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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전자 서명이 열어갈 ‘종이 없는 행정’

이영준 | 346호 (2022년 06월 Issue 1)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다. 인류 역사 초기 뼈나 돌, 가죽, 동판, 그리고 종이를 거쳐 진화해온 계약과 기록의 매체가 바야흐로 디지털 방식으로 대전환되고 있다. 종이 없는 세상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매한 에어컨을 각 가정에 설치할 때, 입사한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아파트 입주민으로서 각종 동의를 할 때, 스톡옵션 계약을 체결할 때, 투자 계약을 체결할 때도 전자 서명은 일상 속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 서명의 활용은 불필요한 계약 절차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또한 위변조 방지, 본인 확인 등 종이 계약에 비해 더욱 강력한 보안을 제공해 분쟁을 방지하고, 실물 계약서 보관의 필요성이 없어지므로 보관 비용까지 줄여준다. 종이 없는 업무, 종이 없는 행정이 사회 공익의 관점에서 중요한 이유다.

새 정부도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도입하고 ‘종이 없는 행정’의 전면 정착을 국정 과제로 선포했다. 디지털 정부를 위한 업무 시스템은 최신 기술로 장착했으나 일하는 방식은 여전히 아날로그인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종이 문서 기반의 행정을 전자 문서 기반의 행정으로 발전시킬 것을 공언했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전자 문서 및 전자 문서 출력본을 수리 거부하는 일부 공무원의 아날로그적인 업무 방식에 개선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다. 전자 문서의 법적 효력을 전면 인정하면서도 전자 문서 및 전자 문서 출력본의 수리를 거부하는 일부 공무원의 업무 방식은 어떤 근거도 없이 국민의 행정 업무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한다.

사실 전자 문서 행정은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전자서명법, 전자정부법,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등의 제정 및 개정으로 이미 모든 기반이 갖춰져 있다. 앞으로 전자 문서 행정이 전면 활용된다면 국민 편익과 행정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이 혁신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국민들은 각종 민원 신청과 대정부 업무를 행정기관 방문 없이 처리하면서 진행 과정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정부 또한 대민 서비스에 신속성과 정확성을 기할 수 있다. 특히 현재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 전자 계약 의무화 사업 등도 민간 전자 계약 기업에 개방한다면 더 많은 국민이 더욱 간편하고 안전하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민간 전자 서명 서비스를 통한 부동산 거래 계약이 일상화돼 있고, 민간 전자 서명 서비스로 생성한 소득 공제 서류를 미국 국세청에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정부 지원금 신청에도 민간 전자 서명 서비스가 전면 활용돼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이미 늘어난 수요에 힘입어 필자가 운영하는 전자 계약 서비스 기업 ‘모두싸인’ 역시 서비스 제공 4년 만에 17만여 개의 기업 및 기관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모두싸인을 도입한 회사들에 따르면 대면 계약 시 지출되는 비용이 95% 이상 절감되고, 시간은 90% 이상 절감됐다. 모두싸인 진행 서명 및 문서의 82%가 1일 이내에 완료되고, 34%는 5분 이내, 15%는 1분 이내 완료되는 획기적인 비용, 시간 절감 효과에 “모두싸인을 한 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동안 전자 서명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다소 생소해 수용하기 어려운 서비스’에서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로 바뀌는 모습을 본 것은 큰 성과이자 보람이었다. ‘종이 없는 세상’이 새로운 업무, 행정의 표준이 되고 있는 시대. 이러한 변화가 우리 일상에 더 널리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혁명의 여정이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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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인투로’, 템플릿 기반 계약서 제작 서비스 ‘오키도키’를 개발, 운영했다. 이후 ‘만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계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싸인을 만들었다. 카카오, 엘지유플러스, 포스코건설, 토스, 마켓컬리, 대웅제약 등 17만여 개의 기업 및 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 이영준 | 모두싸인 대표. ‘인투로’, 템플릿 기반 계약서 제작 서비스 ‘오키도키’를 개발,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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