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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의 힘이 세다지만… 매출향상엔 고객 참여가 더 효과적

허원무 | 144호 (2014년 1월 Issue 1)

 

 

Marketing

구전의 힘이 세다지만… 매출향상엔 고객 참여가 더 효과적

Based on Acta Non Verba? The Role of Customer Participation and Word of Mouth in the Relationship Between Service Firms Customer Satisfaction and Sales Performance by Eisingerich, A. B., Auh, S., and Merlo, O. (Journal of Service Research, 2013, In-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마케팅 분야에서 고객만족도는 기업의 중요한 사명으로 인식돼 왔다. 기업들은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고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제품의 소비를 권하는 구전활동을 유도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고객의 구전행동은 소비자들의 자발적 행동으로 기업이 통제하고 관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기업이 활성화하고 관리하기 용이한 또 다른 자발적 행동인 고객참여(customer participation)1 의 역할에 주목했다. 또 고객이 해당 분야에 갖고 있는 지식이 고객참여 활동에 시너지를 줄 수 있을지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우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고객 327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만족도, 금융상품/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지식), 고객참여, 구전에 대해 7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질문했다. 또한 설문 이후 12개월이 지난 다음 해당 응답자에게 판매된 금융상품(: 보험, 투자 상품, 모기지 등)의 총량을 판매량으로 측정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 만족도는 구전활동과 고객참여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구전활동과 고객참여 행동은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고객만족도가 고객참여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고객의 전문성이 낮은 집단보다 높은 집단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고객만족도는 구전과 고객참여를 통해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고객참여의 매개효과가 구전의 매개효과보다 11배나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 결과는 적절한 보상과 관리를 통해 통제할 수 있는 고객참여 행동이 구전보다 매출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선진기업들은 기업경영에 고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My Starbucks Idea (http://mystarbucksidea.force.com)’를 만들어서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스타벅스 마케팅 활동에 대한 개선 아이디어를 받고 이 아이디어들에 대해 고객투표를 실시한 후 반응이 좋은 것은 경영활동에 신속하게 반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고객들이 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프로그램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나 지식뿐 아니라 경쟁사 및 산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전문성을 제고시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전문성 있는 고객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보상은 물론 정서적 유대를 맺을 수 있는 다양한 유인책도 개발해야 한다.

 

앞으로 기업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전과 같은 단편적인 고객의 도움뿐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고객의 마케팅 활동 참여가 경쟁의 원천으로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관심이나 열정을 보이는 고객은 물론 비판하는 고객 역시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이들이 기업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대학 교수 wmhur@pknu.ac.kr

필자는 한양대에서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쳤다. 주된 연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사회적 마케팅, 서비스 기업의 고객-종업원관계 마케팅, 감정노동에 대한 고객반응과 채널전략 등이다.

 



지금 살까, 다음에 싸게 살까? 품절 우려에 따라 달라진다

Based on Buy Now or Buy Later: The Effects of Scarcity and Discounts on Purchase Decisions by Colin B. Gabler and Kristy E. Reynolds (Journal of Marketing Theory and Practice, 2013, vol. 21, no. 4 (fall), pp. 441-455).

 

무엇을 왜 연구했나?

가격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같은 제품도 언제 어디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지불하는 가격에 큰 차이가 생긴다. 패션 의류는 신제품이 나오고 며칠이 지나면 세일에 들어간다. 이처럼 대부분의 제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하락한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나서 가격이 내려가기만 기다리자니 자칫 품절 사태가 발생해 원하는 제품을 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인간이 합리적으로 판단해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기대효용(expected utility) 이론 관점에서는 지금 사지 말고 가격이 내려가길 기다려야 한다. 반면 이득보다 손실에 민감하다는 전망(prospect) 이론 관점에서는 원하는 제품이 품절되기 전에 구매를 해야 한다. 비싼 값을 주더라도 지금 사는 게 나을까, 나중에 싸게 사는 게 나을까? 연구자들은 벼룩시장과 백화점 상황에서의 실험을 통해 희소성과 미래 할인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우선 실험 대상자들이 벼룩시장과 백화점에서 각각 원하는 제품을 발견했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희소성과 향후 할인폭을 조작해 실험을 실시했다. 희소성이 있는 상품(품절될 가능성이 높은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 각각 1주일 후의 할인율이 10%, 25%, 50%가 되는 총 6가지 경우에 대해서 구매 여부를 물었다. ()

희소성이 없는 제품의 경우엔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당장의 구매 의도는 줄어들었다. , 할인율이 10%일 때는 66.2%의 응답자가 당장 구매 의사를 밝혔지만 할인율이 50%로 올라가니 48.5%로 떨어졌다.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품절 우려(희소성)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1주일 후에 10%를 할인한다고 하자 71.2%의 응답자가 즉시 구매 의사를 밝혔는데 할인율을 25%로 올리자 이 비율은 오히려 72.4%로 높아졌다.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이 빨리 품절돼 구매할 수 없게 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품절 우려가 있는 상품도 할인율을 50%까지 올리자 당장 구매하겠다는 응답률이 60%대로 크게 떨어졌다. 할인율이 충분히 크면 품절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구매를 미룬다는 걸 보여준다.

