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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사주세요...구걸효과 언제 발휘되나

안도현 | 124호 (2013년 3월 Issue 1)

Psychology

 

“제발 사주세요…”

구걸효과 언제 발휘되나

 

Based on “The Burden of Disclosure: Increased Compliance With Distrusted Advice” Sunita Sah, George Loewenstein, & Daylian M. Cain (2013,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4(2), 289-304

 

왜 연구했나?

변호사와 의사, 세무사, 재무설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제공해 매출을 올린다. 변호사는 법률적인 조언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재무설계사는 금융지식을 제공한다. 그런데 해당 분야의 이해 당사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조언이 중립을 지키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의식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도 무의식으로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고객에게 조언자의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사실을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할 때가 있다. 조언자가 제공하는 정보에는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때 신중을 기해달라는 취지에서다. 이해가 상충하는 서비스라고 알리면 소비자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때 조금 더 신중해질 수 있다. 조언자의 이해상충 공개는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제도다. 그러나 조언자의 이해상충 사실을 공개해도 의도한 대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제공받은 정보가 편향됐다는 사실을 알아도 편향성을 보정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조언자의 이해상충 공개 여부가 당초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울 수도 있다. 이해상충의 공개는 어떻게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울까?

 

무엇을 연구했나?

조언자의 이해상충 공개는 두 가지의 상반된 효과가 있다. 먼저 정보제공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비자는 신뢰도가 떨어진 정보제공자에게 받은 조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다. 이해상충을 공개해서 조언을 받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명시적인 메시지는당신이 X를 선택하면 나는 이익을 얻습니다이다. 이 메시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 조언을 따르면 제가 한 건 올리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오늘도 헛수고하는 것이죠.”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자신의 사회성(관대함, 협력적, 보답)을 나타내려고 한다. 얼굴을 맞댄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인간은 얼굴을 직접적으로 맞댄 상황에서 부탁을 받을 때 잘 거절하지 못한다. 이것이 사회심리학의 오랜 연구결과다. 조언은 일종의 도움이다. 조언을 받으면 상호성의 원리에 따라 보답하려는 마음이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관계의 상충을 공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제가 먹고 살도록, 제발 X를 선택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것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조언자의 이해상충의 공개가 실질적으로는 “X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을 전달한다. 그래서 구걸효과(panhandler effect)라고도 한다.

 

연구방법과 결과

미국 조지타운대와 카네기멜론대, 예일대의 공동 연구팀은 실험으로 구걸효과를 검증했다. 실험 참가자에게 조언을 주고받는 상황을 만든 뒤 이해상충 공개와 비공개, 조언 수용과 비수용 등을 관찰했다. 조언의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 조언자는 두 종류의 복권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조언했다. 복권의 선택은 주사위를 던져 결정했다. 전문적인 내용을 조언 실험에 사용할 경우 조언하는 내용 차체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미국 동부 대도시에 데이터 수집 차량을 주차한 뒤 다양한 종류의 상품지급을 알리는 포스터를 게시했다. 행인 240명을 모집하고 조언자와 선택자(피조언자)로 나눴다. 선택자가 A형과 B형이 당첨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상품은 다르고 조언자는 B형 복권을 권유했다. A형의 상품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해상충 조건에서 선택자가 덜 매력적인 B형을 선택했을 때만 조언자가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조언하는 과정은 공개와 비공개로 나눴다. 선택자는 주사위를 던진 뒤 선택과 당첨 상품에 대한 만족 여부, 조언자에 대한 호감과 신뢰도, 조언 거절에 따른 불편함 등의 질문에 답했다. 조언자에게는 정직한 조언과 선택자의 도움 여부, 조언 거절에 따른 불편함 등을 물어봤다.

