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CVC와 손잡은 스타트업, 혁신성과 저하될 위험있다.

류주한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Strategy

 

CVC와 손잡은 스타트업, 혁신성과 저하될 위험있다.

 

Who takes you to the dance? how partners’ institutional logics influence innovation in young firms”, by Emily Cox Pahnke, Ritta Katila and Kathleen M. Eisenhardt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5, 60(4), pp.596-633.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술집약적 중소 벤처기업에게 기술혁신은 성공과 생존에 필수요소다. 그러나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이들 기업의 입장에서는 파트너의 도움 없이 기술 혁신을 통해 성공과 생존을 모색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보니 스타트업이나 기술벤처회사들에겐 파트너를 통한 자본 유치가 사업 성공과 생존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볼 때 파트너 선정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국의 경우 최근 들어 기술집약적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과 경영 노하우 등 다양한 역량 지원이 제도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벤처캐피털의 규모와 역할이 확대되고 있으며 역량 있는 벤처회사나 스타트업을 지원하려는 정부기관의 지원책 역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의 경우 사내벤처캐피털(CVC· corporate venture capital, 재무적 목적만으로 움직이는 일반 벤처캐피털과 달리 기업이 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을 직접 설립·운영하며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동시에 신기술을 확보해 모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부 자원에만 의존하는 기술 혁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셈법인 셈이다. 어째든 기술벤처기업의 입장에서는 분명 과거에 비해 핵심 기술만 있다면 자금, 판매책 등을 지원받아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게 사실이다. 특히 스타트업들은 대기업의 투자 확대를 반기며 이들 자금을 유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가 잘 보여주듯 파트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자금시장이 넉넉해졌다는 게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 길게 오래 살아남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미국 워싱턴대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미국의 의료기기산업에 속한 198개 벤처회사들이 1986년부터 2007년까지 실현했던 기술혁신과 이들 대상기업의 펀딩파트너(funding partner)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즉 펀딩파트너가 누구인가(VC, CVC, 정부기관 등)가 혁신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면밀히 관찰했다. 해당 산업의 모든 회사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았고 22년간의 혁신성과를 추적한 결과라 신뢰성 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기술벤처의 펀딩파트너가 누구인가에 따라 혁신성과도 달라진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구체적으로 벤처캐피털과의 파트너십이나 자금지원은 비교적 효과적인 혁신성과로 나타나는 반면 CVC나 정부 관련 기관과의 파트너십은 혁신성과에 그리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파트너들 나름의 풍부한 지원 역량과 지원 수준에도 불구하고 기술벤처기업의 실질적인 혁신성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파트너가 피투자 회사에 적용하는 관습적인 개념과 사고의 틀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 펀딩파트너와 기술벤처회사들은 투자 지원이 집행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지속하며 혁신, 기술 공유, 지식 전달 등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CVC나 정부기관은 멘토 역할, 외형 성장, 공정거래, 일괄적 처방제시 등만 고집할 뿐 관계 유지에 매우 수동적이거나 위계적인 자세, 느린 의사결정의 한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번 연구는 특히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경제 성장과 성장 동력 확보 방안으로 기술벤처를 육성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가 활성화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의 경우 기술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근본적인 취지를 파악해 스스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고 벤처기업 마인드로 변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투자지원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벤처기업 역시 자금지원이 필요한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장기적으로 누가 최적의 협력 파트너인지를 신중해 고민해야 할 때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글로벌 인식 담은 슬로건 영문이름보다 홍보효과 크다

 

