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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제품’이 소비자 흔든다

준 코트 | 29호 (2009년 3월 Issue 2)
소비자들은 윤리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말 실제로 구매할 때도 그럴까? 새로운 연구가 해답을 제시한다.
 
대규모 소비재 제조 기업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음식점 체인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던 중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사회적 책임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제안한다. “우리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 공정하게 거래된 커피와 초콜릿, 해당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된 과일과 채소, 고기를 판매할 수 있다.”
 
윤리적인 제품을 취급하면 비용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 기업은 중요한 질문에 직면한다. 공정거래와 사회적 책임을 차별화 전략으로 추구하려면 어떤 소비자에게 이를 호소해야 할 것인가? 소비자들은 생산에 드는 추가 비용을 상쇄할 만한 가격을 지불할 것인가? 모든 제품이 공정거래를 거쳐야 하나? 100% 공정거래로 이뤄진 제품이 아니라도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나?
 
무슨 방법을 써서든 주주들의 부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던 사리사욕 추구의 시대가 가고, 소비자와 임직원, 공급자, 사회 공동체,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업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회적 책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몇 가지 의문점은 풀리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긍정적인 활동에 기꺼이 보상할 것인가? 소비자들은 지불하려는 가격을 낮춰 비윤리적인 활동에 벌을 줄 것인가? 소비자에게 윤리적으로 보이기 위해 기업은 얼마나 윤리적이어야 하는가?(GP TIP ‘본 논문에 제시된 연구에 관하여’ 참조)
 
[GP TIP] 본 논문에 제시된 연구에 관하여
 
과거 대부분의 연구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 기업의 성과와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연계가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만한 결정적인 실험 데이터는 거의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소비자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다.1
 
우리의 3가지 실험은 이러한 문제점을 풀기 위해 고안됐다. 우리는 실험을 통해 궁극적인 기업 수익성과 관련해 소비자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평가했다. 이를 위해 소비자가 제품에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에 의해 창출되는 매출을 이용했다.
 
물론 윤리적 생산에는 높은 비용이 수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비윤리적 생산에는 장기적인 비용(재판, 불매운동 등)이 늘어날 수도 있다. 우리는 비용 요소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편의상 여기서는 매출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소비자의 지불 의사에 영향을 준다면, 기업 수익성도 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소비자의 심리가 기업이 책정하는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자 한다. 단순히 기업의 윤리적 활동과 소비자의 지불 의사 간의 연관성을 정의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시사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기업 성과 간의 연계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업의 증정-부정의 비대칭성을 입증했고, 기업이 추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윤리성의 정도에 대해 검증했으며, 소비자의 사전 기대 역할을 명백하게 보여줬다.
 
CSR에 대한 소비자 리서치 조사는 대부분 태도를 측정하는 설문 도구를 이용해 소비자 행동을 추정했다. 우리는 보다 정밀한 실험 기법을 사용해 긍정적인 행동이 지불 의사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인 행동보다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른 영역의 연구자들이 비대칭 효과를 연구해왔지만, 균형 잡힌 시나리오를 이용해 조작된 비대칭성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즉 과거 일부 연구는 실험 계획 자체가 좋은 정보보다 나쁜 정보가 더욱 강력하도록 설계됐다. 동등하게 균형 잡힌 시나리오는 비대칭 효과에 대한 설득력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우리 연구는 실험 참가자들이 전혀 모르는 브랜드를 사용해 브랜드로 인한 오염 가능성을 없앴다.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은 소비자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존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대답이 실제 행동을 항상 반영하지는 않는다. 소비자의 실제 소비 행동과 특정 기업의 의사결정을 연관 짓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GP TIP ‘이전 연구의 문제점’ 참조)
 
[GP TIP] 이전 연구의 문제점
 
기업 행동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측정한 연구 가운데 크레이어와 로스가 실시한 기업 행동에 대한 소비자 보상 및 처벌 의도 연구가 있다.2 소비자들은 기업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기를 기대하며,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해 처벌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업 행동과 소비자 기대 간에 이론적인 연결을 짓는 게 중요하지만, 이들은 기업 행동에 대한 소비자의 특정 반응이나 지불 의사 등을 측정하지는 않았다.
 
