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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용품•사무용품•과자 귀여우면 어른고객도 많이 찾는다

주재우 | 161호 (2014년 9월 Issue 2)

Marketing

주방용품·사무용품·과자 귀여우면 어른고객도 많이 찾는다

 Nenkov, Gergana Y. and Maura L. Scott (2014), “‘So Cute I Could Eat It Up’: Priming Effects of Cute Products on Indulgent Consump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August), DOI: 10.1086/67658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수제품을 유통 판매하는 엣시(Etsy)라는 브랜드는 2013년 개 모양의 베개나 색깔이 칠해진 피규어 등 귀여운 제품들을 89500만 달러어치나 팔았다. 동그란 모양과 열대 색감을 전면에 내세운 귀여운 디자인의 릴리 퓰리처(Lilly Publitzer) 패션 브랜드는 2012년에 122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브랜드 마스코트를 귀엽게 의인화해서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켈로그(Kellogg’s)는 귀엽게 말하는 그래놀라 바를 만들고 에이플렉(Aflac)은 보험 파는 오리를 론칭했다. 과연 제품을 귀엽게 만들거나 홍보하는 것은 효과가 있을까? 효과가 있다면 언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기존 귀여움에 대한 연구는 아기의 귀여움(baby schema)에 대한 연구에 국한돼 있었다. 통통한 볼이나 커다란 눈처럼 아기의 모습에서 특정 부분을 떼어내서 강조한 경우, 연약하고 생존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전달되고 이에 따라 걱정이 되거나 보호하고 싶기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게 되거나 무언가를 참는 경향을 보인다는 결과가 많았다. 하지만 보스턴컬리지와 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은 아이처럼 귀여운 제품이 아니라 재미있게(whimsical) 귀여운 제품을 접하면 사람들이 즐거움에 집중하고 스스로 보상을 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더 많이 구매하고 소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재미있게 귀여운 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을 연구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아이스크림 국자를 이용해 얼마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떠먹는지 측정했다.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일반적인 아이스크림 국자를 주고 다른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재미있게 귀여운 사람 모양의 아이스크림 국자를 준 뒤 원하는 만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떠서 먹으라고 했다. 사람 모양의 국자를 사용한 참가자들이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떠서 더 많이 먹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일반적인 스테이플러와 재미있게 귀여운 악어 모양의 스테이플러를 제공한 뒤 스테이플러로 어떠한 일을 할 것인지 질문했다. 일반적인 스테이플러를 받은 참가자들이 숙제 등과 같이 재미없는 프로젝트에 사용할 것이라고 대답한 데 반해서 악어 모양의 스테이플러를 받은 참가자들은 예술 작품 만들기와 같이 재미있는 프로젝트에 사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후의 실험에서는 일반 쿠키와 곰 모양의 재미있게 귀여운 쿠키가 언제 많이 소비되는지 검증했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일반 쿠키를 받고 나머지 절반은 곰 모양의 쿠키를 받았다. 그리고 각 쿠키들이 어린이 마케팅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와 (‘아이들용쿠키 가게) 일반적인 마케팅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일반 쿠키 가게), 디저트를 얼마나 많이 먹고 싶은지 질문했다. 어린이 마케팅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에는 일반 쿠키와 곰 모양의 쿠키를 봤을 때 먹고 싶은 디저트의 양이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일반적인 마케팅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곰 모양의 쿠키가 일반 쿠키에 비해 더 많은 디저트를 먹고 싶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주방용품, 사무용품, 과자가 재미있게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 더 많은 구매가 일어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상식과 달리 재미있게 귀여운 모습의 제품이 어린이 마케팅 상황이 아닌 일반적인 마케팅 상황에서 판매되는 경우에 더욱더 많이 소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 결과는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 재미있게 귀여운 제품을 구매하는 어른들이 순간적으로 너무 많이 사거나 과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둘째, 과소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재미있게 귀여운 제품은 어린이용보다는 일반 어른용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유리하다. 셋째, 여러 제품을 심각하게 비교해서 장단점을 파악해야 하는 금융상품이나 자동차의 경우에도 제품이나 브랜드를 재미있게 귀여운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효과가 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jaewoo@kookmin.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Psychology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평범한 일상도 기록하라

