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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신상품 출시회가 역효과 낼 수도 있다? 外

주재우,송찬후,엄찬영,임일,안도현 |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Marketing

화려한 신상품 출시회가 역효과 낼 수도 있다?

Noseworthy, Theodore J., Fabrizio Di Muro, and Kyle B. Murray (2014), “The Role of Arousal in Congruity-Based Product Evalua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December), DOI: 10.1086/67830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소비자들은 신제품을 좋아한다. 애플의 아이워치,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 구글 글라스같이 혁신적인 제품을 좋아한다. 애플이 출시한 아이워치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손목시계와는 매우 다른 제품이다. 다이슨에서 출시한 날개 없는 선풍기는 정확하게 어떠한 방식으로 제품이 작동하는지 물리학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렵다. 구글 글라스도 일반 안경과는 매우 달라서 정확하게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써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기업이 이런 신제품을 세상에 처음 선보일 때는 종종 시끄러운 음악과 풍선으로 가득 찬 매장에서 왁자지껄한 이벤트를 벌이곤 한다. 초대된 손님들의 대다수는 침착한 상황이 아니라 흥분되고 각성된 상태에서 제품을 만나게 된다. 마케터들은 이렇게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것이 신제품 출시에 효과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애플의 아이워치, 다이슨의 선풍기, 구글의 글라스가 시끄러운 음악과 풍선으로 가득 찬 매장 안에 놓여 있다면 사람들은 이러한 제품들을 정말로 호의적으로 평가할까?

 

논문의 저자들은 만약 사람들이 흥분하고 각성된 상태에 있다면 신제품을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의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사람들이 심리적, 육체적 상태에 따라서 신제품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북미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실험을 수행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절반의 참가자들에겐 침착한 느낌의 사진들을 6초에 한 번씩 보여줌으로써 심리적으로 침착한 상황에 처하도록 하고, 다른 절반의 참가자들에겐 흥분되는 사진들을 보여줌으로써 심리적으로 약간 각성된 상황에 처하도록 했다. 이후 모든 참가자들은 세 가지 다른 패키지에 들어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음료수를 정보만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투명한 콜라병처럼 생겨서 무엇이 들었는지 완벽하게 짐작할 수 있는 음료수, 등산용 텀블러처럼 생겨서 무언가 약간 달라 보이는 음료수, 튜브 베개처럼 생겨서 무엇이 들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음료수였다. 실험 결과, 심리적으로 약간 각성된 상황에서는 혁신적인 음료수는 나쁜 평가를 받았고 약간만 달라 보이는 음료수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침착한 상황에서는 혁신적인 음료수에 대한 평가가 좋아져 세 가지 음료수에 대한 선호도 차이가 별로 없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을 가만히 있어서 육체적으로 침착한 상황, 간단한 운동으로 육체적으로 약간 각성된 상황, 아주 힘든 에어로빅을 통해 많이 각성된 상황에 각각 두었다. 이후 모든 참가자들에게 햇빛 차단제 신제품에 관한 세 가지 광고를 보여주고 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좋아하는지 물어봤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피부를 위한 제품이라는 문구를 통해 충분히 이해가 되는 광고, “비타민 D 해결책이라는 문구를 통해 무언가 약간 달라 보이는 광고, “스테이크를 위한 책이라는 문구를 통해 제품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광고의 3종류였다. 실험 결과, 가만히 있었던 참가자들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세 번째 광고에 대해서도 덜 긴장하고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반면, 간단한 운동으로 육체적으로 약간 각성된 참가자들은 무언가 약간만 달라 보이는 두 번째 광고를 가장 좋아했으며, 마지막으로 아주 힘든 에어로빅을 통해 많이 각성된 참가자들은 세 가지 광고 모두를 싫어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일반적으로 마케터들은 화려하고 떠들썩한 신상품 출시회를 통해 참석자들을 신나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것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강하게 흥분한 경우에는 새롭고 독특하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신제품을 오히려 나쁘게 평가할 수 있다. 참석자들의 긴장이 풀어주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주는 편이 호의적인 신제품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Human Resources

