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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지나친 해외경험, 오히려 조직에 불이익 될수도…外

류주한,홍진환,엄찬영,김현경 | 200호 (2016년 5월 lssue 1)

Journal Watch

 

Strategy

 

CEO의 지나친 해외경험, 오히려 조직에 불이익 될수도

 

Too much of a good thing: Does international experience variety accelerate or delay executives career advancement?”, by Dimitrios Georgakakis, Tobias Dauth and Winfried Ruigrok in Journal of World Business, 2016, 51, pp.425-437.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조직을 이끌 리더의 덕목과 역량으로 국제화 수준, 혹은 해외시장 근무경력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해외 경력이 리더십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경험이 풍부할수록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현지 적응에 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고경영자의 국제화 정도가 리더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이라고만 여길 뿐 이것이 과연 리더의 업무수행에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보다 최고경영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해외시장의 경험과 실무가 크게 일천함에도 글로벌 기업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는 최고경영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시장 경험이 반드시 최고경영진의 핵심 역량이어야 하는가에 의문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리더의 해외 경험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양한 해외시장에서의 경험이 최고경영자의 실무수행에 주는 도움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학계의 주장 역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외 경험과 경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적자본론(human capital)적인 관점이 있는가 하면 해외시장으로의 잦은 이동보다는 핵심 조직 내의 다양하고 복잡한 네트워크 속에서 조직을 장악하고 이끌 수 있는 위치로 진입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회네트워크(social network)적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과연 관리자들의 국제화 정도는 이들이 최고경영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까? 최근 이에 대한 연구가 스위스와 독일의 연구진에 의해 진행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구진은 지나친 국제화 경험은 최고경영자가 되는 데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하며 해외시장 경험 역시 선택적이고 분별적으로 축적될 경우에만 그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스위스와 독일의 연구진은 서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310여 개 글로벌 기업 CEO를 대상으로 이들의 국제화 정도(파견 및 체류 국가의 수 및 해외 체류기간) CEO가 되기까지의 소요기간과의 상관관계를 측정했다. 파견 국가들과 본사와의 지리적 근접성, 해당 기업의 국제화 정도, 해당 기업의 해외 인력 요구 정도, 사회적 네트워크를 조절변수로, CEO의 학력사항, 회사 규모 등을 통제변수로 사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성장하기 위해서 국제화 정도, 해외시장에서의 경험뿐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의 핵심적인 위치를 확립하는 것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로 판명됐다.

 

그러나 분석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본사의 중앙부서나 본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오래 근무한 경력이 있었던 사람들이 대체로 최고경영자로 더 빨리 진급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해외 경력 역시 필요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어느 수준을 넘어선 경우에는 최고경영자가 되는 데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기업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역량이 무엇인가 고민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글로벌 경쟁이 심해진 요즘 다양한 해외시장에 도전해 경험을 쌓고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지나친 해외 경험이 조직 내부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오히려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역량 있는 관리자라면 해외 업무와 조직 내부에서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모두 추진해낼 수 있는 균형감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기업 역시 차세대 우수 관리자 육성을 위해 해외 경험과 조직 내부에서의 네트워크 형성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균형감 있는 인재양성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역량 있는 직원들이 글로벌 시대에 직면하게 된 과중한 해외업무로부터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거나 진급 시 역차별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

 

류주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양성적 매력 지닌 브랜드 더 많은 사랑받는다

 

Based on “The impact of brand gender on brand equity” by Theo Lieven and Christian Hildebrand (2016), International Marketing Review, 33 (2), 178-195.

 

무엇을 왜 연구했나?

 

브랜드에도 성별이 있을까? 우리가 말보로 브랜드를 남성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주된 소비자가 남성일 뿐 아니라 말보로 광고를 통해서 카우보이 등 마초 이미지를 떠올리는 탓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광고 등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나 기업 활동 등을 통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인간적 특성들을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들을 브랜드 개성(personality)이라 하는데, 인간뿐 아니라 브랜드에서도 성별은 개성 중 매우 중요한 특성을 갖는다. 성별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나지만 회화를 통해 습득돼 동의 규범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브랜드 성별 인식은 브랜드 마케팅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엇을 발견했나?

 

스위스 상트갈렌대 연구진은 20개의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10개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각 브랜드에 대해서 모험, 공격적, 용감, 대담 등의 남성적 단어와 부드러움, 달콤함, 예민함 등의 여성적 단어에 대한 동의 여부로 브랜드 성별을 측정하고 브랜드 자산과의 관계를 조사해 다음의 결과를 도출했다.

 

1)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두 높은 양성적(andro-gynous) 브랜드가 남성적/여성적 브랜드보다 브랜드 자산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성/여성성을 모두 갖추지 못한 무성(無性) 브랜드는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강하고 부드러운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는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라 할 수 있다.

