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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Column

사물 인터넷 기본 원칙 만들자

진현호 | 159호 (2014년 8월 Issue 2)

 

1940년대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로봇공학 3원칙(Three Laws of Robotics)’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 바 있다. (후에 ‘0원칙이 추가돼 실제로는 4개 원칙)

 

0원칙: 로봇은 인류에게 해가 가는 행동을 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류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1원칙: 0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에게 해가 가는 행동을 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2원칙: 로봇은 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원칙: 로봇은 1원칙과 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그는 이렇게 이미 1940년대에 어떻게 보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로봇, 즉 인공지능을 설계할 때 지켜야 할 원칙들을 제시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로봇과 인공지능, 그리고 사물인터넷의 센서가 복합적으로 연동돼 있다. 1940년대 이미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로봇공학 3원칙이 제정됐듯 사물인터넷 역시 미리 기본적 원칙이 제시돼야 한다.

 

필자는 사물인터넷의 원칙들은 아시모프가 제시한 로봇공학 3원칙과 큰 범주에서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로봇의 핵심이 인공지능이라면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센서와 네트워크망이다. 필자는 사물인터넷의 4원칙을 제안한다.

 

0원칙: 사물 인터넷를 통한 정보는 인류를 위해 사용돼야 하며 개인의 독점은 금지돼야 한다 로봇공학 0원칙은 인간이 만든 로봇에 의해 인류가 해를 입지 않도록 설정한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은 사물인터넷 0원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로봇공학 0원칙은 로봇이 다른 로봇이나 인간 개인보다 인류, 즉 인간 집단 전체를 먼저 생각하도록 만든 것이다. 사물인터넷 0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사물인터넷 시대에 사물이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시대보다 더욱 많은 종류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저장되기에 이러한 위협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 정보를 독점한 개인이 이를 활용해 다수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그렇기에 사물인터넷 0원칙이 더욱 중요하다.

 

1원칙: 지속적으로 호흡 가능해야 한다 사물인터넷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연결돼야 하고 센서가 부착돼 있어야 한다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기 위해선 센서가 핵심이다. 센서 기능이 오래 유지되도록 저전력 소비가 필수적이다.

 

2원칙: 표준어로 소통해야 한다 게리 라일리 영국 IBM CTO반도체 기업과 통신기업, 플랫폼, 솔루션 기업 등 사물인터넷 가치사슬 내 다양한 업체가 있고 규모도 스타트업에서 대기업까지 천차만별이라며사물인터넷에는 통신망, 기기, 서비스가 모두 필요해 오픈 파트너십과 오픈 이노베이션이 사물인터넷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사물인터넷의 가치사슬과 생태계는 만들어지는 중이다. 많은 업체들이 산발적으로 뛰어들어 아직은 안갯속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커넥티드 시대에 표준화된 플랫폼 선점은 너무나 중요한 이슈다. 제대로 된 플랫폼( 1개일 필요는 없다)이 시장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이후 초래되는 불편과 이를 다시 표준화하기 위한 작업이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지도 모른다.

 

3원칙: 자물쇠가 채워져야 한다 사물에 부착되는 센서가 증가할수록 우리의 일상은 거울에 복사되듯 데이터로 남아 클라우드에 저장될 것이다. 이때 해킹과 정보보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물인터넷을 끌 권리도 필요하다.

 

구글의 에릭 슈밋은만약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원한다면 어디에도 그 내용을 기록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에 의해 수집되는 모든 정보는 그 정보 주체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 정보의 본인 결정권, 즉 본인에 대한 관한 모든 정보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활용되는지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

 

4원칙: 가져가는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톰 크루즈가 거리를 걸어갈 때 수많은 광고판이 그의 망막을 스캔해서 개인정보를 분석한 후 그에게 특화된 맞춤형 광고를 전달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곧 상용화 될 수 있다. 관건은 개인들의 선택이다. 이렇게 제공되는 가치가 나의 개인정보를 스스럼 없이 제공할 만큼 커야 한다.

 

페이스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스로 공개하는 개인정보가 많아질수록 연결을 통해 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사생활 정보가 털리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의 시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건강상태와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하게 되는 특화된 사회관계망 서비스들은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들이 개인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생기는 위험보다 훨씬 클 때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현호 KT 홍보실 차장

필자는 KT 홍보실 차장으로 근무 중이며 IT 관련 포럼인 Connectinglab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공저서로 <사물인터넷> <모바일트렌드 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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