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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스타트업 CEO의 워케이션 체험기

“가족과 함께하는 워케이션, 이게 일할 맛!
여행, 고객의 365일을 점유할 수 있어”

이동건 | 350호 (2022년 0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를 맞아 마이리얼트립은 일상 속에서 여행을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Travel Everyday’란 비전을 세웠다. 대표가 직접 워케이션을 체험한 결과, 워케이션은 즐기러 떠나는 여행 상품과 다르게 생활 인프라 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하며, 가족 혹은 팀원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기업은 워케이션이 휴가의 일종이 아닌 근무 형태 중 하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업무 시간과 장소가 아닌 결과물 중심의 성과 평가 문화를 구축하고, 구성원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워케이션을 준비해야 한다.



Travel Everyday!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팬데믹은 다양한 사업군 중에서도 특히 여행 업계에 큰 피해와 깊은 상처를 남겼다. 마이리얼트립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성장을 위해 달리던 구성원들은 하루아침에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동시에 팬데믹이 불러온 급격한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줬다. 해외여행길이 통째로 막혀 버렸기에 마이리얼트립 팀은 국내 여행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게 됐다. 더불어 집에서도 생생하게 해외여행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랜선투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제시하기도 했다.1

이렇게 지난 2년은 정신없이 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코로나 이후의 여행을 상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삶에 근본적이고도 거대한 영향을 미쳤던 주제는 ‘모바일’이었고 마이리얼트립은 때마침 여행 산업에서 이 기회를 잡아 슈퍼 앱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항공과 숙박부터 투어까지 여행 경험 전체를 연결하는 슈퍼 앱을 통해 자유여행을 준비하는 고객의 ‘귀찮음’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렇다면 팬데믹이 2년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지금, 그리고 향후 10년은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이 대두할 것이며, 여행은 또 어떻게 바뀌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해 팬데믹 기간 동안 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고민의 결과를 이제 차근차근 현실화해 나가고 있다.

일단 재택근무가 뉴노멀이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일상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 공간의 의미가 재정의됐다. 모든 직원이 오피스에 출근하지 않더라도 업무 진행에 차질이 없으며 심지어 능률이 오르기도 한다는 것을 모두가 경험했다. 그렇다면 더 나아가 우리가 집을 벗어나 제주도에서, 강릉에서, 치앙마이에서, 하와이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하와이는 여행지일까, 아니면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는 거주지일까?

이런 질문과 고민 끝에 새롭게 세운 비전이 바로 ‘Travel Everyday’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를 맞아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을 일상 속에서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지난 10년간 마이리얼트립은 365일 중 15일, 그러니까 우리 일상의 4%만을 점유하는 앱이었다. 그러나 팬데믹이 일으킨 ‘업무 공간의 재정의’라는 변화는 마이리얼트립이 365일 중 365일, 즉 사람들의 일상을 100% 점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워케이션’ 트렌드가 대표적인 예다.

제주 워케이션의 준비 과정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큰 변화에 대비해 관련 상품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대표인 내가 앞장서 체험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이 워케이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귀찮음’을 느끼지 않고 오롯이 여행의 즐거움과 행복감을 만끽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경험을 고객 입장에서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침 아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하기 전이었기에 긴 시간 동안 가족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했다. 해외를 포함해 다양한 목적지를 고려했지만 아내는 아기와 함께 장기간 지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제주를 추천했다. 나 역시도 팬데믹 기간에 마이리얼트립이 사업 역량을 특히 집중했던 지역이 제주였기에 다양한 상품을 직접 체험하며 워케이션에 적용해보기엔 제주만 한 곳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제주도로 떠나기로 결정하고 먼저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아기와 장모님, 부부 모두 한 공간에서 지낼 예정이었기에 여유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독채 민박 위주로 검색했다. 아직 8개월인 아기나 연로한 장모님이 병원을 자주 다닐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가까운 거리에 의료 서비스가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였다. 또 제주도는 꽤 넓은 섬이기에 자칫하다 여행 중 운전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그래서 업무를 마친 후 근처에 관광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편한지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숙소를 제주 서쪽 한경면에서 찾았고 3주를 예약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까지 미리 탁송으로 보내고 나니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제주에 장기 체류하는 경우, 자동차를 탁송하는 편이 비용적으로도 렌터카 대비 이득일 뿐 아니라 필요한 짐을 차에 실어 같이 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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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해보니 워케이션 준비는 그간 다른 일반적인 여행을 준비하는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또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했다. 예컨대, 음식을 편히 해 먹을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의 숙소를 찾아야 했고,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인프라가 근처에 있는지도 꼼꼼히 확인해야 했다. 단순히 아플 때 가는 병원뿐 아니라 아침마다 커피를 쉽게 살 수 있는 카페도 너무 먼 거리에 있으면 불편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또 근처에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가 있는지, 일을 마친 후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단기로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단순히 즐기러 떠나는 여행 상품과 워케이션을 위한 여행 상품은 접근 자체가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됐다. 도시에서는 늘 같은 사무실로 출근하고, 익숙한 지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각종 업무 및 생활 인프라들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인프라들이 부재할 수 있음을 워케이션을 떠나기 전에 미리 고민하지 않으면 낯선 지역으로 훌쩍 떠난 후에야 알아차리게 되고, 삶 자체가 불편해질 수 있다. 회사가 고객에게 워케이션 상품을 기획해 제안할 때도 이런 요소들을 세세히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가 병원, 운동 시설, 마트 등 일상을 영위하는 데 필수한 인프라로부터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고객보다 먼저 파악해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과 함께하는 워케이션

