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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구매결정, 감정의 메커니즘이 중요하다 外

김현경 | 206호 (2016년 8월 lssue 1)

Marketing

 

부동산 구매결정, 감정의 메커니즘이 중요하다

 

Max Besbris. Romancing the home: emotions and the interactional creation of demand in the housing market (Socio-Economic Review, 2016, 1-2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예전에는 경제적 행위를 추동하는 원리를 순전히 감정이나 여타 동기를 배제한 채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좁게 정의한합리성이라는 명제에 사로잡힌 주류 경제학에서감정은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적 행위와 결정에 있어서 감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일종의상식이 됐다. 맥스 베스브리스 미국 뉴욕대 교수는 미 뉴욕시의 부동산시장에서 중개인이 구매결정을 촉진하기 위해 동원하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논문의 분석기간은 2012년 이후 27개월이며 대상은 뉴욕시 12명의 부동산중개인과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57명의 매수자다. ‘정성적(질적) 연구로 수행된 이 연구에서는 이들 간의 주택구입을 둘러싼 거래의 과정을 관찰/분석하고, 25명의 매수자와는 심도 깊은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추가로 뉴욕주의 45명의 부동산중개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수자의 의사결정 과정 및 중개인의 역할을 분석하고자 했다. 분석대상이 되는 2012년 기준, 뉴욕시의 주택가격은 중간 값이 40만 달러(한화 약 46000만여 원) 정도로 미국 전체 중간값의 2배 정도이며, 뉴욕시 안에서도 편차가 있어 비교적 싼 지역인 브롱스는 34만 달러인 반면 맨해튼은 60만 달러 정도였다. 미국 부동산중개인의 역할은 한국에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미국의 부동산중개인은 주택구입의사가 있는 매수자가 중개를 의뢰하면 중개인이 매수자의 선호 및 상황을 파악해 적합한 매물을 선정, 매수자에게 보여주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매수자가 중개인과의 협의를 통해 매도자에게 가격을 제안하고 매도자가 수용을 하면 거래가 성사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수자가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날 때까지 이 과정이 진행되므로 보게 되는 매물은 상당한 수에 이를 수 있다. , 중개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본 논문은 중개인이 동원하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로, 매수자의 선호 및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해 그에 부합하는 매물을 선정할 뿐만 아니라 매수자가 반응할 만한 집의 조건을 부각시킴으로써 매수자의 감정을 동요시킨다. 예를 들어, 이혼으로 인해 새 집을 찾는 한 중년 여성을 고객으로 맞은 부동산중개인은 이전에 살던 집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를 물어보고, 창이 작고 어두침침한 게 싫었다는 대답을 들었다.

 

연구자가 그에게 그렇다면 남향집을 소개해줄 것인지 묻자 이 경우 단순히 집의 방향이나 창문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혼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매수자들이 원하는 것은 뭔가 밝고 새로운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개인들은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집들을 선정해 소개해주고 함께 방문할 때마다 얼마나 그 집이 밝고 신선한 분위기가 있는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두 번째 메커니즘은 구매결정을 촉진시키기 위해 매물의 순서를 잘 배열해 보여주는 시퀀싱(sequencing)이다. 예를 들어, 중개인이 판단할 때 거래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매물을 두 번째나 세 번째에 놓고 매수인의 재정능력을 넘어서는 매물을 첫 번째에 배치해서 보여주면, 매수인은 본인에게 적합한 두 번째나 세 번째 매물을 만났을 때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매물을 만났다는 흥분감과 안도감을 느끼며 구매의사를 표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세 번째 메커니즘은 구매결정을 빨리 내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조바심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주택의 형태 및 구조, 취향이 다변화되지 못하고 부동산가격 상승률과 주택난이 심각한 한국의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보편화된 의사결정의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지금까지 소비자행동 관련 각종 이론과 연구에서 나온 결과를부동산 시장에도 적용해 확인해본 것에 가깝다. 다만, 한국 돈으로 수억 원대에 이르는, 부동산이라는고관여 제품구매에서도감정의 역할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뉴욕의 부동산시장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또한 부동산거래에서뿐만 아니라 여타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 과정에도 다양한 함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 연구가 상기시키는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선호 및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감정 자체가 개인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바뀔 수 있다는 점인데, 중개인이 사전에 얻은 부동산 매수자의 정보를 토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판매전략(중개전략)을 바꾸는 방식에서 SNS 시대에 이미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나마 알고 이를 기반으로 상호작용을 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많은 시사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현경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 fhin@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학(노동복지, 노동시장, 거시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 및 국제정치경제)이다. 미국 정치, 일본 정치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Behavioral Economics

 

수리적 정보의 홍수, 부자는 셈을 잘한다

 

Based on “Numeracy and Wealth” by C. Estrada-Mejia, M. de Vries, and M. Zeelenberg (2016,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무엇을 왜 연구했나?

