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동적 역량과 기업가정신

‘혁신 챔피언’의 모험정신을 북돋워라

이현숙 | 68호 (2010년 11월 Issue 1)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는 ‘우리의 경쟁우위는 어디에 있는가?’다. 관련된 이론 중 대표적인 게 ‘자원기반이론(Resource-based view)’이다. 자원기반이론에선 기업이 가진 자원이 얼마나 가치 있고(valuable) 희귀하며(rare) 모방하기 힘들고(inimitable) 대체가 어려운지(non-substitutable) 여부가 경쟁우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자원기반이론에서 기업의 능력(capabilities)은 자주 반복되는 것(routine)에 대해 조직 구성원들이 현상을 빨리 이해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심한 환경에선 자원기반이론이 말하는 능력으로 경쟁 우위를 얻기 힘들다. 반복되는 일을 찾기란 매우 힘들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이 어떻게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이론 중 하나가 ‘동적역량관점(Dynamic Capability Perspective)’이다. 동적 역량이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문제를 빠르게 분석하고 외부로부터 필요한 지식을 빨리 획득하는 능력(흡수능력: acquisition or absorptive capability), 외부로부터 얻은 지식을 회사의 프로세스에 맞게 자원으로 창출하는 능력(융합능력: assimilation), 외부로부터 얻은 지식을 기존의 지식과 통합하고, 활용해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능력(변환능력: transformation), 기존 역량과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지식을 바탕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능력과 새로운 것을 탐색하려는 능력(탐색능력: exploitation) 등 4가지 요소들의 프로세스로 정의될 수 있다.(그림1)
 
 
흡수능력을 측정 가능한 변수로 바꾼다면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능력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 나머지 프로세스, 즉 융합능력에서 변환능력으로, 또 변환능력에서 탐색능력으로 변하는 일련의 과정은 사내 기업가정신(corporate entrepreneurship)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할 수 있다. 사내 기업가정신은 조직 내의 개인들이 자원의 제약에 구애 받지 않고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회를 추구하며(흡수: assimilation), 기회를 조직 내부에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결합하거나 재구성해(변환: transformation),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창출(탐색: exploitation)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내 기업가정신의 핵심 요소와 융합, 변환, 개척 등 동적 역량의 세 가지 프로세스가 일치한다. 따라서 개념적으로 동적 역량은 흡수 능력과 사내 기업가정신의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
 
f(동적역량) =
흡수능력(absorptive capability) × 사내 기업가정신(corporate entrepreneurship)
최근 들어 개방형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한 많은 기업들이 내부 연구개발(R&D)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적극적인 기술 탐색 방법인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혁신 네트워크의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흡수된 지식과 기술을 어떻게 내재화해 실제 가치를 창출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즉 개방형 혁신을 통해 흡수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으나, 그 이후 단계인 융합, 변환, 탐색의 과정, 즉 사내 기업가정신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하다.
 
본 글에서는 흡수능력과 사내 기업과정신의 두 가지 차원을 기준으로 기업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 각 기업군에 속하는 국내 벤처기업 사례1  들을 들어 이들이 사내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그림2)
 
 
 
시장 전문가 기업
시장 전문가 기업들은 주로 창업자가 기술기반을 가진 엔지니어 출신은 아니지만 기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전문가들이다. 시장 수요를 잘 파악하는 역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은 외부에서 확보할 수 있고 중요한 것은 내부의 마케팅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 덕택에 대개 신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모색한다.
 
이 영역에 속하는 기업들은 기술개발을 내부에서 추진하기보다는 창업자 혹은 CEO들이 기술의 흐름을 파악한 후 주로 M&A를 통해 기술을 확보하거나 기술제휴를 통해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또한 시장에 대한 이해 및 중요성을 강하게 인지하고 있어서 단순히 기술개발을 위한 흡수능력의 발휘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기업군들은 조직 내부에서 혁신을 일으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게 하기 위한 시스템, 즉 사내 기업가정신 시스템 구축은 매우 미비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을 잘 파악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시장을 확장하거나 다각화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집중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위험 요소 역시 내포하고 있다.
 
