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Marketing

SNS에선 물질재보다 경험재에 집중을

이승윤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014


Based on “Let Me Show You What I Did versus What I Have: Sharing Experiential versus Material Purchases Alters Authenticity and Liking of Social Media Users” (2022) by Francesca Valsesia and Kristin Diehl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49.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하루에 적게는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 우리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상의 다양한 정보에 노출된다. 개인이 남긴 콘텐츠에는 주로 제품 구매 관련 정보가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경험재(Experiential Goods)나 물질재(Material Goods) 구매에 관련된 내용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시리즈 최종전, SSG 랜더스 응원을 위한 관전 티켓 구해서 너무 기분이 좋음’ ‘BTS 부산 공연, 첫 번째 열 티켓 구매 성공!’과 같은 내용은 경험재 소비 관련 포스트(Experiential Post)다. ‘최신 아이폰 14 Pro. 드디어 구매’ ‘나이키 조던 로우. 크림 색상 득템’과 같은 내용은 물질재 소비와 관련된 포스트(Material Post)다.

이러한 서로 다른 형태의 구매, 즉 물질재와 경험재에 관련된 포스팅 자체가 해당 포스트를 보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과거 연구들은 해당 포스트가 내재한 목적이 드러나는 방식에 따라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해당 포스트가 구매 활동 관련 정보를 전달해 개인의 일상을 단순히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정보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 반면 해당 포스트가 자신을 뽐내기 위해 쓰인 것으로 보일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즉, 포스팅이 자기표현의 발현(Self-Expressive Disclosure) 형태로 해석될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지만 자기과시(Self-Presentation) 형태, 즉 타인에게 자신을 자랑하거나 뽐내기 위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시장 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2015년 발표한 SNS 콘텐츠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75%가 ‘사용자가 문제이며 SNS 자체는 매우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상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이 효율성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응답자 58%는 ‘SNS가 자기과시 목적으로 사용되는 듯하다’는 부정적인 생각 역시 동시에 드러냈다.

소비자들의 SNS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SNS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전달하고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SNS상에서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언급된 포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물질재 혹은 경험재 관련 포스트가 각각 언제 자기과시적인 형태로 해석돼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워싱턴대와 서던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진은 물질재 혹은 경험재 관련 포스트가 언제 자기과시적으로 해석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실험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경험재 관련 포스트가 물질재보다 상대적으로 덜 자기과시적인 형태로 해석 가능해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조건에서 피험자들은 가상의 인물이 페이스북상에 남긴 포스트를 보고 평가를 내렸다. 물질재 관련 포스트는 ‘여러분, 열심히 운동하기 좋은 날이네요. 나의 첫 번째 핏빗(Fitbit)을 구매할 예정’, 경험재 관련 포스트는 ‘여러분, 열심히 운동하기 좋은 날이네요. 오늘, 스키장 이용 티켓 구매할 예정’과 같은 내용으로 각각 노출됐다.

연구진은 포스팅 횟수가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해 가상 인물의 포스트를 하나만 노출하는 조건과 여러 포스트(4개)를 노출하는 조건을 조절했다. 연구 결과, 포스트 하나에 노출될 경우 경험재와 물질재 관련 포스트 모두 유의미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물질재 관련 포스트를 노출할 경우 물건 구매 정보를 통해 의도적으로 자기를 과시하려고 포스팅한다고 판단돼 부정적인 인상을 줬다. 흥미로운 것은 경험재 관련 포스트가 자기과시적인 목적보다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이다. 즉, 물질재 구매를 반복해서 노출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인식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BTS 콘서트나 스키장에 간 경험 자체는 반복적으로 노출하더라도 자기과시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경험재 관련 포스트는 그 순수한 의도를 훼손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노출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사라진다는 점 역시 발견됐다. 예를 들어, 경험재 관련 포스트에 “자랑하는 것 같은데. 부럽다”와 같은 자기과시를 지적하는 댓글이 달릴 경우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사라졌다. 또한 해당 포스트가 특정 브랜드의 지원을 받았다는 느낌을 줄 때도 경험재 관련 포스트가 가진 긍정적인 영향이 사라졌다. 예를 들어, ‘스키장 티켓 구매. #야놀자구매’와 같은 내용처럼 특정 경험재 판매 사이트를 명확히 언급하는 해시태그와 함께 노출할 경우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개인과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소셜미디어상의 포스트를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바야흐로 자기 브랜딩 시대다. 개인은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스스로를 브랜딩하기 위해 SNS 계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때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자신이 구매한 제품들을 포스팅하면 읽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 때로는 물질재보다는 경험재 구매 관련 포스트를 올리는 것이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질재 구매 내용을 꼭 포스트에 노출하고 싶다면 그 빈도를 조절하고 경험재 포스트와 적절히 섞어 노출하는 것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이 자사 브랜드를 일반 소비자들의 SNS 피드에 노출시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매와 관련한 직접적인 콘텐츠보다는 해당 브랜드가 개인의 일상에 어떤 경험을 주는지에 대한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최신 모델을 예로 들자면 단순히 구매를 유도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노출하기보다는 사용자가 일상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의 특정 기능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스팅하는 것이 좋다.

해시태그 역시 단순히 ‘#브랜드명’ 방식보다는 경험을 강조하는 해시태그를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신발 브랜드 탐스(TOMS)가 진행한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탐스는 ‘#withoutshoes’와 같은 해시태그를 이용해 탐스 신발과 맨발을 함께 찍어 올리면 업로드 수만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 개인과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운영할 때 전략적으로 포스팅을 관리하며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로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 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