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Editor's letter

전략이란 무엇인가?

김남국 | 138호 (2013년 10월 Issue 1)

 

“나도 아직 전략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기업 전략 분야의 거장으로 불리는 리처드 루멜트 UCLA 교수의 깊은 성찰이 담긴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습니다. 911일부터 이틀간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동아비즈니스포럼 2013’의 한 장면입니다. 루멜트 교수는 경영학계와 기업계로부터 두루 존경받는현자(賢者)’입니다. 그의 고백처럼 전략이란 현상은 분명히 실재하지만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현상을 아우르는 하나의 개념을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전략이란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지속되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지만 아직도 가야 할 여정이 많다는 것을 루멜트 교수의 말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섣불리 특정 프레임워크나 방법론으로 전략이란 현상 전체를 설명하거나 이해하려는 시도는 대단히 위험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경영 전략 분야에서 큰 명성을 얻은 ‘5 Forces Model’이나자원기반 접근법(RBV)’ 등은 일면만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 의사결정 시 참고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3을 기획하고 주관한 DBR은 전략에 대한 보다 입체적이고 다양한 접근법이 한국 경영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과거 안정적인 환경에서는지속가능한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법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글로벌화와 기술발전, 경계 파괴 현상 등으로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파괴적 환경 변화가 빈발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경쟁우위를 (남이 파괴하기에 앞서) 스스로 파괴하는 게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생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포럼에서 초경쟁이란 화두를 내건 리처드 다베니 다트머스대 교수는 단기적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연발성(連發性) 경쟁우위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강조해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런 유연한 전략을 위해서는 조직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객원교수는 과거 관료적 조직이 뛰어난 효율성의 원천이 됐지만 지금처럼 새롭고 유연한 사고가 강조되는 상황에선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가 빌 게이츠 아래에서 일했다면 과연 혁신성을 발휘할 수 있었겠느냐는 그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개인의 창의성과 열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확실성 시대 전략 수립과 실행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의미와 목적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통해 탁월한 전략이 도출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전략이란목적에 기반을 둔 경쟁우위 창출 시스템이라며종업원들이 목적에 참여하고 관여하도록 만들어야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는 존재 이유나 목적에 대한 고민 없이 수익을 많이 내는 것, 혹은 성장하는 것만을 지상 과제로 삼아왔던 일부 기업과 조직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초경쟁 환경에서 변화의 속도만 강조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막을 수 있는 처방전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를 이끌고 있는 도미닉 바튼 글로벌 회장과 동양의 경영 구루 오마에 겐이치가 진단한 상황 분석과 대안도 많은 청중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컨설턴트답게 현안에 대한 명쾌한 의견 표출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세계적 석학들의 지혜와 통찰을 두고두고 접할 수 있도록 DBR은 포럼에서 제시된 신선한 시각과 해법을 스페셜 리포트로 전해드립니다. 전략에 대한 다양한 관점, 특히 불확실성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제시된 다양한 솔루션들이 기업 현장에서 잘 활용돼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