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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레이션 통합 방법론

사람,리스크,가치의 ‘3박자 통합’ 틀을 만들자

이준승,공영석 | 87호 (2011년 8월 Issue 2)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M&A가 증가함에 따라 그 대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M&A를 통해 ‘글로벌 과점화’를 이뤄 나가며 전 세계의 시장지배력과 생산요소 장악력을 확대시키겠다는 전략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주요 산업의 선두 기업들은 경쟁사 대비 월등하게 많은 M&A를 실행해 성장을 구현해왔다. 최근에는 과점 구축형 M&A가 신흥시장으로 확산돼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사이의 M&A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선진국 기업들의 신흥시장 및 자원 확보를 위한 국경 간 인수합병(cross-border M&A)과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국가들의 선진기술 확보 및 선진국 시장 접근성 강화를 위한 해외기업 인수 등으로 이들 지역을 포함하는 M&A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는 세계 M&A 시장의 영향력 있는 참여자로 부상하게 됐다.
 
한국 기업들에도 cross-border M&A가 어느새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기업의 cross-border M&A는 매우 부진했다. 가장 큰 원인은 해외 진출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단독 투자에 의한 해외법인 설립을 선호해왔다. 이는 다국적 기업에 비해 폐쇄적인 기업문화와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경험 부족, 그리고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되는 이질감 등의 장애 요인 때문이다. 또한 일부 업종에서는 협소한 국내 시장에만 치중한 기업 간 경쟁으로 해외 진출 유인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국가라는 경계는 이미 무너졌다. 기업들은 자국 시장의 한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선도 업체가 돼 글로벌 과점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키우지 않으면 도태돼 경쟁 업체에 M&A를 당하는 상황이다. M&A를 통한 진출방식이 직접투자를 통한 진출보다 절대적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해외 진출 시 M&A를 통한 진출이 비용과 위험 측면에서 어느 정도 유리하다는 게 일반화된 인식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기업들도 cross-border M&A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근래의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역동성과 성장성을 잃지 않는 우리 기업들의 자신감 표출일 것이다.
 
하지만 해외 기업을 M&A 하는 것은 문화와 비즈니스 관행이 서로 다른 나라에 속하는 기업과의 결합이므로 국내 기업들 간 M&A와 비교해볼 때 체계적인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의 필요성과 어려움이 훨씬 크다. 그만큼 체계적인 방법론을 기반으로 PMI를 추진해야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영업, 생산, 구매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운영 및 재무·회계 영역에서 성공적인 PMI를 위해 염두에 둬야 할 점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영업 PMI : 개인의 영업역량이 아닌 회사 전체의 영업역량 강화에 초점
말도 통하지 않고 직접적인 사업 경험도 없는 타국에서 어떻게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낼 것인가? 아마도 M&A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질문이 바로 영업에 관한 것일 것이다. 많은 경우 M&A 딜(deal)을 추진하는 담당 부서에서 수차례 피인수 대상 기업이 있는 현지 시장을 방문하고 믿을 만한 소식통을 통해 정보를 수집, 장밋빛 연평균 성장률(CAGR)을 적용해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내곤 하지만 진출 첫해의 성과가 당초 예상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사회에서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은 예상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관시(觀視)’에 의한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은 웬만한 한국 기업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고객에게 고급 외제차까지 선물해야만 영업이 이뤄질 정도라는 등 ‘관시 비즈니스’의 세세한 사항까지 모두 예측하기란 어렵다. 만약 피인수기업 경영진이 영업력 유지를 위해 이러한 행위를 계속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영업력 상실을 무릅쓰고서라도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해 금지할 것인가? 아니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을 받아들일 것인가? 또한 중국에서는 영업 인력이 에이전트(agent)화돼 있는 경우도 많다. 보수의 대부분을 성공보수 형식의 성과급으로 받는 전문 에이전트가 영업을 담당할 경우 이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주된 물량을 경쟁사에 넘기기도 한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에이전트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자체 영업조직을 신설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을 받아들일 것인가?
 
