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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

시공간 경계 없는 세상,‘성과’만 볼 용의 있나

예지은 | 81호 (2011년 5월 Issue 2)
 

한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경영자와 임직원들의 근면성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의 삶을 희생하고 직장에 대부분의 자원을 투자하는 게 당연한 조직문화였고 이는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시간 중심의 근로 방식’이 한계를 맞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 요인은 한국 기업들이 모방제품 생산에서 혁신제품 생산으로 초점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류 기업의 모방 제품을 더 싸게, 더 빨리 생산해 수익을 창출할 때는 시간과 자원의 투입량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기업들도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따라서 근로시간의 양보다 질이 기업성과를 좌우하고 있다. 오래 일하는 것보다 몰입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제품 개발에 적용하는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
 
‘시간 중심 근로’의 한계를 인식한 기업들은 창의적인 산출물을 내면서도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시킬 수 있는 조직관리 대안으로 ‘스마트워크(Smart Work)’에 관심을 갖고 있다. 스마트워크는 직원들이 IT 인프라를 활용해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업무를 더욱 생산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워크가 IT 인프라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워크스마트(Work Smart)’는 IT 인프라 변화뿐 아니라 업무 평가 및 보상 방식의 변화, 창의적인 산출물을 낼 수 있는 업무 수행 방법론 도입 등 전반적인 업무 관리 방식의 변화를 포함하며 이를 통해 직원들이 ‘똑똑하게 일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워크가 일과 삶의 균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최근 기업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마트워크 프로그램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기존 장시간 근로와 ‘페이스 타임(face time·관리자가 직접 부하직원의 근무 모습을 확인하는 것)’을 중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예전보다 훨씬 단축시킬 수 있게 됐으며 사무실로 이동하는 시간을 절약해 일과 삶의 균형에 필요한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스마트워크가 오히려 일과 삶의 균형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첫째, 스마트워크 하에서는 시·공간의 경계가 파괴될 수 있다. 먼저 공간적인 측면에서 ‘일하는 공간’과 ‘휴식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스마트워크 도입과 함께 직원들은 IT 기기를 활용해 사무실 밖에서도 사내에서 일하는 것과 유사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부하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의 경계가 파괴될 수 있다. 유연근무제 도입 등으로 공통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없어지면 근무시간의 범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스마트워크의 원래 취지는 근로자가 자신의 생활 여건과 생체리듬에 맞춰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시간에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이 체계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지 않으면 불규칙적으로 업무를 하게 돼 오히려 일과 삶의 균형이 악화된다. 장시간 근로가 관행이 된 조직에서는 스마트워크 도입으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워크스마트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상사 눈치 보며 업무 진행(32.3%)’ ‘얼마나 오래 일하는지로 성실성 평가(26.3%)’ ‘일이 없어도 주말 근무 실시(8.3%)’ 등이 꼽혔다.
 

둘째, 스마트워크 하에서 관리자는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의사소통 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의사소통 중 시각적 요소(얼굴 표정, 동작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5%, 청각적 요소(목소리의 톤, 뉘앙스 등)는 38%를 차지하는 반면, 말의 내용 자체는 7%에 불과하다고 한다. 따라서 스마트워크 하에서 관리자는 의사소통의 부족으로 업무지시를 부정확하게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도 관리자가 의도한 결과물을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 구성원 간에도 공간적, 시간적 분리로 직접 만나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의사소통의 빈도도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이 때문에 업무조정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경우 동일한 업무를 중복 처리할 수도 있다.
 
셋째, 스마트워크 하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시간이 감소하면서 구성원 간 유대감이 약화될 수 있다. 각 구성원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출·퇴근하거나 재택근무 또는 원격근무를 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직접 만나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조직 내 구성원들은 사회적 관계를 통해 유대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유지한다. 그런데 스마트워크 환경에서는 동료끼리 만나고 어울릴 기회가 줄어들어 유대감과 심리적인 안정감이 낮아질 수 있으며 심리적인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다. 결국 동료와의 협업 기회 감소와 유대감 상실은 심리적으로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오히려 일과 삶의 균형을 훼손할 수 있다.
 

직원들과 시간적,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 관리자도 직원들의 정서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직원들과 일상적으로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직원들의 업무적, 심리적 고충을 제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업무뿐 아니라 개인의 상황을 파악하고 직원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시의적절하게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므로 관리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베스트바이(Best Buy)의 ‘ROWE(Results-Only Work Environment)’
투입한 시간이 아니라 업무 성과에 기초해 조직원들을 평가하는 대표 사례로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의 ‘ROWE((Results-Only Work Environment)’ 제도를 들 수 있다. 베스트바이는 관리자들이 실제 업무성과보다 ‘직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3년 ROWE를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근태나 야근 등에 초점을 두지 않고 오직 성과에만 초점을 두어 평가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를 완수한다는 전제 하에 2시간의 점심시간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업무시간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관람할 수도 있다.
 
