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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웹 3.0의 태동 배경과 기회

사용자 기여 인정 안 해준 2.0 넘어
개인 중심 수익 구조에 기업이 참여하는 3.0

윤준탁 | 348호 (2022년 0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콘텐츠를 읽기만 가능했던 웹 1.0과 쓰기와 공유 등 상호작용이 일어난 웹 2.0을 거쳐 인터넷을 공동 소유하는 웹 3.0이 태동하고 있다. 웹 2.0 시대를 이끈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중앙화 서버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점했다면 웹 3.0에서가 데이터 소유권을 개인이 가진다. 사용자가 데이터가 어떻게 전달되고 그 대가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누구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사용자 등 웹의 발전에 기여한 주체는 그 보상으로 토큰을 받는다. 웹 2.0을 거쳐 구축된 플랫폼 경제가 개인의 무보수 기여를 전제로 한 기업 중심의 수익 구조였다면 웹 3.0에서는 개인 중심 수익 구조에 기업이 참여하는 경제 형태로 전환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나스닥 주식의 폭락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곡물, 원유 등 원자재 가격도 매일 치솟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신규 투자나 기업 공개 등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이런 악재에도 뭉칫돈이 몰리는 분야가 있다. 바로 웹 3.0이다. 미국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4∼5월 대형 벤처캐피털과 게임 업체들이 웹 3.0과 메타버스 분야에 투자한 금액이 약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는 웹 3.0 게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6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최근에는 무려 45억 달러(약 5조70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웹 3.0에 투자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웹 3.0은 왜 부상하고 있을까? 지난 30여 년간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역사 속 웹 시대와 앞으로 다가올 웹 3.0 시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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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1.0과 웹 2.0 시대


웹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1990년대 초반이다. 초창기 웹은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당시 웹은 단순하고 정적인 구조였다. 누군가 웹사이트를 만들어 올리면 사람들이 열람하는 수준이었다. 단순히 글을 읽거나 사진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 웹 1.0 시대에는 이렇게 ‘읽기’만 가능한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표준화의 부재로 지금처럼 쉽게 웹을 사용할 수 없었다. 표준화된 프토로콜1 이 없다 보니 웹 사이트와 서버의 호환성이 낮았다. 누군가가 A로 만든 웹사이트를 B라는 브라우저로 열람하려면 불가능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래도 당시 웹은 혁신 그 자체였다. 웹 1.0 시대에 웹을 활용하려면 직접 프로그래밍하고 서버를 다룰 줄 아는 전문 지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누구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이 접속해 각종 정보를 얻었다. 주로 뉴스 사이트와 게시판 형태의 사이트가 주를 이뤘고 웹의 정보를 쉽게 찾아 읽기 위한 목적으로 검색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때 탄생한 검색 서비스가 살아남아 웹 2.0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고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구글, 네이버가 있다.

웹 1.0 시대가 1990년부터 약 15년간 이어지는 동안 많은 기업이 탄생하고 사라졌다. 이때 살아남은 기업이 웹 2.0 시대를 이끌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가 명확하게 구분되고 소비자가 콘텐츠를 읽기만 가능했던 웹 1.0을 웹 2.0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하고 직접 만든 콘텐츠와 데이터를 다른 사람들에게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웹에서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소셜, 공유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면서 웹 2.0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다른 사람에게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자 사람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크리에이터’가 본격적으로 웹 생태계에 등장한 것이다. 읽기만 가능했던 웹 1.0 시대에 ‘쓰기’와 ‘공유’가 더해지면서 웹 사용자들은 무수한 콘텐츠와 데이터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웹에 쓰기와 공유의 장을 만든 기업들은 이후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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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제국과 탈중앙화의 움직임

웹 2.0이라는 개념과 이를 ‘플랫폼으로서의 웹’으로 정의한 사람은 미국의 출판사 ‘오라일리미디어’의 대표인 팀 오라일리다. 그는 웹 2.0을 사용자와 집단 지성의 아이디어가 가치를 더하는 웹이라고 정의했다. 웹의 가치가 네트워크 효과의 극대화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함께 개발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웹 2.0이 이전 버전인 웹 1.0과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유형의 인터넷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웹 2.0은 기존 인터넷에서 발전한 것이었다. 웹 2.0은 사람들이 웹과 인터넷에 더욱 응집될 수 있도록 웹 1.0의 단점을 보완한 형태였다고 볼 수 있다.