이러한 난제에 직면한 기업들이 보이는 양상은 대체로 유사하다. 기존 영업 관행을 인정하고 영업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을 핵심 인재로 분류한 후 다소 사치스러운 인력 유지 프로그램(retention program)을 적용하곤 한다. 가끔은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유망한 영업인력을 타사로부터 영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윤리경영에 대한 불안을 여전히 제거할 수 없다. 기존 에이전트화된 영업 조직에 대한 의존도도 갈수록 커지게 되며 불필요한 손실의 발생도 막을 수 없다. 이런 낭비 요소들이 결국 제품 품질과 수익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외 진출 기업이 현지에서 영업력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 영업 경험이 있는 경영진을 배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본격적인 진출에 앞서 먼저 소규모 판매법인 또는 지점을 설치해 인적 역량 확보 및 영업 정보 축적을 도모한다. 이후 M&A를 통한 본격 진출과 동시에 기존 판매법인을 흡수 통합해 운영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존 판매법인은 그대로 둔 채 생산만을 담당할 공장을 M&A하기도 한다.
 
영업 조직이 갖춰진 후에는 수익성에 기반한 성과급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영업 실적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되 제품 원가뿐만 아니라 영업과정에서 발생한 비용도 반영해 제품별 수익성 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이에 대해 영업직원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실제로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의 원가 및 비용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영업사원이 많아 이들에 대한 원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기도 하다. 국내 대기업인 S사가 전 세계 모든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재미로 배우는 원가’ 교육을 수행한 것이 좋은 보기다.
 
현지의 영업 관행은 설령 불합리한 부분이 많더라도 일시에 바꾸려고 하기보다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때 윤리교육을 병행해 직원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영업 차원에서 개인 대 개인으로 이뤄졌던 관계를 회사 대 회사의 영업 관계로 전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고객사의 경영진을 공장으로 초청하거나 고객사 경영진과의 교류 대회(운동회, 워크숍, 야유회 등 단합을 목적으로 한 행사)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능한 많이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생산 PMI: 지속적·장기적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 단행
국내 기업 간 M&A에서 생산 PMI의 이슈는 주로 공장 간 구조조정, 중복 제거를 위한 통폐합 등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cross-border M&A, 특히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cross-border M&A는 대부분 중소 규모의 딜이 많기 때문에 생산 측면에서 봤을 때 대부분 현지에서의 독립적 운영(stand alone)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PMI의 목표도 국내 기업 간 M&A처럼 통폐합 이슈보다는 기업이 목표로 하는 생산 능력(capacity) 확보를 위해 공장 레이아웃(layout) 확정(장기적 관점)과 설비 개·보수 및 증설(단기적 관점)에 집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장 레이아웃은 향후 생산할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최소 5년을 내다보는 단계적,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이슈는 기존 공장을 전면적으로 개·보수할 것인가, 아니면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진출 목적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피인수기업이 현지에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을 내고자 한다면 초기에 과감한 투자를 권하고 싶다. 물론 기존 공장 바닥이나 벽면 등을 전면적으로 개·보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적으나 비용은 많이 들기 때문에 쉽게 결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생산하고자 하는 제품에 맞게 공장을 재구성하는 게 장기적인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진출 초기에는 관계 기관의 원활한 협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게 좋다.
 
공장 전체 레이아웃 확정과 이에 따른 개·보수 및 증축은 일반적으로 현지의 건설사업관리자(CM·Construction Manager)를 활용하는 게 좋다. 유해 물질 저장소, 소방 시설, 배전 시설 등 관계 기관의 인허가도 받아야 하고 이와 관련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기 때문에 PMI추진팀에서 일일이 대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현지 국에서 입맛에 맞는 CM을 선정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기업은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는 현지 한국 업체를 선호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현지 한국 업체라도 한국에 있는 한국 CM처럼 신속한 ‘원 스톱 쇼핑’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다소 여유 있게 일정을 갖고 다수의 CM 업체 리스트를 확보해 경쟁 입찰 등을 통해 각 업체 간 수행 능력을 꼼꼼히 비교해본 후 CM을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언어 소통의 용이성만으로 업체를 선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설비의 개·보수 및 증설 관점에서 봤을 때 일반적으로 피인수기업의 설비는 대체로 진부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사업 부진으로 오랫동안 설비를 가동하지 못했거나 운전 자본의 부족으로 적절한 개·보수가 수행되지 못한 결과다. 게다가 M&A 딜이 본격화된 후 종료되기 전까지 수개월 동안은 피인수기업이나 인수기업 모두 설비를 가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결과 기존 설비는 더욱 진부화되는 경향이 있다.
 