 

연구결과 구걸효과가 나타났다. 이해상충을 공개하지 않았을 때는 42% B형을 선택했다. 반면 이해상충 사실을 공개한 뒤에는 76% B형을 선택했다. 조언자가 직접 이해관계 상충 사실을 공개하면 선택자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조언자가 직접 이해관계의 상충을 공개했을 때는 75%가 조언에 따라 덜 매력적인 B형을 선택했다. 안내문을 통해 공개했을 때는 53% B형을 선택했다. 선택자가 느끼는 부담이 조언자와의 관계 때문이라면 조언자가 이해상충 공지 사실을 모르면 선택자는 심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 결과는 조언자가 이해상충 공개 여부를 몰랐을 때는 선택자는 43%만이 덜 매력적인 B형 복권을 선택했다. 거절했을 때 불편한 느낌도 적었다. 조언자가 이해상충 공개사실을 알았을 때는 B형 복권 선택 비율이 72%로 올라갔다. 또 조언자와 얼굴을 마주하는 상황이 선택자의 결정에 부담을 줬다.

 

어떤 교훈을 주나?

조언자의 이해상충 공개에 따른 구걸효과는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이해관계의 상충을 공개하면 조언자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또 부탁하는 효과가 생겨서 소비자는 조언을 따라줘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을 떠안게 된다. 구걸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면 소통에서 오는 소비자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해상충 공개를 서면으로 별도의 양식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언자가 직접 관련 사실을 말해서는 안 된다. 또 소비자의 의사결정도 조언자가 같은 자리에 없을 때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조언을 받은 뒤 바로 결정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더 생각해본 다음 결정하는 것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요하다.

 

안도현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스타벅스공짜빵의 날

SNS 홍보로 100만명 불렀다

 

Based on “A framework for analyzing social-media-based customer dialog” by John Gallaugher and Sam Ransbotham, (MIS Quarterly Executive, Vol. 9, No. 4 (December 2010), pp.197-212)

 

왜 연구했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가 등장하면서 기업과 고객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크게 두 가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고객에서 기업으로, 아니면 반대로 기업에서 고객으로)과 고객들 간의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예들 들면, 고객 간의 구전: word of mouth)이 있어왔다. SNS의 등장은 이런 직접, 간접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을 뿐 아니라 두 가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객 간의 구전을 기업이 직접 관찰하기 어려웠지만 SNS상에서는 직접 관찰이 가능한 것이 한 예다.

 

이와 같이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은 기업들도 잘 인지하고 있지만 막상 “SNS를 활용해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명쾌하고 시원한 답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본 논문에서는 기업에서 SNS를 활용하는 데 있어 주의할 점과 활용지침을 스타벅스의 사례를 바탕으로 제시한다.

 

무엇을 연구했나?

기업이 SNS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확성기(megaphone), 자석(magnet), 모니터링(monitoring)형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영어의 앞 글자를 따서 3M 모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세 가지 유형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사용돼야 한다.

 

1)확성기형: 기업이 SNS를 활용해서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확성기와 마찬가지로 기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에게 동시에 도달하도록 하는 수단으로서 SNS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업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고객에게 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메시지로 올리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2)자석형: 기업이 고객의 소리를 수집하는 수단으로서 SNS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자석이 금속을 끌어당기듯이 고객의 메시지를 쉽고 강력하게 수집하는 수단으로서 SNS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업이 공식 페이스북이나 SNS에 고객이 의견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3)모니터링형: SNS는 고객이 다른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사용되지만 기업도 그 내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단순한 관찰에서 더 나아가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적절한 관여를 -긍정적인 내용을 더 확대시키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줄이는 등-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 3M 모형을 스타벅스 사례에 적용하고 거기에서 얻은 교훈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2만여 개의 매장과 10만 명이 넘는 종업원, 그리고 매출액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스타벅스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자체 웹사이트(MyStarbucks)와 외부 SNS서비스(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유튜브 등)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SNS 사용에서 주의할 점

스타벅스의 사례에서 발견한 것은 SNS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할 경우 기업이 맞닥뜨리는 공통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어려움은 대체로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중앙집권화냐, 분권화냐

SNS의 활용은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직원이나 소규모 부서가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그렇고 해서 누구나 기업의 공식 SNS를 시작/사용할 수 있도록 분권화를 허용하면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이 없게 되고 상반된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이 많다. 이는 고객에게 해당 기업에 대한 통일된 이미지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해가 된다. 반대로 너무 중앙집권적으로 통제를 하는 경우는 반응이 늦고 SNS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주어진 환경을 고려해서 적절한 분권화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