웹 2.0이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모바일의 등장이다. 사실상 웹 2.0 시대는 모바일의 시대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많은 서비스와 플랫폼이 모바일을 통해 크게 성장했다. 사람들이 이동 중에도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데이터가 생겨났다.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와 다름없는 수준의 고화질 이미지 데이터를, 사람들은 다양한 영상과 텍스트 데이터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데이터가 사용자의 손에서 탄생했지만 중앙화된 웹 2.0 기업과 플랫폼으로 모두 흘러가 버렸다는 사실이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은 중앙화 서버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돈을 벌었다. 웹 2.0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개인 정보나 직접 만든 콘텐츠, 데이터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기업들은 사용자의 동의 없이 혹은 교묘한 약관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했다. 정작 무수히 많은 콘텐츠와 데이터를 만들어낸 사용자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에 사람들은 거대 기업이 독점 소유하는 웹 2.0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데이터를 온전히 소유하는 구조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사용자에게 불합리하고 거대 플랫폼 기업에만 유리한 웹 2.0의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에서 탄생한 개념이 바로 웹 3.0이다.

웹 3.0이란 무엇인가

웹 3.0은 읽기와 쓰기가 가능한 웹 2.0에 ‘소유’가 더해진 인터넷이다. 웹 3.0에서 사용자는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와 디지털 자산을 온전히 소유한다. IT 벤처 투자 전문 회사, 앤드리슨호로위츠의 웹 3.0 투자 부문 총괄인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은 웹 3.0을 사용자와 생산자가 토큰을 기반으로 ‘공동 소유’하는 인터넷이라고 정의했다. 데이터를 독점으로 소유하던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선언인 셈이다.

인터넷을 공동 소유하는 웹 3.0에서는 프로토콜을 통해 개인 간 혹은 개인과 기업 사이에 규약을 만들고 이를 지킨다. 이때 데이터의 소유권을 개인이 갖기 때문에 사용자는 데이터가 어떻게 전달되고 그 대가는 얼마인지 알 수 있다.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한 탓에 알 수 없었던 개인 데이터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또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누구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웹 3.0은 프로토콜의 묶음이다. 프로토콜은 과거 공급자가 제공한 컴퓨팅, 저장 공간, 호스팅 등 기존의 웹 관련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자체 이코노미를 구축하고 프로토콜에 기여하는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토큰을 줄 수도 있다. 결국 웹 3.0 시대는 기존 웹 2.0 시대를 거쳐 구축된 플랫폼 경제를 어떻게 프로토콜 경제로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플랫폼 경제가 개인의 무보수 기여를 전제로 한 기업 중심의 수익 구조였다면 프로토콜 경제는 개인 중심 수익 구조에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다.

프로토콜 경제와 팻테일

산업혁명 이후 기업은 일반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했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했다.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경제 체제다. 18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맥도날드, P&G 같은 식음료 및 소비재 기업, GE, IBM 등 정보기술(IT) 기업, 씨티은행과 제이피모건 같은 금융 기업 등이 중앙화 경제를 이끌었다.

이후 1990년대 웹 시대가 열리고 2000년대부터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플랫폼 경제로 전환됐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웹 1.0과 웹 2.0을 관통하며 성장한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사용자를 기업의 서비스에 기여하는 역할로 한정하면서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독점했다.

한편 2020년대 본격적으로 부상한 프로토콜 경제는 웹 3.0에 가장 적합한 경제 체제다.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거나 규약을 통해 콘텐츠와 데이터를 기업과 공유한다. 소유권이 개인 중심의 커뮤니티로 귀착되면서 웹 3.0의 핵심인 오너십(소유권) 이코노미가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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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경제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좋은 사진이나 글을 올려 ‘좋아요’를 많이 받아도 사용자는 전혀 보상받지 못한다. 플랫폼이 모든 광고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음악 저작권 역시 마찬가지다. 대형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레이블, 기관이 90%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간다. 실제로 발생하는 저작권료 중 창작자는 10%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보상으로 받는다.

