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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호 Indepth Communication

박희정 | 193호 (2016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박희정DBR 10기 독자패널(LG생활건강)

 

DBR 191호 스페셜 리포트 중 하나로 실린 카카오택시의 ‘O2O’ 성공 사례는 모바일이 이끄는 혁명의 시대에 어떻게 O2O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유용했다. 온라인 선발주자인 카카오택시의 O2O 전략과 절대적 약자인 온라인 후발주자들의 O2O 전략은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충족하는 근본적인 방향은 같지만 세부적인 전략방향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온라인 후발주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O2O 전략은 무엇이 있는가?

 

임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

 

아마 자체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사업자에 관한 질문인 듯한데, 말씀하신후발주자를 위한 전략을 얘기해 보겠다. 카카오택시는 카카오라는 막강한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시장에 안착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체 플랫폼이 없다고 O2O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거나 자체 플랫폼이 있으면 어떤 O2O 서비스라도 쉽게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O2O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은 기존의 비즈니스와 다를 바가 없다. ‘충족 안 된 고객의 니즈를 찾아 이를 경쟁자보다 고객이 더 만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다른 비즈니스와 똑같다. 충족 안 된 니즈를 찾았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건 비즈니스의 시작일 뿐이고, 이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의 경우도 택시를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니즈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 니즈를 충족시켜주고자 하는 것으로 이미 기존 콜택시 앱이나 택시회사 앱들이 있었지만 이들 앱은 기존 서비스에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덧씌운 것 외에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다. 카카오택시는 현재 위치의 자동인식, 김기사와의 연동, 상호평가 제도, 사용 가능한 충분한 택시 확보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에게 아주 편리한 택시 사용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 확보와 브랜드 신뢰성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카카오라는 플랫폼 때문에 자동으로 성공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 카카오톡과 라인과 같은 주도적인 플랫폼들도 시도했다가 실패한 서비스가 무수히 많다.

 

플랫폼이 없이 O2O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예를 하나 들어보면 후발주자의 전략도 자연스럽게 얘기가 될 것 같다. 도심에 저렴한 가격으로 주차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또한 주차장 소유주들은 주차 공간에 여유가 있는 저녁이나 주말의 경우에 할인된 주차비로라도 다른 차들이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익이지만 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니즈를 보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앱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많은 경우에 지지부진하거나 실패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얘기한 택시앱과 같다. 기존 주차장 정보(어느 건물의 경우 몇 시에 주차비가 얼마라는 정보)를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한두 번 사용해보고는 특별히 다시 사용할 유인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한파크히어라는 앱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 어플을 사용하면 주차장을 공식 주차비보다 최대 70∼80% 할인받아 이용할 수 있다. 주차하고자 하는 지역의 제휴 주차장을 지도에서 아주 편리하게 찾을 수 있고, 며칠 후 주차예약도 가능하고, 결제도 앱 안에서 이뤄진다. 거기다가 예약한 주차장까지 버튼만 누르면 티맵이나 김기사로 자동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번호인식 시스템이 갖춰진 주차장의 경우에는 출차 시 별도의 정산이 없이 자동으로 번호판을 인식해서 출차가 가능하다. 고객은 엄청나게 싼가격과 예약부터 주차까지 쉽게 사용할 수 있는편리함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얻게 되기 때문에 한번 사용하면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서비스는파킹스퀘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것인데 주차비 할인을 해주는 제휴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건물주들을 문턱이 닳도록 만났다고 한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택시처럼 안정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지만 주차라는 오프라인의 서비스와 모바일 앱이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결합한 O2O 비즈니스다. 물론 파크히어가 기존의 플랫폼을 사용하기는 한다. 사용자 등록을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SNS로 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길 안내를 티맵이나 김기사로 하는 것 등이다. 다른 플랫폼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다.

 

요약을 해보자면 카카오톡과 같은 기존 플랫폼이 있으면 O2O 서비스를 성공시키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지만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성공의 키는 고객의 니즈를 찾아서 남들보다 우월한 방법으로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플랫폼이 없는 경우라도 고객의 중요한 니즈를 찾는 날카로운 눈과 이를 고객이 만족하도록 잘 충족시켜주는 실행력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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