해외주재원의 적응과 성과 문화지능 수준이 좌우한다

Based on (2011). “The impact of expatriate supporting practices and cultural intelligence on cross-cultural adjustment and performance of expatriates in Singapore” by Wu, P. C., & Ang, S. H.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2011, Vol. 22, No. 13, 2683-2702.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과거에는 제조업 기업들이 수출을 위해 현지에 해외주재원을 파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지 생산 분야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까지 주재원을 현지에 파견한다. 해외주재원을 파견하는 기업이 늘면서 주재원 선발과 현지 적응 및 성과 지원, 효과적인 복귀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한 고민도 늘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해외주재원 제도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해외주재원을 선발할 때 다른 문화를 수용하는 역량보다는 직무전문성만 지나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직원을 해외에 파견할 때 다른 문화에 대한 감수성과 문화지능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문화지능(Cultural Intelligence·CQ)은 문화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해외주재원의 성공 여부는 다른 문화에 대한 적응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생활환경과 시설, 교통 등 일반적인 적응과 업무를 마친 뒤 현지인과 어울리는 현지인들과의 교류 적응, 업무처리와 관련해서 편안하게 느끼는 업무적인 적응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또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주재원이 현지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주재원의 현지 문화수용 역량에 따라서 기업의 지원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해외주재원 파견의 성공 여부와 문화지능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무엇을 발견했나?

싱가포르국립대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등 공동연구진은 해외주재원 지원제도가 파견 직원의 문화지능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가설을 세우고 해외주재원의 현지 적응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다국적기업의 싱가포르 사무실에 근무하는 해외주재원 16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에 응답한 해외주재원들 중 절반 이상은 유럽 출신이었고 약 30%는 아시아 국가들, 13%는 북미, 5%는 호주 출신이었다.

 

조사결과 해외주재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가 많을수록 현지 적응과 업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원제도의 효력은 해외주재원들의 개인적인 특성(문화지능)에 따라 달라졌다. 문화지능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컸지만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문화지능이 낮은 해외주재원은 지원제도가 많을수록 현지에 더 잘 적응했다. 문화지능이 높은 해외주재원은 지원제도의 수준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비슷한 수준의 적응 모습을 보였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해외주재원들을 파견하는 기업은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서 다양한 지원제도를 제공할 수 없는 기업은 해외주재원을 선발할 때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들을 위주로 해당자를 선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해외주재원을 선발할 때 문화지능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효능감은 특정한 문제를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이나 기대감이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다양한 지원제도를 제공하면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셋째, 글로벌화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존 직원의 해외주재원 선발만이 아니라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문화지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느 나라에 파견되더라도 해당 국가의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문화지능이 높은 신입사원들을 선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른 문화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직원들의 문화지능 지수가 높아지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송찬후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Finance&Accounting

언론보도가 주식 투자에 영향이 커 정보왜곡 발생 않게 노력해야

Based on “The Media and the Diffusion of Information in Financial Markets: Evidence from Newspaper Strikes” by Joel Peress (The Journal of Finance, October 2014, pp. 2007-2043)

 

무엇을 왜 연구했나?

효율적 시장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에서는 주가(株價)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가격형성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고 여긴다. 예컨대 새로운 뉴스(news)가 발생할 때 시장참여자들이 즉시 반응해서 가격을 조정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언론 매체에서 이런 뉴스를 공식적으로 보도하기 전에 뉴스에 담긴 정보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언론매체의 보도 행위가 마치 뒷북을 치는 격이므로 구태여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언론매체의 뉴스를 소비하려는 행위를 중단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나아가 이를 투자와 연결된 의사결정에 사용한다. 왜 그럴까?