최근 지불 의사에 대해서는 단지 2가지 연구만 진행됐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소비자의 실제 구매 행동이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일관되지 않게 나타났다.3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은 설문조사에서 보여준 태도보다 더 많이 지불하려고 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의 사회적 특징에 부여하는 상대적 가치를 추정치로 제시했다.4  지불 의사를 기반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기업의 브랜드와 기업이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부합할 때 사회공헌 마케팅이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5  이들 연구 결과는 소비자들이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금액으로 제시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3가지 가정을 검증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을 했다.
- 소비자는 실제로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 한다.
- 소비자는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상당한 가격 할인을 요구한다.
- 소비자들은 윤리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 생산도 윤리적 수준이 높은 생산만큼의 효과를 낸다고 여긴다.
 
이 연구는 ‘소비자가 비윤리적인 기업을 처벌하는 가격이 윤리적인 기업을 보상하는 가격보다 더 높다’는 점과 ‘기업 활동의 윤리성은 소비자들에게 실제로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는 사실을 밝힌 최초의 연구다. 결론은 예상한 바대로다. 옳은 일을 하는 게 잘 사는 길이고, 궁극적으로 수익성을 내는 길이다.6
 
왜 소비자들은 더 많이 지불하려고 하는가?
개인이 이기심에 의해 동기 유발된다는 가정은 사회심리학과 경제학에서 널리 인정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소비자들은 윤리적 제품(여기서는 이해관계자와의 진보적 관계, 선진적 환경 보호 활동, 인권 존중이라는 조건하에 생산된 제품으로 정의한다)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다. 연구 결과에서도 2가지 중요한 이기적 행동이 ‘돕는다’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보상 추구’고, 다른 하나는 죄책감을 느끼거나 타인에게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것을 싫어하는 ‘처벌 회피’다.7
 
연구 목적에 비춰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윤리적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하고, 비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기업은 처벌하려는 경향을 나타냈다. 기업에 보상하는 가장 명백한 방법은 높은 가격에 해당 기업 제품을 사는 것이다. 반면 기업에 대한 처벌은 제품 가격을 깎는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다.
 
대부분의 마케팅 연구는 기업에 대한 연상이나 기대, 소비자 반응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8 그리고 우호적인 기업 행동과 소비자 행동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관심이 집중됐다. 즉 지금까지의 연구는 소비자가 기업의 긍정적인 사회적 책임(CSR)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설명했다.
 
그러나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동일한 대상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정보에 반응하는 방식에 비대칭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는 가장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널리 퍼져 있는 심리 현상 가운데 하나로9 , 소비자들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정보를 서로 다르게 다룬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긍정적 정보보다는 부정적 정보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건이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이 주는 영향은 비도덕적 행동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에 의해 쉽게 지워진다.10 그러나 그 반대의 현상은 발견되지 않는다. 즉 비도덕적 행동의 영향은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과 관련된 정보에 의해 없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활용해 목표(예를 들면 한 회사)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버린다.11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한 회사는 실제로 윤리적 카테고리에 속할 가능성이 있다 해도 이미 비윤리적 범주에 속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광범위한 지식 기반을 바탕으로, 우리는 긍정-부정 비대칭성이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지불 의사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앞서 언급한 이전 연구 결과에 따라12 우리는 부정적(비윤리적) 제품 정보가 긍정적(윤리적) 제품 정보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가격 할인 요구 폭이, 같은 제품을 윤리적으로 제조했을 때 지불하고자 하는 추가 가격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우리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가 커피 가격을 얼마나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일련의 실험을 계획했다. 커피를 선택한 것은 실험 대상들에게 매우 친숙하며, 가격 범위가 실험 대상이 지불할 수 있는 수준 내에 있는 데다 의사결정이 실제와 가장 가까울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다른 제품들과 달리 커피는 소비자 선호도를 유발하는 속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제품에 대한 소비자 기대를 상당히 일관되게 유지할 수도 있다.
 
실험1
커피를 마시는 성인 소비자를 무작위로 세 그룹으로 나누고 3가지 다른 문장을 주었다. 3가지 시나리오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윤리 정보는 조작되었다. 시나리오 개발과 문장 구성은 CSR 및 소비자 반응에 대한 이전 연구와 동일하게 이뤄졌다.13
 
첫 번째 그룹(윤리 그룹)은 구매할 커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접한다. “지역 식품 매장에서 현재 새로운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인 ‘카페 디렉트’입니다. 제품에 대한 당신의 평가가 이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런 다음 피실험자들은 카페 디렉트 커피의 맛과 특성에 대한 정보를 읽게 된다. 마지막 문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카페 디렉트는 공정하게 거래된 커피입니다. 공정거래는 상호 대화와 투명성 그리고 존중을 기반으로 협력을 거래하고, 이를 통해 국제 무역에서 더 큰 공정성을 추구합니다. 공정거래는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제공해 커피콩 재배 농가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합니다. 공정거래 조직은 제조업자와 환경 친화적이며 지속 가능한 농경 활동을 지원합니다. 공정거래 활동은 아동 노동이나 착취 노동을 반대합니다.”
 
