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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스페이스로

“우주, 이젠 과학기술만의 영역 아니다”
국가 주도에서 민간 업체로 바통 터치

정재호 | 356호 (2022년 11월 Issue 1)
필자주

이 글은 ‘KIET 월간 산업경제: 뉴스페이스 시대의 국내 우주산업 발전 방향(정재호, 2022. 02)’의 내용을 기초로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Article at a Glance

뉴스페이스 시대가 부상하고 있다. 국가적 목표 아래 정부 주도로 우주를 개발하던 올드 스페이스와 달리 뉴스페이스는 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 증대를 최우선의 목표로 민간 업체들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뉴스페이스 시대, 기업은 우주가 더 이상 과학기술의 영역만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산업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대량 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정부가 우주 기술 개발의 주체에서 우주산업 서비스의 수요자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은 이 수요를 적극 활용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우주 기술력이 성숙 기술로 진입해 표준화를 달성할 때까지 국내 업체들은 연구개발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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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New Space)는 과거의 우주개발 방식(Old Space)과는 목표, 개발 주체, 비용 및 특징 등 다방면에서 차이를 보이며 부상했다.1 이런 변화는 2010년대 중반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마이크로소프트의 폴 앨런,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등이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우주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과거 우주개발 방식과 비교했을 때 뉴스페이스의 핵심 차이는 우주를 단순히 기술 영역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경제적 가치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이다.

올드 스페이스에서 우주개발이 정부 주도의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 보수적으로 추진됐다면 뉴스페이스는 민간 업체들의 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 증대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는다. 개발 주체도 올드 스페이스에서는 소수 대기업과 국가 연구 기관이 중심이었다면 뉴스페이스는 주로 중소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참여한다. 위성, 발사체 등의 크기와 개발 비용도 올드 스페이스에 비해 상당히 소형화되고 저렴해졌다. 뉴스페이스 시대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 주요 배경은 우주 관련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기술 표준화 및 상용화 등이다.2 이러한 전 세계 우주산업의 변화와 뉴스페이스의 부상으로 인한 경제적 측면에서의 기회와 가능성을 살펴보고 국내 우주 업체들이 나아가야 할 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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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 시대, 글로벌 우주산업

뉴스페이스에서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위성 산업이다. 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위성 산업과 각국 정부의 우주 예산을 합해 추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위성 산업이란 위성체 제조 및 발사 서비스를 포함한 발사체 제조, 지상 장비 제조, 위성 서비스로 구분된다. 그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2700억 달러에 이른다.

흔히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기대감으로 위성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 1]을 살펴보면 위성 산업은 2011년 1760억 달러 규모에서 2018년 2750억 달러에 이르며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 추세는 점차 완만해지며 2018년 이후에는 산업 규모가 축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우주산업의 양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성숙기 시장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위성 산업의 구조를 살펴보면 2020년 기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위성체와 발사체 제조 및 서비스 산업 규모가 약 6%인 반면 지상 장비 제조와 위성 서비스는 시장의 약 94%를 차지한다. 이를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그룹화하면 위성체와 발사체, 지상 장비 등 제조업은 56%, 위성 서비스업은 44%를 차지한다. 이처럼 위성 산업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은 흔히 알려진 위성체와 발사체 제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위성 제조뿐만 아니라 서비스 시장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산업의 추이와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위성체 및 발사체, 위성 서비스 시장을 각각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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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성체 시장과 글로벌 민간 투자

뉴스페이스를 산업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면 ‘타 산업의 기술과 프로세스를 활용해 작고 저렴하며 효율적인 제품으로 출시 시기(Time-to-market)’를 앞당긴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위성체 시장은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다. 위성체 시장의 규모는 2018년 195억 달러에서 2020년 122억 달러로 연평균 약 20.9% 감소했다. 하지만 위성체 발사 대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9년 492대에서 2020년 1282대로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그림 2) 다시 말해, 위성체 생산 대수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시장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 현상은 기술 발전으로 인한 위성체의 소형화, 즉 소형 통신위성과 대량 생산으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위성 제조 단가가 하락한 것에서 기인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실제 2013년 대비 2020년 위성체 제조 비용은 약 9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2020년 상업용 위성 제조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상업용 위성이란 민간 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위성을 의미한다. 상업용 위성 제조가 2019년 301대에서 2020년 1132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상업용 위성 제조를 주도한 업체는 미국의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인터넷 구축 사업인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0년 한 해에만 위성 833기를 발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1년 8월 기준 위성 총 1740기를 발사했으며3 자사 발사체인 팰컨(Falcon) 9을 활용해 위성 60기를 동시 발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위성 인터넷 업체 원웹도 위성 248기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러시아의 소유즈(Soyuz) 로켓을 활용해 36기를 동시 발사한다.