 

만약 시장의 정보가 주가에 점진적으로 반영된다고 가정하자. 이때 투자자들은 주가의 방향성과 관련된 정보(즉 주식을 발행한 회사의 미래현금흐름을 결정하는 정보)를 남보다 빨리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호재(好材)라면 매수 포지션을, 악재(惡材)라면 매도 포지션을 빨리 취할수록 더 많은 이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가 시차를 두고 주가에 반영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신문과 방송을 열심히 들여다 보면서 투자 기회를 탐색한다. 다시 말해 언론매체에서 보도하는 뉴스는 주식시장의 가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언론매체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이 연구는 신문사의 파업에 초점을 뒀다. 신문사가 파업을 하면 투자자들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을 한시적으로 상실한다. 따라서 신문사가 파업했을 때와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의 가격결정과 거래행위를 비교하면 신문에 실린 정보가 어떤 식으로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지 분석할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1989∼2010년에 걸쳐 유로 존에 속한 국가들에서 발생한 52개의 신문사 파업을 이용해 이 연구는 다음의 중요한 내용을 발견했다. 첫째, 파업이 발생한 날 주식회전율(share turnover)은 평균 12% 하락했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에서 발행한 주식의 회전율은 최대 18% 이상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수의 경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신문사가 파업하더라도 정보 획득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기존 연구에서 밝혀졌듯 개인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의 주식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신문사 파업으로 인한 주식회전율의 하락은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를 획득하는 데 장애가 발생했고 거래를 주저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파업기간 동안 시장지수의 일중변동성(intraday volatility)과 개별 주식들의 변동성이 평균 7% 정도 하락했다. 일중변동성의 하락은 매수, 매도호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에 참여하는 비중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런 현상은 신문에서 정보를 얻어 의사결정을 하는 주요 고객층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며 파업은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를 주춤하게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변동성은 유입되는 정보의 양과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업으로 인한 개별 주식들의 변동성 하락은 투자자들이 신문을 통해 개별 기업에 대한 정보(firm-specific information)를 얻으며 이를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언론의 영향력과 관련해 일부 언론인들의 부적절한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최근 증권방송 진행자들이 허위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사례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정보의 왜곡을 주도한 사람들은 부당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가능하며 더불어 그런 위법 행위로 피해를 보는 쪽은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일 것이다.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정한 거래가 담보돼야 한다. 일부 극소수 언론인들의 탈선 행위를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보 왜곡을 통해 주식시장이 교란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연구는 언론매체가 주식시장에 갖는 영향력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정확히 제시했다. 이 연구의 결과가 언론종사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이제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 더욱 공정하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엄찬영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University of Oregon에서 재무금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산가격결정의 실증적 연구, 주식발행, 시장미시구조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매일 쏟아지는 IT 신기술. ‘대박’나는 기술, 제대로 쓰는 법 있다

Based on “Separating signal from noise” by Amrit Tiwana, (MIS Quarterly Executive, Vol. 13, No. 1 (March 2014), pp.45-61)

 

무엇을 왜 연구했나?

IT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이 등장한다. 3D 프린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플랫폼 비즈니스 등이 그 예다. 현재 IT 분야에서 많이 언급되는 새로운 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터는 전통적인 제조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많이 언급되는 또 다른 기술은 사물인터넷(IoT)으로, 수많은 물건이 인터넷으로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물건끼리 통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보다는 이것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가가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세 번째 예로서 많은 산업에서 등장하고 있는 게 플랫폼 비즈니스다. 애플의 iOS와 같은기반이 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를 중심으로 기업 생태계가 구성돼 많은 기업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경제 주체의 자원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주고 비용과 위험을 서로 나눠서 부담하게 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위 세 가지 기술을 비롯해서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은 초기 단계에는 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영자는 어떤 기술이 실제 잠재력이 있는지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논문에서는 새로운 IT가 정말로 파괴적 기술인지, 아니면 지나가는 유행인지를 평가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세 가지 평가 프레임워크를 소개한다. 또한, 이 세 가지 기술을 대상으로 기술 평가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고 그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고,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는 프레임워크

새로운 기술에 대한 평가의 프레임워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1) 기술의 특성(Innovation mode)에 대한 평가 2) 가상과 물리적 세계 사이의 변환(Shift across physical/digital boundary) 정도 3) 기술 의사결정 주체(Technology governance).

