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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회계

투자 의사결정 회계에서 고려할 것들

김범석 | 295호 (2020년 4월 Issue 2)
원가 정보를 활용한 투자 의사결정

나무종합회사는 최근 환경보호를 위한 ‘에코 프로젝트(Eco Project)’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주위에서 바꿀 수 있는 간단한 활동이 무엇일지를 찾다가 회사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종이 핸드 타월부터 핸드 드라이기로 교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간 핸드 타월 구매비로만 약 500만 원이 소요되는 터였다. 김 CFO는 총무부장에게 타월을 드라이기로 교체할 경우 예산 변동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 보라고 요청했다. 이에 총무부장은 [그림 1]과 같이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과연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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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투자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회계, 특히 관리회계 또한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문제는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재무회계1 라는 사고의 틀에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있다.

특히나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단계에서는 재무회계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관련 원가 및 비관련 원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원가 및 비관련 원가의 구분은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따라 구분된다. 비관련 원가의 대표적인 예는 ‘매몰원가’다. 매몰원가란 재무회계에서는 이미 발생해 비용으로 인식됐지만 투자 의사결정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사례에서 기존 핸드 타월 기기 설치 비용은 이미 발생했지만 새로운 핸드 드라이기를 설치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핸드 타월 기기의 설치 비용(그림 1 ②)은 이미 지급된 비용이므로 미래에 어떠한 의사결정이 발생할지라도 해당 비용이 바뀔 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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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관련 원가는 ① 미래에 발생될 원가를 의미하며 ② 다양한 의사결정 대안 간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미래 원가라는 점에서 앞에서 이야기한 매몰원가는 관련 원가가 될 수 없다. 또한 의사결정 대안이 하나뿐이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관련 원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례에서 이야기하는 △핸드 드라이기 설치 비용 △핸드 타월 기기 철거 비용 △연간 핸드 타월 절약 비용은 관련 원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례에서는 놓쳤지만 핸드 드라이기를 사용함에 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료 및 유지관리비 등(그림 2 ②)도 관련 원가에 포함돼야 한다.

관련 원가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또 다른 개념은 ‘기회 원가’다. 기회 원가란 여러 대안 중에 하나의 안을 선택하는 경우, 포기하게 되는 차선의 대안을 선택할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이익 또는 발생되는 원가를 의미한다. 만약 사례에서 핸드 드라이기를 신규 설치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연간 핸드 타월 절약 비용 등이 기회 원가가 될 수 있다. 또한 회사가 현재의 핸드 타월 사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핸드 드라이기를 설치하기로 한 비용 등이 기회 원가가 될 수 있다.

기회 원가의 특징은 재무회계 입장에서 보면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 원가2 이므로 놓치기 쉬운 개념이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원가다. 또한 기회 원가라는 개념은 유한한 자원의 활용과 관련돼 있다. 만약 핸드 드라이기를 설치하거나 핸드 타월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원가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두 가지 대안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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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의사결정에 대한 대안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대안 간의 비교 기간 등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에서 보면 핸드 드라이기 설치 비용에 대응되는 기회 원가로 연간 핸드 타월 절약 비용을 고려했는데 핸드 드라이기를 설치하면 1년 이상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만약 핸드 드라이기의 일반적인 내용 연수가 3년이라면 핸드 타월 절약 비용도 3년으로 가정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핸드 드라이기 교체에 따른 예산안이 [그림 2]처럼 수정된다면 조금 더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DBR mini box : 회계 실무 TIP
다양한 회계의 종류

회계는 기본적으로 정보이용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시에 목적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정보이용자의 유형에 따라 회계는 재무회계, 세무회계 및 관리회계로 구분된다.

우선 재무회계는 정보이용자가 주주, 채권자, 협력업체 등으로 그 범위가 무척 포괄적이며, 잘못된 정보 제공에 따른 위험이 커 강제성을 띠고 있다. 즉, 회계 처리 기준을 정의하고 해당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 불이익을 받기도 하며, 일정 조건에 충족하면 외부 감사를 통해 회사가 회계 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세무회계는 세무신고를 목적으로 작성되는 회계인데 세금은 납세자나 정부에게 무척 민감한 목적이기 때문에 그 기준을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는 납세자의 활동을 독려하거나 제한하려는 목적으로 별도의 세법 기준을 마련하기도 하기 때문에 재무회계와 다른 방식으로 회계 처리를 유도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관리회계는 경영자 및 관리자 등 회사 내부에서 관리하는 회계 방식이라 제한이 없다. 예를 들어, 외화환산손익 또는 환차손익은 재무회계에서는 영업외손익으로 보고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 외화환산손익 또는 환차손익이 중요한 정보라면 영업이익으로 포함해 관리할 수 있다. 이렇듯 관리회계는 내부에서 협의한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하면 되기 때문에 특정 기준에 제한이나 한정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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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범석 회계사 namulab@daum.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컨설팅에서 외부 감사, 재무전략, 연결 경영 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최고재무책임자(CFO) 어젠다 위주의 다양한 프로젝트성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기업의 재무 선진화를 위해 다양한 회계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 김범석 | -회계사
    -(현) 글로벌 패션회사의 Group Accounting 업무를 담당
    -삼일회계법인 및 PWC Consulting에서 CEO Agenda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음
    ah-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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