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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기려면...

김현유 | 76호 (2011년 3월 Issue 1)

나는 2년 전 구글에서 오픈소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소셜웹이라는 공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다양한 소셜웹 회사들과도 일했다. 오픈소셜 프로젝트에서 손을 뗀 지는 꽤 됐지만 2년이 지나면서 빠르게 변한 소셜웹을 돌아보려 한다.
 
완전히 자리 잡은 소셜웹 소셜웹이 이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 영화에 이어 만화책까지 나온다고 한다. 진정 좋은 기술이나 서비스는 사람의 행동을 알게 모르게 바꾸어 놓는 것 같다. 이제 소셜웹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얻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됐다. 개인적인 일을 공유하는 범위를 훌쩍 넘어서 사회 다방면의 정보를 주고받는 주요 수단으로까지 진화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제품이 소셜웹으로 가장 먼저 소개되고, 정치적인 의견이 소셜웹에서 공유되고, 사회적 문제가 소셜웹을 통해 알려져서 개선된다. 최근에 GAP이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가 소셜웹에서 뜨거운 반대 의견을 듣고 결국 예전 로고로 돌아간 것도 좋은 예다.
 
오픈소셜은 성공했나?구글 주도로 여러 회사들과 함께 만든 소셜웹의 오픈 플랫폼인 오픈소셜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이제 평가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담당자로 냉정하게 평가하면 이렇다. 일단 플랫폼의 확산을 평가의 기준으로 본다면 오픈소셜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 야후, Hi5, 프렌드스터에서도 오픈소셜을 소셜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이트들은 독자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가 없어 오픈 플랫폼을 사용해서 소셜웹과 소셜앱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고, 앱 개발자들은 오픈소셜에 맞게 앱을 만들면 여러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 이건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모바일에서 주는 혜택과 동일한 개념이다. 하지만 소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과, 그렇게 구축해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성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다시 말해 ‘오픈소셜을 이용하면 성공한다’가 답이 아니라 ‘오픈소셜을 이용해서 뭘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각자가 찾아야 하는 답인 것이다. 승패가 갈린 현재의 성적을 보면 마이스페이스, 프렌드스터 등 오픈소셜 파트너들이 대부분 페이스북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럼 왜 이들은 페이스북을 이기지 못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소셜 그래프 소셜웹의 승패를 결정한 요인은 ‘소셜 그래프’였다. 소셜 그래프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소셜 네트워크에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냐는 것이다. 소셜웹의 답은 앱이 아닌 결국 사람이었다. 페이스북은 여러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페이스북에 가면 내 친구들이 있고 이들과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소셜 네트워크를 이긴 가장 큰 이유다. 또 소셜 그래프는 한 번 불붙으면 무섭게 커져서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어렵게 된다. 그런 점에서 소셜 그래프를 파트너들이 알아서 운영하게 하면서 플랫폼과 앱에 집중한 오픈소셜은 한계를 보인 것 같다. 최근에 마이스페이스가 페이스북 커넥터를 사용한다는 발표는 소셜 그래프 싸움에서 페이스북이 완전히 이겼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니치에서 메인으로 페이스북이 소셜 그래프 싸움에서 이기면서 메인 소셜 네트워크로 자리잡았고, 다른 경쟁자들은 대부분 무너졌다. 하지만 새롭게 떠오르거나 자리를 지킨 소셜 네트워크들이 있다. 이들은 니치시장을 잘 잡아서 한눈 안 팔고 자신들의 핵심 세그먼트에 집중한 회사들이었다. 대표는 트위터다. 서로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싸울 때 마이크로 블로깅이라는 니치에 집중했기에 급성장했다. 또 다른 좋은 예는 링크드인이다. 비즈니스용 소셜 네트워크라는 차별화를 통해 다른 소셜 네트워크와 충돌 없이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1억여 명의 회원을 바라보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트위터나 링크드인 같은 소셜 네트워크들은 이제 더 이상 니치가 아닌 메인으로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최근에 나온 니치 소셜 네트워크로는 위치 기반의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스퀘어가 있다. 소셜 모바일 로컬이라는 3박자를 잘 활용했다. 다만 페이스북 플레이스 출시 이후로 조금 주춤하는 것 같기는 하다.
 
이젠 안에서 밖으로 최근 소셜 네트워크의 움직임은 그 동안 열심히 안으로 구축해놓은 소셜 그래프를 이제 밖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커넥트, Like 버튼, 그래프 API 등을 통해 다른 사이트들이 페이스북의 소셜 그래프와 로그인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사이트를 방문하면 자신의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고 그 사이트에 있는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들을 볼 수 있다. 트위터 역시 @Anywhere라는 솔루션을 통해 다른 사이트에서 트위터로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즉, 안으로 가두기만 했던 소셜 그래프를 이제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소셜 그래프의 영향력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한번 제대로 구축된 소셜 그래프의 힘은 이럴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필자는 연세대 사학과, 미국 UC버클리대 하스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미국 구글 본사에서 New Business Development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MBA를 가기 전 삼성전자 해외영업부에서 4년간 근무했다. 기업가정신, IT, 소셜웹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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