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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이길 수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

조선경 | 56호 (2010년 5월 Issue 1)
손정의 이길 수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
 
‘승부사’로 불리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성공 비결을 물으면 “나의 성공 비결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간단히 대답한다. 그는 “사업은 투기가 아니기 때문에 70%의 승산이 있을 때에야 본격적인 싸움에 돌입한다”고 한다. 그럼 90% 승산이 있을 때는 투자 적기일까? 답은 “아니오”다. 90%의 승산이 있는 사업이라면 너도나도 다 그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승률과 기회이익은 반비례한다는 게 손 회장의 의사결정 원칙이다. 그가 승률 70%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남보다 앞서 가려는 의지와 끊임없는 연구가 뒷받침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손 회장의 리더십의 핵심은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비전, 과감한 의사결정, 강력한 실행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의 놀라운 통찰력은 방대한 독서에서 비롯됐다. 그는 한창 인터넷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다가 만성간염으로 3년간 병원 신세를 질 때 4000여 권의 책을 독파하면서 사업 구상에 몰두했다. 바쁜 사람들은 보통 눈앞의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손 회장은 먼 곳에 시선을 두라고 주문한다. 1980년대 손 회장이 뜬금없이 인터넷 잡지사를 인수하자 쓸모도 없는 잡지사를 왜 인수하는지 말들이 많았다. “곧 인터넷 관련 사업이 뜰 테고 난 인터넷 사업을 위한 지도가 필요했을 뿐”이라고 답함으로써 손 회장은 미래에 대한 안목을 보여줬다.
 
무릇 최고경영자(CEO)라면 미래에 대해 사색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보는 안목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를 읽는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화두다. 손 회장의 경험은 독서와 깊은 사색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우는 하나의 방법임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보고 읽고 만나고,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각자 자기만의 채널 몇 개쯤은 열어두고 있어야 할 것이다.
 
에드 캣멀 개인의 천재성보다 집단지능을 활용하라”
 
미국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는 지난 13년간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 대박을 터뜨리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토이스토리’나 ‘라따뚜이’는 한국 어린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놀라운 일은 이런 스토리들이 외부에서 사들인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내부 직원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픽사 직원들의 끊임없는 창조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픽사의 CEO 에드 캣멀은 “창조는 한 순간 섬광처럼 나타나기보다는 아이디어 교환과 피드백 과정을 통해 서서히 부상하는 것이다. 한 명의 천재가 내놓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작은 아이디어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창조적인 조직이 그 원동력”이라고 대답한다.
 
픽사에서는 여러 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시키면서 프로젝트 팀 간에 서로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방식을 취한다. 동시에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제작하면서 장편 영화에 활용할 기술을 테스트하기도 한다. 즉 작품을 하나의 팀 스포츠로 생각한다. 감독이 전횡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작가, 애니메이터, 감독 모두가 직위를 떠나 협력한다.
 
에드 캣멀은 평범한 아이디어라도 집단 창의성을 활용하면 새롭게 고쳐나가거나 아이디어를 추가해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창조적인 조직에서는 정보의 소통이 자유롭고 조직원들이 거창하지 않게 수시로 비공식적인 대화를 나눈다. 또 즉흥적 협력이 가능하다. 픽사에서는 일일 리뷰 회의를 운영한다. 각 팀이 미완성 상태의 작업 현황을 동료에게 보여주고 다른 직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경청한다. 에드 캣멀도 그저 한 명의 참석자 자격으로 자신의 의견을 보탤 뿐이다.
 
창의적인 조직은 일사불란한 단결력과 경직된 조직 구조를 가장 경계한다. 모두가 모여서 회의를 하지만 한두 명이 결정하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회의 장면이야말로 창조적 조직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즉흥적 협력이 습관처럼 이뤄지도록 하려면 협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구조와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커뮤니케이션의 자유와 발언 내용에 대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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