두 번째 그룹(비윤리 그룹)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읽는다. “지역 식품 매장에서 현재 새로운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인 ‘카페 디렉트’입니다. 제품에 대한 당신의 평가가 이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첫 번째 그룹에 제공한 정보와 같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전혀 다르게 구성됐다. “카페 디렉트는 환경을 훼손하는 농장 경영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또한 불공정거래 활동 및 미성년 아동 고용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세 번째 그룹(통제 그룹)에 제공된 문구는 다음과 같다(이들은 <그림1>에서 일반적으로 제조된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다). “지역 식품 매장에서 현재 새로운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당신의 평가가 이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것입니다.” 세 번째 그룹에는 카페 디렉트의 생산 활동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기업과 커피에 대한 정보를 읽고 난 뒤, 피실험자들은 커피 1파운드에 지불하고 싶은 가격을 최소 5달러에서 최대 15달러까지 1달러 간격으로(11점 척도) 매겼다. 마지막으로, 공정거래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평가하는 질문에 답을 하도록 했다. 이 설문은 3가지 답으로 구성됐다. 시장 기능을 통해 농민들의 거래권과 지속 가능한 경작 활동을 선별해야 한다 농민의 거래권과 경작 활동을 보호하는 규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통제를 통해 시장과 규제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중간 정도의 답으로 이뤄졌다.
 
실험 결과, 소비자들은 공정거래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커피 1파운드당 1.4달러를 추가로 지불했다. 반면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로는 파운드당 2.4달러를 깎았다. 또한 거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정보는 긍정적 정보에 비해 소비자의 지불 의사에 거의 2배나 큰 영향을 미쳤다.(그림1) 이러한 결과는 소비자가 지불 가격을 통해 윤리적 행동을 보상하고, 비윤리적 행동을 처벌할 의사가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올바른 행동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기업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실제로 얼마나 윤리적이어야 할까? 소비자들은 윤리성의 수준 차이를 인식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100%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과 일부 성분이나 재료만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동일하게 여길까?
 
우리는 부정적(비윤리적) 제품 정보가 긍정적(윤리적) 제품 정보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기업의 윤리성 수준은 소비자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14 추가적인 윤리적 행동(또는 윤리성의 증대)을 통해 단순히 세분 시장 내의 기업 위치만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는 소비자들이 일부 성분이나 재료만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비해 100%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추가로 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라 가정하고, 이를 검증하는 실험을 했다. 즉 일단 기업이 윤리적 기업이라고 분류되면, 그 회사가 100% 윤리적이건 일부만 윤리적이건 간에 비윤리적인 기업과는 차별화된다고 가정한 것이다.
 
우리는 실험을 통해 이러한 아이디어를 검증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면 티셔츠라는 다른 제품 카테고리를 활용했다. 또한 이번 실험에 기업 윤리 행동의 수준에 대해 긍정-부정의 비대칭성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추가했다. 50% 또는 25%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보다 100%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테스트한 것이다.
 
우리는 윤리성의 수준을 조절하는 요소로 유기농 면의 비중을 사용했다. 이는 윤리성 수준을 객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실제 경영 활동에 적용되는 일부 마케팅 전략과도 일치하는 방식이었다.
 
실험2
면 티셔츠의 잠재 구매자를 무작위로 다섯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100% 윤리적)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재배된 면은 일모작으로 재배되는 면보다 더 많은 살충제를 사용합니다. 이는 화학요법을 이용한 경작 가운데 최악의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면화 생산자들은 약 26억 달러어치의 살충제를 사용합니다. 이는 전 세계 농약 시장의 10%, 전 세계 살충제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대니스카이는 유럽연합(EU)에 기반을 둔 선도적인 섬유·의류 기업입니다. 활동적인 소비자를 위해 유기농 면으로 제조된 아웃도어 의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합성비료와 살충제보다는 재배 활동, 자연 비료, 생물학적 구충 방법 등을 통해 유기농으로 면화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대니스카이는 이런 탁월한 환경보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니스카이의 모든 제품은 100% 유기농입니다.”
 