 

2.자율이냐, 검열이냐

SNS는 일반 대중이 사용하기 때문에 기업 SNS의 첫 페이지(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담벼락)에 부정적인(비판, 불평) 메시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기업은 실시간 검열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삭제하기도 한다. 기업이 이해해야 할 것은 SNS를 사용하는 것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양방향의대화라는 점이다. 명백한 스팸 메시지는 삭제해야 하겠지만 기업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메시지를 검열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3.지원군의 활용

2009년 스타벅스는 고객들이 매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스타벅스에 비판적인 단체가 이를 역이용해 매장 앞에서 스타벅스 비판 포스터를 들고 사진을 찍는 운동을 진행해서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 스타벅스는 재빨리 지원그룹(팬페이지 등)을 활용하고 스타벅스의 사회책임활동 등을 강조하는 대응에 나섰다.

 

4.기대(expectation)와 결과(result)의 관리

SNS상에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기대를 가질 필요가 있다. SNS를 통해 고객의 제안을 받아 보면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미 알려진 것들이고 중요한 제품 개발은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의 인스턴트 커피 VIA의 아이디어는 내부에서 나왔고 발표 직전까지 고객과 공유되지 않았다. SNS상의 고객 아이디어 수집 창구는 실제 제품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통로보다는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는 용도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5.부정적인 의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

확성기형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개별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에는 비효율적이다. 개별 고객의 불만이나 요구는 자석형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고객의 불평 중 대응해야 하는 것(예를 들어 특정 매장에서의 나쁜 서비스 경험)은 바로 사과하고 시정을 약속한다. 하지만 SNS상의 불평에 대해서 금전적인 보상을 약속하는 것은 보상을 바라는 사람들의 불평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6.투자수익률(ROI)의 측정

SNS ROI는 측정이 매우 어렵고 아직은 직접적인 효과에 대해 정확히 측정한 예가 거의 없다. 다만, 2010년 스타벅스가 무료로 빵을 제공하는공짜 빵의 날이벤트를 SNS로 진행한 결과 하루 동안에 100만 명의 고객이 증가했다는 것을 토대로 그 효과를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SNS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본 논문에서는 스타벅스의 사례로부터 기업이 SNS를 활용하는 데 있어 6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1.SNS를 조직의 문화와 전략에 일치시켜라

SNS는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SNS를 잘 활용하면 시장정보 수집이나 잠재적인 문제의 조기 발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업에 따라서는 조직 문화나 전략이 SNS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제품에 대한 비밀유지와 메시지에 대한 통제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데 이런 경우는 SNS의 개방성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2.명확한 권한, 책임, 리더십은 명확하게

SNS는 새롭기 때문에 보통 실험적으로 사용을 시작하지만 명확한 책임과 권한에 대한 규정이 없이 계속 실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기업의 브랜드에 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에서 한 직원이 SNS를 시작했지만 흥미를 잃거나 이직을 하게 돼서 관리를 중단하면서 악의적인 메시지가 오랫동안 방치되는 경우가 있었다. SNS 운영에 대한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최고경영층의 지원이 성공에 필수적이다.

 

3.메시지 지침은 추상적으로

SNS는 종류도 다양하고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대한 지침을 너무 구체적으로 하면 현실과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스타벅스의 예를 보면, 커뮤니케이션 지침으로서경청할 것” “투명하게” “자율권을 활용” “인간적으로” “정보를 적시에 공유” “개별 고객에게 관심을 보일 것” “답변은 겸손하게” “설교하지 말 것” “팬의 접근을 허용” “고객을 선입견으로 구분하지 말 것과 같이 매우 추상적으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이나 메시지의 형태는 담당 직원에게 맡기고 있다.

 

4.일관되고 진실된 목소리를 내라

SNS의 메시지는 대중에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일관되고 진실된 대화가 중요하다. 스타벅스는 트위터 담당을 바리스타 출신의 직원에게 맡겨서 고객이 실제 매장에서 바리스타와 대화하는 듯한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5./오프라인 자원관리의 균형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SNS상에서 이뤄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오프라인에서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적절히 관리돼야 한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공짜 빵의 날행사가 성공하려면 쿠폰 발송뿐 아니라 빵이 부족하지 않도록 각 매장에 공급하고 바리스타가 빵을 적절히 제공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등의 정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자원 관리가 필요하다.