한편 미국 위성산업협회(SIA)가 2021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소형 위성을 제작하는 스타트업들도 관련 사업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2분기까지 1553개 기업이 약 20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조사되며 이 중 미국 기업이 49%, 중국 기업이 26%로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4 이처럼 향후 전 세계 위성체 산업은 민간기업 주도로 발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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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발사체 시장과 주요 민간 발사체

뉴스페이스 시대를 가능하게 한 핵심 배경은 다름 아닌 발사체다. 재사용 발사체 기술 활용으로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발사체 발사 횟수는 114회로 점차 증가하는 한편 단위 중량당 발사 비용은 지난 2011년부터 10년간 약 34% 감소했다. 저비용 발사 기술 확보로 과거 대비 위성 활용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를 활용한 신규 위성 서비스 시장이 개척될 수 있었다. 재사용 발사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사체 1대가 동시 배달할 수 있는 위성체 수 역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발사체 시장에서 발사체의 80% 이상은 상업용 위성 발사체다. 2021년 기준 소형 위성 발사체 시장에 160개 이상의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형 위성 발사체 시장이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스페이스X로, 이들이 개발한 발사체 팰컨 9은 지난 2015년 12월 발사 후 수직 착륙에 성공했다. 해당 발사체는 2단 액체 발사체이며 1단은 최대 10회 재사용이 가능하다.

미국의 또 다른 소형 우주 발사체 기업 로켓 랩의 일렉트론(Electron)은 2단 소형 액체 발사체로 복합재 구조물과 3D프린팅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현재 로켓 랩은 1단 로켓의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발사체의 1단과 2단을 재활용하게 되면 발사 단가는 1㎏당 1000달러 이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또한 매주 발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저가의 대규모 위성군 형성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즉, 향후 발사체 업체의 경우 연구개발의 성공 여부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적인 시장 지향 접근이 가장 중시해야 할 부분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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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성 활용 서비스 시장

위성 산업 시장의 약 44%를 차지하는 위성 활용 서비스 시장은 점차 축소돼 2016년 1259억 달러에서 2020년 1178억 달러로 연평균 1.6% 감소했다. 위성 활용 서비스 시장은 위성방송 통신과 원격 탐사로 구성되며 위성방송 통신이 시장점유율의 98% 이상을 차지한다. 위성방송 통신은 위성 TV 서비스 및 라디오, 초고속 인터넷 등으로 구성되며 위성 TV 서비스가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부터 위성 TV 서비스의 시장 규모가 일부 축소되면서 위성 활용 서비스 시장도 하락 추세에 있다.

그러나 향후 글로벌 위성 활용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 시장의 주 고객은 국방 분야로 전체 고객의 약 61%를 차지한다. 이 밖에 위치 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 LBS)와 금융 분야에서 위성 활용 서비스의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4) 현재 스페이스X, 원웹을 비롯해 여러 우주 스타트업이 위성을 다수 발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위성 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익 창출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페이스X는 최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사의 스타링크를 통해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글로벌 민간 업체들이 각 분야에서 제공할 만한 위성 활용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 있으며 현재 민간 위성 발사 및 확보 추세를 고려할 때 관련 시장은 향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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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 시대,
국내 우주 업체의 기회와 가능성

