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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Care Management

스탠딩 책상에서 일했을 뿐인데…

김헌태 | 342호 (2022년 04월 Issue 1)
저널워치


Based on “The Impact of Standing Desks on Cardiometabolic and Vascular Health” (2021) by Bodker, A., et al. in Vascular Medicine, pp. 374-38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운동 혹은 신체 활동이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대사 질환 등의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운동은 질환을 예방하거나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건강 행동이다. 그래서 국가도 정책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위한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운동과 별개로 좌식 행동, 즉 앉아 있는 행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좌식 행동이란 TV 시청, 컴퓨터 사용, 운전, 독서 등으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행동, 그래서 에너지 소비량이 낮은 행동을 일컫는다. 연구 결과들은 이런 좌식 행동이 운동과 별개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하루 일과 중 앉아 있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50년간 앉아서 일하는 직종이 83% 증가했고, 현재 모든 직업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직장 내 좌식 행동을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스탠딩 책상을 활용하는 것이다. 높낮이를 조절해 서서 일할 수 있는 스탠딩 책상을 활용하면 바쁜 현대인들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도록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의과대학의 연구진은 스탠딩 책상을 이용할 경우,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와 그 줄어든 시간이 심장 대사 질환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 대상으로는 일과 시간에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 직업군 중 과체중 혹은 비만인 성인 15명이 선정됐다. 참여자들에게 6개월간 회사에서 쓸 스탠딩 책상을 제공하고 가능한 서서 일할 것을 권고했다. 참여자들의 앉아 있는 시간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설문지 대신 가속도계(accelerometer)를 이용해 스탠딩 책상 사용 전후로 앉아 있는 시간, 신체 활동 시간, 걸음 수 등을 측정했다. 그리고 심장 대사 질환 및 혈관 건강을 평가하기 위해 중재 전후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수치 같은 심장 대사 질환 지표들의 변화와 혈관 확장의 변화를 측정했다. 또 스탠딩 책상 사용 후 만족도도 평가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째, 스탠딩 책상 사용 이전에는 좌식 시간이 하루 평균 385분이었지만 사용 시작 6개월 후에는 295분으로 약 90분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117분에서 6개월 후에는 221분으로 약 100분 증가했다. 또 30∼60분간 지속적으로 앉아 있는 횟수도 유의하게 줄어들었다. 즉, 참여자들은 업무 중간중간에 스탠딩 책상을 사용하면서 앉아만 있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운동 시간과 걸음 수는 스탠딩 책상 활용 전후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둘째, 심장 대사 질환과 혈관 건강 지표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191(mg/dL)에서 183(mg/dL)으로 감소했고, 중성지방 수치도 124(mg/dL)에서 102(mg/dL)로 줄었다. 인슐린과 인슐린 저항성1 수치도 6개월간 유의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관 건강의 지표로 측정된 동맥 혈관 확장 수치도 4.9%에서 8.1%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스탠딩 책상 이용의 만족도와 관련된 설문 조사 결과, 사람들은 스탠딩 책상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싶다고 했다. 또 스탠딩 책상이 업무를 방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의 생산성을 높이며 근육통, 관절통, 요통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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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흔히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직접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운동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본 연구는 운동과 별개로 앉아 있는 행동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탠딩 책상을 6개월 사용하면서 하루 평균 약 90분의 좌식 행동이 줄었으며, 이로 인해 주요 심장 대사 질환과 혈관 건강의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운동 시간이나 걸음걸이의 수는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즉 신체 활동의 양이달라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앉아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건강 관련 지표가 나아졌다는 점이다. 앉아 있는 시간이 운동과는 별개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다른 연구에서 이미 운동을 충분히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앉아 있는 시간이 증가할수록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스탠딩 책상은 좌식 행동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바쁜 현대인, 특히 책상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행동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은 필연적으로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고 볼 수 있다. 직장 내에서 좌식 행동을 줄이는 노력은 구성원들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고, 직원들의 건강 향상은 회사의 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간헐적으로 서서 일을 하는 것은 뇌를 자극해 집중력과 두뇌 기능을 활성화시키기에 일의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기업은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스탠딩 책상을 제공하고 자주 이용하도록 장려해도 좋겠다.


김헌태 미시시피대 응용과학부 데이터 애널리스트 hkim35@olemiss.edu
필자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미들테네시주립대에서 체육측정평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시피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미시시피대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신체 활동 측정 및 중재,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체 활동과 다양한 건강 변인과의 관계 규명 등을 연구하고 있다.

  • 김헌태 | 미시시피대 응용과학부 데이터 애널리스트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미들테네시주립대에서 체육측정평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시피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미시시피대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신체 활동 측정 및 중재,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체 활동과 다양한 건강 변인과의 관계 규명 등을 연구하고 있다.
    hkim35@olemis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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