반면 개인 정보와 데이터 유출 사건이 터지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사용자 개인이다.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해도 기업이나 플랫폼은 재발 방지 대책과 사과문을 내놓는 것이 전부다.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갖고 있다면, 웹이 프로토콜로 동작한다면 이 같은 문제를 없애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프로토콜 경제 기반의 웹 3.0 시대가 열리면 기존의 경제 구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파레토 법칙2 을 현재 시장에 적용해보면 플랫폼 기업 20%가 전체 시장 규모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 편의성으로 20%의 머리(Head) 기업들은 막대한 시장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플랫폼 경제가 지속되는 한 거대 IT 기업들이 장악한 현재의 구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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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가진다면 머리 기업 중심의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사용자가 개발자, 데이터, 프로토콜, 디지털 자산 등과 자연스레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며 하나의 생태계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산을 소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공유하는 오픈소스에 힘이 실리면 혁신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 시장 구조도 롱테일이 아닌 꼬리 부분이 올라간 팻테일(Fat Tail) 형태로 바뀐다. 토큰으로 보상을 책정하는 구조와 거버넌스 체계의 탈중앙화, 데이터의 공유와 2차 창작 등을 통해 더 많은 개인과 80%에 해당하는 작은 기업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거대 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작은 기업에 나눠주자는 움직임이 아니다. 팻테일은 사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갖고 주도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경제 구조다. 개인이 수많은 데이터의 주권을 보유하면 혁신적이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사용자가 웹의 발전에 기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으면서 기업의 독점 구조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웹 3.0의 3가지 핵심 키워드

웹 3.0 기반의 경제 체제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과 개념, 콘텐츠 등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주요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 커뮤니티

커뮤니티는 웹 3.0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웹 2.0에서도 커뮤니티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커뮤니티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거나 반대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커뮤니티가 존재해야 상호작용이 발생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하지만 웹 2.0에서는 이런 상호작용이 사용하는 서비스나 제품의 방향을 결정하진 않는다. 커뮤니티가 제품과 서비스의 실질적인 성공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임에도 활동에 대한 수익이나 보상은 없다. 웹 2.0 커뮤니티는 소비 주체일 뿐 수익을 나누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웹 2.0에서는 커뮤니티에 속하더라도 크리에이터, 즉 생산자가 아니면 아무런 수익과 보상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웹 3.0에서는 소비자나 참여자도 자신의 활동으로 수익과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온라인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사용자에게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이는 커뮤니티 활동을 더욱 촉진한다. 개인에게 데이터 소유권이 부여되고 2차 창작 같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커뮤니티는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할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 결합성