 

이 밖에도 실험에서는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즉시 구매 의도가 높고 여성의 구매의도가 남성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제품의 감정적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관계가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모든 소비자들은 가능한 최저 가격에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반면 마케터들은 가능한 고가에 빨리 팔고 싶어 한다. 가격은 손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에 재고 수준과 가격 할인 스케줄의 조정을 통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고가 많은 제품은 향후 할인폭이 적다고 해야 제값에 판매하는 비율을 늘릴 수 있다.

반면 재고가 별로 없는 제품이라면 향후 할인이 많이 될 것이라고 알리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즉시 구매를 촉진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할인에서 오는 혜택과 물건이 아예 품절돼 구하지 못하게 될 위험성 사이를 항상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들의 즉시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할인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정판 제품처럼 희소성과 함께 제품에 감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제값에 판매하는 비율을 높이는 비결이 될 수 있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Psychology

e-메일 속 짜증나는 광고, 광고주에 금전적 손해도 끼친다

Based on The Cost of Annoying Ads by Daniel G. Goldstein, & R. Preston McAfee, Siddharth Suri (Proceedings of the 22n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World Wide Web, 2013, 459-470).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이 광고를 하는 이유는 제품의 매출증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집행한다. 그런데 모든 광고가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어떤 광고는 브랜드와 제품의 이미지에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광고가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데만 치중해서 짜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는 소비자의 시선은 끌지만 광고와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한다. 또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게재한 매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공동연구진은 소비자에게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가 기업과 광고매체에 얼마나 손해를 끼치는가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이 e메일 서비스에 접속해서 자신이 받은 e메일을 업무용, 개인용, 안내용, 광고메일 등에 따라 구분하도록 시켰다. 참가자들은 e메일을 구분하는 작업을 많이 할수록 비례해서 돈으로 보상을 받았다. e메일 서비스를 이용할 때 모니터 화면에는 배너의 형태로 광고가 게시됐다. 배너광고는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와 그렇지 않은 광고가 띄워졌다. 또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아무런 배너광고를 게시하지 않기도 했다. 그 결과 짜증을 일으키지 않은 광고를 보거나 아예 배너광고가 없는 화면에서 e메일 분류작업을 한 참가자들은 과제의 수행 양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반면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를 보면서 작업을 한 참가자들은 도중에 작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금전적인 보상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느낌을 주는 광고를 회피한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는 광고주와 광고매체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먼저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는 광고주에게 금전적으로 손해를 끼친다.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는 일시적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정보량에는 한계가 있는데 짜증을 일으키는 요소는 잘 기억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는 소비자가 광고주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도록 만든다. 광고주가 제대로 된 광고를 만들 능력이나 재력이 없는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다.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은 제품과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에도 전이된다. 소비자들은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를 게시한 광고매체까지 외면한다. 짜증을 일으키는 광고를 배치한 광고매체에 대해 소비자들은 ‘저질 광고까지 배치하는 것을 보니 돈이 꽤 궁한 모양이군’ ‘이런 광고를 게재하는 곳이 객관적일 리가 없어’ ‘자칫 내 개인정보를 빼가는 것 아닐까’ 등의 의심을 품기 마련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추가적으로 소비자들이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서 움직임이 많이 노출된 광고에 대해 짜증을 가장 많이 느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광고주가 소비자의 이목을 더 끌고 광고매체가 매출액을 더 올리려는 욕심에서 광고에 과도한 애니메이션을 넣는다면 그 효과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해당 광고를 기억하지 못하고 광고매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쌓기 때문이다.

 

안도현 심리과학해설가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Behavioral Economics

성향 따라 달라지는 소비행위 합리적 근거 제시로 바꿀 수 있다

Based on Regulatory focus in economic contexts by A. Florack, J. Keller, and J. Palcu (2013,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Vol. 38, pp.127-137)

 

무엇을 왜 연구했나?