Based on “Which cues cause consumers to perceive brands as more global? A conjoint analysis” by Sarah De Meulenaer, Nathalie Dens, and Patrick De Pelsmacker (2015), International Marketing Review, 32 (6), 606 - 62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시장의 글로벌화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 전략은 당연한 과제가 됐다. 글로벌 브랜드는 유명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하지 못한 브랜드는 뒤처진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 매니저들은 자사의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려 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SK CJ처럼 많은 한국 기업들이 회사 이름을 영문으로 바꿨다. 우리 주변의 커피숍이나 아파트 등에서 한글 브랜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만 바꾸면 소비자들이 글로벌 브랜드라고 알아줄까? 본 연구에서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어떤 요소가 글로벌 브랜드라는 인식을 갖는 데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벨기에 앤트워프대 연구진은 글로벌 브랜드 인식(brand globalness)을 조사하기 위해 초콜릿과 컴퓨터 제품의 브랜드 이름, 브랜드 로고, 광고 카피(슬로건), 광고 모델 등의 요인들을 각각 글로벌 이미지와 로컬(네덜란드)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를 네덜란드 소비자 200명을 대상으로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을 실시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1) 소비자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인식하는 데 광고 카피/슬로건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광고 모델, 브랜드 이름, 브랜드 로고순으로 나타났다. 2) 제품의 관여도에 상관없이 광고 카피의 중요성은 가장 높았다. 저관여 제품(초콜릿)에서는 광고 모델과 브랜드 로고가 글로벌 브랜드라는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반면 고관여 제품(컴퓨터)에서는 브랜드 이름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 소비자의 문화적 성향을 글로벌과 로컬 그룹으로 구분해 조사한 결과 글로벌 문화의 소비자 그룹에서는 광고 모델과 브랜드 로고가 글로벌 브랜드 인식에 상대적으로 중요한 반면 로컬 문화의 소비자 그룹에서는 광고 카피와 브랜드 이름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고관여 제품이나 현지 문화 성향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이름 등의 핵심 정보가, 저관여 제품이나 글로벌 문화 성향 소비자들에게는 광고 모델이나 브랜드 로고 등의 주변 정보가 브랜드 인식에 각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브랜드 이미지나 포지셔닝은 고객과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형성된다. 글로벌 브랜드라는 인식은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후광 효과(halo effect)가 있기에 글로벌 브랜드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글로벌 브랜드 인식에 광고 카피/슬로건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를 영문으로 바꾸는 것보다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광고 카피/슬로건이 글로벌 브랜드 인식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 인식은 제품 관여도나 소비자의 문화적 성향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고 일본 히토츠바시대 연구원, 중국 임기대 교환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국제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등이며 저서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Finance & Accounting

 

스릴 즐기는 파일럿 CEO, 공격적 투자로 기업성장 꾀한다

 

Based on “CEO Personal Risk-Taking and Corporate Policies” by Matthew Cain and Stephen McKeon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영자들은 부(wealth)와 소득(income)의 많은 부분이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에 묶여 있기 때문에 기업의 위험(firm risk)에 대해 보다 민감하며 상대적으로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는 경제학의 기본적인 가정이며 투자자와 경영자 사이의 대리인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영자마다 가진 성격과 성향이 다른 만큼 위험을 선호하는 정도도 각기 다를 것이다.

 

행동주의 재무이론(behavioral finance)의 연구들은 경영자들의위험에 대한 개인적 선호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량적 측정의 어려움 때문에 경영자의 위험선호도가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미 오리건대 맥키언 교수 연구팀은경비행기 파일럿 면허증(aircraft pilot’s license)’을 소지하고 있는 경영자들에 주목했다. 심리학자들은 자극추구(sensation seeking)를 개인의 위험추구행동과 관계 깊은 유전적 특징으로 정의하는데, 비행에 대한 욕망은 개인의 자극추구 정도를 잘 보여주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취미로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민간인은 높은 건강위험(health risk)에 노출된다. 생명보험 연구들은 기업의 경영자들이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취미를 가질 경우 사망률이 200% 이상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CEO였던 스티븐 애플튼(2012)과 프로소프트 테크놀로지의 CEO였던 더글라스 샤래트(2008) 등 다수의 경영자들이 경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따라서 취미로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은 건강과 관련된 개인적 위험선호도를 잘 보여주는 의미 있는 지표다. 연구팀은 비재무적인 측면에서 높은 위험선호도를 보이는파일럿 CEO’가 기업의 재무정책에서도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는지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미국 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 제공하는 비행사증명(Airmen Certification)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179명의 파일럿 CEO 2931명의 일반 CEO로 구성된 연구표본을 만들었다. 연구의 출발점은 파일럿 CEO가 그들이 경영하는 회사의 전반적인 기업위험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전반적인 기업위험은 주가변동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주가변동성이 높을수록 기업위험 또한 높아진다. 실증분석 결과 파일럿 CEO가 경영하는 기업은 다른 기업들보다 주가수익률의 표준편차(주가변동성의 측정치) 0.035만큼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치는 주가변동성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요인들(레버리지 및 R&D 지출 등)보다 파일럿 CEO의 경제적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일상생활에서 스릴을 즐기는 CEO들은 위험에 대한 개인적 성향을 그들의 집무실에도 그대로 가져와 공격적인 기업활동을 펼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연구자들은 파일럿 CEO가 기업위험을 높게 만드는 구체적인 채널들을 살펴봤다. 분석결과 파일럿 CEO의 기업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레버리지가 11.4% 높을 뿐 아니라 M&A 활동의 빈도가 59.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레버리지를 증가시키는 거래가 기업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일반적인 견해와 일치하며 파일럿 CEO가 기업의 자본구조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파일럿 CEO M&A라는 고위험 투자 프로젝트의 유혹을 쉽게 지나쳐 버리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위험에 대한 선호도가 개인의 일상생활 영역에서 전문적 직업생활 영역에 걸쳐 일관성을 보일 뿐 아니라 위험의 종류(건강위험/재무위험)에 관계없이 유사한 양상을 나타낸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파일럿 CEO의 공격적인 경영활동은 기업가치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연구자들은 파일럿 CEO들이 M&A를 발표한 날의 시장 반응을 살펴봤다. 전반적으로 파일럿 CEO들의 M&A 활동이 주주가치를 파괴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기업 내 유기적인 성장기회가 없는 가치기업(value firm)의 경우에는 파일럿 CEO M&A를 발표할 때 투자수익률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일반 경영자들은 위험에 대한 두려움으로 과소투자의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스릴을 즐기는 파일럿 CEO들은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기업의 성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CEO 선출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은 유력 후보자들의 행동성향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의 개인적인 성향과 기질이 해당 기업의 목표 및 전략과 잘 어우러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조세회피 및 금융기관회계이다.