1. 규모의 경제 효과 창출로 가격 경쟁력 확보

뉴스페이스 시대로 전환되며 산업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은 대량 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창출이다. 즉, 우주가 더 이상 과학기술의 영역만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산업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2020년 스페이스X는 위성 800기 이상을 양산했으며 원웹도 위성 100기를 생산했다. 결과적으로 2019년 대비 2020년 위성체 제조 대수는 총 800기 이상 크게 증가했다. 향후 다수의 위성 제조업체는 위성체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해 원가 절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성 1대당 생산 비용은 2010년대 초반보다 약 90% 절감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우주 관련 스타트업과 중소 벤처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향후 이들이 사업적으로 접근 가능한 저비용 초소형 위성의 양산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해 향후 10년간의 초소형 위성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초소형 위성 감시 체계, 6G 위성통신 시범망, 우주 전파 및 환경 관측, 초소형 검증 위성 등과 관련해 약 100기의 초소형 위성 수요를 창출해 국내 중소 벤처업체 주도의 개발•양산을 촉진할 계획이다. 아직 국내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위성을 개발해 양산한 사례가 없기에 정부의 수요 창출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초소형 위성 100기 생산은 대량 생산이라고 볼 수 없다. 이는 연간 평균 위성 10기를 생산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위성 제작 업체가 약 60개 내외로 조사되는데 정부 수요만으로는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과거처럼 ‘민간 조달 정부 위성’ 생산 방식이 아닌 ‘상업용 위성’ 양산 체제로 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뉴스페이스 시대, 어떤 영역이 상업화에 적합할까? 현재 가장 통용되는 구분에 따르면 지구와 달 사이를 비즈니스 영역으로 본다.5 통신 위성, 지구 관측 위성, 발사체 등이 해당된다. 그 이외의 영역은 아직 비즈니스보다는 과학기술의 영역으로 수익을 창출하긴 이르다. 지구와 달 사이 영역이 비즈니스 영역으로 전환된 만큼 우주산업도 민간 자본, 자율 경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국내 민간 우주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저하로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의 경쟁력 역시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2. 국방 분야를 시작으로 민간 업체 주도의 생태계 전환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민간 업체가 스스로 시장을 발굴하고 이에 부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 정부 주도의 개발•생산에 머물러 있으며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2021년 우주개발진흥법을 개정하며 민간 부문의 우주개발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민간 우주개발 사업을 단순 지원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민간 우주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지금까지 국내 우주개발 방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수한 우주개발 인력 공급, 세제ㆍ재정상의 지원 및 우선 구매 등의 지원 시책을 마련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향후 정부는 민간 부문의 우주개발 활성화 및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우주 기업 육성을 위해 ‘민간 우주개발 촉진 전략’을 수립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지금까지 정부가 우주 기술 개발의 주체였다면 향후 우주산업 서비스의 수요자로 전환함으로써 국내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양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 민간 업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위성 산업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위성 활용 서비스의 수요는 현재 약 60%가 국방 분야에서 나온다. 현재 남북한이 분단된 상황에서 정부는 위성 서비스의 국방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내수를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의 스페이스X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상업용 궤도 운송 서비스(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s, COTS) 사업을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한 것처럼 우리 기업들은 이를 벤치마킹해 정부 수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이런 수요가 안정적으로 마련되기 전까지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 조달 정부 위성을 ‘협약 방식’보다는 ‘계약 방식’을 유지해 업체들의 이윤을 보존해줄 필요가 있다. 여기서 협약과 계약 방식은 회계상의 차이다. 협약 방식은 정부가 연구개발비 형태로 기업에 지급하는 금액으로 회계상 기업의 이윤에 반영할 수 없다. 또한 기업들이 총 연구개발비 중 일정 비율을 함께 투자해야 한다. 대기업은 50%, 중견기업은 40%, 중소기업은 25% 투자가 필수적이다. 반면 계약 방식은 연구개발이 아닌 용역 형태로 회계상 기업 이윤에 반영이 가능하며 정부가 비용을 100% 지불한다. 현재 국내 우주 업체들이 정부 사업으로 이윤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약 방식으로 전환된다면 기업의 이윤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우주 업체들의 안정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할 때까지 계약 방식을 유지해 이들의 성장을 견인할 필요가 있다.

3. 연구개발 및 핵심 인프라 투자로 기술 경쟁력 강화

전 세계가 뉴스페이스 시대로 전환을 모색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위성, 발사체 등 기술의 표준화 달성이다. 기술 표준화는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제품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즉, 우주산업 역시 여타 제조업처럼 기술 측면에서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술 측면에서 국내 우주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떨까? 현재 전 세계에서 뉴스페이스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2021년 기준 미국의 기관과 기업이 운용하는 위성 수는 2788개다. 이를 중국이 추격하고 있지만 운용 중인 위성은 431개에 불과하며 우리나라는 18개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뉴스페이스의 최고 선진국인 미국 대비 국내의 기술 수준은 위성 55%, 발사체 60%, 탐사는 56%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표 2) 올해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스페이스X의 팰컨 9 대비 탑재 용량은 약 9분의 1 수준이며 발사 비용도 11배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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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은 아주 분명하다. 연구개발 및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2021년 우주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4.6%, 약 1520억 원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인프라 투자 비중도 4%, 약 1345억 원 수준이다. 국내 업체들은 우주 기술력이 성숙 기술로 진입해 표준화를 달성할 때까지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국내 업체들은 자체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도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시장 수요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물론 과거 우주개발 방식인 올드 스페이스에서는 정부가 수요자이자 공급자였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타당하다. 하지만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정부가 수요자, 기업은 공급자로 역할이 구분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정부는 각국 정부를 의미하며 기업은 내수 시장뿐 아니라 수출 시장도 고려할 수 있다.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우주 업체들은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시장이 열릴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정재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원 jhjung@kiet.re.kr
필자는 고려대에서 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기술 전문 기획, 컨설팅 회사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에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기획, 조정 및 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국무총리 산하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에서 항공우주산업, 사업 타당성 분석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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