결합성(Composability)은 웹 2.0과 웹 3.0 모두에서 중요하다. 결합성을 쉽게 이해하려면 레고(LEGO)를 떠올리면 된다. 제각기 다른 다양한 레고 블록을 조합하면 새로운 형태의 블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레고로 만들 수 있는 무한에 가까운 조합이 창의성을 극대화하듯 기존의 것과 앞으로 등장할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조합을 무수히 만들어 낼 수 있다. NFT를 통한 기술과 예술 분야의 조합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웹 3.0에서 탄생한 새로운 기술과 웹 2.0 서비스를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3 를 통해 결합하면 새로운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여러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는 기업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불러온다. 이런 결합이 지속, 확장되면 궁극적으로 결합 가능한 기업(Composable Enterprise)이 된다. 이미 웹 2.0 시대부터 리눅스 등 오픈소스가 자리 잡아왔다. 웹 3.0에서는 웹 2.0에서부터 기반을 잘 닦아 온 오픈소스가 더욱 개방돼 결합성을 통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무수히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3. NFT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는 최근 가장 뜨거운 키워드다. NFT는 블록체인상에서 특정 자산을 나타내는 토큰 중 하나로 대체 불가능하다는 특성을 가진다. NFT 등장 이전의 디지털 세상에서는 모든 것을 쉽게 복제할 수 있었고 원본을 입증하기 어려웠다. 누군가가 멋진 그래픽 아트 이미지를 복사해 무단으로 사용해도 원소유자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NFT는 해당 이미지에 연결된 고유한 특성을 통해 원본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대체 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NFT는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될 수 있다. NFT가 중요한 건 그 가치가 유일무이하고 값비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NFT의 일차적인 특성일 뿐이다. NFT는 ‘소유’와 ‘개방’이라는 웹 3.0의 핵심 개념과 연결되며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 NFT를 활용한 콘텐츠 창작과 비즈니스가 활발하다.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은 NFT 소유자의 지식재산권(IP) 사용을 허용했다. BAYC 소유자는 관련 굿즈를 제작하거나 소설을 쓰는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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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유명 래퍼 스눕독은 자신이 보유한 BAYC를 활용해 디저트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경남제약이 자회사를 통해 BAYC를 구입하고 해당 IP를 활용한 새로운 NFT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이처럼 NFT는 단순히 멋진 이미지가 아니다. 핵심은 이를 소유하고 창작해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NFT 분야는 누군가 멋진 이미지를 제작하면 사람들이 소비하며 열광하는 단계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거품이 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NFT도 점차 옥석이 가려지고 있으며 웹툰이나 게임 같은 2차 창작물이 탄생하거나 출시 예정인 경우에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NFT는 신분증이나 멤버십이 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기도 하다. 최근 기존 멤버십이나 로열티 프로그램을 NFT로 대체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하워드 슐츠 CEO는 스타벅스로 복귀하면서 NFT를 핵심 키워드로 언급했다. 스타벅스는 NFT를 통해 멤버십을 강화해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디지털 세상에서도 스타벅스를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스타벅스 공간 외에 고객을 위한 새로운 디지털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굿즈는 출시 때마다 고객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스타벅스가 한정판 NFT를 만들면 그 인기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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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해외 패션 브랜드도 이미 NFT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NFT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현대카드는 NFT 신사업 추진을 위해 에듀테크 스타트업 멋쟁이사자처럼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조인트벤처(JV) ‘모던라이언’을 설립해 NFT 거래소와 월렛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현대카드 브랜딩 기반 NFT를 제작하고 NFT 큐레이션 비즈니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NFT의 발전 및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NFT의 높은 거래 가격에만 관심 갖기보다 웹 3.0의 핵심 요소로서 NFT의 다양한 변신을 기대해볼 만하다. 앞으로 NFT가 디지털 자산, 멤버십 등 사용처를 넓혀가며 누구나 NFT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웹 3.0 대중화의 기틀 역시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

웹 3.0이 만드는 경제 생태계

웹 3.0의 주요 인프라로 주목받는 블록체인은 이미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CB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약 92억 달러를 조달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처럼 많은 자금이 몰리는 웹 3.0 분야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체 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으로 탄생한 탈중앙화 금융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와 P2E(Play to Earn, 수익 창출형 게임)로 대변되는 ‘X2E(Something to Earn)’ 생태계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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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eFi

디파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는 금융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다. 디파이 분석 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 세계 디파이에 예치된 자산은 지난달 기준 1109억 달러(약 140조 원)다. 디파이는 중개자 없이 코드로만 금융 서비스를 구현한다. 중개자라는 중앙화된 주체가 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존 금융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다. 다양한 토큰을 기반으로 파생 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또한 부동산이나 주식 등 다양한 자산을 디파이에서 다루면 금융 상품을 레고처럼 다양하게 조합하는 ‘머니 레고’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금융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중개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디파이에서는 개인이 금융기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금융시장에서의 유동성 공급은 거대 금융기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디파이에서는 개인도 유동성 공급을 할 수 있다. 개인이 보유한 자산으로 금융시장의 주도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이다.