 Based on “A ‘Present’ for the Future: The Unexpected Value of Rediscovery” by Ting Zhang, Tami Kim, Alison Wood Brooks, Francesca Gino and Michael I. Norton.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행복에도 기술이 있다.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행복에 두 가지 측면이 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우선, 긍정적인 감정 상태가 부정적인 감정 상태보다 많아야 한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의 비율이 31 정도일 때 행복에서는 최적인 상태다. 다음으로는 삶이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아무리 삶이 힘들고 괴로워도 의미만 찾을 수 있다면 이를 행복으로 여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일상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부정적인 감정보다 더 많이 경험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방법 중 하나가 평범한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 놓는 것이다. 지금은 일상이 평범하기 때문에 전혀 흥미롭지 않고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의 시점에서 이를 되돌아보면 느낌이 다르다. 시간이 지난 다음 자신에 대한 기록을 다시 볼 때는 너무나 평범했던 것들이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고 여기게 된다. 현재의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꺼리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하버드대의 공동연구진은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행동이 미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해 종단연구를 진행했다. 종단연구는 장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하는 연구방식이다. 첫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재발견가치(현재의 일상에 대한 기록을 미래에 다시 돌아볼 때 느끼는 가치)를 폄하하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대학생 106명을 대상으로 미래에 현재의 경험을 다시 발견했을 때 어떻게 느낄 것 같은지에 대해 물어봤다. 이를 위해 타임캡슐 연구방법을 활용했다. 참가자들에게 최근 대화 내용, 노래, 사진, 기말과제 보고서 발췌문, 기말시험 문제 등 현재의 경험을 담은 기록을 남기도록 했다. 3개월 후 타임캡슐을 열었을 때 과거에 남긴 기록이 얼마나 흥미롭거나 의미가 있을지 등에 대해 예상해보라고 했다. 3개월 뒤 타임캡슐을 열고 어떻게 느끼는지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3개월 후 발생할 상황을 예측하는 것보다 3개월 뒤 실제 과거 기록을 접했을 때 더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고 응답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연구에서는 일정 시간이 흐른 뒤 과거 일상의 기록에 대해 어느 정도로 가치를 매기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성인 68명을 대상으로 최근 대화 내용을 기록하라고 하고 그 기록이 흥미롭거나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지 평가하라고 했다. 또 그 기록이 평범했는지 혹은 특별했는지 구분하라고 했다. 3개월 후 과거 기록을 다시 읽으면서 그 기록이 어느 정도로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지 평가하라고 했다. 그 결과 특별하다고 여겼던 대화에 대해서는 과거와 3개월 뒤의 평가가 비슷했다. 반면 평범하다고 여겼던 대화는 과거에 비해 3개월 뒤의 평가에 훨씬 높은 점수를 매겼다. 평범한 대화를 할 때는 흥미를 덜 느끼고 의미도 별로 없다고 생각했지만 3개월 뒤에는 오히려 평범한 대화를 특별한 대화보다 더 흥미롭고 의미 있다고 응답했다. 세 번째 연구의 결과도 마찬가지다. 연인이 있는 130명을 대상으로 밸런타인데이에 겪은 일을 기록하라고 했다. 평범하게 밸런타인데이를 보낼 때는 흥미롭지 않고 의미도 별로 없다고 응답했지만 3개월 지난 뒤에는 오히려 평범한 밸런타인데이를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보다 더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평범한 일상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어떤 상황은 괴롭다. 하지만 끔찍하게 느꼈던 일상을 기록하면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삶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다만 그 비법을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의 삶에 대한 기록(친구와 대화, 과제물, 시험문제 등)의 가치를 하찮게 여긴다. 실제로는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 주는데도 그렇다. 기록은 특별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 미래에는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준다. 특별했던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보다는 평범했던 이벤트가 과거를 회상할 때는 더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고 여긴다. 이처럼 사람들은 현재 기록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하다 보니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는다. 기록을 다시 볼 것 같지도 않고 다시 본다고 해도 그리 행복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심리작용의 대표적인 오류 중 하나다. 인간은 미래의 감정상태를 예측할 때 현재의 감정상태를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미래의 감정은 현재와는 다르다. 현재 별다르게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지만 현재의 기록을 미래에서 볼 때는 행복의 소재가 된다.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평범한 일상에 대한 기록을 남기길 바란다. 현재는 미래에 대한 선물이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Behavioral Economics

 이기적 동기의 이타심 때론 파괴적인 괴물이 된다

 Based on “Self-Serving Altruism? The Lure of Unethical Actions That Benefit Others” by F. Gino, S. Ayal, and D. Ariely (2013, Journal of Economic Behavior & Organization)

 

무엇을 왜 연구했나?

