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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경영 사례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 가치창출 전과정에 날씨정보 활용하라

박광준 | 115호 (2012년 10월 Issue 2)

 

기후변화와 새로운 시각

기상·기후 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집계된 국내 관련 피해액은 19조 원이다. 이는 1960년대에 비해 약 19배나 증가한 것이다. 날씨는 산업 전반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F.Schwarz 보고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80%가 날씨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상기후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각도 변하고 있다. 더 이상이상기후로 보지 않는다. 이를 새로운 기준, 뉴노멀(New Normal)’로 인식하고 있다. 뉴노멀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기상정보를 해석하고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해 실행하는 역량은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날씨경영의 필요성

기상재해가 빈번하면서 기상정보의 전략적 활용이 중요해졌다. 이제 날씨정보는 단순히 재해예방 수단의 차원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인식된다. 농림, 수산, 건설, 보험 등 기상에 민감한 산업이 미국 GDP 42%, 국내 GDP 52%를 차지한다. 날씨는 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급성장하는 기상산업

날씨경영의 중심에는 기상산업이 존재한다. 기상산업이란 기상 관련 상품을 제조·공급하거나 용역을 공급하는 산업을 아우른다. 기상예보업(일반·특정수요자를 대상으로 기상예보를 하는 사업), 기상감정업(특정수요자를 대상으로 기상감정을 제공하는 사업), 기상컨설팅업(기상정보를 분석·평가해 경영활동에 관한 조언을 하는 사업), 기상장비업(기상측기를 제작·수입 및 설치하거나 수리하는 사업)이 있다. 1997년 기상법에 의거해 민간기상사업자 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11년 시장규모는 1567억 원 수준이다. 기상사업체는 1997 4개 업체에서 2011년 말 126개 업체로 증가했으며 종사자 역시 49명에서 567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급격히 발전하는 국내 경제 및 산업 환경에 비춰 국내 기상산업의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여준다. 2009년에는 기상산업진흥법이 제정·시행됐고 2010년에는 기상산업의 진흥과 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육성하기 위해 법정법인인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설립됐다.

 

날씨 마케팅

기업들은 날로 강력해지는 기상·기후재해의 위협으로부터 야기되는 기업 환경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상정보를 활용할 뿐 아니라 날씨에 따라 급변하는 소비자 구매 트렌드 변화를 예측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핵심수단으로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한 유명 유통업체는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심리를 분석하고 그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민간기상업체를 통해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는 상품별 임계점 온도를 분석해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날씨경영의 성공사례

날씨경영은 날씨정보를 기업경영에 접목시키는 것으로 기업운영에 필요한 의사결정 시 날씨를 최대한 반영해 재해예방, 매출증대 등 경영관리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노력을 말한다. 기상 정보를 잘 활용해 성과를 올린 국내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분야별로 소개한다.

 

 

 

1)건설업

건설업은 주로 옥외에서 생산 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날씨, 기후, 계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주로 기온, 강수,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 건설업은 날씨 변화에 따른 시공품질 저하, 부실시공 가능성, 시설파손, 안전사고 및 공정지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날씨변화를 반영한 설계-시공-관리가 필요하다.

건설사들은 공사 진행 시 날씨의 변화에 따라 공정을 신축성 있게 조정하는날씨경영을 도입해 기상기업으로부터 특화된 기상정보를 받아 전국의 공사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기상정보 구입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2000∼3000만 원선으로 기상정보를 이용해 추가 보수 공사를 줄이고 인명사고를 예방해 연간 30억 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교량이나 해저터널 공사와 같이 사소한 날씨 변화만으로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대형 공사 현장은 민간기상업체의 컨설팅을 통해 공사일정을 수립, 도입해 작업 가능한 날을 산출한 작업기상도를 이용해 공사비용을 줄이고 있다.

 

 

2)교통·운송업

최근 폭설, 한파, 폭염, 집중호우 등 빈번해진 기상재해로 인해 운송·교통업계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손실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안전 및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확한 기상예측과 효율적인 대응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교통·운송업계에서는 기상정보를 이용해 고속도로 유지·보수 및 도로노면상태 점검뿐 아니라 항로 설정, 이착륙 결정 등 비행계획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또 선박이 항해하는 동안 맞춤형 기상정보를 이용해 항로를 단축시키고 안전항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기상정보를 활용함으로써 한국에서 미국 서부해안까지 10∼11일 걸리는 항해를 1.5일 단축할 수 있었다. 이는 시간으로 16%, 투자효과로는 20배의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농수산업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연간 900억 원에 달하는 농업기상재해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특화된 농림기상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로 기온, 일조·일사, 증발량, 강수량 등이 농작물 생육에 많은 영향을 준다. 농업계에서는 기상정보를 활용해 위험기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 작업관리·계획, 병충해 방제, 장기적 영농정책 수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기상현상은 어로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어황 풍흉, 선박 출항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수산업계 역시 기상정보를 활용해 어민들의 작업 안전성을 높이고 해조류 건조 작업시기 조절을 통해 상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완도군은 위험기상 시 선박 조업 스케줄 조정으로 해난사고를 줄였다. 또 기상정보를 해조류 건조작업에 활용해 생산 품질을 향상시켰는데 이는 가격경쟁력을 높여 판매실적 목표치의 120%를 달성하게 만들었다.