 

 

CSR

 

자유주의 성향 CEOCSR에 더 적극적이다

 

Based on “Political Ideologies of CEOs: The Influence of Executives’ Values on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by M. K. Chin, Donald C. Hambrick, and Linda K. Trevino (2013).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58(2): 197-23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신고전주의 경제학 관점에서 기업 활동은 시장, 기술, 경쟁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결정될 뿐 관리자의 주관적 판단이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신제도주의나 조직생태학 이론에서도 관리자의 영향력은 조직 행동 결과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기업 활동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경영자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이론도 제기됐다.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은 전문경영인이 사익 추구를 위해 기업 활동을 마음대로 전횡할 수 있다고 보며, 상위계층이론(upper echelons theory)은 경영인의 개인적 경험이나 성격의 차이가 기업 활동의 차이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과연 경영인의가치판단은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본 논문은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성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구현하는 정도와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CEO가 사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나 개인적 경험에 따라 기업 활동을 결정한다면, 마찬가지 이유로 개인적 신념이나 가치 판단에 부합하는 활동만을 결정할 것이라는 가설 역시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선정한 1500개 기업 가운데 CEO의 정치적 성향과 해당 기업의 CSR 활동 자료를 구할 수 있는 경우를 추린 다음 총 249명의 CEO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CEO가 공화당과 민주당에 개인적으로 기부한 내역을 토대로 이들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주의(conservatism)와 자유주의(liberalism)로 나눴다. 그리고 각 기업의 CSR 참여도를 측정하기 위해 대표적인 CSR 측정 지수인 KLD지수(Kinder, Lydenberg, Domini, and Company)를 사용했다.

 

연구결과, 자유주의 성향의 CEO가 있는 기업이 보수성향의 CEO가 있는 기업보다 CSR 성과가 더 좋았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CEO의 권한이 이사회나 소유주보다 상대적으로 클수록 더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자유주의 성향의 CEO가 있는 기업의 경우 수익이 부진할 때에도 CSR 지수가 높게 나타났지만 보수 성향의 CEO가 있는 기업의 경우 수익이 좋을 때에만 CSR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경영자의 역할이 단지 기업 환경과 맥락을 최적화하는 기술적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또한 대리인 이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경영자가 단지 사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기업을 비윤리적으로 경영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의 신념과 가치가 기업의 윤리적 경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자 개인이 갖는 가치는 객관적으로 계량화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전개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CSR 연구는 CSR을 추동하는 기업 외부의 환경적 요인에 초점을 뒀지만 본 논문은 그 시선을 기업 내부로 돌려 관리자 및 경영자의 역량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CSR은 더 이상 기업의 윤리경영을 주장하는 외부적 요구와 압력에 부응하기 위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내부적 움직임을 통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김수경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sookyungkim@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서 기자로 근무하던 중 도미, Stanford University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웨덴 Linköping University 방문학자를 거쳐 현재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권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