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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불확실성이 하이브리드 창업에 미치는 영향

이종균 | 342호 (2022년 04월 Issue 1)
저널워치


“Sitting on the fence - Untangling the role of uncertainty in entrepreneurship and paid employment for hybrid entry.” (2022) by G. Ganser-Stickler, M. Schulz, & C. Schwens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106-176.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많은 사람이 창업이라 하면 새로운 기업을 세우고 주당 40시간 이상의 시간을 쏟는, 이른바 풀타임 창업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창업의 범주에는 기존 벤처기업 인수, 기업 조직 내에서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는 사내 창업 등도 포함된다. 특히 기업에서 정규직 직업을 유지하면서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창업 형태를 ‘하이브리드 창업’이라고 일컫는다. 개인의 다양한 ‘부캐’가 장려되며 부업이 확산되는 요즘 하이브리드 창업은 어렵지 않게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창업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봐도 전도유망한 시장에 획기적인 아이템을 갖고 승부를 걸어도 실패할 수 있는 게 창업이다. 반면, ‘이게 될까?’ 의문이 드는 사업으로 뜻밖에 성공을 거둔 창업가들도 창업 생태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창업의 결과는 불확실하다. 이 같은 창업 결과의 불확실성이 창업을 결정하고 창업을 시작하는 방식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기존의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었다. 특히 개인이 창업 결과가 불확실할 것이라고 느낄수록 창업에 도전하는 확률은 낮아진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대체로 풀타임 창업을 중심으로 다뤄졌다. 즉, 창업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정규직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역할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깊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규직 직업은 하이브리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지속적인 급여를 제공한다. 즉, 정규직 직업과 창업을 병행하면 금전적인 여유와 심리적 안전감을 유지하면서 꿈꾸던 창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실험을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창업의 불확실성이 개인의 창업 방식에 주는 영향은 정규직 직업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독일 쾰른대 연구진은 정규직 직업의 임금에 대한 미래 불확실성과 창업 결과의 불확실성이 창업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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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는 2006년부터 2019년 사이 미국의 25∼59세 정규직 직장인 총 13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독립변수는 정규직 직업의 불확실성과 창업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설정했다. 이에 대한 종속변수는 개인의 하이브리드 창업 의사 여부다. 이때 기존의 산업 및 거시 환경의 변동성과 더불어 개인의 미래 소득에 대한 변동성을 함께 고려했다. 정규직 직업의 불확실성이란 변수는 개인이 소속된 산업의 거시 변수 및 소득의 변동성으로 측정했다. 창업의 불확실성은 개인이 창업하고자 하는 산업에서 예상되는 미래 소득의 변동성으로 측정했다. 한편 창업자의 나이, 자녀 수, 교육 수준, 혼인 관계, 성별 등의 변수들은 통제했다. 기존의 연구들에 따르면 창업자의 나이와 자녀가 많거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위험을 감수하려는 경향이 줄어들어 풀타임 창업보다는 하이브리드 창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혼 여성의 경우 위험을 기꺼이 추구하려는 위험 선호도는 더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정규직 직업의 불확실성은 개인이 하이브리드 창업을 하기로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예컨대, 지금 정규직으로 일하는 회사가 위태롭다고 개인이 하이브리드 창업을 결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둘째, 창업 결과의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즉 창업 분야에서 예상되는 미래 소득이나 성공 가능성 등 변동성이 클수록 개인들은 하이브리드 창업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실증됐다. 셋째, 정규직 직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창업의 불확실성이 하이브리드 창업의 선호도에 미치는 긍정적 관계는 감소하게 된다. 즉, 현재 정규직으로 다니고 있는 직장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창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창업을 고려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연구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창업을 주저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규직 직업 및 창업의 불확실성의 요인이 무엇인지 더 철저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즉, 창업을 하지 않고 정규직 직업을 유지할 경우에 예상되는 결과와 창업을 했을 경우에 예상되는 결과를 비교해 풀타임 창업이 유리한지, 하이브리드 창업이 본인에게 유리한지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하이브리드 창업의 장단점을 함께 고려해봐야 한다. 금전적,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창업 기회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것은 하이브리드 창업만의 장점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창업은 성공을 위해 사업에 투자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엔젤 투자자나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단점 또한 인지해야 한다.


이종균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조교수 lee3ck@jmu.edu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기스스탄의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 이종균 |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부교수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키스스탄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lee3ck@j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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