 연예인의 탈세, 정치인과 공무원의 뇌물수수, 프로 운동선수의 약물 복용, 기업경영인의 불법 증여 또는 횡령은 더 이상 자극적이거나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사회에 만연된 하나의 현상으로 여겨진다. 분출하는 개혁과 부패척결의 목소리는 이를 반증한다. 2007년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인 앤디 페팃은 금지약물 투약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공식적 논평을 통해 약물 복용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닌 다수의 팀원과 팬을 위한 이타적 동기의 결과라고 강변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보던 논조가 아닌가.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한다, 당을 위해 개인을 버린다, 국익을 위해 개인의 고통은 감수한다…. 집단이나 특정 다수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리고 서슴없이 소수 또는 불특정 다수의 권리를 침해하는가.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비윤리적 행위와 윤리적 행위의 애매모호한 경계선을 넘나들게 하는가.

 

무엇을 발견했나?

 윤리적 행위를 통해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만들고 유지하려는 인센티브와 비윤리적 행위로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려는 인센티브가 충돌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자연스레 딜레마(윤리적)에 빠지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창조적이면서도 자기합리적인 노력을 한다. 경제적 인간의 관점에서 최적의 해결책은 개인의 이익을 창출하기에 충분하고 긍정적 자기 이미지를 유지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도덕성과 비 도덕성의 경계점에 해당하는 행위로 접근하지 않을까. 최근의 연구는 이러한 추론을 뒷받침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간과하지 않는다. 부정을 행해서라도 말이다. 특히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도 혜택을 미칠 때 부정에 대한 유혹은 더욱 강해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1) 혜택을 받는 타인의 존재가 부정의 정당화와 합리화를 용이하게 하므로;

2) 타인의 복지와 행복에 대한 순수한 동기 때문에; 3) 또는 이 두 가지 이유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검증을 위해 미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몇 가지 실험을 보자. 각 학생은 12개의 세 자리 숫자들로 이뤄진 집합에서 두 개의 숫자를 골라 10을 만드는 과제를 5분 안에 수행해야 한다. 정답을 맞힐 경우 금전적 보상이 주어진다. 보상의 형태는 다양하게 구성된다. 개인별로 보상이 주어지기도 하고, 한 명 또는 두 명의 파트너와 보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타인에게만 보상이 주어지기도 한다. 보상을 공유하는 경우는 모든 파트너들(본인을 포함한)의 점수가 합산돼 파트너 수로 나눈 평균 수행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이러한 보상의 형태는 다시 부정행위의 가능·불가능에 따라 세분화된다: 1) 정답지를 실험자에게 제출하고 확인을 받은 후 보상을 받는다(부정행위 불가능); 2) 학생 스스로 정답의 숫자를 확인한 후 본인의 요구대로 보상을 받는다(부정행위 가능). 실험결과에 따르면 부정행위가 불가능한 조건하에서는 보상의 공유 유무와 부정행위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에 가능한 조건하에서는 전반적으로 부정행위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보상을 보다 많은 타인과 공유할수록 그 정도는 심해졌다.