 

개인에게 재산이라 함은 현재까지 축적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그리고 각종 투자자산을 합한 금액에서 갚아야 할 채무를 차감한 금액을 일컫는다. 보다 살기 좋은 동네로의 이사,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종잣돈, 자녀들의 교육 지원, 퇴직 후 여유롭고 안정된 생활을 위한 준비 등 재산의 용도는 실로 다양하면서도 중요하다. 요즈음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재산의 유무가 개인의 복지와 행복 및 삶의 질에 더욱 지대한 역할을 한다. 재산은 또한 질병이나 실업으로 인한 생활고를 대비하는 사회적 안전망이기도 하다. 따라서 1인당 평균 재산이 낮다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사회의 안녕을 크게 위협하는 상황을 암시하는 지표가 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은 비슷한 수준의 급여(수입)와 사회 인구학적 특성을 가진 개인들 사이에서도 현저한 재산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사회 인구학적 변인, 경제적 선호, 개인의 특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재산이 인간다운 존엄한 삶과 사회경제적 안정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재산의 축적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시작점으로 매우 개인적인 특성 중의 하나인 수리능력이 재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무엇을 발견했나?

 

뛰어난 수리능력이 개인의 재산 축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수리능력이 좋으면 우리의 판단, 분석,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갖가지 심리적 편향과 오류에 빠질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보이는 게 전부인 양 문제의 본질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패턴과 그럴듯한 소문,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얼마나 많은 투자오류를 범하는가. 이로 인한 재산의 상실은 이미 수많은 행동경제학 연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둘째, 수리능력은 위험과 시간에 대한 선호도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수리능력이 우수한 사람은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그에 따른 추가 이익을 취하는 성향이 수리능력이 저조한 사람보다 강하다. 이러한 성향은 결과적으로 수리능력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더 많은 재산을 축적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리능력이 탁월한 사람은 또한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남달라서 단기적으로 낮은 수익보다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높다. 100세 시대에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노후자금의 확보는 강인한 인내심을 요하는 목표다.

 

셋째, 수리에 밝은 사람은 정보처리능력도 뛰어나서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에 대한 식별과 판단을 잘한다. 각종 수리적 정보의 홍수에 휩싸인 현실에서 수리능력은 더욱 큰 효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성인 1019명을 대상으로 수리능력과 재산의 축적 간 관계를 조사했다. 개개인의 수리능력은 11개의 수리테스트 문제 중 몇 개를 맞췄는지를 가지고 측정했다. 11문제를 모두 맞추면 11, 한 문제도 못 맞추면 0점을 받게 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수리능력도 높다는 뜻이다. 개인의 재산은 은행저축, 증권 등과 같은 금융투자액과 부동산 투자액을 합한 총액에서 담보대출을 포함한 각종 부채의 합을 뺀 금액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수리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보다 재산이 더 많은가, 혹은 적은가, 아니면 차이가 없는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수리능력 점수가 1점 올라갈 때마다 재산은 5.2%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서 수리능력 점수가 1인 그룹과 11인 그룹의 재산 차이는 기초 재산을 1억 원이라고 가정할 때 약 5200만 원에 달한다.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금융시장과 기업, 증권, 그 밖의 다양한 자산의 가치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숫자나 통계의 형태로 무차별 제공된다. 각종 매스컴은 주식과 부동산 시세, 이자율, 위험, 저축률, 수익 등의 수리적 정보를 무한히 쏟아낸다. 숫자가 싫든 좋든, 우리는 숫자로 표현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셈을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챙기고 더 많은 재산을 불리는 건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다수의 사람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수학이 싫어 전공을 바꾸는 경우도 허다하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과거보다 젊은이들의 수리능력이 매우 떨어져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수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또는 월등한 수리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투자에 필요한 수리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리정보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우주공학과 미적분 함수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숫자에 대한 적개심만 없애도 재산 증식의 소중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이여, 숫자와일촌맺는 것을 두려워 말라.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trategy

 

해외 진출 많이 하는 것보다 현지적응 탄탄히 하는 게 중요

 

Lessons learned from international expansion failures and sucess", by Samantha Yoder, John K. Visich and Elzotbek Rustambekov in Business Horizon, 2016, 59, pp.233-243.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이제 모든 기업들에게 피할 수 없는 전략이 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두터운 소비자층을 형성하거나 매출과 제품점유율을 늘리고 시장을 선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해외 시장 진출에 가장 민감하고 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의점, 소매유통업을 중심으로 그 성패요소가 무엇인지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결돼 있는 산업이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라서 해당 업체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과 서유럽 글로벌 소매유통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타깃(Target)의 캐나다 진출, 미국 베스트바이의 중국 진출, 영국 테스코의 미국 진출, 미국 월마트의 독일 진출을 실패 사례로 들었다. 반면 캐나다 알도(Aldo)의 미국 진출, 프랑스 카르푸의 중국 진출, 미국 노드스트롬의 캐나다 진출을 대표적 성공 사례로 선정, 성공과 실패의 핵심 요소를 각각 분석했다.

