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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자신감, 적당하면 약- 넘치면 독

이창민 | 125호 (2013년 3월 Issue 2)

Finance&Accounting

 

CEO 자신감, 적당하면 약- 넘치면 독

Based on “Self Attribution Bias of the CEO: Evidence from CEO interviews on CNBC” Y. Han (Andy) Kim, Working Paper 2013

 

무엇을 연구했나?

사람들은 흔히 일이 잘 풀리면 자기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일이 잘못되면 남 탓을 하거나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Self-attribution bias(이하 SAB)라고 부르는데 이는 종종 과도한 자신감(over confidence)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CEO에게 SAB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과도한 자신감이 무분별한 확장으로 이어져 기업을 망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수적이고 객관적인 CEO보다 좀 더 진취적으로 투자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CEO가 과도한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관적) 자신감이 있는 CEO가 좋을까, 아니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CEO가 좋을까?

 

어떻게 연구했나?

Y. Han (Andy) Kim(싱가포르 난양대학) 1997년부터 2006년 사이 CNBC 6931명의 CEO들과 인터뷰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CEO들이 얼마나 많이 자신을 언급하는지 세어봤다. 특히 CEO들이 기업 성과를 설명할 때 자신을 얼마나 많이 언급하는가에 집중했다. 왜냐하면 자신을 많이 언급한다는 것은 성공의 많은 부분이 스스로의 능력에 기인한다는 생각을 간접적으로 나타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SAB를 측정하는 지표를 만들어서(당연히 인터뷰 도중 자신을 많이 언급했으면 SAB가 높은 CEO, 즉 과도한 자신감으로 충만한 CEO로 분류된다) 이것이 기업의 각종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인수합병에 관한 자료는 SDC Platinum, CEO 해임에 관한 자료는 Execucomp, 주가에 관한 자료는 CRSP에 의존했다.

 

결과와 시사점은 무엇인가?

우선 극단적으로 과도한 자신감에 찬 CEO가 인수합병 결정을 내렸을 때는 주식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시장에서 CEO가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여기서극단적으로 과도한이라는 표현이 중요한데 적당히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CEO의 인수합병 결정에 대해서는 시장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또한 자신감이 극단적으로 과도하게 넘치는 CEO는 다양한 사업에 뛰어드는 것(diversifying acquisitions)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CEO는 해임당하는 확률이 높았으며 실적에 밀접하게 연관돼 해임당하는 확률도 높았다. 이 연구가 CEO SAB에 대한 첫 번째 연구는 아니다.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CEO가 과잉투자(Overinvestment)하는 경향이 있고 인수합병 시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극단적으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CEO는 위험하지만 합리적이기만 한 CEO보다는 적당한 자신감을 가진(여기서 적당한 자신감이라는 것도 자신을 주관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CEO의 의사결정이 덜 보수적이면 오히려 최선책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 연구의 장점 중 하나는 CEO SAB를 좀 더 정확하게 측정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CEO 인터뷰가 대부분 기업의 과거실적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의 원인에 대해 CEO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극단적으로과도한 자신감으로 뭉친 CEO는 기업을 경영할 때 사고를 칠 가능성이 크고 주주와 시장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CEO적당한주관적 자신감이 기업 경영에 있어 독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changmin0415@gmail.com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 자본시장팀(증권, 자산운용 담당)을 거쳐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재무(Finance),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와 자본시장(Capital Market) 분야에서 활발하게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Human Resources

 

창의성 해치는 비인격적 감독은 전염된다

Based on “The dark side of leadership: A three-level investigation of the cascading effect of abusive supervision on employee creativity” by Liu, D., Liao, H., & Loi, R.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2 vol. 55. no.5: 1187-1212.

 

왜 연구했나?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됐다. 최근에는 윤리적 리더십과 섬김의 리더십 등 부하 직원을 더 배려하고 존중하는 리더십이 직원의 업무 태도와 행동, 성과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직원이 본받아야 할 긍정적인 리더의 모습보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부정적인 행동이 많이 발견된다. 이 중 하나가 부하 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비인격적 감독(Abusive Supervision)이다. 테퍼(Tepper)에 따르면 비인격적 감독은 리더가 직원에게 육체적으로 공격하지 않더라도 언어와 비언어로 적대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행동이다. 직원을 비하하고 조롱하거나 호통을 치고 겁을 준다. 직원의 성과를 가로채기도 한다. 많은 관리자가 비인격적 감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 사()가 구분되지 않고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팽배하다. 한국의 조직문화에서는 관리자의 욕이나 호통을선배의 정()’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비인격적 감독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이기도 한다.

