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회계

재무 정보 정확히 보여주는 연결회계

262호 (2018년 1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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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네 동네에는 최 사장이 운영하는 대형 빵집이 있다. 최 사장은 요즘 연일 싱글벙글 거린다. 친아들이 같은 동네에서 식료품 원자재를 공급하는 도매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장사 초기라 그런지 최 사장은 본업인 빵집보다 오히려 아들이 운영하는 상점에 자주 들락거리게 됐다.


연말이 다가오자 최 사장은 아들을 도와준다며 밀가루 등 원자재를 이것저것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철수는 최 사장에게 “필요할 때 사서 쓰시지 미리 왜 이렇게 많이 사주세요”라고 걱정스런 조언을 했다. 한동네에서 오래 함께 장사를 한 최 사장이 혹시 손해를 입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최 사장은 “어차피 쓸 거 아들네 매출이 빨리 늘면 좋지 않나요?”라고 답했다. 그러더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들네가 운영하는 도매업의 매출이 껑충 뛰었다면서 연신 자랑을 하고 다녔다.

최 사장의 행동이 한편 이해가 되면서도 내부 사정을 아는 철수의 입장에서는 소문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아무리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라고 하지만 이렇게 거래를 주고받는 것이 상호 아무런 이득이 없을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또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최 사장의 가게 한편에 재고가 쌓이는 줄은 모르고 최 사장의 말처럼 아들네의 가게가 잘된다고만 생각할 게 아닌가. 회계학에서는 이런 경우 그냥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 철수는 궁금해졌다.

기업이 성장의 기회를 맞게 되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그중에 한 가지 방법은 다른 회사를 대가를 주고 사는 ‘합병’이다. 또는 주식의 일부 혹은 전부를 인수해 그 회사의 ‘의사결정권 1 ’을 가져오는 방법도 있다. 회계적인 관점에서 둘 간의 차이는 법률적 실체와 경제적 실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데 있다. A 회사가 B 회사를 ‘합병’하는 경우에는 합병 후에는 B 회사는 소멸하고 A 회사만 남는다. 이런 경우에는 법률적 실체와 경제적 실체가 동일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반해 A 회사가 B 회사의 주식 등을 인수해 ‘의사결정권’만을 획득하는 경우에는 A 회사와 B 회사가 법률적으로 각각 존재하게 된다. 다만, B 회사의 영업 및 재무 정책 등은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A 회사에 의존하므로 재무회계에서는 A와 B사는 경제적 실체가 하나라는 ‘경제적 단일체’로 본다.

그렇다면 ‘경제적 단일체’로 본다는 의미는 어떤 의미일까? 우선 최 사장이 아들네의 영업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들네의 중요한 영업 및 재무정책은 아들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들과 최 사장 간의 거래는 최 사장의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되므로, 이러한 거래를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즉, ‘경제적 단일체’라는 의미는 A 회사가 B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 즉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A 회사와 B 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간주해 회계 처리한다는 의미다. 하나의 회사이기 때문에 A 회사와 B 회사 간의 비정상적인 거래는 내부 거래이며 이러한 내부 거래는 제거돼야 하는데, 바로 이 개념이 ‘연결회계’의 핵심이다.

진도를 더 나가서, 최 사장이 아들네의 영업에 대한 매출을 늘려주기 위해서 원가가 5만 원인 밀가루 1포대를 7만 원에 사갔다고 하자. 이런 경우, 아들네는 최 사장에게 5만 원짜리 물건을 7만 원에 팔았으므로 매출을 7만 원 인식하고 ‘매출총이익’을 2만 원 인식하게 된다. 반면에 최 사장의 경우에는 7만 원에 밀가루 1포대를 구매했기 때문에 재고자산을 7만 원으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최 사장과 아들네의 가게가 하나의 회사라면 이러한 거래는 단순히 아들네의 가게에서 최 사장의 가게로 재고가 이동 2 한 것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따라서 아들네가 인식한 매출 7만 원과 매출원가 5만 원은 취소돼야 한다. 또한 최 사장이 보유한 재고자산은 7만 원이 아니고 5만 원이 돼야 한다. 한 회사라면 밀가루 포대는 단순히 아들네에서 최 사장의 가게로 이동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기 사례와 관련해 연결회계에서는 관계사 간의 ‘내부 거래’를 취소하고 둘 간의 거래를 단순 사업장 이동으로 간주해 원점으로 돌려놓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해당 회계 처리를 통해 아들네가 최 사장과의 판매를 통해 인식한 2만 원 3 의 이익도 취소되는데, 이러한 이익을 ‘미실현이익’이라고 한다.

DBR mini box: 회계 실무 Tip

연결재무제표 vs. 별도재무제표
연결회계의 경우 법적으로는 분리돼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단일 실체로 보고 둘 간의 재무정보를 합산하고 내부 거래를 제거한 하나의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된다. 이를 ‘연결재무제표’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 정보이용자는 아들네 사업체와 최 사장의 빵집 각각의 재무실적을 보고 싶을 수 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 재무회계에서는 아들네와 최 사장 각각의 재무 실적도 작성해 공시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별도재무제표’라고 한다. 다만, 유의할 점은 아들네와 최 사장의 ‘별도재무제표’는 둘 간의 내부 거래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효과적인 재무실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연결재무제표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아들네는 최 사장에게 판매한 밀가루 포대를 통해 발생한 ‘미실현이익’ 2만 원은 영원히 이익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걸까? 다행히 최 사장이 해당 밀가루 포대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점에 ‘미실현이익’을 ‘실현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즉, 아들네와 최 사장은 회계 관점에서는 하나의 회사인 ‘경제적 단일체’이므로 둘 간의 거래는 최 사장이 빵을 판매했을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간주되고, 최 사장이 빵을 판매했을 때 비로소 해당 거래를 인정받게 된다. 즉, 최 사장이 아들네에서 구입한 밀가루 포대를 이용해 10만 원어치의 빵을 판매했다면 최 사장이 빵을 판매한 시점에 아들네는 7만 원에서 5만 원을 뺀 2만 원의 이익을, 최 사장은 10만 원에서 7만 원을 뺀 3만 원의 이익을 인식할 수 있다.(다른 비용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연결회계는 회계 실무자 또는 회계를 전문으로 하는 회계사들에게도 여간 골치 아픈 개념이 아니다. 그 구조와 회계처리 방식이 개별 회계와 사뭇 다르고 연결회계 자체도 고급 회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연결회계가 어렵다고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소개 김범석 회계사 namulab@daum.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 전략, 연결 경영 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63호 2018 Business Cases 2018년 1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