마이리얼트립은 창사 이래로 10년간 재택근무 제도를 지속적으로 활용해왔기에 워케이션 동안 업무를 위해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었다. 제주도 도착 후 짐을 푼 뒤 바로 다음 날부터 아침 9시에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숙소에 서재 공간이나 책상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다. 또 숙소에 머무는 시간 동안은 가족과 완전히 분리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따라서 워케이션을 위한 숙소의 경우, 단순히 오래 머물기 편한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최적화된 숙소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리얼트립이 좋은 워케이션 경험을 만들기 위해 신경 써야 할 중요한 포인트를 발견한 셈이다.

과연 바닷가가 바로 앞에 위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일을 하는 게 어떤 기분일까? 떠나기 전부터 무척 궁금하고 기대됐는데 워케이션의 백미는 낯선 지역에서 일상의 다양한 순간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업무에 집중하는 코어 근무시간 동안에는 미팅 등에 집중하느라 도시에서 근무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업무 시작 전후 그리고 중간중간의 비는 시간을 정말 지역 주민처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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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침 업무 시작 전에 파도 소리를 들으며 온 가족이 함께 산책을 하는 시간은 기분 전환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점심시간에는 차를 타고 근처 맛집에 가 제주도 토속 음식을 맛보았다. 중간중간 미팅이 비는 시간에는 근처 조용한 카페로 함께 이동해 나는 업무를 보고 가족들은 책을 읽으며 따로 또 같이, 시간을 보냈다. 또 일을 마치고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산책을 했던 경험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가족과 함께 장기간 워케이션을 떠나오니 자연스레 원래 거주지에 있을 때보다 더 자주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가족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렇게 긴 기간 가족과 함께 워케이션을 와 보니 도시에서 시간을 보낼 때와는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됐다. 도시에서 휴식을 할 때는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주 가는 동네, 식당, 문화 시설 등이 한정돼 있고 이미 머릿속에 갈 곳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낯선 지역에서 오랜 기간 지내는 데다 내가 일하는 동안 가족들은 따로 시간을 보내기도 해야 하다 보니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 검색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마이리얼트립 앱 자체도 단기 여행을 가거나 도시에 있을 때보다 더 자주 습관적으로,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게 됐다.

앱에 있는 다양한 체험 상품 중에서 골라 경험하기도 했다. 그중 우리 가족에게 가장 특별한 추억을 남긴 것은 ‘환상숲 곶자왈 투어’였다. 아무도 없는 깜깜한 숲속을 랜턴 하나에 의지해 탐험하는 체험이었는데 경험 많은 호스트가 프라이빗하게 진행하는 투어였다. 또한 호스트의 가이드 없이는 시도해보기 어려운 체험이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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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 워케이션을 가족들이 아닌 같은 회사 팀원들과 함께해도 뜻깊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근무가 장려되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팀워크를 다질 기회가 부족했을 텐데 워케이션이 새로운 방식으로 팀워크를 북돋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느껴졌다. 또 ‘스프린트’2 같은 프로그램을 워케이션과 결합해 진행해도 효과가 높을 것 같았다. 1주 혹은 2주 동안 서로 긴밀하게 이야기하면서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 내에 끝내고 업무 시간 외의 자유 시간은 따로 또 같이, 기분 전환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업무 능률을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마이리얼트립이 전략적으로 투자해 협업 중인 ‘오피스제주’ 같은 워케이션 전문 숙소에는 팀 단위의 예약이 대다수라고 한다. 마이리얼트립은 오피스 제주와 함께 제주 지역에 ‘워케이션 타운’을 지속적으로 설립해 나갈 계획이며 향후 해외 곳곳에도 이러한 거점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접 체험해 보니 워케이션은 분명 여러 장점이 많은 업무 방식이란 확신이 생겼다. 일단 낯선 공간에서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환기돼 능률이 많이 올랐다. 또 전환된 기분에 힘입어 새롭고 다양한 시각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10년간 익숙해져 있던 도시의 오피스를 벗어나 5분만 걸어 나가면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다른 기업의 대표들과 워케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업무 몰입도나 생산성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일반적인 재택근무와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주변에 방해 요소가 없어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실제로 내가 워케이션을 떠난 6월 한 달은 마이리얼트립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투자 유치의 막바지 실무 작업이 진행 중인 기간이었다. 이 기간에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이 새로 설립한 사모신용펀드(PCF)로부터 5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건을 서울에서 근무하지 않고도 큰 어려움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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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워케이션의 조건