 

컴퓨터를 이용한 또 하나의 실험에선 학생들에게 20개의 계산문제(예를 들면 2+5+23-17+13-8+11-5+9-3=?)를 푸는 과제가 주어졌다. 부정행위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문제를 푸는 중에 해답이 같은 스크린에 자동으로 표시되도록 했는데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해답을 보지 않고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것과 키보드의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해답이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개인별로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 79%의 학생이 부정행위를 했고 타인과 보상을 공유하는 학생들의 경우 98%가 부정행위를 했다.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보상을 더 많은 타인과 공유할수록 죄책감은 줄어들고 긍정적 자기 이미지는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더욱 흥미로운 결과는 타인에게만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에도 88%의 학생들이 부정을 범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보상만 주어지는 경우(79%)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는 부정행위의 원인이 타인의 혜택 유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순수한 이타적 동기에도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기심과 이타심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참 부질없게 느껴진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마사 스튜어트(내부거래)나 버나드 매도프(폰지사기)처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정행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그들의 행위가 주주, 클라이언트, 조직의 이익을 높이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위에서 본 실험결과에 의하면 이들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은 아닐 수 있다. 최소한 몇몇 타인은 그들의 행위로 혜택을 누렸을 수도 있으니까. 순수한 이타심도 그들 안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하든, 순수하지 않든 이타적 동기 자체가 부정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타심은 자신의 마음뿐만 아니라 타인의 마음과 행위의 결과까지 살펴야만 그 본질을 유지하고 의도를 실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무분별한 이기심(egotism)보다 더 파괴적인 괴물이 될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 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IT 투자,혁신 성과를 높인다

Based on “Information technology and intangible output: The impact of IT investment on innovation productivity” by Landon Kleis, Paul Chwelos, Ronald V. Ramirez, and Iain Cockburn,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23, No. 1 (March 2012), pp.42-59)

무엇을 왜 연구했나?

 IT가 생산성 증가와 같이 기업의 성과를 높여준다는 연구는 많다. 그런데 IT가 기업의 혁신(innovation)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생각보다 적었다. 신제품 개발과 같은 혁신은 많은 비용이 들지만 실패율은 높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기업에서 신제품 개발의 실패율은 90%에 이른다고 한다. 이 논문에서는 IT에 대한 투자가 R&D나 신제품 개발과 같은 기업의 혁신 활동에 도움을 주는지, 준다면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기업에서의 혁신은 제품/ 서비스 혁신(product/ service innovation)과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보통 혁신의 대표적인 활동인 R&D는 기본적인 기술에 대한 연구인 기초연구(Research)와 여기에서 개발된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개발(Development)로 구성된다. 전통적으로는 이 두 가지 활동 다 기업 내부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둘 중 하나, 심지어는 둘 다 기업 외부에서 이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IT가 기업의 혁신에 도움을 주는 것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서다. 1) R&D에 사용되는 정보시스템 등을 통해서 혁신에 관련된 지식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2) CAD/ CAM과 같은 디지털 설계/ 디자인 시스템 등을 통해서 혁신 과정 자체에 도움을 주는 것 3)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통해서 외부의 연구기관이나 그 외의 다양한 소스와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등이다.

 이 논문에서는 기업의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서 R&D에 대한 투자 외에 IT에 대한 투자를 추가하고 실제 기업의 자료를 통해서 IT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포천> 1000대 기업 중 약 200개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의 1987년에서 1998년 사이의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했다. 기업의 혁신활동을 측정하는 변수로는 특허등록 수를 사용했다. 그런데 단순히 특허의 수를 측정하는 것은 특허의 질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당 특허가 다른 특허에서 인용된 정도를 가중해서(citation-weighting) 사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우선, 예상했던 대로 기업의 R&D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수록 기업의 혁신 성과(특허 등록)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IT에 대한 투자도 기업의 혁신 성과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R&D에 대한 투자가 1% 늘어나면 특허등록이 평균 0.896% 증가하고, IT에 대한 투자가 1% 늘어나면 특허등록이 평균 0.16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R&D에 대한 투자는 직접적이므로 IT에 대한 투자의 영향보다 특허등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기업의 크기는 혁신 성과에 부(-)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 기업의 크기가 커질수록 같은 금액을 R&D IT에 투자해도 특허등록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이 커질수록 R&D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시사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결과는 전적으로 R&D만을 위한 IT(예를 들면 R&D 부서를 위한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IT 투자도 혁신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리고 IT가 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들어 더 커지고 있다. 인터넷과 같이 R&D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IT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로 추측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기업의 IT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분석결과, 평균적으로 IT에 대한 투자를 약 500만 달러 증가시키면 그것이 혁신 성과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시장가치를 약 4000만 달러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 IT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으로 투자 대비 효과가 큰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기업의 IT에 대한 투자가 일반적인 생산성이나 효율성 측면뿐 아니라 혁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결과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IT 투자에 대한 결정을 할 때 단순히 효율성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고려도 같이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기업의 혁신 성과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R&D에 대한 투자지만 IT에 대한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같은 R&D에 대한 투자를 가지고도 더 높은 성과를 낼 수는 것이다. IT에 대한 투자를 할 때에 R&D 전용 IT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전반적인 IT에 대한 투자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새로운 IT의 등장으로 기업의 IT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IT가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고 있는 추세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Human Resources

