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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회계

안 친한 지인의 축의금, 얼마나 내야 할까?

김범석 | 236호 (2017년 11월 Issue 1)


철수는 최근 지인에게서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알고 지낸 지는 오래됐지만 그리 친하다고도 할 수 없는 사이인지라 결혼 축의금을 얼마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 오랜 벗이라면 축의금이 하나도 아깝지 않겠지만 친하지 않은 사이기에 결혼을 축하하러 가기도 애매하고, 축의금을 얼마나 내는 것이 적정한지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과연 회계이론에서는 축의금을 어떻게 측정하도록 정의하고 있을까?

논의의 편의를 위해 결혼 축의금을 자산이라고 가정해 보자. 재무회계 개념체계1 에서 ‘자산은 과거 사건의 결과로 기업이 통제하고 있고 미래경제적효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이라고 정의된다. 또한 자산이 갖는 ‘미래경제적효익’이란 ‘직접 또는 간접으로 특정 기업의 미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유입에 기여하게 될 잠재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의에 기반해 결혼 축의금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될 수 있다.

우선 철수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라고 가정할 경우, 자신이 결혼할 때에 받을 축의금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 즉, 철수가 3년 후에 결혼을 한다고 가정하고 그때 5만 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철수가 부조해야 할 축의금은 ’5만 원/(1+물가상승률)3’으로 계산2 할 수 있다. 자산은 정상적인 영업과정에서 그 자산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순현금유입액의 현재할인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이러한 측정방식을 ‘현재가치’라고 한다. 두 번째로 고려할 수 있는 방식은 실제 철수가 결혼할 때 지인으로부터 축의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계산하는 것이다. 철수가 결혼할 때 5만 원의 축의금을 받을 가능성이 80%라고 한다면 4만 원(5만 원 × 80%)을 부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실현가능가치’ 또는 ‘이행가치’라고 하는데 자산을 정상적으로 처분하는 경우 수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의 금액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 측정 방식은 현행 원가다. 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서 만약 철수가 10년 전에 결혼을 했고, 그 당시에 지인이 축의금으로 3만 원을 냈다고 가정해보자. 10년 전에 받은 3만 원으로 당시에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10개 주문할 수 있었다면 현재 동일하게 빅맥을 10개 주문할 수 있는 가치로 측정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산은 동일하거나 또는 동등한 자산을 현재시점에 취득할 경우에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할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금액으로 평가될 수 있는데, 이러한 방식을 ‘현행원가’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방식은 철수가 10년 전에 받은 3만 원을 그대로 납부하는 방식인데, 이를 ‘역사적 원가’라고 한다. 10년 전의 3만 원은 미래, 즉 현재까지의 경제적 효익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자산의 취득 당시에 지급된 현금을 그대로 원가로 측정하는 것이다.

이외에 재무회계에서 자주 접하는 개념인 공정가치 개념을 추가로 고려할 수 있는데, 공정가치란 공시기준일 당시의 공정가치 또는 시장가치로 인식되는 방법을 의미한다. 즉, 현재 사회에서 널리 인정되는 지인에게 지급하는 결혼 축의금에 대한 공정가격이 있다면 해당 가격으로 부조하는 방식이다. 재무회계의 측정방식의 대전제이기도 한 이 방식은 명확한 공정가치를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 제한적이라는 데 한계가 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주식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회계를 접하다 보면 다양한 자산 부채 등을 어떻게 인식 및 평가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토지 등 유형자산의 경우에는 취득 시 원가를 그대로 자산 가치로 인식하는 반면 코스피(KOSPI) 등에 상장 등록된 주식 같은 경우에는 회계 결산기마다 시장가치로 평가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재무회계에서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 자산3  측정 기준의 개념 체계를 쉽게 설명하고자 다소 민감한 소재를 사용했다. 축의금의 적정 규모란 것이 사실 개인적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회계개념을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므로 다른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범석 회계사 ah-men@hanmail.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 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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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실무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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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K-IFRS에서 인정하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측정기준은 ‘역사적 원가’다. 비록 과거 원가이기 때문에 현재의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지만 객관적이고 그 측정에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K-IFRS에서는 이를 선호한다. 다만, 현실성이 약하다는 비판 때문에 K-IFRS에서는 일반적으로 역사적 원가와 다른 측정 기준을 함께 사용한다. 예를 들면, 유형자산의 경우 현행원가로 재평가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재고자산의 경우 역사적 원가와 순실현가능가치를 비교해 저가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시장성 있는 유가증권의 경우 시가로 평가하는 등 이를 보완하고 있다. 또한 K-IFRS에서는 자산, 부채, 자본, 수익 및 비용에 대한 측정 기준을 정의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K-IFRS의 주요 목적은 외부 이용자와 정보 공유를 하기 위한 것이기에 정보이용자의 비교가능성 및 검증가능성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 김범석 | -회계사
    -(현) 글로벌 패션회사의 Group Accounting 업무를 담당
    -삼일회계법인 및 PWC Consulting에서 CEO Agenda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음
    ah-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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