또한 기존 시스템에서 고객은 금융 정보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금융기관이 시스템을 투명하게 운영한다 해도 정보 공개에 시간이 소요되며 개인 정보 등 중개자가 공개하지 않는 정보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디파이에서는 누구나 데이터를 볼 수 있어 이자율이나 예금 대비 대출 비율 등 중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금융 서비스 이용 시 소요 시간을 크게 단축한다는 장점도 있다. 스위프트(SWIFT) 같은 오래된 송금 방식을 사용하면 주식을 현금화하는 데만 3일이 걸린다. 반면 디파이는 중개자를 거치지 않아 예금이나 송금 등 금융 활동의 시간적, 지리적 제약을 크게 줄인다.

2. X2E

디파이와 더불어 최근 주목받는 경제 활동은 X2E다. 사용자의 행동만큼 보상받는 경제 활동을 일컫는다. 2021년 P2E 게임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의 흥행으로 급성장한 X2E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X2E는 사실상 모든 행동을 대상으로 설계될 수 있다.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콘텐츠를 만들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등 서비스나 생태계에 가치를 제공한다면 X2E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새로운 X2E 모델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잠을 자면서 수면 데이터를 제공하는 S2E(Sleep to Earn), 음식 사진 데이터를 제공하는 E2E(Eat to Earn), 팬덤 활동을 하는 L2E(Like to Earn) 등 X2E 모델은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X2E가 가장 활발히 적용되는 분야는 게임이다. 많은 국내외 게임사가 P2E 모델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는 ‘미르4’ 게임에서 얻은 보상을 암호화폐로 환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컴투스와 넷마블은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해 향후 P2E 모델을 게임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유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은 NFT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게임의 목표가 돈인 P2E 구조보다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해 돈을 버는 C2E(Create to Earn)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형 게임사 넥슨도 최근 콘퍼런스에서 유명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의 IP를 활용한 NFT 생태계를 조성하고 자체 암호화폐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게임 안에서 사용자가 직접 NFT를 만들고 사고팔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롭게 탄생한 디파이, X2E 등은 웹 3.0이 앞으로 만들어갈 경제 생태계의 초기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사용자의 행동과 생산성, 아이디어 등이 가치를 만들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방식은 웹 3.0의 기본적인 원리다. 다만 사용자가 보상받고 소비하는 경제 체제가 제대로 설계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기 어렵다. 현재 완벽하진 않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실패, 성공이 반복되며 웹 3.0의 지속가능성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크립토 이코노미와 미래 경제

웹 3.0에서 재화가 만들어지고 경제 가치가 창출되려면 암호화폐 기반의 크립토 이코노미가 필수적이다. 디파이와 X2E도 암호화폐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최근 하락장을 겪고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1000조 원 이상으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유명 벤처캐피털은 물론 헤지펀드나 IT 기업, 심지어 국가도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매입한 상황이다.

웹 3.0 시대에도 신용카드나 현금 사용, 주식과 부동산 투자 등 기존의 경제 활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웹 2.0 시대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투자 방식과 상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NFT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과 1만여 종류가 넘는 기존 암호화폐에 더해 새로운 암호화폐와 디파이 기반 금융 상품, 메타버스에 존재하는 가상 부동산 등이 새로 생겨날 수 있다.

웹 2.0 기반 서비스를 웹 3.0 서비스가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암호화폐 리서치 회사 메사리는 데이터 관리 및 저장, 인터넷 도메인 서비스 등 IT 인프라 관련 영역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음악, 게임, 콘텐츠, 영상, 광고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도 웹 3.0 기반 서비스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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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크립토 이코노미는 아직까진 작은 경제 생태계다. 2021년 말 기준 전 세계 시가총액은 약 119조 달러(약 14경1300조 원)로 그중 암호화폐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가 되지 않는다. 현재 블록체인,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사용자는 약 1억 명으로 추산된다. 인터넷이 탄생하고 1억 명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으로, 현재의 크립토 이코노미는 1990년대 인터넷 시장과 비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10억 명 수준에 도달할 때 대중화(Mass adoption)가 일어난다고 본다. 크립토 이코노미를 비롯한 웹 3.0의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고 대중화되려면 지금보다 10배 수준의 사용자가 참여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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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웹을 선택할 것인가