 

1) 기술의 특성(Innovation mode) 프레임워크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제품·서비스는 구성 요소(component)가 결합돼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이러한 요소를 바꾸거나, 요소 간의 연결 방식을 바꾸거나, 혹은 둘 다 바꾼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저장장치가 하드디스크에서 SSD로 바뀌는 것은 요소가 바뀌는 것이다. 아마존의 경우는 책이나 음악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에서 요소를 바꾼 것이 아니고 요소 간의 연결을 인터넷으로 바꾼 경우다. 아마존은 지금도 여전히 음악이나 책의 콘텐츠를 음반회사나 출판사에서 공급받고 있다. 요소만 바꾸는 기술은 기존 시장질서를 더 공고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요소 간의 연결을 바꾸는 경우는 아마존처럼 기존 가치사슬(value chain)이 완전히 바뀌면서 신생기업이 기존 선도기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어떤 기술이 요소와 요소 간의 연결을 동시에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 그 기술에 의한 변화는 혁명적일 가능성이 크다.

 

2) 가상과 물리적 세계 사이의 변환

(Shift across physical/digital boundary) 프레임워크

모든 제품·서비스는 어느 정도 가상과 물리적 세계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영역은 아래의 세 가지이며 이들 영역에서 가상과 물리적 세계 사이의 변환이 일어날 수 있다. 우선제품·서비스 자체의 성격 변환이다. 예를 들어 인건비가 비싼 시장에서는 서비스 요원의 비용이 매우 높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을 사용해서 세탁기나 냉장고에 센서를 설치해 고장의 징후가 있으면 회사로 신호를 보내도록 함으로써 서비스 요원이 필요한 부품을 미리 준비해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물리적 세계의 일부(고장 부위의 진단)가 가상의 세계로 변환됐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제품·서비스가 구매되는 방법의 변환이 있을 수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식당에서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창구의 주문을 해당 점포의 직원이 응대하는 것이 보통이다. 맥도날드에서는 인터넷 전화(Voice over IP·VoIP) 기술을 사용해서 전국 모든 매장 고객의 주문을 집중화된 콜센터로 연결해서 응대하고 주문 정보를 다시 해당 매장으로 보내줌으로써 매장 직원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 경우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의 일부(고객주문 응대)가 물리적 세계에서 가상의 세계로 변환됐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제품·서비스가 전달되는 방법의 변환이 있을 수 있다. 변환이 물리적 세계에서 가상의 세계로만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GE의 경우는 제트엔진에 사용되는 특수 부품을 각 지점의 3D 프린터로 제작해서 사용함으로써 재고 부담과 운송비를 절감하고 있다. 이 경우는 가상의 세계 일부(부품의 디자인 정보)가 물리적 세계로 변환된 경우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에 대해서 평가할 때 경영자가 중요게 생각할 것은이 기술이 우리 회사의 핵심 제품·서비스에 이러한 변환을 가져올 것인가? 가져온다면 어떤 영역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위의 세 영역 중 더 많은 영역에서의 변환이 예상된다면 파괴력이 더 큰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3) 기술의 의사결정 주체

(Technology governance) 프레임워크

새로운 기술에 투자할 때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시너지를 중시할 것이냐, 비즈니스 기회를 중시할 것이냐다. 시너지를 위해서는 의사결정을 중앙집권화해서 전사적으로 대규모의 자원을 투자해야겠지만 이 경우에는 결정이 늦어져 시기를 놓치기 쉽다. 반대로 비즈니스 기회를 위해서는 분권화해서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겠지만 이 경우에는 일관성 없는 투자로 인해서 시너지를 얻기 어렵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기술의 종류에 따라 의사결정 주체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다. 만일 기술이 인프라에 관련된 것이라면 시너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앙집권화된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고, 개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기술이라면 신속한 비즈니스 기회 포착을 위해서 각 부문별로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의 10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의사결정 권한을 이런 방식으로 분리했을 때 성과가 더 좋게 나타났다. 따라서 새로운 IT로부터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기술의 종류에 따라 의사결정 주체를 다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Psychology

몽상은 시간낭비가 아니다. 두뇌의 정보처리에 꼭 필요!