인피니트 헬스케어는 1997년 의료기기 전문 벤처기업인 메디슨에서 분사해 메디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2년 모기업인 메디슨의 부도로 메디슨의 다른 계열사 및 관계사들처럼 타격을 입고 위기에 처한다. 부도나기 직전인 2001년 이선주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인피니트 헬스케어(당시 메디페이스)에 영입됐다. 그는 ㈜대우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조선, 중공업 및 기계 분야의 국내 영업 및 해외 영업·기획을 담당했었다. 이선주 대표는 합류 당시 인피니트 헬스케어의 주 고객인 병원 방사선과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의료기 분야에 문외한이었지만, 해외 시장에서 오랜 기간 쌓은 경력이 높이 평가돼 CEO로 발탁됐다. 시장 전문가 기업군에 속하는 전형적인 CEO의 특성, 즉 시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났고, 무엇보다 기술흡수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인피니트 헬스케어가 속해 있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시장은 1997년 이후 정부 정책(PACS를 보험수가에 포함시키는)으로 인해 삼성SDS, GE, 지멘스, 필립스, 후지, 아그파, 코닥 등의 대기업이 진출, 과당경쟁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 대표는 불리한 경쟁상황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3D 영상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3D MED라는 기업을 인수, 3차원 의료영상 기술과 국내 최고수준의 연구 인력을 확보했다. M&A를 통해 외부 기술을 흡수함으로써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 출혈경쟁으로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많은 기업들이 PACS 사업부를 포기하거나 기업폐쇄를 하는 상황에서 이 회사는 당시 치과용 전문차트를 개발하던 메디큐를 인수, 국내 치과용 의료정보 솔루션 분야의 기술까지 확보했다. 2005년에는 비트컴퓨터의 계열사인 네오비트를 인수해 PACS분야에서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것은 물론, 일본과 중국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인피니티 헬스케어는 외부흡수능력은 매우 뛰어난 반면, 사내 기업가정신 역량은 부족해 조직 내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인피니트 헬스케어는 2009년 인피니트 테크놀로지에서 인피니트 헬스케어로 사명을 바꾸고 2014년까지 의료영상 솔루션 및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Top 5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취약했던 조직 내부의 혁신 역량 강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인피니티 헬스케어는 현재 기업 내부에 사내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CEO 지원 하에 준비하고 있으며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 문화 구축에 힘쓰고 있다.
 
 
외골수 장인 기업
이 그룹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주로 창업자가 기술기반(technology driven start-up)의 연구자 출신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으로 이 유형의 기업들은 성공적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며 높은 품질, 프리미엄 가격, 빈틈없는 운영체계를 강조하는 성향을 가진다. 또한 제품의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내부의 학습체계를 구축하고, 이러한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그러나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외부로부터의 기술획득에 대한 니즈가 다른 유형의 기업들에 비해 낮다. 혁신 역시 외부와의 협업을 추구하기보다는 조직 내부의 역량을 강화시켜 주도하려는 특성을 가진다. 주로 CEO, 혹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중심으로 한 최고경영팀(TMT)이 기술개발을 주도한다. 연구개발팀은 주로 최고경영팀에서 결정된 기술개발 지침과 방향성에 따라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외골수 장인 기업은 한 분야에 집중해 성공적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기술을 축적하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자칫 편협한 집중으로 치달을 수 있다. 기존 시장 혹은 기존 기술 역량과 관련이 적거나 알지 못하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갖기도 쉽다. 즉 외부로부터의 정보흡수에 대한 필요성을 무시하고, 기술혁신이나 시장확대를 위한 개방형 혁신에 대해 간과하는 경향을 가진다. 내부 연구개발에 지나치게 의존해 기술 지상주의에 빠질 위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들은 기술원천과 혁신을 외부로부터 획득하는 개방형 혁신을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부 기술혁신의 축적된 노하우를 유지하면서 단순한 기술인력으로서의 역할만 하던 연구원들이 아이디어 챔피언, 혁신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디스플레이테크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제조기술에 기반한 B2B 부품 전문기업이다. 창업자는 반도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칩-온-글래스(COG)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2번째로 LCD 모듈 구현에 성공했다. 디스플레이테크 CEO는 해당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술적 문제해결 중심의 조직역량을 배양했다. 이러한 강점으로 LCD 관련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설계 및 제조능력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테크는 이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테크는 개방형 혁신이나, 외부 역량을 융합, 변환, 탐색하는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과거처럼 폐쇄적인 연구개발에서 시작해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수직적 가치사슬 체제 내에서는 큰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디스플레이테크는 내부 기술 역량 축적을 바탕으로 과거 부품설계에서 양산까지 수직적 통합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그 초점을 ‘가치창출형 조직’으로 전환했다. 태생적인 특성으로 인해 내부개발에 집중하던 것을 전략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외부의 기업들과 협력하려 하고 있다.
 
기술개척자형 기업
기술개척자형 기업은 뛰어난 기술적 아이디어를 갖는다는 점에서는 외골수형 장인기업과 유사하나 실제 추구하는 기술적 가치에는 차이를 보인다. 외골수형 장인기업이 한 분야의 기술에 집중하고, 틈새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성향을 갖는 반면, 기술개척자형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기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존 시장의 틈새가 아니라 신시장을 개척하거나 신제품 개발을 열정적으로 추진한다는 차이가 있다. 신제품, 세계 최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기술혁신에 대한 열정이 매우 뛰어나며, 내부 연구개발 조직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한다. 내부 연구개발 조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가 잘 나올 수 있도록 CEO가 적극 지원하고, 혁신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 기업가정신의 기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별도의 혁신 펀드 조성, 연구조직에 대한 별도의 평가체계 구축,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개척자형 기업은 대개 외부로부터의 기술흡수 및 혁신 아이디어의 흡수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주로 창업자나 CEO의 상상력에 근거한 기술혁신의 아이디어를 조직 내부에서 구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MP3 오디오용 칩을 개발한 TLi는 기술개척자형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TLi는 비메모리 반도체 칩 설계 및 개발 분야에서 국내 1위의 기업이다. 이러한 기술적 역량을 통해 노트북에서 HDTV까지 다양한 제품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 구미에 맞는 비메모리 반도체 칩 설계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적 역량은 CEO를 중심으로 축적됐다. CEO는 이를 아이디어,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내부의 연구개발 시스템, 아이디어를 개발까지 연결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해 조직 내부에 혁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개척자형 기업들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처럼 TLi도 주로 내부의 기술개발 시스템에 의존해 왔다.
 