현재까지 비인격적인 감독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부하 직원의 낮은 직무 만족도와 이직 의도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 반면 부하 직원의 직무성과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특히 창의성(Creativity)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상위관리자의 리더행동양식이 중간관리자의 리더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치고 중간관리자의 리더행동양식이 최종적으로 구성원의 성과에 미치는 단계적인 폭포효과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최고경영자가 비인격적 감독을 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조직 구성원의 성과와 창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비인격적 감독을 하는 최고경영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무엇을 연구했나?

미국 조지아공대 경영학과 리우 교수 등 연구팀은 상위급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이 중간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에 영향을 미치고 중간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이 최종적으로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에 미치는 단계적인 매개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또 중간관리자와 조직 구성원이 비인격적 감독에 대해 어떻게 귀인(歸因·Attribution)하느냐가 미치는 조절효과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리더의 비인격적 감독이 부하 직원의 창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직원의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낮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내재적 동기란 흥미와 즐거움 때문에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다. 아마빌(Amabile)에 의하면 내재적 동기는 창의성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심리적 기제로 알려졌다. 리더와 부하가 서로 지원하는 관계에 있을 때 부하의 내재적 동기가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리더와 부하의 관계가 부하의 업무에 대한 내재적 동기 및 창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위급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이 중간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에 영향을 미치고 최종적으로는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에 대해 연구했다. 이 부분은 반두라(Bandura)의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으로 설명될 수 있다. 비인격적 감독을 하는 상위급 관리자와 함께 일하는 중간관리자는 자연스럽게 상위급 관리자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된다. 중간관리자도 비인격적 감독을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상위급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이 중간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구성원의 창의성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연구했다.

사회학습이론에 따르면 타인을 보고 배우는 것은 그가 어떤 대상과 목적을 가지고 행동했다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테퍼(Tepper)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비인격적 감독을 할 때는 2가지 중 하나다. 하나는 성과를 올리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다. 비인격적 감독의 대상인 부하 직원은 상급자가 어떤 목적으로 비인격적 감독행위를 하는지 나름대로의 귀인(Attribution)을 할 것이고 귀인에 따라 리더의 비인격적 감독이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한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 한 달씩 간격을 두고 총 3단계에 걸쳐 각기 다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은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에 대한 영향을 통해 구성원의 창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간접적인 효과를 보였다. 부서장이 비인격적 감독을 많이 하면 할수록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도 많아졌다. 팀 구성원의 창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은 팀 구성원의 창의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보다는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을 통해서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단계적인 낙수효과는 팀장이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행위의 목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리고 팀원은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행위의 목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구체적으로는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 수준이 높을수록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 수준도 높아지는 정적인 관계를 보였다.

이 정적인 관계는 팀장이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의 목적을 성과증진을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할수록 더 강해졌다. 반면 팀장이 상처를 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이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 팀장의 비인격적 감독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팀원의 창의성은 낮아졌다. 팀원이 비인격적 감독의 목적을 성과증진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정도가 낮거나 상처주기를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팀원의 창의성은 낮아졌다. 부서장의 비인격적 감독이 팀원의 창의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유사한 유형의 조절효과를 보였다. 종합하면 상위급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은 조직 하부의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간관리자 역시 비인격적 감독을 하게 돼 하위구성원에게 영향을 주는 간접적인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이 구성원 개인의 창의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부하가 행위의 목적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부정적인 영향은 비인격적 감독의 목적을 성과증진으로 이해할수록, 그리고 상처를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해할수록 약해진다.

 

어떤 교훈을 주나?

기업과 각종 조직은 최근 구성원의 창의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성원의 창의성이 조직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조직은 구성원의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조직의 상위급 관리자의 리더십이 구성원의 창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리더십 연구들이 부하를 존중하고 지지하며 배려하는 리더의 행동에서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는데 이 연구는 비인격적 감독이 구성원의 창의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탐구한 것이다. 최고경영층의 리더십이 낙수효과(落水效果)를 통해 조직의 하부인 일반 구성원들까지 미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실증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최고경영자 및 최고경영층은 행동을 좀 더 깊이 인지하고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고경영층이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배려하는 리더십의 긍정적 효과를 중간관리자들에게 주문하거나 교육하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최고경영층의 행동은 중간관리층의 행동에, 중간관리층의 행동은 하위관리층의 행동에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영향을 끼친다. 수장이 보이는 리더십은 구성원의 창의성 및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해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자기가 부정적인 행동을 하면서 부하들은 긍정적인 행동을 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최고경영진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 한 중간관리자가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렵다. 불가피하게 비인격적 감독과 같은 부정적인 리더의 행동을 보여야만 한다면 리더들은 부하직원이 이유와 목적을 성과증진이나 조직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부정적인 효과를 줄일 수 있다. 구성원이 리더의 비인격적 감독을 단순히 상처를 주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하거나 리더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행위로 생각한다면 비인격적 감독이 구성원의 창의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더 커질 것이다.