재택근무를 이미 성공적으로 도입한 회사라면 워케이션을 제도화하는 데 있어 이미 대부분의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한다. 워케이션의 궁극적인 성공 요인은 조직이 개별 구성원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 있어 업무 시간이나 장소를 따지기보단 오로지 결과물을 갖고 판단하는 문화가 정립돼 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가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도입했는데 특히 성과 평가 부문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역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한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은 기업으로부터 모범 사례들이 생기고 있으며 원격 근무를 돕는 많은 협업 툴이 마련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경영진이 더욱 수월하게 재택근무 문화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더불어 워케이션이 휴가의 일종이 아닌 근무 형태 중 하나라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직원 입장에서는 워케이션 도중 근무시간을 얼마나 채워야 하는지, 회의는 어느 시간에 해야 하는지, 꼭 근무해야 하는 코어 근무 시간이 있는지, 휴가와 재택을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이 궁금할 수 있다. 다른 한편, 회사 입장에서는 워케이션을 떠난 직원이 ‘워크(work)’보다는 ‘배케이션(vacation)’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염려할 수도 있다. 따라서 조직이 성과를 이야기할 때, 어디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보다는 결과물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문화가 정립돼야 한다.

또 회사별로 워케이션 제도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직원과 회사가 서로 의견을 활발히 주고받는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많은 경영진이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일을 지속가능하고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때 직원들의 의견까지 잘 반영된다면 워케이션이 좋은 조직 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워케이션의 미래

마이리얼트립을 포함한 여행 업계도 워케이션을 얼마나 더 행복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워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숙소, 그리고 업무 환경을 우선적으로 떠올리지만 사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협업 툴 등을 통해 업무 환경은 이미 최적화돼 있다. 따라서 여행 업계는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고정 업무 공간의 확보 외에도 어떻게 워케이션 경험을 행복한 경험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일상적인 순간들을 낯선 곳에서도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하나의 세밀하게 설계된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서 제공한다든지, 또 로컬처럼 여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적재적소에 추천을 한다든지 등 앞으로 고민의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다시 해외여행 수요가 꿈틀대고 있고 항공 운영도 정상화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마이리얼트립 역시 일반 고객을 위한 국내외 장기 체류 여행 서비스인 ‘롱스테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제주도와 태국 치앙마이 지역을 시작으로 한 달 살기, 일주일 살기 등 장기 체류 여행 트렌드를 선도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안에 강원, 남해, 여수 등 국내 다른 지역으로도 순차적으로 롱스테이 지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donggun@myrealtrip.com
필자는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중 2010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콘크리트’를 창업했으며 2012년 해외 가이드와 여행객을 중개하는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을 창업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재 항공, 숙박, 투어 등 여행 경험 전체를 연결하는 여행 슈퍼 앱으로 성장했다. 2022년 6월, 월 거래액은 650억 원을 돌파했으며 지금까지 누적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DBR mini box : Interview: 안효원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마케팅팀장

“워케이션 기업-지자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전력”

팬데믹 이후 국내 관광 인구가 늘어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워케이션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3월부터 7월까지 티몬, 휴넷, 폴라리스오피스, 타이드스퀘어 등 총 14개 기업 240여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최소 2박3일에서 최장 5박6일 일정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업의 경영진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시범 사업이었다. DBR가 안효원 국민관광마케팅팀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업의 의미와 성과를 물었다.

워케이션 시범 사업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원했나?

기업체 및 근로자의 워케이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워케이션 숙박비 일부(5박 이내)와 현지 로컬 체험비(3만 원 한도)를 지원했다. 공사가 지원하지 않는 비용, 예컨대 나머지 숙박비, 식비, 교통비 등은 참여 기업에서도 전액 혹은 일부를 부담했다.