웹 3.0은 다가올 미래일까, 일시적인 트렌드일까. 이 질문의 해답은 시장에 달려 있다. 초기에는 큰 자본을 보유한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투입해 성장하는 형태가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주권을 소유한 수많은 개인과 웹 3.0 기반 스타트업이 프로토콜 경제를 이끌어갈 때 진정한 웹 3.0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웹 3.0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의심과 지지가 공존한다. 그러나 웹 2.0 역시 IT 버블을 거치며 많은 비판을 받고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거쳐 웹 1.0에서 웹 2.0으로 자연스레 전환됐다. 이 전환기에 새로운 개념과 기술, 서비스가 무수히 생겨났다 사라졌다. 이처럼 웹 3.0도 본격적인 전환이 일어나기 전 많은 실험과 실패가 이어질 것이다.

앤드리슨호로위츠의 공동 설립자 마크 앤드리슨과 웹 3.0 투자 부문 총괄 크리스 딕슨은 최근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새로운 기술이 3가지 단계를 거쳐 사회에 도입된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무시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해 들어보지 못해 별 관심이 없거나 어리석은 것일 뿐이라며 간과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반박한다. 새로운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고 반대 의견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는 화를 낸다. 새로운 기술이 작동하고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면 그제야 중요성을 깨닫기 때문이다.

결국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직접 경험해보며 웹 3.0의 가능성과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 최선이다. 웹 2.0 시대가 막을 내리고 웹 3.0 시대가 번창할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모든 시대 변화는 결국 사람이 이끈다. 소유권의 민주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좋은 사례들이 등장할 때 웹 3.0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그 미래가 도래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현재 우리가 매우 중대하고 거대한 변화의 흐름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이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chris@ablelabs.io
필자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기술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SK하이닉스, 한국IBM, SK플래닛에서 근무했다. 현재 소셜 음악 추천 서비스 ‘핀플리(Pinply)’ 개발사인 크레바스AI의 공동 창업자이자 COO다. 또한 글로벌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크립토서울의 창립 파트너이자 IT 분야 컨설팅 및 디지털 경제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브랜드 에이블랩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저서에는 『한 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비즈니스 트렌드』(공저) 『웹 3.0 레볼루션』이 있다.


DBR mini box: 웹 3.0 GTM 전략 어떻게

DAO 기반의 커뮤니티, 신뢰 없인 무너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웹 3.0 시대의 도래로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웹 2.0 회사로 분류되는 대부분 플랫폼 기업이 하던 광고, 퍼포먼스 마케팅 등은 웹 3.0 생태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블록체인이라는 글로벌 생태계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위에서 움직이는 웹 3.0 서비스들은 ‘토큰’이라는 도구와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새로운 GTM(Go-To-Market)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토큰으로 모으는 사용자

웹 3.0 환경에서는 토큰으로 보다 다양한 GTM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토큰을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한 대표적인 분야는 디파이다. 디파이 서비스는 주로 코인을 발행해 사용자를 유입시킨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더리움 지갑 기반 암호화폐 대출 및 차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파운드(Compound)다. 컴파운드는 초기에 암호화폐 대출 및 차용을 원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체 토큰($COMP)을 발행했다. 이를 통해 2020년 총예치금(TVL, Total Value Locked)을 약 1억 달러에서 6억 달러 규모로 약 6배 불릴 수 있었다.

디파이에서 토큰 마케팅 전략을 짤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토큰이 여러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도록 사용처를 확장하는 것이다. 개인 및 기관들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여러 지갑 및 애플리케이션과 통합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디파이 서비스의 경우 총예치금을 성과 지표로 삼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토큰 홀더 수, 사용자들의 커뮤니티 참여 빈도 등 추가 지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웹 2.0에서는 주요 마케팅 대상이 고객이었지만 웹 3.0에서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투자자 등 마케팅 대상이 다양하다. 여러 주체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토큰은 다양한 참여자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토큰을 통해 초기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에 콜드 스타트 문제i 를 해결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일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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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로 유대 형성

커뮤니티에서 중요한 요소는 크게 3가지다. 사용자들이 커뮤니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으며(역량), 커뮤니티에 얼마나 진심인지(정직함), 또 커뮤니티 내 다른 멤버의 이익을 고려하고 있는지(선의)에 따라 커뮤니티의 신뢰도가 결정된다. 웹 3.0 커뮤니티는 어떻게 신뢰를 구축하며 확장하고 있을까?