선진국형 자본시장은 정부의 규제보다 자율조절기능(Self-Regulation)을 활용해 투명성, 공정성, 효율성을 유지해 왔다. 사람에게도 이와 비슷한 자율조절기능이 있어서 다양한 경제행위를 결정하고 조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율조절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판매 또는 제공하려는 조직에 중요한 문제다. 사람의 자율조절기능은 선천적으로 형성되는 지속가능한 행동성향으로 크게 1) 진급, 성공, 성취, 혁신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이는 ‘적극적 자율성향’과 2) 안전 및 안정에 대한 강한 애착,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많은 ‘소극적 자율성향’으로 나눌 수 있다. 소비자나 투자자, 기업인, 직장인의 경제행위를 이해하고 예측하려면 무엇보다도 그들이 어떤 자율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더불어 경제행위를 한 뒤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특히 후회의 감정)이 자율성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후회라는 감정은 개개인의 자율성향에 따른 경제행위를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는 경제적 만족도뿐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 및 무의식 저변에 흐르는 자율성향과 감정을 아우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소비자들은 보통 제품으로부터 기대되는 만족도가 높으면 적극적으로 구매하려 하고 기대만족도가 낮으면 다른 비슷한 제품을 찾거나 구매를 회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Sue)와 매트(Matt)라는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일반적으로 두 사람 모두 적절한 가격, 내구성, 안전성,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차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와 매트가 상반되는 자율성향을 가지고 있고 본인들의 선택과 행위에 따른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일반적 예상과는 매우 다르면서도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가령 수는 소극적 자율성향을, 매트는 적극적 자율성향을 갖고 있다고 치자. 수는 자신의 자율성향과 일치하는 자동차 특성인 낮은 위험과 높은 안전도에 더 큰 가치와 가중치를 두게 된다. 자신의 성향과 불일치한 선택의 결과 느끼게 될 후회는 수의 소극적 성향을 더욱 부추긴다. 결국 수는 고장이 잘 안 나며 안전도에 대한 평가가 좋고 평범해 보이는 차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반면 매트는 신기술과 혁신적 디자인으로 각광받는 모델을 구입하기 쉽다. 자율성향에 부합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후회는 최소화하고 만족도를 극대화하게 된다.

 

비슷한 사례는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장에서 인기 있는 고위험 성장형 종목들은 적극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손실위험이 적은 안전한 주식은 소극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추천하는 편이 투자자 유치에 유리하다.

 

자율성향 및 후회의 감정과 더불어 소비자 행동연구에서 빠져서는 안 될 요인이 합리화다. 합리화의 중요성이 입증된 실험이 건강 분야에 있다. 소극적 성향의 사람들이 적극적 성향의 사람들보다 예방 백신 접종에 훨씬 더 적극적임을 보이는 연구다. 예방이란 개념이 안전 및 위험회피와 일맥상통하는 특성이므로 소극적 성향의 집단이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백신주사를 맞지 않아서 병에 걸렸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후회가 적극적 성향의 집단으로 하여금 접종에 적극적이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예방백신을 왜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증거가 제시됐을 때 적극적 성향의 사람들의 백신접종에 대한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이다. 합리화는 적극적 성향의 집단이 느끼게 될 후회라는 감정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두 상이한 그룹의 행동을 일치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보험 상품이나 연금 상품의 개발과 판매 및 광고 분야 전문가들이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자율성향은 개인적 선택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집단적 사회규범의 영역에서도 큰 효력을 나타냈다. 소극적 성향의 공기업 직원들은 근무태도가 나태하거나 업무 효율성 및 생산성이 떨어지는 동료들을 매우 냉담하게 대하며 어떤 형태(물질적, 정신적)로든 대가를 치르게 하는 태도를 보였다. 처벌을 가하는 직원들에게 아무런 경제적 이득이 주어지지 않아도 이러한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직원들끼리의 자발적 처벌은 결과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생산구조와 조직문화를 만들어 냈다. 위와 같은 집단행동은 소극적 성향의 특징인 책임감, 규범준수, 타인들도 따르는 사회규범에 대한 존중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소극적 성향의 집단은 부정적 결과(: 게으름, 비효율성)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강해서 부정적 결과를 유발한 동료들에 대한 처벌의지도 매우 강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이상, 혁신, 독립성, 성취욕구 등의 지배를 받는 적극적 성향의 직원들에게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사회규범과 공익이 강조되는 공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효율성과 청렴성을 제고하기 위한 내부 규율을 만들 때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경제행위는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의 산물이다. 복잡한 시장도 자기규제 시스템을 가지고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듯이 개인의 경제행위도 자율성향과 감정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형성되고 표출된다. 자율성향과 선택 및 행위가 일치하고 후회가 최소화될 때 만족도는 극대화된다. 그러나 모든 요소가 항상 만족의 극대화를 이루는 조합을 이루는 건 아니다. 세심한 설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합리화는 상반된 자율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을 일치시키는 힘이 있다. 결론적으로 자율성향은 개인행위의 이해를 넘어 다양한 집단적 경제행위의 바람직한 변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금융상품의 차별화, 홍보의 다변화, 판매촉진 방법의 다각화, 자율적 세금정책, 소비행태연구, 인재고용 등에서 자율성향과 후회의 감정, 그리고 합리화를 적절히 응용한 프레임의 개발이 기대되는 이유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공동 NPD 프로젝트 성공 원하면 서로의 목표부터 일치시켜야

