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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핀테크혁명, 금융을 흔든다

성세환 | 202호 (2016년 6월 lssue 1)

 

 

지난해 영국에 다녀왔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런던에서 핀테크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주요 기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롤랜드버거와의 미팅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회사의 핀테크 추진 현황을 직접 살펴보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 특히 유럽 최고의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으로 평가받는레벨 39’가 진행 중인 다양한 사업 영역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용어는 새롭지만 금융은 항상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왔다는 점에서 그리 낯설지 않다. 필자가 은행에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전표나 장표를 일일이 수기로 쓰고 보관하느라 무척 힘들었다. 또 주판이나 계산기를 사용했기에 정말 많은 시간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업무가 전산화되고 자동화를 이루면서 일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그렇다면 과거의 기술 발전과 달리 오늘날 핀테크가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일으키면서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근간을 뒤흔들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금융산업의우버 모멘트(Uber moment)’를 경고하고 있다. 우버 모멘트는 미국의 우버 테크놀로지스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의 등장으로 기존 택시 산업이 생존을 위협받게 된 현상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새로운 기술혁신으로 기존 산업 체제가 완전히 붕괴되는 순간을 뜻하는 것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를 이끌었던 안토니 젠킨스는향후 10년 안에 금융 관련 직군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고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7년까지 미국 거대 은행 대부분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놨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산업 발전은 곧 기술 진보의 역사였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기존 산업을 개조하고 신흥산업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메라 산업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은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필름 카메라의 영역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안타까운 것은 필름의 대명사인 코닥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고도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 몰락한 스토리다. 앞으로 핀테크가 초래할 금융산업의 변화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확히 예측하고 한발 앞서 대응하지 못한다면 생존을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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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핀테크 산업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편리한 지급결제 서비스 제공, 투자 및 대출 관련 금융거래 기반을 확장하는 플랫폼 구축, 고객의 금융행태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 금융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소프트웨어와 각종 솔루션을 개발하는 영역 등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문, 정맥, 홍채 등 고유한 생체정보를 활용한 인증기술의 상용화를 시도하고 금융거래의 간편성과 보완성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세계 금융계는 지금 핀테크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금융회사와 글로벌 IT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힘 싸움을 펼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졌다. 인터넷 전문은행, 크라우드펀딩, 로보어드바이저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금융과 IT, 유통이 결합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BNK금융그룹도 롯데그룹과 함께썸뱅크(Sum Bank)’를 출시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 핀테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변화의 물결을 외면하면 결국 낙오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현명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필자 또한 이러한 흐름에 열심히 발맞춰 나가려 한다.

 

 

성세환 BNK금융그룹회장

 

필자는 동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부산은행에 입사해 지점장 및 부행장을 거친 후 2012년 부산은행장, 2013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BNK금융그룹은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투자증권, BNK캐피탈 등 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동남권의 대표 지역금융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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