 

6.SNS 고객이 전부가 아니다

기업은 SNS가 이끌어내는 가시적인 고객의 반응에 도취하면 고객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SNS로만 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SNS 사용자는 중요 고객이고 기술을 잘 활용하는 고객이므로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줄 수 있지만 SNS 사용자가 모든 고객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SNS를 활용한 다른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Human Resources

 

인간본성에 맞는 조직이

고성과를 낸다

 

Based on “A relational model of how high-performance work system work” by Gittell, J. H., Seidner, R., & Wimbush, J. (Organization Science, 2010 vol. 21, no. 2: 490-506)

 

왜 연구했나?

고성과 작업시스템(High Performance Work Systems)은 근로자의 능력개발, 참여기회, 동기부여 확대 등을 통해서 기업에 경쟁우위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채용과 훈련, 보상, 성과평가, 종업원 참여, 고용안정 등 인사관리 제도를 하나로 묶어서 실행하면 고생산성과 고품질, 재무성과, 사기향상 등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은 지난 20년간 제조업과 하이테크 산업은 물론 항공산업, 콜센터 등 서비스 업종까지 다양한 업종에 걸쳐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고몰입 시스템(high-commitment system) 등으로 소개됐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인사 부문 담당자에게는 물론 무형의 경쟁우위를 만들려는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중요한 관심거리다.

 

 

무엇을 연구했나?

지금까지 고성과 작업시스템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인으로 조직구성원의 인적자본(human capital)과 숙련 향상 때문이라는 이론이 지지를 받았다.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몰입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이론도 주요한 근거로 제기됐다. 그러나 브랜다이스대(Brandeis University), 일리노이대(UIUC), 버클리대(UC, Berkeley) 교수로 구성된 이 논문의 연구팀은구성원의 관계변화라는 새로운 요인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고성과 작업시스템이 성과를 내는 근본적 원인은 구성원의 관계와 조정방식이 발전됐고 의사소통과 작업통합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만들었다. 9개 병원 임상 분야에서 모은 자료를 근거로 검증했다. 병원은 의사, 간호사, 원무원 등 이질적인 구성원이 각자 전문 분야의 업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형적인 사일로(silo)형 조직이다. 동시에 업무의 상호 의존성과 시간제약, 불확실성 등으로 부문 간 협조와 조정이 업무성과를 좌우한다. 구성원의 관계변화가 갖는 효과를 검증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적용한 인사제도는 구성원의 기업특수적 지식과 숙련을 향상시킨다. 또 관행에 따라 장기고용이 이뤄져서 구성원들이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몰입향상의 효과도 낸다. 구성원들이 공유한 목표와 지식, 상호존중 등을 기반으로 빈번하게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구성원의 관계가 원만하면 업무조정과 통합이 쉽게 진행된다. 궁극적으로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기술보다는 태도와 팀워크를 중시해서 구성원을 뽑는 엄격한 선발제도가 서로를 존중하게 만든다. 다부문 간(cross-functional) 문제해결도 타 부서에 대한 이해증진과 관계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성과평가제도는 개인별로 성과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다부문 간 책임(cross-functional accountability)이라는 공동의 평가방식을 고려한다. 부서 간 업무협조를 강화하고 공동의 목표의식과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소통을 촉진한다. 이 밖에 여러 부서를 포함하는 집단단위의 보상제도와 다부문 간 회합, 상호교류 담당 직원(boundary spanner)의 선임 등의 방법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다. 이 연구는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지향하는 인사제도가 목표대로 구성원의 관계변화를 실제로 만들었는지 여부와 이런 변화가 조직성과를 향상시켰는지 여부를 검증하려는 시도다.

 

어떻게 연구했나?