 

송찬후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Psychology

 

권력이 없는 관리자는 근시안적 판단을 하기 쉽다

Based on “Power and Reduced Temporal Discounting” Priyanka D. Joshi and Nathanael J. Fast (in press, Psychological Science

 

왜 연구했나?

두 종류의 상품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나는 지금 당장 10만 원으로 바꿔 쓸 수 있고 다른 하나는 1년 뒤 12만 원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금액만으로 따지면 12만원 권이 더 좋아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10만 원권을 선택한다. 1년이란 기간 때문에 2만 원을 할인한 것이다. 미래에 받을 수 있는 가치를 현재 가치보다 덜 쳐주는 현상을 시간할인(Temporal Discounting)이라고 한다. 현재 1만 원의 가치가 미래에는 12000원 정도는 돼야 비슷하다는 것이다. 욕구 충족을 일정기간 미루는 비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시간할인은 조직부터 개인까지 보편적인 현상이다. 현재는 성과를 낸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에는 전혀 가치가 없는 전시행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축하지 않고 현재를 즐기는 데 지출하는 것 역시 시간할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미봉책으로 덮으려다 오히려 일을 키우는 것도 시간할인의 함정에 빠진 사례다. 의사결정에서 시간할인은 근시안적인 판단이다.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간할인을 줄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조직의 생존은 장기적인 성장에 달려 있는데 시간할인의 덫에 빠지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연구했나?

권력은 시간할인을 줄이는 요소 중 하나다. 권력은 자원에 대한 비대칭적인 통제력이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고 보상에 더 민감하다. 위험감수 성향을 높이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의사결정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리는 등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권력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거나 떨어뜨리는 요인을 모두 가지고 있다. 권력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선 의사결정에서 긍정적인 역할의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권력은 특성상 현재와 미래의 자아를 연결시키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간할인 성향을 줄인다. 권력이 없으면 미래의 자아와의 현재 사이의 연결이 줄어든다. 미래의 더 큰 이익을 포기하고 현재의 작은 이익을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연구방법과 결과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경영학과 연구팀은 권력과 시간할인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먼저 권력자의 역할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시간할인 성향을 조사했다. 실험 참가자 73명을 대상으로 팀장(권력집단)과 팀원(비권력집단) 역할을 하도록 나눴다. 팀장은 팀원에게 과제를 부여할 수 있고 팀원은 과제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시간할인 성향은 복권 선택으로 측정했다. 지금 돈을 받을 수 있는 복권(120달러)부터 1년 뒤 받을 수 있는 복권(240달러)까지 액수와 기간을 달리해 9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팀장의 시간할인 성향이 낮았다. 주로 미래에 큰 금액을 받는 복권을 선택했다.

권력이 시간할인 성향을 줄이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재와 미래의 자아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참가자 59명을 대상으로 권력집단과 비권력집단으로 나눴다. 현재와 미래의 자아에 대한 연결감은 현재와 미래 자아의 포괄척도를 측정했다. 현재와 미래 자아를 나타내는 원 2개를 겹쳐지는 정도를 달리(완전 분리, 완전 겹침)해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자아의 일치도를 측정했다. 참가자에게는 설문을 마치고 바로 받을 수 있는 무료상품권(120달러) 1년 뒤 받는 무료상품권(240달러)까지 액수와 기간을 달리해 9종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권력집단은 금액이 크지만 미래에 보상이 돌아오는 상품권을 선택했다. 현재와 미래의 자아 일치도가 높을수록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근시안적 의사결정이 해롭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개인과 조직이 종종 근시안적 의사결정에 빠지곤 한다. 전시행정은 지금 당장의 성과에만 급급해서 미래의 가치를 지나치게 할인해서 나타나는 의사결정의 결과다.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이양은 근시안적 의사결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권한이양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의사결정도 가능하다. 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처리과정에서 권력자가 의사결정과정에 관여해야 한다. 미봉책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응하기 때문이다. 권력이 없는 일반 관리자는 근시안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안도현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Marketing

 