두 번째 그룹(50% 윤리적)은 일반 면화 재배 방법과 유기농 재배 방법, 대니스카이의 경영 활동에 대해 똑같은 정보를 읽은 뒤, 마지막에 “대니스카이의 모든 제품은 50% 유기농입니다”라는 바뀐 문장을 접한다.
 
세 번째 그룹(25% 윤리적)도 똑같은 정보를 읽은 뒤, 마지막에 “대니스카이의 모든 제품은 25% 유기농입니다”라는 문구를 읽는다.
 
네 번째 그룹(통제 그룹)에는 윤리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마지막 그룹(비윤리적)에는 회사에 대한 가장 나쁜 정보가 제공된다. 이 그룹은 일반적인 정보를 읽은 뒤,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접한다. “면화에 사용되는 살충제는 규정에 맞게 사용되더라도 인체와 야생동물, 환경에 해롭습니다. 대니스카이는 파키스탄산 면을 사용합니다. 파키스탄에서는 메틸-파라치온이 포함된 살충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대니스카이의 모든 제품은 100% 면입니다.”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윤리적 조건의 세 그룹은 비윤리적 조건의 그룹보다 훨씬 높은 가격 지불 의사를 나타냈다. 사람들이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보다는 어떤 수준이든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상당히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 한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된 것이다.
 
실험 참가자는 어떤 수준이든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는 더 높은 가격을 내려 하고,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는 윤리적 제품에 추가적으로 지불하려는 가격보다 훨씬 더 많이 가격을 깎았다. 이 실험에서 비윤리적 조건에 대한 소비자의 지불 의사가 윤리적 조건에 대한 추가 가격 지불 의사보다 훨씬 더 작아지는 명백한 비대칭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모든 수준의 윤리적 제품에 대해서는 유사하게 인식하고 보상했으며, 제품의 윤리 수준이 증가하더라도 가격을 추가해 보상하지는 않았다. 일단 일종의 임계점에 도달하면 추가적인 윤리 활동이나 윤리성 제고가 있더라도 단순히 분류 범위 내에서 기업의 위치만 확인될 뿐, 지불 의사를 바꾸지는 않았다.(그림2)

우리는 소비자가 아주 작은 윤리적 행동에도 보상하려 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처벌하려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난 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모든 소비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알아보았다.

 
소비자들 간에도 차이가 있나?
비록 예외는 있지만15 윤리적 행동에 대한 소비자의 지불 의사와 관련한 긍정-부정 비대칭 연구는 대개 소비자 개인의 성향 차이를 무시했다. 하지만 개인의 성향 차이는 기업에 대한 기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16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기대가 높은 소비자들은, 기업 활동이 사회적으로 이익이 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이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비대칭 효과가 훨씬 클 것이다. 즉 윤리적 행동에 대한 보상보다 비윤리적 행동에 대한 처벌이 훨씬 더 강하다. 그러나 기업은 원래 이기적이고 자사 이익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믿는, 즉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기대가 낮은 소비자들이라면 긍정-부정의 비대칭성이 더 적을 것이다.
 
우리는 특히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기대가 높은 소비자들에게 윤리적 제품 정보의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 윤리에 대한 기대가 높은 소비자는 기대가 낮은 소비자들보다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가격을 훨씬 더 많이 깎을 것이다. 우리는 이 아이디어를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실험3
마지막 실험에서 우리는 다시 공정거래 활동에 대한 커피 소비자의 반응을 실험했다(이는 첫 실험에서 설명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소비자의 사전 기대’라는 명시된 조절 변수를 측정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무작위로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에 할당했다(긍정적 윤리 정보, 부정적 윤리 정보, 윤리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통제 그룹). 시나리오와 조건은 <실험1>과 동일하게 진행했다. 이 연구의 새로운 점은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측정하는 것이다.
 
피실험자의 응답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은 기대가 높은 고객군과 낮은 고객군 2개의 분석 대상 그룹으로 분류됐다. 일단 우리가 발견한 것은, 사전 기대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윤리적 정보가 없거나 부정적 정보가 제공될 때보다 윤리적 정보가 있는 조건에서 지불 의사가 높았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또한 윤리적 조건과 비윤리적 조건 간에 지불 의사의 차이는 상당히 있었다(파운드당 3달러 이상).
 