이 연구는 미국 대도시의 병원 9곳에서 인공관절 수술과 치료를 담당하는 정형외과를 대상으로 6개월간 자료를 수집했다. 정형외과는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상담사, 원무원 등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이 함께 일한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효과를 알아보기에 적합하다. 먼저, 고성과 작업시스템 관련 제도는 정형외과 원무책임 관리자를 인터뷰해서 어떤 제도가 실행되는지 조사했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각 직군별로 대표를 선정해서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새로운 구성원을 뽑을 때 다른 부문과의 팀워크를 고려하는지 여부와 부문 간 갈등관리, 다부문 성과평가 및 보상 등을 합산해서고성과 작업관행 지수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이 연구의 핵심인 관계의 변화는 정형외과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측정했다. 이후 공동목표 및 지식보유와 상호존중, 의사소통 빈도, 적시성(timeliness), 정확성 등을 합산해서관계조정(relational coordination) 지수를 매겼다. 성과변수는 6개월간 모든 정형외과에서 인공관절 치료를 받은 환자 1367명 중 설문조사에 응답한 809명을 대상으로 치료의 질과 효율성(대기시간) 등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또 환자 진료기록을 조사해서 성과측정의 타당성을 확인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는 연구팀의 예상과 일치했다. 먼저 고성과 작업관행 지수가 높을 때 관계조정 지수 역시 증가했다. 고성과 시스템을 실행할 때 구성원의 관계변화가 실제로 일어났다. 변화의 정도 역시 비교적 높았다. 다만, 직종별 분석에서 의사 직군은 다른 직군에 비해 관계변화의 정도가 낮았다. 다음으로 고성과 시스템 지수가 높아질수록 환자들이 평가한 치료의 질은 높았다. 환자 대기시간(효율성 지수)은 감소했다. 이 결과는 기존의 연구결과처럼 고성과 시스템의 실행이 조직성과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고성과 시스템 지수와 관계조정 지수를 동시에 고려해서 치료의 질과 효율성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했다. 고성과 시스템의 효과가 관계조정이라는매개요인(mediator)’으로 이전돼 최종적으로 긍정적 성과를 산출했다. 고성과 시스템의 인사제도와 관행이 고성과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성원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뤄진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고성과 작업시스템은 다른 부서의 구성원과 의견을 교환하며 해결책을 찾는포스트관료제 모형(post-bureaucracy model)’을 의미한다. 기존 업무수행방식은 구성원이 기능적으로 전문화돼 서로 최소한의 의사소통만이 이뤄졌다. 이 연구에서는 이런 전환의 결정적인 요인이 공식적인 제도와 관행의 실행에서 구성원의 관계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구성원의 관계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최근조직 사회적 자본(organizational social capital)’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구성원이 고성과 시스템을 통해 공동목표를 기반으로 서로 존중하고 효과적인 지식교류와 문제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지속적인으로 고성과를 창출하는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최근 고성과 시스템과 고몰입 시스템의 우수성이 인사 부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유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고성과 시스템에서 거론되는 인사제도를 단순한 유행처럼 받아들이고 실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은 인사제도를 많이 도입하고 실행한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고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다른 부서 구성원과의 관계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넓은 범위에 걸쳐 시행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형식적으로 실행되는 제도의 나열만으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따라서 경영진은 고성과 시스템 도입 이후 구성원의 의사소통 정도와 문제해결 방식의 변화, 공동목표 의식의 형성, 부서 간 상호존중 향상 등 필요한 관리지표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스탠퍼드대 교수가 역설했듯이 고성과 시스템이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은 이 제도가 인간본성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상호성(reciprocity)의 원리에 따라 행동한다. 고성과 시스템을 적용해서 태도와 잠재력, 팀워크를 중심으로 엄격하게 구성원을 선발하고 장기고용을 보장하면 동료를 존중하고 업무에 몰입하게 된다. 자신이 받은 것만큼 조직에 헌신한다. 집단단위의 평가와 보상을 실시하면 무임승차하려는 구성원보다는 동료의 압력과 규범을 의식해서 더 열심히 일하려는 구성원들이 많아진다. 다양한 부분의 지식을 배우고 숙련하며 문제해결을 공동으로 하면 귀찮게 느끼기보다는 자신의 숨은 능력을 발휘한다. 이 또한 인간의 본성이다.