주지하는 바대로 설비는 운휴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상 가동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딜 종료와 동시에 정상적인 가동이 될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점은 영업 계획 수립 시 반드시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설비의 개·보수 또는 증설은 그 범위와 기간상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보면 사양서 작성, 업체선정 및 발주, 제작, 설치 및 시운전의 단계로 진행된다. 이때 설비 종류에 따라 수입을 해야 하거나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이 각기 다르므로 전체 일정 수립 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즉 장기간의 제작 기간이 예상되거나 경영 범위 내 설비 여부 등으로 인해 통관 이슈가 예상되는 설비는 선발주를 해야 전체적인 생산능력 확보 일정을 맞출 수 있다.
 

구매 PMI: 본사 내부통제 규제 등으로 인한 현지 구매 지연이 없도록 사전 조율
구매는 재료 구매와 장비 구매로 대별된다. 재료 구매란 생산을 위한 원재료 및 부재료에 대한 구매를 의미하며 장비 구매란 생산을 위한 기계 설비, 연구 장비, 물류 장비(지게차 등) 등에 대한 구매를 의미한다.
 
먼저 재료 구매의 경우 초기에는 대부분 본사에서 사용하던 재료를 그대로 수입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진출 초기 현지 거래처 조달(sourcing)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이거나 새로운 재료 사용 시 제품의 품질 수준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 시장 진출에 대한 마스터플랜에 따라 미리 정해진 일정계획 내에 원재료 현지 조달(localizing)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 자체가 체계적 준비 없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료의 수입은 필연적으로 운송과 보관상 비용 증가를 유발한다. 이로 인해 M&A 딜 과정에서 예상했던 원가 절감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통관상의 문제로 적시에 재료를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비용을 최소화하고 현지 거래처 조달 체제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피인수기업으로부터 기존 거래처 리스트와 거래 조건에 대한 정보를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 가능하면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을 통해 관련 정보를 입수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핵심적인 원자재에 대한 보안 문제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원자재 관련 독점적인 기술력으로 이미 시장 내에 견고한 진입장벽을 마련해둔 기업이라면 더더욱 현지에서의 철저한 보안대책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재료를 그대로 수입하지 말고 몇몇 원재료를 블렌딩(blending)처리해 수입함으로써 믹싱(mixing) 배율 등에 대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장비 구매는 대체로 고가인 관계로 현지법인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하기 어려우며 본사와의 통합 구매를 수행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구매 기능 대부분이 본사에 있다 보니 장비 구매과정에서 본사와의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구매처 정보 부족 및 관련 인력 부족 이외에 본사 내부통제 규정 준수(예: 복수 벤더의 경쟁입찰, 구매 담당자의 협상 과정 직접 참여 등)로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M&A 딜 과정에서부터 본사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현지에 진출한 이후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된다. 구매 단계에서의 지연은 곧바로 생산 지연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통합법인 출범 이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통관상의 예기치 못한 이슈로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M&A 딜이 진행되는 단계에서부터 해당 정부기관의 협조를 명시적으로 확보하고 관련된 인허가 사항도 사전에 꼼꼼히 검토해 일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PMI
프레임워크
 PMI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수통합 과정상의 모든 의사결정 및 과제 수행이 사람(people), 리스크(risk), 가치(value)라는 세 가지 요소 간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인수 통합작업과 핵심 비즈니스 간의 균형을 이룰 때 성공적인 통합에 이를 수 있다. (그림 3)
 