 

우선 연구대상 기업의 5가지 실패사례를 종합해보면 그 원인이 모두 다른 것 같으나 근본적인 이유는 매우 유사하다. 해외 시장 진출에 실패한 유통소매기업들은 공통적으로 현지소비자들의 기호와 현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파악했다. 이들 기업은 진출 국가들에 해당 서비스 영역, 잠재 소비자 규모, 성장성 등 시장성 분석에는 비교적 정확한 분석과 판단을 내렸으나 진출 시 현지의 작은 로컬기업·상점이나 지역유통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자신들이 워낙 거대업체들이다 보니 작은 규모의 영세한 로컬회사들을 과소평가했고 지역 주민들의 기호 역시 자국 소비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속단한 것이다.

 

반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유통소매기업들은 시작부터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 파악에 주력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는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거나 현지 중소업체들과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현지 문화와 소비자 기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전략으로 실현됐다. 빠른 해외 시장 확장보다는 느리더라도 현지 시장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자원과 시간을 할애한 것이 해외 시장 진출의 성공요소로 꼽혔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중국 일변도의 수출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국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틀린 주장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소비자의 구매의욕도 크게 사라지고 있고 신상품보다는 기존 제품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해외 시장에 성급하게 진출했다가는 막대한 손실이 불 보듯 뻔하다. 해외시장은 얼마나 많은 곳에 진출했느냐보다 얼마나 그 시장과 현지 소비자를 잘 알고 있으며 현지 업체들과 관계가 얼마나 탄탄한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 분석사례에서처럼 해외 매장 수를 늘리기에 급급해 하기보다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인 기업들은 그 어떤 경쟁에서도 생존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입소문이 스포츠 시청률 좌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라

 

Based on “Determinants of Word-of-Mouth Influence in Sport Viewership” by Akira Asada, and Yongjae Ko (2016), Journal of Sport Management, 30, 192-20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스포츠에서의 경쟁은 경기장의 선수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 마케터들도 관중이나 시청자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중계방송사들도 시청률을 위해 경쟁한다. 국내에서도 경기 시즌이 겹치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시청률이 인기의 척도로 비교되기도 한다. 중계권 수익은 스포츠 산업의 주 수입원 중 하나로서 스포츠 시청률은 방송사뿐 아니라 경기단체와 구단에도 매우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 경기 시청률도 영화나 음악처럼 구전(word of mouth)이 영향을 미칠까? 영화나 음악 등의 콘텐츠 선택에는 SNS 등을 통한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중요하게 작용하며,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인기를 얻어가는 역주행 현상도 자주 나타나곤 한다. 스포츠 시청에서는 구전이 어떻게 작용할까? 구전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발견했나?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구전 효과가 스포츠 시청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사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1) 스포츠 시청에서도 구전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전 효과와 마찬가지로 메시지 전달을 강력하게 할수록, 메시지의 내용이 풍부할수록, 메시지 발신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스포츠 시청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메시지 발신자의 전문성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그런데 구전 당사자의 동질성(homophily)에 따라 살펴보면 동질성이 높은 그룹에서는 메시지 발신자의 전문성이 시청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질적인 상대방의 전문성에 대한 존중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3) 스포츠에 대한 관여도에 따라 살펴보면 관여도가 낮은 집단에서는 강력한 메시지 전달과 함께 풍부한 내용을 제공해주는 것이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관여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메시지 전달이 강력할수록 효과적이었으나 풍부한 내용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미 그 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관여도가 높을수록 내용에 집중한다는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상반된 결과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구전 마케팅은 사람의 입소문을 매체로 활용해 상품이나 기업 이미지 등을 마케팅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동질감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다. 스포츠 경기도 친한 친구가 꼭 봐야 한다고 얘기하면 중계방송을 시청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전 효과가 작용한다. 따라서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대중매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입소문 마케팅의 활용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구전 마케팅을 위해서는 고객들이 구전 마케터들에게 동질감을 느껴야 한다. 한국에서도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대학생 서포터스 등 팬들의 눈높이에서 SNS 계정을 운영하는 등의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입소문이 될 만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야기는 일반 정보에 비해서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훨씬 오래 남는다. 이를 비주얼화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고, 입소문으로 퍼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 급성장한 종합격투기 UFC는 경기마다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만들어 퍼뜨리고 있으며, UFC 선수가 되기 위한 도전 과정을 ‘TUF(The Ultimate Fighter)’라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해설자로 등장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선전뿐 아니라 소위 비인기 종목의 마케팅에도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 고 일본 히토츠바시대 연구원, 중국 임기대 교환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국제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등이며, 저서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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