 

따라서 고성과 시스템을 실행할 때는 각각의 인사제도를 서로 묶어서 실행할 수 있는지 여부(bundle)를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기능화와 공동 의사결정, 정보공유, 직무순환 등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강력한 개인별 성과평가와 연봉제를 섞으면 고성과 시스템이 지향하는 관계변화는 얻지 못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새로운 인사제도를 일종의 패키지(package)로 연달아 도입하려는 관행은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대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인사제도는 경쟁과 차별화, 고용유연성, 엄격한 성과평가, 개인중심의 보상격차 확대 등을 특징으로 하는시장형(market)’과 신뢰와 헌신, 고용안정, 내부 노동시장, 집단 중심의 보상 등을 특징으로 하는공동체형(community)’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시장형 인사제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공동체형 인사제도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선진 기업들도 많다. 고성과 시스템 역시 공동체 모델의 다른 이름이다. 국내 기업도 인사제도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Marketing

 

업계와 학계, 공생을 가져다줄

마케팅 연구 주제

 

Based on “Research Priorities of the Marketing Science Institute: 2012 - 2014” by John Deighton, Ross Rizliey, and Susan Keane (2012, Marketing Science 31 (6) pp. 873 - 877)

 

이번 호에서는 그동안 Journal Watch란에 실렸던 연구 논문들과는 약간 다른 성격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영학에는 마케팅, 재무, 회계, 전략, 생산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계의 한 분야가 발전하고 성숙할수록 업계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연구를 하기 십상이다. 마케팅도 예외가 아니라서 학자들에게 관심 있는 주제가 업계에서는 외면받을 수도 있고, 마케터들이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학자들에게는 그다지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간극이 방치되면 점차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지게 되고, 이것은 양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1961년 미국에서 설립된 Marketing Science Institute(www.msi.org)에서는 1974년부터 2년마다 주요 기업으로 이뤄진 회원사들과 학계를 이끌어 가는 학자들이 모여 서로 간의 공통 관심사를 찾아보는 노력을 하고 이를 “MSI Research Priorities”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있다. 최근 2012∼2014 판이 발표돼 이를 요약 소개한다.

 

현재 MSI를 이끌고 있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데이튼 교수와 저자들은 이 요약본에서 아래와 같은 네 가지 기준에 의해 7개의 우선 연구주제들을 선정했다.

 

마케터에게 중요할 것. , 사업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주제일 것

학술 연구에 기반한 지식이 필요한 분야일 것

하나의 브랜드, 기업, 제품, 산업 등을 넘어서 일반화 가능한 의미가 도출될 수 있을 것

업계와 학계 간의 공동 작업을 통한 연구가 용이할 것

 

우선 연구주제 1: 소비자로서 사람들의 역할에 대한 통찰

마케팅에서는 전통적으로 실험, 설문,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에 기반해 소비자 행동을 연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자료와 조사방법론 등이 출현하면서 이를 이용한 새로운 연구 방법론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모바일 기반의 설문기법이나 SNS 모니터링,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상점 내에서의 구매 행동 분석, 증강현실을 활용한 연구방법론의 개발을 통해 소비자 행동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정형적인 대규모 데이터의 활용이 요구되고 있으며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뿐만 아니라 언어학이나 신경과학 등에 기반한 소비자 이론의 개발이 필요하다.

 

우선 연구주제 2: 구매 여정 혹은 그 이상에 대한 새로운 탐구

소비자의 구매 여정에 대한 연구(깔때기형, 순환 구조 등)는 대단히 오래된 연구 주제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들이 많이 출현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여정과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활동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우선 순위가 높은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 구매 여정의 각 단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들 간에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과 이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마케팅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우선 연구주제 3: 제품이 아닌 경험의 설계

왜 어떤 경험들은 잘 기억되고, 흥미롭게 여겨지며, 반복하고 싶어 하고, 가치를 인정받을까? 전통적으로 소비자 경험은 서비스 관련 연구에서 다뤄지던 주제지만 이제 물리적 제품에 있어서도 소비자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소비 환경의 정교한 설계를 통해 성공한 스타벅스, 아메리칸 걸 등의 사례와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애플의 사례가 과연 다른 산업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제품의 사용과 관련해 긍정적인 경험을 일으키는 기제는 무엇인가? 제품 사용 시 특징, 감상, 기억 등은 어떻게 시시각각 변화하는가? 긍정적인 제품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 구조나 문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선 연구주제 4: 모바일 플랫폼