 

 

 

 

4)레저업

시민들의 여가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레저와 관광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주로 야외활동이 많은 레저 분야에서 날씨는 고객의 레저 활동 종류와 장소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날씨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기상정보를 활용해 입장객 수, 매출액, 에너지 사용량 등을 예측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기상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는 고객관리, 시설관리, 안전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 만족도 및 기업 매출액도 끌어올리고 있다.

5)에너지업

전력소비는 계절, 시간, 요일에 따라 변화되고 특히 기상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여름철 기온이 30℃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 보통 1℃가 추가로 증가할 때마다 냉방수요가 1,000㎿씩 증가한다. 또 태풍, 강풍, 폭우와 같은 기상상황은 전력수급에 큰 차질을 주기 때문에 기상은 에너지 분야에서 중대한 고려요소 중 하나다. 에너지업계는 기상정보를 활용해 에너지 수요량을 예측하고 댐 유입량을 조절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강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기상정보를 활용해 댐 유입량을 예측하는 발전 및 수계 운영시스템(PAROS)을 구축했다. 시스템 구축 후 홍수를 조절할 수 있어 재난·재해를 예방하고

18000 t의 수자원을 확보해 33억 원의 발전수익을 올리고 있다.

6)유통업

유통업계에서는 민간기상업체의 기상정보를 통해 날씨에 따른 매출, 소비자 구매욕구, 선호상품 등을 분석해 날씨 특성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음료나 주류, 빙과류, 냉난방기 등과 같은 계절상품을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원자재 구매, 생산 및 출고량 조절, 제품진열, 광고 등에 기상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재고량을 줄여 손실을 극복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등의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다. 1회 날씨경영인증기업인 ㈜보광훼미리마트는 차세대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Point or Sale)을 구축해 민간기상업체로부터 제공받은 날씨정보에 따라 발주량을 조절하고 상품 배치에 변화를 줘서 재고 비용과 폐기 물량을 감소시켰다. 그 결과 식품 전체 매출이 33% 늘었고 손실비용은 15% 이상 줄어들었다.

7)조선업

선박 건조 공정 중 탑재 및 도장작업 시에는 국지풍속, 기온, 습도 등의 기상조건을 반영해서 작업일정을 계획하게 된다. 또 선박 이동작업 시 예상풍속에 따라 소요 예인선 수를 계획한다. 시운전 일정계획 수립에도 해상파고, 풍향, 풍속 등의 기상정보를 활용한다. 그러나 TV,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기상청 기상정보는 대국민 기상예보로 이를 통해 조선업 특성이 반영된 국지기상 정보를 제공받기는 어렵다. 따라서 조선업체들은 선박 건조 공정에 특화된 국지기상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업공정 스케줄 관리·조정, 태풍 등 위험기상 조기대처 및 방재대책 수립, 현장 안전관리 등을 하고 있다. 이외에 기상정보 활용으로 생산일정 계획의 정밀도 향상, 위험기상 사전 대비를 통한 대체작업 수행과 도장 품질 향상,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및 복구비용 절감 등의 간접효과도 거둘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 특화기상정보 활용과 태풍 예보관 배치로 투자 비용 대비 150배인 연 12억 원가량의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3회 대한민국 기상정보대상 대상을 받았던 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 IT 기반 기상관측시스템을 구축해서 태풍 및 월파로 인한 피해액을 기존 대비 5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생산 일정의 정밀도 향상으로 연간 약 70억 원의 품질 관리비용을 줄이고 효율적 공정 스케줄 관리를 통한 공정기간 단축으로 선주사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향후 과제

기상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점점 높아가고 있으며 기업 의사 결정에 중요한 전략적 정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날씨경영 성공사례를 보여준 일부 선도 기업들은 대부분 민간기상업체로부터 기상정보를 제공받아 기초적인 분석을 통해 경영에 반영했다. 이들 기업은 경비 절감과 매출 증대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 제고와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더 나아가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날씨 컨설팅을 제공하는 민간기상업체 활동이 미흡한 편이다.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 비용을 줄이고,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기상변화와 재해 관련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날씨경영기법이 보다 널리 활용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다. △업종별 날씨경영 활용기법모델 및 컨설팅 방법론 개발기업 맞춤형 날씨경영 컨설팅과 역량강화를 위한 날씨경영 교육 지원 등이 필요해 보인다. 기상산업 성장과 함께 날씨와 경영의 융합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한다.

 

 

 

박광준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필자는 부산대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기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기상장교와 기상청 국제협력과, 강원지방기상청 청장, 기상산업정보화국 국장, 기상청 차장을 역임하는 등 기상청에서 29년간 근무했다. 현재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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