TLi의 최고경영진은 한정된 시장에서 과도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 그로 인해 마케팅이나 재무적인 부문에 대한 통제가 미비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외부 기술획득을 위해 적극적인 M&A와 전략적 제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많은 기술개척자형 기업들이 자신의 기술역량을 맹신한 나머지 시장의 요구와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해 도피주의 기업으로 추락하는 반면, TLi는 기술개척자형 기업이 갖는 위험을 적절한 시점에 극복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화인아이씨스를 인수합병함으로써 M&A 능력을 축적하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형성된 흡수능력이 조직 내부의 혁신 역량과 결합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건설가형 기업
이 영역에 속하는 기업들은 주로 원대한 비전이나 뛰어난 사업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창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업 초기부터 계획했던 사업을 더욱 더 확장시키고 치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외부 투자자를 유인한 기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주로 뛰어난 기술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며, 이를 통해 폭발적인 성공을 이룬다. 신시장 개척 및 신제품 개발과 관련, 건설가형 기업은 두 가지 방법(개방혁신의 활용 및 사내 기업가정신 강화)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즉, 기업 확장과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검토, 짧은 시간 내에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한다. 이러한 건설가형 기업의 CEO는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매우 의욕적이며, 비관련 업종으로의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건설가형 기업은 M&A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내 기업가를 양성시키고, 내부에서 우수한 사업아이디어를 창출해 스핀오프(Spin-Off)시키는 방법을 활용한다. 새로운 분야나 관련 산업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사내기업가를 적극 양성하고 이를 활용하는 성장을 모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 시장을 구축한 인터파크가 대표적인 건설가형 기업에 속한다. 인터파크의 창업자인 이기형 회장은 삼성전관을 거쳐 1991년 데이콤에 입사했다. 1995년 당시 데이콤 사내에서 실시한 소사장 제도에서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출해 채택됨으로써 소사장으로 선발됐다. 이러한 남다른 시작으로부터 인터파크는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 개발 시스템, 평가 프로세스의 개발 등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초기에는 산발적인 아이디어 회의로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점차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고 별도의 예산까지 편성하는 등 사내 기업가정신 발현을 위한 내부 혁신 시스템을 잘 설계해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신규 사업의 탐색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M&A 및 전략적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메이저 컴퓨터 그래픽 업체인 디이아이픽쳐스, 이오엔디지털필름스, 인사이트비쥬얼 3개 업체를 인수해 ㈜디지털아이디어라는 법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주요 관련기업, 투자조합 등 여러 관계 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CJ그룹의 계열사로 영화 콘텐츠, 디지털방송 송출 사업을 담당하는 CK파워캐스트와 국내외 영화 수주 및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인터파크는 이처럼 시장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는 능력, 즉 흡수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M&A와 적극적인 전략적 제휴를 활용하고 있으며, 외부로부터 탐색된 기회와 혁신을 조직 내부에서 빠르게 흡수해 회사의 프로세스에 맞는 역량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우수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가형 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기존 역량과 외부로부터 흡수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내외부의 역량을 재구성하는 능력을 발휘해 경쟁우위를 창출한다.
 
맺음말
창조경제 패러다임 하에서 많은 기업들이 자체적인 기술 개발 외에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흡수한 역량을 조직 내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CEO부터 중간 관리자, 말단 직원 등 조직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최고 경영층은 개방형 혁신과 사내 기업가정신 활성화 시스템 구축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최고경영층의 확고한 의지 없이 내부 조직이나 사업부 단위에서 이 같은 혁신 활동을 기대하는 건 오산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큰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그쳐야 한다. 지나치게 세부적인 업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프로젝트 리더를 맡는 중간 관리자 층은 팀원들을 직접적으로 관리·감시하기보다 권한 이양(empowerment)과 후원(sponsor role)을 통해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개별 조직원 수준에서는 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끌 ‘혁신 챔피언(innovation champion·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기존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데 의욕적인 자세를 가지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 많이 배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주최하거나, 사내 벤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직원들 스스로 자발적인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필자는 경북대에서 인사조직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등 해외 우수 저널에 기업가정신 및 사내 기업가정신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미국 뱁슨 칼리지(Babson College) 교환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글과컴퓨터, 유니젠 등 벤처기업 전략 컨설팅 경험도 갖추고 있다.
  • 이현숙 | - (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미국 뱁슨 칼리지(Babson College) 교환 교수 역임
    - 한글과 컴퓨터, 유니젠 등 벤처기업 전략 컨설팅
    hlee@snut.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