아직 모바일 플랫폼에 쓰여지는 마케팅 예산은 크지 않지만 머지않아 모바일 환경은 사람들의 생활과 시장의 작동원리를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재 환경에서 공급자-고객 관계나 영업조직 관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전체 가치사슬이 모바일 플랫폼에 의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모바일을 통해 수집되는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통해 미디어 믹스나 다채널 효과 분석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우선 연구주제 5: 개인 간 혹은 개인-기업 간 신뢰

SNS의 발전에 따라 개인 간 혹은 개인-기업 간 상호작용이 늘어나면서 그들 간의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고 무너지며 이러한 신뢰가 어떻게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지 밝힐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에게 신뢰를 보내는 조언자들을 만들어 가며, 또 어떻게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신뢰를 보내는가?

 

우선 연구주제 6: 빅데이터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이의 해석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마케터가 수행하던 일들이 IT나 엔지니어의 몫으로 전이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전통적인 마케터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경영학 내의 다른 분야 즉, 정보시스템, 조직, Operations Research 등과의 협조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조사, 수요예측, 채널관리, 제품관리, 경쟁에 대한 이해, 시장 구조에 대한 이해 등을 새롭게, 더 빠르게, 더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론은 무엇인가? 빅데이터가 브랜드 관리나 광고 관리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나 마케팅 의사결정지원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우선 연구주제 7: 마케팅 조직과 역량

전통적인 마케팅 조직 구조나 마케터 양성 프로그램 들은 최근의 소비자 지식의 증가, 미디어 및 채널의 다양화, 소비자 집단의 미세화, 개별화 등으로 인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증가하고 있는 경쟁환경의 복잡성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마케팅 역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마케팅 조직의 구조와 역량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전통적인 브랜드, 제품 라인, 혹은 기술 구조를 보다 경쟁적이고 날렵한 구조로 바꿀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맺음말

우리나라에도 그동안 많은 마케팅 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우리 기업들의 마케팅 수준도 비약적으로 향상돼 왔다. 학계와 업계의 보완관계가 잘 활성화될 때 양자의 경쟁력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해 볼 때 보다 많은 상호협력과 대화를 통해 한국형 우선 연구과제를 도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strategy

 

지식의 흡수역량이

지식이전 성패를 가른다

 

MNC knowledge transfer, subsidiary absorptive capacity and HRM”, by D. Minbaeva, T. Pedersen, J. Bjorkman, CF Fey and JH Park in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2003, 34, pp.586-599.

 

왜 연구했나?

국제경영학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는 지난 2월 초 ‘2013 JIBS Decade Award’를 선정 및 발표했다. 이 학술지 편집위원들은 지난 10년간 JIBS를 통해 발표된 논문 중 학문적·실무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논문들을 매년 한 차례 엄격히 심사해 공표한다.

 

