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Action, No Change!
꼭 실천하고 싶다? 일단 공개선언부터 해라
편집자주
베스트셀러 <실행이 답이다>의 저자 이민규 교수가 DBR 독자들의 실행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코칭을 시작합니다. 인간관계와 비즈니스에서 실행력을 높이길 원하는 독자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감과 실천결과를 이 교수(lmk@ajou.ac.kr)에게 보내면 지면을 통해 코칭도 받을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에는 술 좀 제발 줄여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을 한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 또다시 술 마실 건수를 찾고 있는 내 자신을 만나게 된다. 결혼을 하려면 전셋집이라도 얻어야 하고 그러려면 돈을 모아야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다짐으로 끝나고 직장 생활을 한 지가 3년이나 됐지만 내 월급통장은 늘 마이너스이고 건강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결심만으로 끝내고 싶은가? 그럼 은밀하게 결심하라!
결심이 흐지부지되고 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마음속으로만 은밀하게 다짐하기 때문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는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기 자신조차도 모르게 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결심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왼손이 하는 일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결심을 마음속으로만 은밀하게 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개인적인 목표와 결심은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말만 앞세우거나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개인적 결심들을 모두 남 앞에 털어놓는 사람은 뭔가 좀 부족하고 미숙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둘째,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학교에서는 별로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처럼 하면서 집에 가면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은밀하게 실천해야 경쟁자들을 자극하지 않을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높은 점수로 야구경기의 역전승처럼 다른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중도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결심을 공개했다 중도 포기하면 체면이 구겨지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혼자 결심하면 실패해도 비난과 책임을 피할 수 있다. 그래서 속으로만 했던 다짐은 나중에 실천이 어려워지면 은근슬쩍 없었던 것으로 끝낼 가능성이 더 높다.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반드시 실천하고 싶은 결심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 앞에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뱉어낸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원초적인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스(Steven C. Hayes)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목표를 공개한 학생들이 더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첫 번째 집단은 자기가 받고 싶은 목표점수를 다른 학생들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두 번째 집단은 목표점수를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게 했다. 세 번째 집단은 목표점수에 대한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았다. 연구결과, 결심을 공개한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현저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결심을 마음속에 간직한 집단은 아예 결심을 하지 않은 집단과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은밀한 결심은 결심을 하지 않은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면 그 생각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공개선언의 효과(Public Commitment Effect)라고 한다.
금연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e메일이나 SNS로 공개 선언하라. 좀 더 친절한 아빠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선언하라. 나는 좀 더 자상한 아빠가 되기 위해 딸아이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기라도 하면 이렇게 공치사를 하곤 한다. “이 세상에 아빠보다 더 자상한 아빠는 없겠지?” 그러면 내 딸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이렇게 대꾸한다. “우리 아빠의 자화자찬은 아무도 못 말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그럼! 아빠보다 친절한 아빠는 이 세상에 없죠.” 하지만 나는 믿는다. 비록 농담조이긴 하지만 이렇게 말로 선언하다 보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가 더 자상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개선언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7가지 지침
1.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하라. 공개범위가 넓을수록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TV에 출연한 헬스걸들의 다이어트 성공 가능성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높다.
2. 반복해서 공개하라. 공개선언의 빈도가 늘어나면 결심을 번복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3. 극적인 효과를 원한다면 극적인 방법으로 공개하라.
4. 다양한 방법으로 공개하라. 말과 함께 게시판, e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현수막 등 온갖 방법을 찾아보라.
5. 공개선언과 함께 도움을 요청하라. 결심을 공개한 사람들에게 결심이 무산되지 않도록 지원을 요청하고 결심 이행 여부를 물어봐 달라고 부탁하라.
6. 치러야 할 대가도 함께 공개하라. 결심을 지키지 않았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크면 클수록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7. 결심을 지키지 않았을 때 치러야 할 대가를 끔찍한 것으로 정해라. 싫어하는 사람이나 혐오하는 단체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겠다고 약속해야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심을 번복하고 싶다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은밀하게 결심하라. 하지만 반드시 실천하고 싶다면 가능한 널리 공개하라. 번복했을 때 치러야 할 끔찍한 대가를 설정하라.