Based on “Goal-Congruent Default Network Activity Facilitates Cognitive Control” by R. Nathan Spreng et. al. Journal of Neuroscience, 34(42). 14108-14114.

 

무엇을 왜 연구했나?

몽상(daydreaming)은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가만히 있는 상태다.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게 통념이다. 몽상은 항상 나쁘기만 할까? 몽상 상태의 뇌 기본연결망(default network)은 주의를 기울이거나 인지적인 조절과제를 수행할 때 비활성화한다는 연구도 있다. 기본연결망이란 뇌 뒤쪽 대상피질(posterior cingulate cortex·PCC), 안쪽 전전두피질(medial prefrontal cortex·MPFC), 안쪽 측두엽(medial temporal lobe·MTL) 등 두뇌의 연결망이다. 몽상은 인지적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때 활성화해서 과제부정적(task-negative)이다. 그런데 몽상이 늘 과제 수행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몽상 상태에서 겉으로 보기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두뇌는 의식하지 못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내면을 성찰하거나 저장된 기억을 탐색한다. 즉 몽상 상태에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를 처리하지 않는 것이지 정보처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장된 정보를 종합하기 때문에 기존의 알고 있는 내용과 관련된 과제라면 몽상은 과제수행에 도움이 된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코넬대와 캐나다 요크대의 공동연구팀은 몽상과 과제수행 능력의 관계를 검정하기 위해 36명의 청년을 상대로 N번째 후행 얼굴과제(face n-back task)를 이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N번째 후행 얼굴과제란 일련의 얼굴 사진을 제시하고, 현재 제시된 사진과 N번째 전에 제시된 사진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2회 후행 얼굴과제라고 하면 세 번째 사진이 제시됐을 때 처음 제시된 사진과 일치한다고 맞춰야 한다. 네 번째 사진이 제시되면 2회전인 두 번째 제시된 사진과 일치한다고 맞춰야 한다. 최소한 3장의 사진을 기억해야 할 뿐 아니라 과제가 진행되면서 기억해야 하는 내용(제시된 얼굴)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인지조절능력을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참가자들을 2개 집단으로 구분해 한쪽은 유명한 사람의 사진(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보여주었고, 다른 한쪽은 유명하지 않은 사람의 사진을 보여줬다. 유명인 사진 집단의 참가자들은 뇌에 저장된 기억에 의존해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유명하지 않은 사람의 사진 집단 참가자들은 전적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에 의존해서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두 집단 모두 인지적 조절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태다. 다만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원천만 내부와 외부로 구분한 것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과제를 수행할 때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이용해 활성화하는 뇌의 영역을 측정했다. 연구결과, 유명한 사람의 사진으로 N번째 후행 얼굴과제를 수행한 참가자들은 유명하지 않은 사람의 사진으로 과제를 수행한 집단에 비해 기본 연결망이 더 활성화했다. 또 기본 연결망의 활성화 정도가 클수록 유명인의 사진을 더 정확하게 맞췄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가만히 있는 휴식 상태인 몽상은 생산성 향상의 중요 원천이다. 통념과는 꽤나 어긋나지만 그렇다. N번째 후행 얼굴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노력을 꽤나 많이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고도의 인지 조절 작용이 필요한 과제를 수행할 때, 몽상에 관여하는 기본연결망이 활성화했다는 것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 항상 통념에만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유명인의 사진을 본 것은 내부 정보만 활용했기 때문에 몽상의 상태와 비슷하다. 몽상은 겉으로 보기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같아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몽상을 통해 인간의 두뇌는 내부에 저장된 기억을 탐색하고 종합한다. 몽상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다뤄야 하는 과제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몽상은 주로 휴식을 통해 이뤄진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쉴 줄 알아야 한다.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쉬어서는 몽상의 상태가 되지 않는다. 휴식 시간에는 그저 쉬기만 해야 한다. 쉬는 것에도 요령이 있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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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찬후 송찬후 | - (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조교수
    chanho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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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찬영 |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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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 임일 |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il.lim@you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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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현 |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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