올해 선정된 논문은 4명의 유럽과 1명의 한국학자가 지난 2003년 공동으로 발표한 ‘MNC Knowledge Transfer, Subsidiary Absorptive Capacity, and HRM’이라는 논문이다. 이 저널은 선정배경을다국적기업의 본사와 해외 지사 간 지식 흡수능력(Absorptive Capacity)과 인적자원관리능력(HRM)의 상호작용이 양사 간의 지식과 역량이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있어 핵심변수를 개념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기업의 지식 흡수능력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내생적 설명을 통해 규명한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논문을 필두로 HR 실무를 통해 지식이전을 촉진하는 데에 대한 많은 후속연구가 진행됐고 Cohen Levinthal 1990년 개념화한흡수역량(Absorptive capability)’이 실질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어떻게 개발되고 발전되는지 실증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다국적기업(Multinational Enterprise·MNE)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기업 내부에서 창출된 지식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회사들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아무리 본사 또는 특정 자회사가 모방하기 힘든 기술 및 관리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 하더라도 이를 기업 전체가 함께 공유하지 못한다면 전사적 기업경쟁력으로 승화될 수 없다. Cohen Levinthal이라는 학자는 1990년대 초 본사-자회사 간 또는 타 기업 간 지식이전의 핵심요소로 흡수역량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흡수역량이 실질적으로 기업내부에서 어떻게 생성되고 발전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소홀히 다뤄졌고 기업의 흡수역량을 극대화하는 조직구조변화와 제도 개편에만 관심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논문은 이 같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기업의 흡수역량을 거대 담론적인 개념이 아닌 기업 내부에서 육성할 수 있는 관리자 수준에서 실행 방안을 찾고자 시도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Minbaeva 4인의 교수들은 기업의 흡수역량은 결국 조직구성원의배우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배우는 능력은 크게 두 가지로 관찰된다. 구성원들 개개인의 기존지식과 배우고 학습하고자 하는 노력의 강도다. 먼저 구성원들 개개인의 지식은 각자의 경험, 교육수준을 의미하지만 포괄적으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조직 역량을 뜻하기도 한다. 기존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노력이다. Vroom 교수의 기대이론(Expectancy-Balance Theory)에 따르면 동기부여가 된 조직원은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무리 지식이 풍부한 직원이라 하더라도 일하고 배워야 할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배우고 습득하고자 하는 노력의 강도가 낮을 것이며 이는 기업의 흡수역량을 함양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의 흡수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시킬 수 있는 기업수준 혹은 관리자 수준에서의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 집단 및 학자들은 주로 소통시스템의 확립과 R&D 투자 등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을 강조해 왔다. Minbaeva 4인의 학자는 지식이전을 원활히 하고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실천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중 특히 직원 역량과 동기부여를 최대화할 수 있는 인적자원관리(HRM) 활성화 방안에 초점을 뒀다. 무엇보다 저자는 업무성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피드백, 그리고 직무교육에 관련된 HR 실무가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주효함을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과와 능력에 따른 합당한 포상, 그리고 원활한 소통만이 직원들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HR 전략임을 가설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Minbaeva 4인의 교수들은 핀란드, 러시아, 미국 등에 위치해 있는 약 320여 개의 외국계 자회사 중 168개 회사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HR 매니저 또는 총괄 매니저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Three-stage least square regression’ 방식으로 3개의 연구가설을 검증했다. 이 연구는 지식이전을 종속변수로 사용했고 직원들 개개인의 개별역량, 직원들 동기부여 수준을 독립변수로 사용했다. 또 개별역량과 동기부여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직원교육 정도, 성과에 따른 평가와 보상정도, 능력에 따른 승진정도, 내부 소통정도 등의 HR 관련 업무의 효율성을 측정했다. 모든 항목은 5점 척도로 측정됐다.

 

무엇을 발견했나?

많은 연구자들이 실증연구를 통해 밝혀낸 것은 다국적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본사와 자회사 간 상호 효과적인 지식이전이 가능할 때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실무자들의 고민은 이러한 담론을 벗어나 실제 업무에서는 과연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가에 있다. Minbaeva 4인의 교수들이 제시한 심플한 모델은 실무자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본사와 자회사 간 지식이전은 상호 지식의 흡수역량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지식의 흡수역량은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배우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고취시킬 때 가능하다. 개개인의 역량과 동기부여는 거창한 조직구조 개편이나 제도개혁에 앞서 인적자원관리수준의 기본적인 실행과제, 예를 들면 기본적인 교육프로그램 실행, 성과와 역량에 근거한 보상과 승진체계 확립, 사내 소통체계 확립 등을 실천에 옮김으로서 가능하게 된다.

 

본 논문은 지식이전을 통한 기업역량 강화라는 거대 주제를 복잡하고 난해한 개념소개를 통해 접근하고자 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 촉매역할을 했다. 아울러 본 논문은 학술논문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글쓰기 표본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른 모든 우수한 논문들이 그러하듯 논문이 제시하는 개념과 논리적 구조가 매우 간단명료하며 지식이전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요소를 두루 포함하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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