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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불현듯 찾아온다 단,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만…

서진영 | 140호 (2013년 11월 Issue 1)

 

 

 

요즘 대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렇게 장래가 불투명한 학창 시절이 있었던가? 대학생들에게 우리는 인생 선배로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까? 시골 소년에서 GE코리아 회장과 GE헬스케어 아시아 성장시장 총괄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내고 2013년 현재 ㈜CJ의 대표이사가 된 이채욱 부회장은 대학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 부회장은 저서 <행운아 마인드 : 있는 그대로의 긍정, 다시 시작하는 힘, 해라, 2013>에서 행운아 마인드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서 공자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논어(論語)>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知之者 不如好知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문장을 풀어서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들려준 것이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논어의 구절에다즐기는 자는 행운아 마인드를 가진 자만 못하다는 자신의 구절을 하나 더 추가했다. 이 구절의 뜻은 무엇일까? 그 누구도 행운아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행운아 마인드가 예기치 못한 기회와 운수, 선순환 등 인생을 성공의 길로 이끄는 거대한 물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바로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의 미래가 그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이 우리에게 행운아 마인드를 가지라고 조언하는 것은 사실 그가 행운아 마인드를 가지고 오늘날 그의 성공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 부회장은 행운아 마인드를 가졌을 때 자신에게 닥친 갖가지 어려움들이 이후에는 오히려 작은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들려주고 있다. 그의 인생을 잠시 살펴보자.

 

행운아 마인드를 가지다

 

 

행운아 마인드: 있는 그대로의 긍정, 다시 시작하는 힘

                              이채욱 지음, 해라, 2013

 

이 부회장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끝나고 1년 뒤인 1946년 태어났다. 그에게 가난은 숙명이었다. 강토는 과거 식민지였던 까닭에 피폐해 있었고, 그의 나이 다섯 살 때는 전쟁이 발생해서 그나마 온전하게 남은 것마저 사라졌다. 52녀인 형제자매는 단칸방에서 북적북적 모여 살았다. 초가집에 방이 딱 두 개였다. 낮에는 밭에 가서 채소를 뽑아야 했고 학교에 가려면 10㎞를 걸어야 했다. 학교가 끝나면 집에 와서 밭일을 해야 했다. 그는 똥지게를 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한다. 똥물이 튈까봐 늘 조심조심 걷던 때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 읍내의 철공소에 다니려고 했다. 철공소에서 기술을 배우면 밥벌이를 할 수 있고 조금이나마 집안사정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공상에 불과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그의 입학시험 성적이 좋다며 장학생으로 선정했다. ‘내가 고등학교에 갈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는 이때부터 스스로 행운아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장차 자신의 진로로 이과 분야의 직업을 갖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는 색약 판정을 받아 이과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장학생 시험에도 떨어져서 고등학교를 그만둬야 할 처지에 몰렸다. 정말 간절히 공부하고 싶어 했기에 실망감은 더 컸다.

 

그는 등록금을 낼 수 없어서 학교에 가는 대신 밭으로 나갔다. 하지만 밭고랑에 잠시 앉아 쉬는 시간에도 검정고시 도전을 떠올릴 정도로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이번에도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채욱, 읍내 적십자병원 원장님 댁에서 과외를 맡을 학생을 찾는다고 해서, 널 추천했다. 입주 가정교사 자리인데 할 수 있겠나?” “! 그런데 선생님, 어째서 저를…?”

 

그는 너무도 감사했지만 뜻밖의 행운에 어안이 벙벙했다. 선생님은 성실한 학생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꺾이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마침 과외자리가 생겨서 추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 가정교사로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친 뒤 영남대에서 4년 전액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알려준 담임선생님 덕분에 법학과에 응시했다. 철공소에서 일하려던 이 부회장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면사무소 서기를 준비하다 영남대 법대 장학생까지 된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도 옆집 아저씨처럼 면서기가 되고 싶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와이셔츠를 입고 면사무소에 출근하는 것이 그가 알았던 가장 출세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에게 대학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다. 행운이 아니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부회장은 영남대 법대에 합격한 뒤에는 하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이때도 가정교사 자리를 찾았는데 다른 사람들보다는 일자리를 찾기가 훨씬 쉬웠다. 과거 가정교사 경력이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그는 당시에도 이런 상황이 그저 행운이라고만 여겼다. 그는 대학을 다니다 학비를 벌기 위해 입대했다. 당시 월남전에 지원하면 가정교사를 하지 않아도 남은 학기의 학비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월남전에 참가한 육군 병장은 한 달에 54달러(16200원 정도)를 받았다. 당시 하숙비가 2000∼3000원 정도였으니 병장의 월급은 꽤 큰돈이었다. 그가 행운아 마인드를 가지지 않았다면 학비 때문에 전쟁터까지 가야 하는 상황을 한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저 이후에 공부에만 전념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이 부회장은 대학을 졸업한 뒤 가장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삼성에 입사했다. 그가 입사한 뒤 배치된 곳은 무역을 담당하는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은 당시 삼성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계열사였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에 배치된 이유는 월남전에 참가했던 그의 이력이 일조했을 수도 있다. 그는 외국인을 보면 먼저 겁부터 먹었으나 이런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진 계기가 바로 월남전이었다고 회고한다. 그가 월남전에 참전했을 당시 부대 앞에 미군 막사가 있었고 짧은 영어로 미군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미군에게 영어를 배울 정도는 아니었으나 콜라를 얻어 마실 정도로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은 깰 수 있었다. 그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삼성물산에 근무하면서 외국인을 대할 때도 거리낌이 없었다. 월남전의 경험이 그에게 장벽 하나를 넘도록 해준 것이다.