불만 많은 직원 몰입도 높이려면

Based on “Engaging Dissatisfied Retail Employees to Voice Promotive Ideas: The Role of Continuance Commitment” by Boichuk, J. P. & Menguc, B. (Journal of Retailing, 2013, In-press, 1-1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전 세계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BlessingWhite, 2011)에 따르면 직장인의 단지 31%만이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고 있다. 직무만족도가 낮은 직장인은 조직몰입과 직무성과가 낮아지며 이직을 하게 되는 경향이 높다. 최근 연구들은 만족/불만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직무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에만 집중했다. 직무에 불만족한 종업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함에도 직무불만족자들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유통, 의료, 교육, 호텔 등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종업원들은 업무와 고객응대로 인한 스트레스로 직무만족도가 특히 낮은 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무에 만족한 종업원은 물론 불만족한 종업원들도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 작업환경의 인적,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고 승진과 인센티브와 같은 적극적인 보상책을 활용하고 있다.

과연 직무불만족에 놓여 있는 많은 종업원들로 하여금 업무개선과 고객응대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연구는 이러한 서비스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데서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불만족한 종업원들의 소극적인 의견개진과 참여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지속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1)과 상사의 지원(supervisor support) 역할에 주목했다.

판매원과 같이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은 서비스 직종의 경우 이직에 따른 큰 혜택이 없다. 오히려 이직에 따라 새로운 직무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비용과 같은 유무형의 비용이 존재한다. 이러한 비용은 종업원들의 지속적 몰입을 만들어 낸다. 또한 전통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에서는 조직, 상사, 동료의 인간적 배려와 지지가 조직구성원의 충성도, 직무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에서는 과연 지속적 몰입과 상사의 지원이 직무에 불만족하고 있는 종업원들로 하여금 고객지향적 의견제시와 참여를 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와 실험의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지속적 몰입과 상사지원의 조절(완화) 효과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결과, 직무불만족도는 종업원의 건설적 참여행동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업원의 지속적 몰입과 상사의 지원은 건설적 참여행동을 증가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직무불만족도에 의해 감소되는 건설적인 참여행동은 지속적 몰입이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상사의 지원과 지속적 몰입이 높은 조건하에서만 직무불만족이 건설적 참여행동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 결과, 지속적 몰입이 높을수록 건설적 참여행동 경향이 높게 나타난 반면 상사지원은 건설적 참여행동 경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지속적 몰입과 상사지원의 상호작용효과를 검증했다. 여기서는 지속적 몰입이 높은 경우, 상사지원이 높은 경우가 낮은 경우보다 응답자의 건설적 참여행동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속적 몰입이 낮은 상황에서는 상사지원 정도에 따른 응답자의 건설적 참여행동 경향 정도의 차이는 없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판매원들은 일반적으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직무조건과 낮은 임금수준, 높은 직무스트레스로 인해 직무만족이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고려할 수 있는 이직 대상도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심리적 퇴직 상태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로부터 창의적이고 고객지향적인 건설적인 업무개선 아이디어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본 연구는 약 70%에 달하는 직무불만족자들이 건설적인 참여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을 지속적 몰입과 상사지원의 두 가지 요인을 이용해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불만족한 종업원 관리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첫째, 가장 흥미로운 점은 종업원의 지속적 몰입이 불만족도가 건설적 참여행동을 저해하는 현상을 완화시켜주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많은 학술결과들은 지속적 몰입보다 정서적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지속적 몰입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직무불만족도가 높은 종업원으로 하여금 건설적인 아이디어 제시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내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경쟁사로의 이직에 따르는 리스크 및 현재 근무하고 있는 조직에서 누리고 있는 혜택을 부각시키는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효과적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상사의 지원과 같은 인간관계에 기반을 둔 도움이나 관심의 역할은 오히려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상사의 지원은 직무불만족과 지속적 몰입이 모두 높은 상황에서만 건설적 의견제시와 참여 유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요컨대, 직무불만족도와 지속적 몰입이 높은 직원들에게만 집중해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셋째, 서비스 현장에 있는 종업원들의 직무만족도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불만족한 종업원으로부터 생산적인 아이디어 및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비용이 든다. 또한 직무불만족상황에 처해 있는 종업원들에게 상사지원도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직무에 대한 불만족을 느끼기 전에 선제적인 배려와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 연구는 직무불만족이 높은 종업원들도 적당한 심리적 긴장감과 상사의 배려를 통해 고객접점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설적 참여와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 유명 기업 광고에좋아하는 것을 해줄 때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있다라는 문구가 나온 적이 있다. 이제 종업원의 만족에 대한 관심을 넘어 직무불만족도가 높은 종업원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대학 교수 wmhur@pknu.ac.kr

필자는 한양대에서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부경대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사회적 마케팅, 서비스 기업의 고객-종업원관계 마케팅, 감정노동에 대한 고객반응과 채널전략 등이다.