긍정-부정 비대칭에 대한 우리의 판단과 일관되게, 윤리적 정보 제공 그룹과 통제 그룹 간의 지불 의사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제 그룹과 비윤리적 그룹 간의 지불 의사 차이보다는 적었다. 윤리적 조건과 비교했을 때, 비윤리적 조건에서는 실험 참가자의 지불 의사에 미치는 부정적 정보의 영향력이 긍정적 정보보다 1.7배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기대한 대로 소비자의 기업 윤리에 대한 사전 기대가 윤리 행동과 지불 의사 간의 관계를 조절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기대가 높은 소비자들은 파운드당 11.59달러를 지불하며 윤리 행동에 대해 보상한 반면, 기대가 낮은 소비자는 파운드당 9.90달러를 지불했다. 또 기대가 높은 소비자들은 파운드당 6.92달러를 지불하며 처벌한 반면, 기대가 낮은 소비자는 파운드당 8.44달러를 지불했다. 즉 기대가 높은 소비자가 기대가 낮은 고객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그림3)

연구 결과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을 때, 윤리적 또는 비윤리적 정보의 영향력이 훨씬 더 컸다. 그리고 윤리적 행동에 대한 사전 기대가 높을 때, 보상과 처벌에 대한 정도 차이도 더 컸다. 소비자의 사전 기대가 낮으면, 윤리적 또는 비윤리적 정보는 지불 의사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윤리적 행동에 대해 보상하고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 처벌하며, 이는 비대칭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결론과 시사점
소비자가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보다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상당히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은, 사회적 책임 활동에 재무적 보상이 뒤따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경영진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백하다.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동하고,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비윤리적 제품의 생산자를 처벌하려는 정도가 윤리적 제품 생산 기업을 보상하려는 정도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비윤리적 행동의 부정적인 영향은 윤리적 행동의 긍정적인 영향보다 지불 의사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여전히 구매하겠지만,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사려고 할 것이다.
 
윤리성 수준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이번 연구 결과가 경영자와 연구자 모두에게 추가적인 연구에 대한 잠재적 실마리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25%, 50%, 100%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 반응 간에 아무런 차이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정확한 임계점을 찾아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의 일부만을 윤리적으로 제조하고 이를 인증받는 상황에서 이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스타벅스 커피의 일부분만이 ‘공정거래’ 인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번 연구 결과, 시장에서 윤리적 지위를 얻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의 윤리적 제품 생산 노력과 윤리적 행동의 홍보가 현명한 투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생산 측면을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경영상 이를 통해 발생하는 잠재적 비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기업이 주장하는 윤리적 위상과 제3자가 인정하는 윤리적 위상 간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뉴욕타임스가 어떤 기업의 윤리성에 대해 쓴 기사는, 그 기업이 자사 광고나 홍보를 통해 알리는 것보다 소비자들에게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윤리적 기업 행동의 보상으로 가격을 높이는 데 홍보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종합해 우리는 서두에서 언급한 가상의 CMO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고자 한다.
 
1. 사회적 책임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라. 소비자들은 그들이 인지하는 수준에서 윤리적 제조 과정을 거치고, 윤리적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돈을 더 지불할 것이다. 또한 이를 홍보해 소비자의 인식이 지불 의사로 전환되도록 하라.
 
2. 비윤리적으로 생산되었다고 알려지거나, 소비자가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제품과는 거리를 두어라.
 
3. 모든 제품이 공정하게 거래될 필요는 없다. 가장 주목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해 윤리성을 부각시켜 ‘간판 제품’으로 만들어라(그러나 소비자가 100% 공정거래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보다 낮은 것은 모두 비윤리적인 제품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4. 시장을 세분화하고, 차별화된 메시지와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라.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소비자들을 찾아 높은 프리미엄 가격을 제시하라.
 
준 코트는 조지 앤드 메리 턴벨의 연구교수이자 웨스턴 온타리오대 리처드 이베이 경영대학원 마케팅 담당 부교수다. 레미 트루델은 이베이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박사과정 학생이다. 이 논문에 대한 의견이 있거나 저자와 연락하려면 smrfeedback@mit.edu로 하면 된다.
 
번역 오영건 kwonoy@hotmail.com
 
편집자주 이 글은 MIT Sloan Management Review 2009년 겨울호에 실린 원문 ‘Sustainability’를 번역한 것입니다.
 
 
  • 준 코트 | 조지 앤드 메리 턴벨의 연구교수이자 웨스턴 온타리오대 리처드 이베이 경영대학원 마케팅 담당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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