의 조직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단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평판을 높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업인권규범이 확산되면서 양성평등, 환경보호, 투명경영 등 윤리적 규범의 준수 여부가 기업의 평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 연구는 그중에서도 양성평등에 초점을 두고 이사회의 여성 비율이 기업의 평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매개변수로 해 여성 임원의 비율이 기업의 CSR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금 평판으로 이어지는지를 연구했다. 그동안 임원진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이 기업의 평판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 메커니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다. 본 연구는 양성평등과 기업의 평판이라는 두 요인 사이의 인과관계를 탐구하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매개변수를 살펴봄으로써 윤리경영의 효용가치와 그 메커니즘을 조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페이스대와 리하이대 연구팀은 2009<포천>지가 선정한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Most Admired Companies)’ 가운데 건강 관련 기업 51개를 연구대상으로 골랐다. 건강 및 의료 관련 기업으로 대상을 한정한 것은 첫째, 의료비 증가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건강 및 의료 관련 기업들은 평판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둘째, 산업마다 기업 환경이 달라 여러 업종을 한꺼번에 연구할 경우 그 결과의 일관성을 보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51개 기업에 대해 <포천>지가 매긴 점수를 종속변수로 삼고, KLD지수(대표적인 CSR 척도)를 매개변수로, 해당 기업 이사회에 속한 여성 임원의 숫자를 독립변수로 사용했다. 그 외에 주가변동 내역이나 자산수익률 등을 통제변수로 활용했다. 특히 독립변수와 통제변수는 2007년 것을 사용해 종속변수 및 매개변수와는 시차를 뒀는데 이는 이사회 구성원의 영향력이 실제 CSR이나 기업 평판에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이사회에 여성의 숫자가 많을수록, 또 여성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훨씬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 연구는 기업의 CSR 활동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눴다. 첫 번째는 고객이나 주주, 직원처럼 기업과 직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에 대한 활동이고 두 번째는 지역사회 주민, 사회적 약자 등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에 직접적 관계가 없는 대상에 대한 활동이다. 본 연구에 따르면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후자에 대한 CSR 활동에 적극적이었으며 전자에 대한 CSR 활동은 여성 임원의 숫자와 큰 관계가 없었다. 또한 CSR 지수가 높게 나타난 기업은 평판이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는 여성 임원이 많으면 CSR 활동에 적극적이 되고 이는 결국 기업의 평판 제고로 이어진다는 메커니즘을 보여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한국의 경우 2015년을 기준으로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51곳의 임원 4726명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세계화에 따른 기업 경쟁력 강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양성평등의 측면에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또한 상당수의 기업이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상징적으로 여성 한두 명 임원진에 포함시킬 뿐이다. 본 연구는 여성 임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CSR 활동도 활발해지고 기업 평판도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증명해보였다.

 

, 기업의 평판이 실제로 좋아지려면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여성 임원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것은 충분치 않으며 다수의 여성 임원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또한 본 연구는 기업 투자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한 기업이 얼마나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이것이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것인가를 점치려면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얼마나 많이 포함돼 있는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수경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sookyungkim@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서 기자로 근무하던 중 도미, 스탠퍼드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웨덴 린셰핑대 방문학자를 거쳐 현재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권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Technology Management

 

M&A 성공했더니경쟁기업이 더 열심히 R&D?

 

Based on “The Impact of M&A on Rivals’ Innovation Strategy”, by Giovanni Valentini in Long Range Planning, 2016, 49(2), pp. 241-249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전략은 독립적일 수 없다. 독점이 불가능한 현대의 기업 환경에서는 반드시 경쟁 기업이 존재하고, 이에 따라 한 기업의 전략은 경쟁 기업이 어떤 전략을 취하는가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변화한다. 다시 말해, 기업의 전략은 주변 기업의 전략과 상호의존적이다. 특히 M&A와 같이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전략은 경쟁 기업의 전략을 반드시 변화시킨다. 본 연구는 M&A가 경쟁 기업의 혁신 전략을어떻게변화시키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M&A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이 경쟁 기업들의 전략 변화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면 변화하는 경쟁 구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M&A 후 인수기업(Acquirer) R&D 전략은 변화한다. M&A를 거치며 인수기업의 금전적 자원이 소진되기 때문에 대개 M&A 후에는 R&D 절대 투자금은 줄어들고 R&D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게 된다. 결국 M&A 후 대개의 인수기업은 성과를 내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리스크가 큰 급진적 혁신보다는 단기간에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점진적 혁신에 집중한다.

 