 

2) 남성 소비자들은 남성적 브랜드를, 여성 소비자는 여성적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동조 현상이 나타났다.

 

3) 국가별로 보면 남성적 브랜드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의 소비자들에게, 여성적 브랜드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자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주의 문화에서 중시하는 상호의존이나 관계 등의 가치가 여성적 브랜드와 개인주의 문화에서 중시하는 독립성, 경쟁, 자유 등의 가치가 남성적 브랜드와 관련됐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인간의 성별도 사회화를 통해 역할이나 규범이 학습되는 것처럼 브랜드 성별도 브랜드 포지셔닝과 이에 따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식된다.

브랜드 포지셔닝은 성별이나 지역 등 목표 고객에 따라 이뤄지는데 브랜드 개성의 관점에서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간도 성 역할에 따른 고정관념을 깨고 양성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브랜드도 성별을 알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애플의 경우 심플한 스토어 디자인 등은 남성성을 부각하지만 애플스토어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는 여성성을 보완해준다.

본 연구에서 디즈니는 10개국 중 4개국에서는 여성적, 나머지 6개국에서는 양성 브랜드로 나타났다. 애플은 5개국에서 남성적, 나머지 5개국에서는 중성 브랜드로 나타났다. 디즈니나 애플은 각기 여성적/남성적 브랜드로 출발했으나 마케팅 활동을 통해서 다른 성별 특성을 보완해 중성 브랜드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두 낮은 무성 브랜드(이 연구에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힐튼 등)는 개성이 없는 브랜드로 인식돼 브랜드 자산도 낮게 나타났다.

 

최근 위스퍼는여자답게캠페인을 통해 성적 편견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자신 있는 여성의 모습을 제시해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성별도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기보다 브랜드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진환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고 일본 히토츠바시대 연구원, 중국 임기대 교환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국제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등이며 저서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Finance & Accounting

 

노동시장의 유연성 못지않게 고용의 안정성도 중요하다

 

Based on “Boarding on a Sinking Ship? An Investigation of Job Applications to Distressed Firms” by Jennifer Brown and David A. Matsa (Journal of Finance 71 (2016), pp. 507-55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개혁 5대 법안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현재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19대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개혁 법안에 대해 여당과 야당이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는 경영효율성과 고용안정성의 관계가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인적자원의 구성과 배치를 용이하게 만들어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적 행위는 불가피하게 실직과 이직의 가능성을 높여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훼손시킨다. 노동개혁 법안을 찬성하는 측은 높아진 효율성으로 인해 경제가 활성화되면 더 많은 일자리가 발생한다는 논리를 들어 반대하는 측을 비난한다. 반대하는 측은 근로자 개인과 가족에게 있어 실직과 이직은 매우 큰 비용이라는 점을 들어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 고용안정성을 해치면서까지 노동개혁 법안을 추진하다는 것은 기업들의 이익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사회 전체 이익의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효율성의 제고로부터 얻는 이익이 고용안정성의 악화로부터 발생하는 비용을 상회할 경우 노동개혁 법안은 통과돼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노동개혁 법안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까? 대부분의 임금근로자들은 안정된 직장을 선호한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가급적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길 바랄 것이며, 재직자들은 보다 안정된 직장으로 이직하길 원할 것이다. 그 결과 고용안전성이 나쁜 기업은 신규 인력을 충원함에 있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추론을 검증하기 위해 이 연구는 미국 구직자들의 온라인 입사지원서 제출을 대행하는 웹사이트의 데이터를 사용해 고용안정성이 신규 인력 충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고용안정성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구체적으로 재무 상태가 건전한 기업일수록 파산의 가능성이 낮기에 고용안정성이 높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신용부도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의 일별 가격을 사용해 재무건전성을 측정했다. CDS는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부도로 인해 채무불이행의 상태에 빠졌을 때 약정금액을 지불하는 신용파생상품이다. 따라서 CDS의 가격은 기업의 신용, 즉 채무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과 반비례한다.

 