 구직자들은 면접 때 인상관리를 한다. 문제는 면접관이 잘 인식 못한다는 것!

 Based on “Interviewers’ perceptions of impression management in employment interviews” by Roulin, N., Bangerter, A., & Levashina, J. Journal of Managerial Psychology, 2014, Vol. 29, No. 2, 141-163.

 

무엇을 왜 연구했나?

 구직자는 면접관들이 자신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기를 원하는 마음에 인상관리(Impression Management)를 한다. 인상관리는 타인이 자신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하기 위해 하는 의식적인 행동이다. 인상관리를 시도하는 구직자는 대개 진실하지 않고 가식적이며 거짓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가 면접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실제 직무에서 요구되는 진짜 인상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채용된 사람은 직무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면접관 중 많은 사람들은 구직자들이 인상관리를 하더라도 자신들은 구직자들의 본질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연구에서는 면접관이 느끼는 다양한 인상관리 행동이 구직자가 의도한 인상관리 행동들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면접관이 면접에서 느끼는 인상관리 행동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스위스 로잔대 등 공동연구진은 164명의 구직자들이 채용대행사에서 실시한 면접 결과를 토대로 면접관이 느끼는 구직자의 인상관리 정도와 구직자들 스스로 인정하는 인상관리 정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또 면접자들이 구직자가 얼마나 솔직한지 파악할 수 있는 구직자의 투명도도 측정했다. 연구진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마친 뒤 자신들이 어떤 인상관리 방법을 사용했는지 설문으로 조사했고 면접관들에게도 자신들이 느낀 구직자들의 인상관리 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일반적으로 구직자들은 인상관리 방법으로 자기고양(self-promotion), 기만적인 아첨(deceptive ingratiation), 인상보호(image protection), 사소한 수준의 이미지 형성하기(slight image creation), 상당한 수준의 이미지 형성하기(extensive image creation) 등의 행동을 했다. 이후 연구진이 구직자와 면접관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면접관이 느끼는 구직자의 인상관리 정도와 구직자들이 인정하는 인상관리 정도는 상관관계가 낮았다. 이 결과는 일반적으로 면접관들이 구직자들과 면접을 실시한 뒤 구직자들이 어떤 인상관리 전략을 사용했는지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또 구직자의 면접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구직자들이 실제 사용한 인상관리 방법이 아닌 면접관이 느끼는 구직자들의 인상관리 방법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예를 들어 면접관이 느끼기에 구직자가사소한 수준의 이미지 형성하기의 전략을 쓴다고 느끼는 경우 면접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실제 구직자가 그런 의도로 그런 행동을 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결국 면접관이 구직자가 어떻게 인상관리를 하고 있다고 추정하는 것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졌다. 또 면접관은 구직자의 인상관리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구직자의 인상관리 전략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구직자의 인상관리 전략에 영향을 받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번 연구는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려는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면접관이 구직자의 인상관리 전략을 무시하면 직무에 적합하지 않은 엉뚱한 사람을 채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만적인 인상관리 전략을 활용하는 구직자들은 면접 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 하지만 면접관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 인상관리 전략을 활용하는 구직자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으나 실제로는 찾아내지 못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육, 훈련을 통해 면접관들은 구직자들의 인상관리 전략들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는 있다. 교육을 통해 면접관의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3가지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첫째, 면접관에게 구직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상관리 전략들에 대해 교육을 실시해서 인상관리와 관련된 충분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둘째, 면접관들이 구직자의 인상관리를 잘 발견해서 평가 결과에는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면접관들이 평가결과를 작성하기 직전에 구직자들의 인상관리 전략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해서 면접과정에서 구직자의 인상관리 영향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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