워케이션 지역과 숙박 시설 선정은 어떻게 진행했나? 지자체의 관심도는?

강릉, 평창, 속초, 양양, 전주, 남해, 부산, 제주, 강화, 포항, 가평 등 11개 지역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워케이션은 도입 초기 단계로 숙소 및 공유 오피스 같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워케이션에 관심을 갖고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곳 중 기업 선호도 등을 고려해 시범 사업 장소를 선정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지역의 관계 인구i 증가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워케이션을 적극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령, 남해군의 경우 유휴 시설을 리모델링해 공유 오피스 및 휴게 공간인 ‘남해각’으로 탈바꿈시켰다. 제주도도 마찬가지로 유휴 시설을 재구성해 세화 질그랭이센터 같은 공유 오피스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그 외 강원도는 호텔 내 공유 오피스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하고, 호텔과 가까운 곳에 공유 오피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워케이션 인프라를 만들었다. 이처럼 지자체들은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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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워케이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신청 기업의 특징이 있는가?

신청 기업 중 상당수가 IT 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IT 개발 직군인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원격 근무 참여가 용이한 회사인 경우가 많고, 일부 대기업의 경우 기업 문화 혁신 차원에서 참여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이후 MZ세대가 선호하는 근무 형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IT 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이 자율출근제, 워케이션, 거점 오피스 활용 같은 새로운 근무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워케이션 같은 새로운 근무 형태 도입으로 직원 복지를 증진시킴으로써 인재 유치와 이탈 방지를 도모하고자 하기도 하고, 직원들의 리프레시를 통한 근무 효율성 증대를 기대하는 것 같다.

이번 시범 사업의 참여 기업들은 워케이션 기간을 어떻게 활용했나?

기업별로 다른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과 시간에 원격 근무에 집중하는 ‘근무 집중형’이 있는가 하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하고 로컬 체험을 즐기는 ‘관광 결합형’도 있는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안다. 원격 근무를 일과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근무시간 중 일부를 로컬 체험 활동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기업도 있었다. 또 오후 반차 사용을 통해 일과 휴양을 동시에 즐기도록 권장하는 형태로 운영한 기업도 있다.

실제 기업들의 반응은 어땠나?

대부분 기업에서 워케이션 참여 비용을 지원했고 참여 기간도 평일 근무로 인정함에 따라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었다. 또 기업 측에서도 직원 근무 환경 및 직원 복지 향상에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으로 워케이션이 활성화되는 데 지자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는 워케이션 도입 초기 단계로 효율적인 원격 근무 환경에 필요한 적절한 근무 장소가 부족한 상황이다. 민간 공유 오피스를 활용하다 보니 숙소와 거리가 떨어져 있거나 회의실 공간이 부족한 등의 운영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워케이션에 적합한 공유 오피스 공간 마련을 위한 지역 유휴 시설의 리모델링 등의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

또 기업 유치를 위한 단기적인 비용 지원도 좋지만 그보다는 워케이션 제도 안착을 위해 기업들이 선호할 만한 워케이션 공간에 대한 기획과 운영 지원, 차별화된 프로그램 설계, 운영 모니터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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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워케이션 사업은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기업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 완전 재택 또는 주 3일 출근 제도, 스마트 앤드 리모트워크 등 새로운 근무 형태가 속속 도입되면서 워케이션 역시 하나의 근무 형태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지 않을까 전망한다. 그러려면 기업 입장에서 원격 근무에도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근무 인프라 구축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침 마련, 무엇보다도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CEO의 의지, 사내 분위기 조성이 중요할 것 같다.

워케이션과 관련한 한국관광공사의 계획은?

한국관광공사는 워케이션을 새로운 근무 형태이자 동시에 새로운 여행 형태로 보고 있다. 워케이션이 지역 관광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관계 인구를 증대시킴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기업의 워케이션 제도 도입을 계기로 해외의 디지털 노마드들도 한국에서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재 지역별로 워케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고객인 기업과 근로자에게는 통합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또 지역에서는 기업과의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관광공사는 워케이션 제도의 안착과 원활한 운영을 지원하는 구심적 역할을 맡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매뉴얼 제작 등 워케이션 표준 모델 정립, 기업과 지자체 간 네트워크 구축, 전국 단위의 인프라 DB 구축 및 홍보 마케팅지원 등을 추진하고, 이 제도에 참여를 고민하는 기업들을 위해 시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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