<그림 3>은 통합에 대한 거시적 접근 방법이 궁극적으로 통합작업과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가 균형을 이루면서 통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사람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통합 친화적(integration-friendly)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통합 작업이 지연되거나 실패하지 않도록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때 실질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사람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통합 기간 동안 커뮤니케이션 계획, 조직문화 평가, 조직 구조 개편 등 사람이 수반되는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통합 작업 기간 동안 직원, 고객, 공급자, 관련 기관, 대중 등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정확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조직 문화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그에 맞는 통합 계획을 세우는 것 역시 필요하다. 조직 구조 개편이라는 구조적인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Roles and Responsibilities)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도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작업은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관리해 통합 작업이 지연되거나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통합법인 출범 후 첫날인 ‘데이 1 플랜(Day-1 plan)’을 철저히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또한 통합사 출범 후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프로세스로 이행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100일 계획’도 준비해야 한다. 100일 계획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 구성원들이 새로운 사고 방식과 업무 방식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기간이 통합 법인 출범 후 100일간이고 이후에는 몰입도가 떨어져 통합작업의 진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즉 조직 구성원들이 합병 후 100일 동안의 통합작업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이후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PwC에서 2008년 실시한 설문 조사(M&A Integration Survey Report)에 따르면 실제로 통합 후 100일 이내에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게 수익성, 현금흐름, 생산성 등 많은 지표에 있어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은 통합으로 발생하는 시너지 기회를 효과적으로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합 작업에는 시간적, 비용적 제약조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시너지 기회를 순차적으로 실행시키는 것보다 시너지가 큰 작업(value driver)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 전체 통합 작업의 진행에 추진력을 가져오고 M&A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재무·회계 PMI: 결산 체계 조기 구축
재무·회계 영역에서 PMI 기간 중에 수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요약하면 △회계·세무 기준 정립 △결산 절차 수립 △회계 시스템 구축 △회계·세무 인력 양성 등이다. 회계·세무 기준 정립은 서로 다른 회계기준을 분석해 격차를 도출하고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많은 나라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고 있어 큰 차이가 없지만 아직도 충당금 적립, 재고 평가, 감가상각 등 일부 항목에서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기준 정립을 위해서는 현지 로컬(local) 회계법인과의 조기 계약을 통해 지원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산 절차 수립은 재무·회계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M&A 딜이 끝나기 전까지는 통합된 회계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없고 관련 회계 정보를 입력할 수도 없지만 딜이 종료되고 법적으로 인수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바로 월별 결산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본사와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표 1>은 일별로 수행돼야 할 결산 절차에 대한 예시다. (물론 산업 특성과 인프라 환경에 따라 세부 과업과 소요 일자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월 결산 후 본사와의 연결 결산 수행을 위해 물리적으로 주어지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한 달을 넘길 수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기간도 짧은데 회계 시스템과 같은 인프라까지 잘 갖춰져 있지 않다면 본사에서 요구하는 연결결산 일정을 맞추기가 더더욱 쉽지 않다. 이때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전월 정보를 이용한 당월 결산 방식과 가결산 방식이 있다. 가결산이란 결산 시점에 수집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결산을 하되 중요한 항목에 대해서만 추정하는 가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출이 매우 중요한 항목이고 결산 시점에 초기 20여 일 치에 해당하는 정보만 수집됐다면 비례적으로 나머지 10일 치는 추정해 가산함으로써 총 한달 치의 값을 산출해 결산하는 식이다. 두 경우 모두 어느 정도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므로 장기적으로는 프로세스 개선이나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당월 정보를 이용한 당월 결산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회계 시스템 구축은 단기와 장기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 즉 월 결산 및 현지 국 보고를 위해서 로컬 회계 시스템의 단기간 내 구축은 필수적이며 수익성 분석 등 관리회계를 포함한 중장기적인 회계 시스템은 본사 상황과 병행해 추진함으로써 이중 투자를 방지할 수 있다.
 
정책, 절차 및 시스템이 준비가 됐다면 이를 운용할 회계·세무 인력 양성도 마련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수된 회사의 CFO나 재무담당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으므로 회계 업무에 연속성이 결여될 수 있는 여지가 크며 본사 보고도 수행해야 하는 관계로 기준 및 절차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회계인력 조기 확보 및 지속적인 교육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게다가 인수 초기에는 프로젝트 관련 비용 또는 주재원 관련 비용 등 비정형적 비용이 많이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위임전결 규정 및 처리 절차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준승 삼일PwC 상무 jslee3@samil.com
공영석 삼일PwC 이사 yskong@samil.com
 
이준승 상무는 성균관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딜로이트안진, 삼정KPMG, PwC Consulting 등을 거쳐 현재 삼일PwC의 Advisory 부문에서 상무(파트너)로 재직 중이다. 주요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전략 및 PMI, 프로세스개선(BPR), 재무 및 관리회계시스템 구축, 전사적 위험관리(ERM), 영업역량강화 프로그램(SEP) 등 다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공영석 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한 후 2000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했다. 현재 삼일PwC의 Consulting 본부 이사로 재직 중이다. 국내외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cross-border PMI와 operational risk management 관련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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