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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

황선영 | 156호 (2014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황선영 제7 DBR 독자패널 (현대건설)

DBR 153호에 실린몬태나주 연어실종사건! 섣부른 인재수혈, 참사 부른다에 대한 질문이다. 기업들은 조직 내부를 혁신하고 경쟁사와 비교할 때 압도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스타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때가 많다. 외부 인력의 전문성뿐 아니라 대외적인 명성을 활용한다면 홍보와 이슈메이킹 등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실패로 그칠 때가 많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최고경영진으로 영입되지 않는 한 외부 인재의 영입이 좋은 성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드물다고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인식은 조직원의 심리적 요인이 크게 반영된 결과다.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이드러나지 않는 방해필요정보에 대한 의도적 고립등이 이러한 조직원들의 심리가 반영된 직간접적인 행동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한번 해보라라고 일축되는 암묵적인 군중심리는 조직에서 튀는 인재에 대한 직간접적인 압박 등과 관련돼 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이러한 점은 한국처럼 국민성을 반영한 로컬기업의 특성인지, 아니면 글로벌 기업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사례인지 알고 싶다. 또한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사전적 고려사항, 사후적 대응방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서광원 생존경영연구소장

조직 성장에 필요한 인재영입은 화단에 새로운 꽃이나 나무를 옮겨 심는 것과 같다. 어떤 꽃이나 나무라도 옮겨 심기 전에 그 꽃이나 나무에 맞는 자리인가 아닌가를 알아봐야 하고 심은 이후에는 일정 기간 물을 주고 가꿔줘야 한다. 원래 자기 자리에서 옮겨진 식물은 이동 과정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실뿌리들을 상당 부분 잃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실뿌리를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하게 돌보지 않으면 죽을 확률이 높아진다. 생태학적인 비유를 하는 것은 이런 일이 특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명체가 있는 곳은 어디에서나 있는 일이고, 특히 우리 인간에게는 그 정도와 빈도가 더 강하다. 물론 한국과 일본처럼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강한 경향이 있지만 서양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기존의 우리속으로 들어온 낯선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본능은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생명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본능이 이렇다고 조직 성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미다. 성장을 추구하는 조직에서는 이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인재영입 경험이 많지 않은 조직에서 이런 불상사가 많은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런 조직은 초창기부터 사장의 능력으로 조직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사장은 자신의 말 한마디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 오늘부터 이 사람은 우리 식구라는 한마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직도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기는 한다. 하지만 겉으로만 받아들일 뿐이다. 사장과 한솥밥을 먹어온 조직원들은 중간에 누군가, 더구나 자신들에게 지시를 하는 이방인이 끼어드는 걸 불편해 하고 자존심이 상했다고 느끼게 된다.

 

당사자의 노력이 중요함은 불문가지지만 해결자는 역시 사장이다. 화단에 꽃을 심는 사람이 사전조치, 사후조치를 취해줘야 하듯이 사장이 해결해야 한다. 조직에 왜 이 사람이 필요한지, 이 사람이 어떤 도움을 줄지 명확하게 밝혀줘야 조직이 수긍할 수 있다. 해당 인재의 필요성을 인식할 때 조직은 기꺼이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방인의 존재가 자신들의 방해자가 아닌 자신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존재라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 온 인재도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모든 사람 앞에서 공식적으로, 확실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조직의 저항이 있을 경우에는 단호하게 사장이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고,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것이다. 몇 명만이 모인 자리에서지금부터 잘해보시오라고 하면 조직은 암묵적으로 저항하고 결국에는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조직 규모나 업종에 관계 없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해외에서 한 한국계 인재를 스카우트한 다음, 전체 임원이 모인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지금부터 이 사람을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지 마라.” 후문이지만 조직은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본능을 보였던 모양이다. 그 인재는 몇 년 후 다른 기업으로 떠났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인재 영입은 꽃이나 나무를 옮겨 심는 것과 같다. 좀 더 멋진 화단, 넓은 화단을 가꾸려면 지금까지 있는 식물들 외에 멋지고 다양한 여러 꽃과 나무들을 부지런히 옮겨 심어야 하고 가꿔야 한다. 대충 구덩이만 파놓고알아서 잘 자라 봐라고 방치하면 안 된다. 내버려둔 꽃이나 나무들이 알아서 잘 자라는 일은 거의 없다.

 

임혜인 제7 DBR 독자패널(아모레퍼시픽)

DBR 154호에 실린 문정훈 교수의조직진단 및 설계 사례에 대한 질문이다. 거대기업인 A기업의 조직형태를 쉽게 바꿀 수 없어 대안으로 조직의 가상화 정도를 높였다고 하셨는데 조직의 가상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만약 A기업의 조직을 가상화하는 과정 중에 구성원들의 참여가 필요했다면 어떻게 참여를 이끌어냈는지 궁금하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조직의 가상화(virtualization)는 조직이 정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지식교환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조직의 경계 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의 정도가 낮은 조직은 유연성이 낮은 대신 의사결정과 부서 간, 조직 간 업무 조정이 명쾌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부서/조직 간 정보의 흐름이 매우 급박하고 부서/조직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한 조직의 경우 가상화의 정도가 낮으면 유연성, 기민성 측면에서 매우 불리하다. 이러한 경우 부서/조직 간의 분명한 경계를 오히려 모호하게 만듦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상화된 조직은 조직 내부의 부서 간 협력, 외부 조직과의 협력관계 수립에 매우 큰 강점을 지닌다. ‘plug-and-play’에 비유하기도 한다. 시장의 변화 고객의 요구에 쉽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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