베스트바이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직원들의 인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기 위해 13개의 행동지침을 제정했다. 여기에는 모든 직원이 회의 참석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며 정해진 업무스케줄은 없다는 점 등이 명기돼 있다. 특히 베스트바이는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다른 동료의 시간 사용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금기시함으로써 타인의 시간 사용을 존중하는 문화를 구축했다. 예를 들어 업무시간에 빈번히 담배를 피우거나 오후 3시에 아이를 데리러 가는 직원들의 시간 사용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한편 베스트바이는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떤 인식을 타파하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했다.
 
ROWE 제도는 직원 만족도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5∼2007년 3년간 ROWE를 적용한 팀의 생산성은 다른 팀에 비해 41%나 향상됐고 직원만족도 역시 10%나 개선됐다. 반면 자발적 이직률은 90%나 감소했다. 베스트바이의 ROWE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ROWE 도입 후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소모가 줄었고 수면 및 운동시간이 늘어났으며 일하는 장소나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통제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과 삶의 갈등이 감소했으며 기업 문화가 더욱 가족친화적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ROWE 행동지침
1.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임직원은 자신이나 고객, 회사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체의 활동을 중단한다.
 
(People at all levels stop doing any activity that is a waste of their time, the customer’s time or the company’s time.)
 
2. 직원들은 원하는 방식대로 일할 자율권을 갖는다. (Employees have the freedom to work any way they want.)
 
3. 매일 매일을 토요일처럼 느낀다. (Every day feels like Saturday.)
 
4. 주어진 업무만 완수하면 유급휴가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People have an unlimited amount of “paid time off” as long as the work gets done.)
 
5. 일이란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뭔가를 하는 것’이다. (Work isn’t a place that you go -- it’s something you do.)
 
6. 오후 2시에 출근해도 지각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오후 2시에 퇴근해도 조퇴로 간주하지 않는다.
 
(Arriving at the workplace at 2 p.m. is not considered coming in late. Leaving the workplace at 2 p.m. is not considered leaving early.)
 
7. 아무도 자신이 몇 시간 근무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Nobody talks about how many hours they work.)
 
8. 모든 회의는 선택이며 의무가 아니다. (Every meeting is optional.)
 
9. 수요일 아침에 쇼핑을 하든, 화요일 오후에 영화를 보든, 목요일 오후에 낮잠을 자든 다 OK!
 
(It’s OK to grocery shop on a Wednesday morning, catch a movie on a Tuesday afternoon or take a nap on a Thursday afternoon.)
 
10. 정해진 업무 스케줄은 없다. (There are no work schedules.)
 
11. 어느 누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과로하지도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다. (Nobody feels guilty, overworked or stressed out.)
 
12. 데드라인에 임박해 일을 급하게 하지 않는다. (There aren’t any last-minute fire drills.)
 
13. 각자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든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다. (There is no judgment about how you spend your time.)
 

스마트워크 시대, 일과 삶의 선순환을 위한 실천 가이드
스마트워크는 개인 차원의 업무효율화가 아니라 회사차원의 과업이다. 즉, 단순히 개인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조직의 관행과 인식, 문화를 바꿔 나가는 작업이다. 따라서 스마트워크를 실행하면서 동시에 일과 삶의 선순환을 이뤄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 가이드를 제안한다.(그림 2)
 

첫째,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시간 통제권’을 부여해야 한다. 조직차원에서 문화와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관리자의 인식과 행동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직원들을 평가할 때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 중심’이 아니라 ‘업무성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때 비로소 시간 관리의 주체는 관리자가 아닌 직원이 된다.
 
앞서 살펴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직장인들은 스마트워크를 방해하는 문화로 ‘상사의 눈치를 보여 업무를 진행하는 것’(32.3%)과 ‘얼마나 오래 일하는지로 성실성을 평가하는 것’(26.3%)을 지적했다. 물론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Davis) 교수인 킴벌리 D. 엘스바흐 등의 연구1 에 따르면 업무 시간 또는 업무 외 시간에 관리자의 눈에 잘 띄는 직원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책임감이 더 강하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동서양에 상관없이 사무실에 오래 남아있고 어느 정도 상사의 분위기를 파악하며 이에 맞춰 주는 직원이 유능한 직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직원들이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몰입해서 업무에 임하며 어떤 성과를 창출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찬가지로 평가의 기준도 투입한 시간이 아니라 업무성과가 돼야 한다. 한편 새롭게 시간 통제권을 부여받은 직원들은 책임감 있는 업무처리를 위해 효율적인 시간관리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 직원들의 자기관리(self-management) 역량은 스마트워크 도입과 함께 업무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 역량을 높이려면 교육과정 마련 등 회사의 체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
 