흥미로운 점은 M&A를 주도한 기업의 경쟁 회사(Acquirer’s competitor) R&D 전략이다. 본 연구의 저자는 M&A 후 기업의 R&D 전략은 인수기업뿐 아니라 인수기업의 경쟁사 역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봤다. , 인수기업의 경쟁사는 인수기업이 M&A를 한 이후 새롭고 급진적인 혁신을 만들기 위해 기존 연구 분야를 벗어난 분야까지 적극적으로 탐색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인수기업의 변화한 혁신 전략(급진적 혁신을 지양하고 점진적 혁신에 집중)이 경쟁사로 하여금 더 공격적으로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인수기업이 M&A를 추진해 혁신을 위한 실탄(자금, 역량 등)을 다 써 버린 틈을 노려 경쟁사가 급진적 혁신을 꾀한다면 설령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 실패를 겪는다 하더라도 그 부정적 파급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의 저자는 경쟁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며 체득한 지식이 M&A 이후 경쟁 기업의 혁신 성과도 증가시킬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 같은 가설은 유럽 제약 산업을 대상으로 M&A를 실행한 63개 기업 및 이들 기업의 경쟁 기업 총 311개를 분석한 결과, 모두 지지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M&A M&A를 주도한 기업(Acquirer)의 경쟁사가 새로운 분야에서 지식을 쌓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경쟁사의 혁신 성과 또한 높인다. 따라서 M&A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은 피인수 기업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고민하는 동시에 M&A 후 경쟁사가 어떠한 혁신을 만들어낼지, 이에 따라 경쟁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많은 M&A가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가 인수기업이나 피인수기업의 잘못이 아니라 경쟁 기업이 더 뛰어난 혁신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PDP TV 시장에서 경쟁하던 파나소닉이 이차전지 사업 강화를 위해 산요를 인수하고 난 뒤 정작 TV 사업에서의 주도권을 잃게 된 사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산요 인수 후 TV 시장에서 급진적 혁신을 꾀하지 않고 기존 PDP TV를 고집한 파나소닉과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LCD TV의 단점을 개선하며 기술 혁신에 힘썼고, 그 결과 TV 시장은 PDP에서 LCD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 M&A가 묘수가 될지, 혹은 자충수가 될지는 M&A 전 어떤 고민을 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조길수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 gilsoo.jo@gmail.com

 

필자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유수 학술저널에 혁신 전략, 벤처기업 M&A, 전략적 제휴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기업의 혁신 전략, 하이테크 산업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영화에 대한 SNS평점 친구들의 평가 따라가더라

 

Lee, Young-Jin, Kartik Hosanagar, and Yong Tan, “Do I follow my friends or the crowd? Information cascades in online movie ratings”, Management Science, 61, 9 (2015), 2241-225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온라인 및 모바일 커머스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구매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사용자의 제품 평가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이들 연구는 대부분 종합 평점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여부와 평점의 분산정도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이런 평가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람들이 평점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주로 이전 사람들의 평점에 이후 소비자 평가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다루는 연구가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이전 평가자와 새로운 평가 작성자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보 캐스케이드 (informational cascade)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흔히 이전 소비자들의 평점을 참고하게 되는데, 이때 낯선 사람들의 평점과 지인들의 평점인지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많은 서비스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와 연동하면서 SNS 친구들 간에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기가 수월해지면서 이러한 친구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차후 평가 작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한 이전 평가자와의 관계 이외에도 이전 평가 대상 제품의 인기도에 따라 이전 평가자들의 평가가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연구에서는 낯선 사람들의 평가와 SNS 친구들의 평가가 어떻게 특정 개인의 평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또한 이러한 영향이 제품의 인기도와 SNS 친구와의 상호작용 정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알아봤다.

 

저자들은 인터넷상에서 2007년 미국에서 개봉한 149개 영화에 대해 극장 관객 수, 개봉 16주간의 온라인 평점 데이터 54274개 및 영화 홍보 예산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온라인 영화 평가 사이트 중 SNS 기능이 활성화된 사이트의 사용자 중 위의 149개 영화 중 최소 1개에 대해 온라인 리뷰를 올린 28160명의 (온라인 프로필에서 확인 가능한) 개인 변수 및 SNS 친구 관계 및 온라인 리뷰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정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사람들은 이전 평점에 영향을 받았다. 낯선 사람들의 평점과 관련해서는 영화의 인기도에 따라 군집행동(herding)을 보이거나 때에 따라서는 다른 평점을 부여하는 반면 친구들의 평점은 무조건 따라가는 군집 현상을 보였다. 평가 시점에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평점을 부여하는 경향은 영화의 인기도가 높아지면 약해졌다. 구체적으로는 비주류 영화들에 대해서는 이전 평가자들과는 다른 평점을 부여하는 반면 인기가 높은 영화들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호보다는 군중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다.

 

이와 같은 군집 평가 양상은 SNS 친구들의 평점이 많아지고 SNS 친구들과의 상호 작용이 많아질수록 약해졌다. 사람들은 영화의 대중적인 인기도와는 관계 없이 SNS 친구들의 평점을 따라가는 경향이 컸다. 또한 SNS 친구들의 수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긍정적인 평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부정적인 평점에 대해서는 SNS 친구들에게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인 것으로 저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전자상거래에서 평점은 소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 보여주듯이 평점은 이전의 평가에 의해 편향되기 쉽기 때문에 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법 개발이 중요하다. 많은 사이트들은 가짜 평점을 가려내기 위해 다수의 평점을 활용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보여주듯이 다수의 평점 또한 평점을 기록하는 시점에서 다른 사용자들의 평점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객들이 실제로 느끼는 품질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객들의 실제 평점을 유추하기 위해 평점 부여 시점에서의 사전 평점 등을 반영해서 편향성을 줄이는 데이터 기법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연구는 추천 시스템이나 검색 결과 랭킹 시스템 등 이전 사용자 행동 및 평가에 따라 후속 행동 및 평가 양상이 달라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시스템의 개발에 있어서 중요하다. 서비스 제공자들은 사용자들의 군집 양상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이를 서비스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단순한 정량적인 평점 이외에도 정성적인 사용 평가 후기 등의 기재를 활성화하고 군중의 평점에 좌우되지 않도록 친구들의 평점 결과 공유를 더욱 용이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문재윤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문재윤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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