2008 4월부터 2009 12월의 기간 동안 총 40개의 금융 관련 기업에 지원한 구직자들을 살펴본 결과 기업에 제출된 지원서의 숫자와 해당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반비례했다. 평균적으로 해당 기업의 CDS 가격이 1000베이시스 포인트(basis point) 증가하면 지원자의 수는 약 20% 정도 하락했다. 다시 말해 고용안전성이 나쁜 기업은 새로운 인력을 충원함에 어려움을 겪었다. 흥미롭게도 실업급여의 수준이 높고 실업급여의 지급기간이 긴 주()에 위치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재무건전성의 악화로 인한 지원자 수의 감소 현상이 약화됐다. 즉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안전망은 실직에 따른 비용을 일정 부분 상쇄시켜줌으로써 구직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참여하게끔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재무건전성이 좋지 못한 기업의 경우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줄어들지만 지원자들의 수준도 나빠졌다. 이러한 사실은 재무 상태가 좋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신규 인력 채용에 있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그 결과 기업의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최근 기사들에 따르면 구직자들 사이에서 고용안정성이 높은 공무원과 대학교 교직원이 가장 매력적인 직장으로 꼽힌다. 더불어 유수의 대기업에 다니는 많은 직장인들 역시 기회만 되면 보수가 낮더라도 고용안정성이 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경향이 나날이 심해진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 속에서 이 연구의 결과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개혁정책은 불가피하게 고용의 안정성을 해친다. 이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 고용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특히 우수한 인력일수록 고용안정성에 더욱 큰 가치를 둔다. 만약 고용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개혁정책이 추진된다면 상당수의 우수한 인재들은 노량진의 학원가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교 교직원 공채 소식을 찾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의 확보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도태할 수도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고용의 안정성이 담보되게끔 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엄찬영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University of Oregon에서 재무금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산가격결정의 실증적 연구, 주식 발행, 시장미시구조이다.

 

 

Political Science

 

매파 vs. 비둘기파, 협상의 역학, 그 미묘함

 

Joshua D. Kertzer and Brian C. Rathbun “Fair is Fair: Social Preferences and Reciprocity in International Politics”, World Politics (2015, 67:4, p 613-655)

 

무엇을 왜 연구했나?

 

협상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의 사이에서오가는 신호의도의 해석을 통해 펼치는 줄다리기 같은 것이다. 정치에서 협상의 중요성이 가장 크게 부각되는 현장은 바로 국가 간의 협상이다. 전통적으로 정치학자들은 국가 간에 이뤄지는 협력이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게임에서와 같이 각자가 자기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 속에서 발생하는, 깨지기 쉬운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간주해왔다. 그러나자기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행위자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주류 경제학이 행동경제학의 도전을 받고 있듯이 과연 국가가 자국만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기존 정치학자들의 이론적 가정이 합당한가에 도전하며 협상에 대해 재고찰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사실 개인별로 공평성 혹은 정의에 대한 선호와 민감도는 다르다. 또한 모두 각자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할지라도 동시에 다른 모두에게도 이익이 되는 안이나 혹은 보다 공평하게 이익이 돌아가는 안이 있다면 나의 손해를 조금 감수할지라도 기꺼이 수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보다 강한 사람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한다. 이 연구에서 저자들은 이러한 경향이 강한 사람, 즉 친사회적 성향이 강한 사람(prosocial)과 이기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proself)이 협상에서 어떻게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를 실험을 통해 살펴봤다.

 

204명의 미국 대학생 실험 참여자들은 국가 간의 협상상황을 닮은 일대일 게임을 하게 되는데 총 15명의 상대와 매치를 하게 된다. 한 상대와 10점을 놓고 어떻게 둘 사이에 분배를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되는데, 한편이 55 혹은 73과 같이 분배비율을 제안하면 다른 편은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거부할 경우에는 제비뽑기에 의해 당첨된 사람이 모두 득점하는 것으로 하기로 한다. 제비뽑기의 당첨률은 첫 매치에서는 30%로 낮지만 뒤로 갈수록 70%까지 높아지며 참가자들은 이를 사전에 알고 있다. 또한 이들은친사회적 성향인지, ‘이기적 성향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고안된 설문지에 미리 답을 하도록 해 과연 두 그룹 간의 행동에 확연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실험결과는 그러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친사회적 성향의 그룹은 보다 평등한 비율로 분배할 것을 제안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또한 제안을 거부하기보다는 받아들이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제비뽑기의 당첨률이 높을 때에도, , 자신들이 제비뽑기를 통해 모든 점수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그것을 악용하지 않고 보다 평등한 분배를 지향하는 성향이 친사회적 그룹에서는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이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이기적 성향의 참가자들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자신들의 관대함이 악용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친사회적 행위는 감소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부정적인 행위에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기적 행위에 전염성이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강 대() 강의 조합은 협상의 결렬 및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강 대() 약의 조합은 소위 비둘기파라고 불리는 온건파들이 주도하는 측이 강경파가 주도하는 상대방에 의해 이용당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활로를 찾아나가야 하는 기업경영자들에게도 본 논문은 여러 시사점을 제공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협상파트너들이 다 나와 동일한 관점을 갖지 않을 수 있고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는 협상파트너들의 다른 성향들의 조합이 협상의 결과 및 성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적대성을 미리 가정하고 협상전략을 짠다면 오히려 그러한 가정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협상을 망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할 것이다.

 

김현경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 fhin@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학(노동복지, 노동시장, 거시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 및 국제정치경제)이다. 미국 정치, 일본 정치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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