Based on Communication intensity, goal congruence, and uncertainty in buyer-supplier new product development by Tingting Y and Kevin J. Dooley (2013, Journal of Operations Management, Vol.31, issues 788, pp. 523-54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기업이 함께 업무를 수행할 때 의사소통강도(communication intensity)와 목표일치(goal congruence)라는 두 가지 통합도구(integrative devices)는 상호 간의 업무조정이나 갈등해소에 도움을 줌으로써 업무성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두 가지 통합도구가 신제품개발(NPD) 프로젝트 성과(기능성, 내구성, 제조용이성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실증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항공기, 자동차, 이동통신 등 미국에 본사를 둔 16개 산업에 속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설문 응답자들은 구매, 개발, 설계, 기타 엔지니어링 분야의 중간관리자들이었으며 공급업체와의 공동 NPD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주어진 설문문항에 응답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두 가지 통합도구 중 의사소통강도는 설계품질이나 설계효율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목표일치는 설계품질과 설계효율성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업체와 공급업체 간 단순히 의사소통을 활성화한다고 해서 NPD 프로젝트 성과가 개선되지는 않지만 프로젝트 목표에 대한 일치수준이 높아지면 NPD 프로젝트 성과가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의사소통강도가 그 자체로는 NPD 프로젝트 성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불확실성과 관련된 조절변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 업무 불확실성(상품의 복잡성과 기술의 신규성 및 업무의 상호의존성)이나 관계 불확실성(상호 간의 조정)이 높아지는 경우 의사소통강도가 심화될수록 NPD 프로젝트 성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NPD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하는 상품이 복잡하고, 해당 상품에 신기술이 많이 적용되며, 상호의존적인 업무범위가 확장되고(이상 업무 불확실성), 상호 간에 업무 조정이 잘되지 못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경우(관계 불확실성)에는 상호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강화함으로써 프로젝트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목표일치는 그 자체로서 프로젝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상품의 복잡성과 기술의 신규성이 높은 경우에는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이 오히려 억제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NPD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하는 상품이 복잡하고 해당 상품에 신기술이 많이 적용되는 경우 양자 간에 목표일치 수준을 제고하더라도 프로젝트 성과를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거나 기대만큼 성과가 개선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과거 양자 간에 상호업무조정이 잘되지 못해 관계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에는 목표일치 수준을 제고함으로써 설계품질이 더욱 개선된다는 상반된 사실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고객업체가 공급업체와 공동의 NPD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NPD 프로젝트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NPD 프로젝트 업무 관련 불확실성이나 고객업체와 공급업체 간의 관계 불확실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경우(관련 불확실성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양자 간에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동의정도를 높임으로써 프로젝트 성과를 높일 수 있다. 둘째, 업무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목표일치 수준을 제고하는 것보다 고객업체와 공급업체 간에 의사소통을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프로젝트 성과를 제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계불확실성이 높아질 때에는 의사소통강도를 심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목표일치 수준을 높임으로써 각각 설계효율성과 설계품질 수준을 이전보다 높일 수 있다.

 

 

오중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ojs73@sookmyung.ac.kr

필자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경영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8 9월부터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전공 분야는 생산 및 공급사슬 관리이며 등의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Finance&Accounting