 

그는 이후 두바이지점으로 파견된다. 두바이지점은 사실 삼성과 두바이 주마 알마지트라는 회사의 합작회사였다. 이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훗날 삼성과 GE의 합작회사의 사장으로 발령받는 작은 계기가 됐고, 그는 삼성-GE 합작회사를 성공적인 흑자 회사로 만들어 GE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리고 국내외 대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을 높게 평가받아서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의 사장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결국 GE코리아 회장과 GE헬스케어 아시아 성장시장 총괄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거쳐 2013년 현재 ㈜CJ의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최선을 다하면 행운이 찾아온다

 

이 부회장이 학비를 벌려고 시작한 가정교사부터 월남전 참전까지 과연 이후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 그는 그저 매순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우리는 어려운 일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또 다른 기회와 인연을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 수 없다. 최선을 다해서 겪어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이까짓 일로 여기며 인상만 쓴다면 최선을 다할 수도 없다. 최선을 다하면 행운이 찾아온다. 이 부회장은 행운의 씨앗을 갖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행운의 씨앗은 무엇인가? 그 씨앗은 바로 열정과 성장, 생각, 배움, 냉정, 판단, 관리, 배려다.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들려준 8가지 행운의 씨앗 중 열정과 생각, 2가지를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열정이다. 이 부회장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열정적인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고 열정을 만드십시오! 항상 자신을 열정적으로 만들어줄 무언가를 찾기 바랍니다. 때로는 원하지 않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럴 때라도 여러분의 내면으로부터 열정을 창조해야 합니다.”

 

열정이 사라지면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 자신을 리드할 수도 없고,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도 없다. 행운아의 마인드는 순간순간, 많은 시험들을 거친다. 그래서 어렵거나 나태할 때 변함없이 나의 모습을 유지해줄 열정이 세월이 갈수록 더욱 중요한 것이다.

 

둘째는 생각이다. 여기에서 생각은 자신의 현재 위치보다 높은 자리에서 사고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서 신입사원으로 일하면서 업무를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을 들였다. 자신의 업무를 과장의 눈으로 바라보면 일의 성격이 좀 더 명확하게 보였다. 과장의 눈으로 보면 프로젝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보였다. 과장이 무엇을 원하고 있고 저자가 누구와 협력해야 하는지도 보였다. 물론 과장의 위치에서 바라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자신의 업무는 물론이고 프로젝트 전체에 대한 공부도 필요했다. 잘 보이지 않을 때는 긴장했다. 이는 자신이 업무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밤을 새워서라도 업무를 파악했다. 과장의 위치에서 업무가 보이면 과장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성과도 보였다. 그리고 신입사원에게 요구하지 않는 숨은기대치도 볼 수 있었다. 이른바스트레치 골(stretch goal)’이다. 스트레치 골은 일상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아주 높은 목표를 말한다. 그는 GE에서 처음스트레치 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동안 해왔던 노력에 대한 이름을 찾은 기분이었다. 삼성의 신입사원 시절부터 단 한번도 변하지 않았던 그의 일하는 방식이 바로스트레치 골 전략이었다. 일을 하기 전에 꿈을 꾸고, 일을 할 때는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스트레치 골의 시작이다. 현재 위치보다 한 단계 위에서 내려다보는 연습은 시야를 확장하는 것이다. 한두 단계 위에서 생각하는 것은 리더로서 꼭 지녀야 할 습관이다.

 

대학생은 직장인과 사회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직장상사나 CEO의 눈으로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과 열정, 행운아 마인드를 주변의 대학생에게 들려주면 어떨까? 열정이 어디에서 생기는가? 하면 될 것 같다는 자신감에서 생긴다. 그렇다며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내가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는 긍정적인 우주의 힘을 불러온다. 이 이야기가 지금 대학생에게만 필요할까? 지금 현실이 힘든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은 아닐지. 이채욱 부회장이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알려준 행운아 마인드를 배우고 성공과 행복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을 때 꼭 한번 그의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책 읽고 행복하시길….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 서진영 서진영 | - (현)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
    -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운영 -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
    sirh@center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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