대표적인 웹 3.0 커뮤니티 중 하나인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사용자들이 사익을 추구하기보다 이더리움 생태계에 기여한 만큼 보상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이더리움 사용자, 개발자, 디자이너, 투자자 등 다양한 주체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리크 부테린이 발표한 백서(white paper)에 작성된 개발 계획을 이행하며 이더리움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이더리움 관련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포럼(Forums)과 챗룸(Chat rooms)은 물론 이더리움 생태계 성장을 위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자금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탄생한 대표적인 프로젝트에는 앞서 언급한 디파이 서비스 컴파운드와 최근 누적 거래량 1조 달러를 돌파한 탈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DEX) 유니스와프(Uniswap) 등이 있다.

NFT 기반 소셜 활동으로 신뢰를 쌓는 커뮤니티도 있다. gmoney가 대표적이다. gmoney는 포천 선정 NFT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유명 NFT 수집가다. gmoney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26만7000여 명에 달한다.

gmoney는 전통 산업을 혁신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저변 확대를 위한 커뮤니티 ‘Admit One’을 만들었다. 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려면 Admit One NFT를 보유해야 한다. NFT가 커뮤니티 회원권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이 Admit One NFT는 사전에 gmoney가 주최한 행사에서 일종의 출석 인증 배지인 POAP(Proof Of Attendance Protocol)를 받아야 얻을 수 있다. 대면으로 만나 gmoney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지 확인한 후 Admit One NFT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Admit One NFT는 초기에 총 1000개가 무료 발행됐지만 현재는 바닥가(floor price) 기준 13.5이더리움(약 3200만 원)이다.

이처럼 gmoney 커뮤니티는 NFT 소유자들의 소셜 활동을 기반으로 유대를 쌓고 있다. 또한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선언서를 발표해 그 내용대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NFT 판매 금액,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수익 등을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며 신뢰와 평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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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뢰

웹 3.0에서는 토큰과 NFT가 일종의 멤버십 역할을 하며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 이는 참여자들의 소유권을 활용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향후 웹 3.0이 성장하면 DAO 기반의 커뮤니티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커뮤니티가 유지되고 성장하기 위한 핵심은 결국 신뢰다. 특히 블록체인 해킹 위험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토큰을 보상으로 연계할 때는 보안 문제에 철저히 대비해 안전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커뮤니티 기여도에 따라 토큰을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처럼 커뮤니티의 근간을 이루는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문제를 개선해나갈 때 유니콘 스타트업을 넘어 ‘유니콘 커뮤니티’, 나아가 웹 3.0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정동 포뮬러랩스 대표 kmtc241@gmail.com
김정동 대표는 스타트업 개발자를 거쳐 아마존웹서비스(AWS)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현재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포뮬러랩스(Formula Labs) 대표로 재직하며 제품 전략과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웹 3.0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온보딩하고 연결하기 위한 페이스북 그룹으로 3500여 명이 활동 중인 ‘Web3 Korea’를 운영 중이다. 또한 웹 3.0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이 모인 커뮤니티를 DAO 형태로 만든 붐랩스(Boom Labs)를 빌딩하고 있다. 웹 3.0을 대중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유용하게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김준태 포뮬러랩스 최고제품책임자 juntaegim99@gmail.com
김준태 최고제품책임자는 여러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개발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포뮬러랩스(Formula Labs) 최고제품책임자로 재직하며 제품 전략과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DAO 유니버스를 꿈꾸는 씨디티(cdt) DAO와 웹 3.0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이 모인 커뮤니티를 DAO 형태로 만든 붐랩스(Boom Labs)를 빌딩하고 있다. 웹 3.0에서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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