불완전한 자본시장 대체하는 문어발식 경영의 순기능

Based on 50+Years of Diversification Announcements, Mehmet E. Akbulut, John G. Matsusaka, The Financial Review 45 (2010) 23126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문어발 경영을 점잖은 말로 비관련 다각화라고 한다. 비관련 다각화의 성과는 재무경제학은 물론 전략경영 등에서도 아주 중요한 주제다. 특히 재벌이 주도하는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큰 주제다. 국내외 많은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쟁이 많다. 본 논문은 기업의 M&A 이벤트를 분석해 합병 후 인수자 및 피인수자의 가치와 합병 전 두 회사의 가치를 비교했다. , 비관련 다각화를 위한 합병 전후 가치 변화를 분석했다. 특히 지난 50년간(19502006) 미국에서 벌어진 모든 M&A(4764)를 분석했다. 데이터는 CRSP, SDC, 에서 추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비관련 다각화가 관련 다각화보다 합병가치가 더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합병의 성과가 더 좋기는 하지만 주식합병의 경우에도 결과는 여전히 비슷하다. 또한 비관련 다각화의 합병가치는 1980년 이후 전보다 낮아졌다. 인수회사가 금융 제약을 받고 있을수록 합병가치는 큰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특징은 비관련 다각화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비관련 다각화의 경험 유무는 합병가치 창출에 대한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런 결과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비관련 다각화가 도덕적 해이의 발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면 합병가치가 낮아져야 한다. 게다가 도덕적 해이와 관련된 변수들도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야 한다. 또한 비관련 다각화는 불완전한 외부 자본시장을 대신해 나타나는 내부 자금 조달 방식(financing)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외부 자본시장이 발달할수록 합병을 통한 비관련 다각화의 가치가 낮아진다. 합병을 통한 관련 다각화가 창출하는 가치와 외부 자본시장의 발달은 크게 연관성이 없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비관련 다각화라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자본시장이 발달하면 문어발 확장은 점차 사라질 수 있다. 인위적으로 비관련 다각화를 규제하면 내부 자본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 결국 비관련 다각화와 문어발 경영에 대한 견제는 직접 규제보다는 자본시장 발달을 촉진하는 간접적 방식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hyoungkang@gmail.com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금융 혁신,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Political Science

후원기업 주식 사는 정치인, 정경유착 따른 특혜 주시해야

Based on Ahmed Tahoun, The role of stock ownership by US members of Congress on the market for political favor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Vol.111, No.1 (2014), pp. 86-11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치인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시세 차익이나 배당을 통한 수익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부패 사건이나 특혜 의혹 스캔들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인의 주식투자에는 다른 목적들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소극적인 차원에서는 자신에게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에 보답하는 의미로, 적극적 차원에서는 그 기업을 규제기관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특혜와 후원 거래를 통해 정치인과 기업 간 공생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이해상충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이해상충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워터게이트 이후 ‘정부윤리법’(Ethics in Government Act of 1978)을 제정해 입법·사법·행정부 주요 인사들의 재산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 법에 따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정치인이 주식 보유를 통해 특정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특혜를 주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이를 위해 20042007년 사이 미국 국회의원들이 보유했던 642개 기업의 주식 보유 현황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을 기부한 기업들의 주식을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주식보다 더 많이 보유했다. 이런 성향은 공화당보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의원들은 정부로부터 계약을 수임한 기업들의 주식을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주식보다 선호했다. 주식보유와 정치자금 기부 사이의 상관관계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에서, 또한 의원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클수록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또한 윤리 문제로 조사를 받은 의원은 조사 전후에 후원 기업들의 주식 보유량을 줄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의원들의 금전적 인센티브도 주식 보유와 기부 관계에 영향을 줬다. 보유 주식의 수량이 적을수록, 거래를 덜 빈번하게 할수록, 전체 가치에서 더 큰 비중을 가질수록 그 관계가 더 강한 경향을 띠었다. 의원과 기업의 상관관계는 정부 계약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관계가 강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정부로부터 더 많은 계약을 수임했다.

 

주식을 매각한 의원들은 해당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특히 주식 매각이 특혜와 후원의 거래 관계 청산을 의미하는 경우에 이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의원들이 주식을 매각한 기업들의 경우 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여줬다. 이는 의원들의 주식투자가 향후 이익을 보장하는 신호로 인식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정계은퇴를 준비하는 의원들은 기부를 받은 기업들의 주식을 먼저 처분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정치인의 주식 보유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상충은 미국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2005년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제144항에 “재산공개대상자 또는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본인 및 이해관계자(배우자 및 본인의 직계 존비속) 보유주식 총가액이 3000만 원을 초과한 자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직무 관련성을 인정할 경우 당해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은 보유하고 있던 안랩 주식을 매각하지 않기 위해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시 직무 관련성이 있는 행정자치위원회가 아닌 보건복지위원회를 선택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중기청장으로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경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 위해 취임 직전 사퇴했다. 지난 8월 임명된 윤창번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체를 매각했다. 이 사례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특혜와 후원의 거래관계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줌과 동시에 제도적으로 부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필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금융통화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 등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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