둘째, 업무관리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관리자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없으면 직원들과 의사소통에서 왜곡이 발생하는 등 업무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는 스마트워크 시대에 걸맞게 업무지시와 피드백, 일상적인 의사소통까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구성원 간 협업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먼저 재택근무로 인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부하직원의 경우 대면접촉의 기회가 많지 않으므로 업무 지시를 할 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지시하는 업무의 내용뿐 아니라 업무의 배경과 맥락(context)을 잘 설명해 부하직원이 왜곡해 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 부하직원이 이후에라도 다시 업무지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메일이나 문서 등으로 문자화해 명확하게 지시하는 게 좋다. 사무실이라는 한 공간에 있을 때보다 접촉 빈도가 낮기 때문에 관리자는 수시로 업무 진행상황을 체크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간보고 시점이나 기대하는 완료시점도 미리 명확히 해 업무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리자가 보고 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부하직원이 이후 그 결과를 알 수 있도록 적시에 피드백을 해 줘야 한다. 같은 공간에 있을 때는 일일이 얘기하지 않아도 업무결과가 자연스럽게 공유되곤 하지만,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는 관리자가 더욱 신경 써서 업무결과나 진행상황 등을 공유해줘야 한다. 특히 업무 진행과정에서 담당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훌륭한 업무성과에 대해서는 그때 그때 칭찬을 해줘야 한다.
 
만약 유연근무제 등 시간적인 관점에서 스마트워크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직원들이 함께 만나서 회의 또는 협업을 할 수 있는 ‘코어 타임(Core Time·유연근무제도에서 직원들이 공통으로 근무하는 시간대)’을 운영하는 게 좋다. 코어 타임은 팀원 전체의 공통 근무시간 중 일부로 설정하되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처럼 시간을 고정시켜 놓는 게 바람직하다. 코어 타임이 지나치게 유동적으로 운영되면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유연근무제를 사용하지 않는 직원들도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기 어렵다. 또 코어 타임 이외에 발생하는 회의 개최 등 부서 공동의 업무일정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직원의 근무시간도 고려해 사전에 공지함으로써 유연근무제 사용자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직원들이 바뀐 업무환경에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동료들과 공간적,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은 정서적 유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 이 때문에 업무에 더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개인의 관리영역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건강하게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도와줘야 한다.
 
이미 많은 선진 기업들은 직원들의 정서적, 정신적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해놓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2007년부터 매년 1회 직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을 검사하고 있으며 필요 시 전문가 개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BT(British Telecom)는 ‘건강과 안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New Health and Safety Strategy)’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건강상태와 스트레스 원인을 체크하는 온라인 진단 툴 ‘스트림(stream)’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진단 후 개인의 스트레스 수준을 ‘적색(매우 높음)’ ‘황갈색(약간)’ ‘녹색(평온함)’ 등으로 나타내고 인트라넷을 통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과 해결 방안까지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최근 사내에 심리상담센터를 개설, 직원들 개인이나 가족단위, 혹은 부서단위로 개별 및 집단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관리자 스스로도 보다 세심한 정서관리가 필요하다. 일대일 면담을 통해 정기적으로 직원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고충 해소를 위해 노력함은 물론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제를 활용하는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과 면담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마트워크 제도 사용자 1 대 1 면담 체크리스트
1. 제도 사용 시 고충이나 장애물은 없는가
2. 제도 도입 후 기대한 효과(WLB, 업무효율성 증대 등)를 거두고 있는가
3. 제도가 업무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가
4. 제도 도입 후 다른 동료들과의 관계에 문제는 없는가
5. 제도 도입 후 심리적, 정서적 문제는 없는가
6. 제도 도입 후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은 무엇인가
7. 제도 도입과 관련해 상사로서 도와줄 일은 무엇인가
8. 향후 제도와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그러나 관리자에게는 부담스러워서 말할 수 없는 문제, 또는 관리자가 해결해 줄 수 없는 정서적인 고충도 있을 수 있다. 삼성전기는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직원들 중 ‘또래 상담사’를 양성, 동료 간에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1000여 명 이상의 직원들이 또래 상담사 교육을 이수해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스마트워크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필수적이다. 스마트워크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일과 삶의 균형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조직과 개인이 모두 실익을 거두는 ‘윈윈’게임이 될 수 있다.
  
예지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ieun.ye@samsung.com
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hyun.chin@samsung.com
 
예지은 수석연구원은 이화여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소속으로 조직문화와 다양성 관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진현 수석연구원은 고려대에서 경영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 연구원, 삼정KPMG 컨설턴트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소속으로 조직문화와 창의성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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