 

Technology Management

 

개인의 혁신역량 높이는 조직문화의 비결

Based on “Assessing the impact of organizational learning capability on product innovation performance: An empirical test” by J. Alegre and R. Chiva, Technovation (2009), Vol. 28, Issue 6, pp. 315-326.

 

1. 왜 연구했나?

개인의 창의적인 생각을 조직 내에서 성공적으로 잘 구현하는 것은 혁신의 일부분이다. 혁신은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과 연관이 깊다. 조직학습이란 조직목표의 효과적 달성을 위해 과거의 경험에 비춰 특정한 행동들을 강화하거나 수정하면서 환경 변화에 적응해 가는 조직의 학습활동을 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직학습 역량을 증가시켜 혁신성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진행된 많은 연구들은 대부분 개념적 수준만을 다뤘고 조직의 학습지향적 문화와 혁신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실증적 연구는 매우 부족했다. 본 연구에서는 조직의 학습역량이 어떻게 제품혁신성과(product innovation performance)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혁신경영자를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2. 어떻게 연구했나?

조직학습 역량을 대표하는 요소로 Chiva(2007)의 통합적인 개념을 채택하고 조직학습 역량이 제품혁신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 관계를 살폈다. , Chiva(2007)조직학습 역량을 촉진하는 5가지 차원의 통합적인 연구에 따라 조직학습 역량을 5가지 개념 요소, 실험(experimentation) ②위험감수(risk taking) ③외부와의 협력(interaction with the external environment) ④집단 간 대화(dialogue)

⑤의사결정과정의 참여(participative decision making)로 구분했다. 우선 첫 번째 요소인 실험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안이 얼마나 호의적으로 조직에서 받아들여지는가를 나타낸다. 위험감수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확실성이나 실수, 시행착오 등을 조직이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를 뜻한다. 외부와의 협력은 시장 관점뿐 아니라 기술 관점에서도 조직학습 역량에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집단 간 대화는 조직학습이 구성원의 하루하루의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집단 내의 대화를 잘 이해하고 숨겨진 의미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함을 의미한다. 의사결정과정의 참여는 구성원이 의사결정과정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 정도를 나타낸다.

이렇게 조직학습 역량을 5개 요소로 구분한 후 각 개별 요소들이 제품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세라믹 타일 산업에 적용해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이때 제품혁신 성과는 혁신효능(innovation efficacy)과 혁신 효율(innovation efficiency)로 측정했다. 특히 Alegre(2006)의 측정법을 바탕으로 경쟁기업 대비 자사의 혁신효능과 혁신효율을 측정했다. 한편 혁신 성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업의 크기와 소재지는 통제변인으로 잡았다.

 

3. 무엇을 발견했나?

개념연구에 그쳤던 조직학습 역량을 촉진하는 5가지 차원의 통합요소들이 실증적으로 조직학습 역량에 모두 정(+)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 실험, 위험감수, 외부와의 협력, 집단 간 대화, 의사결정 과정의 참여가 높을수록 기업의 조직학습 역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 효능과 효율 역시 제품혁신 성과에 정(+)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 기업의 혁신효능과 효율이 높아질수록 제품혁신 성과는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조직학습 역량이 높을수록 기업의 제품혁신 성과가 큰 정(+)의 영향을 받는 것이 실증적으로 증명됐다. 이는 기업의 제품혁신 성과를 조직학습 역량의 함수로 나타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4.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조직학습 역량이 기업의 제품혁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실증적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개념적인 연구에 그쳤던 조직학습 역량 및 기업의 제품혁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개인의 혁신역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기업가로서 어떠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 조직의 학습지향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조직학습 역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5가지 요소를 소개함으로써 경영자가 기업문화를 만들고 목표를 설정할 때 어떠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했다.

 

 

1) 이직한다면 경험하게 될 새로운 리스크 (업무 적응에 들어가는 시간적, 심리적, 경제적 비용)와 현재 조직이 제공하는 혜택(: 근속연수에 따른 복지 및 금전적 혜택)으로 인해 현 조직의 구성원으로 남으려는 심리상태

 

 

이주성 KAIST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jooslee@kaist.ac.kr

필자는 미국 일리노이대(UIUC)에서 공학사, MIT에서 기술정책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도쿄대 경제공학연구센터 연구원, 엔트루(Entrue)컨설팅 파트너스 선임 컨설턴트,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 연구 분야는 개방형 연구개발 전략, 친환경 기술혁신, 하이테크 산업정책 등이다. 저서로 <기술경영전략 Plus>, <미래경제와 사회적 기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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