사례 1
교수님 e메일을 받고 제 조원들에게 한 달 안에 체중 2㎏을 빼지 못하면 대신 점심식사로 개 사료를 먹겠다고 공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절대 간식이나 먹을 것을 권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3개월 만에 몸무게가 무려 10㎏이나 줄었습니다. 이제 77 사이즈 옷을 66 사이즈로 입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아침 조회 시간에 동료들 앞에서 올해 안에 66 사이즈에 허리 26인치가 되겠다고 공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때마다 저는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나는 개가 아니다!”
사례 2
고등학교 때 제 친구가 K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을 때 저는 그 친구가 터무니없는 희망을 품고 산다며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다른 사람들의 말은 무시하고, 자기는 꼭 K대에 갈 것이라며 당당하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고3 여름방학 때에는 K대에 견학을 가서 학교 기념품을 구매해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학교 자습실 책상에는 ‘K대학교 신소재공학과 OOO’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여놓았습니다. 그리고 3년 내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친구는 현재 K대학교 신소재공학과 10학번 새내기가 됐습니다. 그 친구를 무시했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사례 3 2
리더십 캠프에서 교수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항상 전교 1등만 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자리를 넘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감히 제가 그 아이를 꺾고 전교 1등을 해보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제 목표를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1등을 하지 못하면 학교를 자퇴하겠다고 치러야 할 대가도 함께 선언했습니다. 죽어라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그 괴물 같은 녀석을 꺾고 전교1등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대학에 입학하고 캠프에도 참석해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됐습니다. 공개의 위력, 스스로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교수님이 제게 시키셨던 공개선언 덕분에 제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솔직히 금연이 4주째 다 돼가는 저에게 여러 가지 유혹이 계속 생기고 있었던 때여서 ‘과연 금연을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극약처방 덕분에 금연을 더욱 잘할 수 있었습다. 한 가지 예로 얼마 전에 지인과 술을 마시면서 제가 좀 많이 취한 상황이었습니다. 다들 술과 담배를 피우는 분위기라 처음부터 독하게 마음먹고 중간중간 담배 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몰래 화장실 간다고 하면서 술자리를 빠져 나왔는데 술이 많이 취하니까 욕구가 엄청 생기더군요. 그래서 한 대 얻어 피려고 했는데 술이 취한 와중에도 담배를 피우면 전직 대통령 모씨에게 기부금을 보내겠다고 제가 공개 선언했던 것이 생각나더군요. 솔직히 제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에게 기부금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정신이 확 들면서 ‘너, 미쳤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 순간적인 담배 욕구를 참을 수 있었습니다.
사례 5 2
체중감량 목표 3㎏입니다. 데드라인: 3월25일(적금 만기일입니다.) 개시 데드라인: 3월6일, 중간 데드라인: 3월17일(-2㎏), 종료 데드라인: 3월25일. 이루지 못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 도전에 실패하면 제가 싫어하는 단체를 찾아 그 단체에 저의 적금 전액을 기부하겠습니다. (원래 저와 내기한 분들께 밥 사기로 했었는데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확실하고 강한 걸로 정했습니다) 항상 다이어트를 해야지 마음만 먹고 실패했던 제가 공개선언의 효과를 실험해보겠습니다. 결과는 3월25일에 올리겠습니다.
3월25일.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실패하면 그 대가로 싫어하는 단체에 기부하려고 준비했던 제 적금의 절반을 제가 좋아하는 단체 UNICEF에 기쁜 마음으로 기부금을 낸 영수증을 첨부합니다.
사례 6 2
사례 7 2
금연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족, 친구, 지인, 회사 사장님을 포함 전 임직원에게 공개적으로 금연을 약속했다. 친구들에게는 연말 모임에서, 가족들에게는 새해 첫날, 회사 임직원들에게는 시무식 전체 임직원 1분 스피치 시간에 공개적으로 금연을 선언했다. 지키지 못하면 연봉을 동결해달라고 대표이사님께 말씀드렸다. 그리하여 6개월째 금연을 하고 있다. 대표이사님으로부터 선물까지 받았다. 공개선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담배를 다시 피우고 있을 것이다.
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lmk@ajou.ac.kr
필자는 단국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임상심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군에서 징병 선발과 심리검사 담당 장교로 복무한 후 서울대 학생생활연구소에서 카운슬러로 일했다. 아주대 부설 아주심리상담센터 소장을 지냈다. <행복도 선택이다> <실행이 답이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 <생각을 바꾸면 공부가 즐겁다>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1%만 바꾸면 된다’는 삶의 철학을 널리 퍼트려 ‘1% 행동 심리학자’로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